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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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저숙련 외국인력 도입체계는 고용허가제(E-9)와 방문취업제(H-2)의 두 축으로 운영되고 있다. 외국 국적 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방문취업제도는 사업장 이동이 자유로운 노동허가제와 유사하다. 방역 문제 등으로 코로나19 기간 동안 고용허가제로 도입되는 외국 인력이 크게 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농촌지역, 중·소 제조업에서 인력난이 더욱 심화되었던 것은 동포 근로자 상당수가 중국 등 자기 나라로 돌아가 방문취업 체류자격자의 국내 체류가 2019년 22만6000명에서 2021년 10만6000명으로 급감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불법체류 외국인이 40만 명이 넘는 등 부실한 외국인 출입국 및 체류관리가 고용허가제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 불법체류자 중 고용허가제 체류자격자는 13%(2021년 기준 5만1000명)에 불과하다. 사증면제, 단기방문 및 관광통과의 비중이 66%이다. 급여가 높은 불법체류 노동시장에의 유혹으로 고용허가제 입국 외국인의 이탈이 많아지고 있다. 2004년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말 때문일까. 갈수록 수도권 편중이 심해지고 젊은이들의 지방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우리 헌법의 정신에 역행하는 것이다. 헌법에 명시된 기회의 균등과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은 공간상에서 지역균형발전을 통해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지방 대학의 위기가 심해지고 있다. 전국 4년제 종합대학의 35%가 수도권에 편중돼 있고, 특히 과학기술원을 제외하고 국내 상위 대학 20개 중 19곳이 서울·경기 지역에 위치해 지역인재의 수도권 유출이 심화되고 있다. 청년 이동 쏠림 가속화의 배경은 뭐니 뭐니 해도 일자리다. 지방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경쟁력이 사라진 것은 청년이 좋아하는 일자리 확보 능력이 그만큼 없다는 것이다. 그간 지방 대학을 위한 노력은 지원금 지급 형태였다. 현 정부도 시범지역을 선정해 대학 지원을 약속했다. 단순 지원금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본질적으로 어렵다. 미국의 지역 우수공대 사례를 보면, 텍사스 A&M(Agr
우리나라는 1960년대 축산진흥정책이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국민소득 증가에 따른 생활수준 향상으로 축산물 수요가 급증했다. 이는 축산업의 급속한 발전을 이뤄내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때 생산량을 최대화하고 비용을 최소화하는 공장식 축산 시스템이 도입되었다. 축산업도 결국 이윤의 추구가 궁극적 목표이기에 당연한 수순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사육-운송-도축 과정에서 동물이 어떻게 다루어지는지에 대해 축산물의 품질뿐만 아니라 윤리적 측면에서도 국민들의 인식이 변하고 일각에서 공장식 축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동물복지에 대한 논의가 최근 활발해지고 있다. 얼마전 발표된 '농장 동물 인식조사 및 돼지 복지 평가 도구 보고서'에 따르면 대다수의 국민이 농장동물의 복지가 중요하다고 보고있고, 공장식 축산 운영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동물복지를 위해서는 농장, 도축장 모두 투자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를 극복해야할까? 유럽이 주도하고 있는 동물복지의 기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서는 동물복지를 '동물이 건강하고 안락하며 좋은 영양 및 안전한 상황에서 본래의 습성을 표현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고통, 두려움, 괴롭힘 등의 나쁜 상태를 겪지 않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1876년 영국의 동물학대 방지법 제정을 시작으로 각 국가와 국제기구 차원에서 다양한 동물복지 법제가 등장했다. 우리나라는 1991년 동물복지법을 제정, 2012년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도'를 도입했으며 2015년부터 '동물복지 도축장'을 지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럽과 미국 등 닭고기 소비자들은 큰 닭고기를 선호해 사육일령이 길고, 출하중량(2.2kg 이상)이 한국(1.4∼1.9kg)에 비해 크다. 국가마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정부차원의 법률적 기반으로 육류업체나 동물복지단체에서 동물복지인증기준을 제정 및 운영하고 있다. 정부와 생산자단체에서는 동물의 5대 자유(배고픔과 목마름으로부터의 자유,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통증·부상·질병으로부터의 자유, 정상적인 행동을
직장건물 거의 모든 층에 모유 유축실이 있고, 업무 중에도 눈치 보지 않고 다녀온다. 정치를 시작하기 전 세계은행(WB)에 근무했을 때 일상이던 장면이다. 이 당연한 것들은 한국에 돌아오니 낯선 장면이 됐다. 화장실에서 유축 해야 하는 워킹맘의 설움이 한국에선 일상이다. 지난해 커리어가 끊긴 한국 여성은 140만여명이다. 인구절벽 위기를 보여주는 출생률 0.78과 함께 뼈아프게 다가오는 숫자다. 경력단절의 이유 1위는 육아, 2위는 임신과 출산이니 여성의 인생에서 임신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가늠할 수 있다. 사실 인구문제는 개인의 위기가 아닌 국가의 위기다. 아이 키우기 두려운, 내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나라가 됐다는 것. 이 지점이 정치인으로서 가장 큰 위기감을 느끼게 했다. 지금은 맞벌이가 기본인 시대다. 그런데 문화와 현실은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다. 너도나도 육아휴직 제도를 말하지만, 마음 편하게 사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출산의 설득력을 높이려면 이미 결
"장애인 고용의무를 벌금으로 떼우는 기업." "장애인 의무고용 미준수로 벌금만 억대 부담." 잊을만 하면 신문 사회면에 이런 기사가 등장한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법에 정해진 장애인 고용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납부하는 현실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어떤 취지인지 충분히 이해하지만 법률적 관점에서 엄밀히 따지면 이런 표현과 질책은 잘못됐다. '부담금'과 '벌금'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개념이다. 벌금은 범죄인에게 일정한 금액의 지불의무를 강제적으로 부담하게 하는 형사제재로 형벌의 일종이다. 그러나 부담금은 형벌이 아니다. 부담금은 행정기관에 의해 부과되는 공법상 금전적 부담이다. 죄의 유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래서 부담금은 벌금보다는 세금에 가깝다. 물론 세금이 사전에 사용 목적이 특정되지 않은 채 국가의 일반적인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징수되는 것과 달리 부담금은 특정 목적을 위해 징수된다는 점에서 둘 사이에 차이는 있다. 이런 관점에서 다시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지난 5월26일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서 교제 폭력을 신고한 피해여성이 흉기로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그날 오전 5시37분쯤 가해자가 자신의 팔을 잡아당긴다며 경찰에 신고를 했다. 경찰은 임의동행 형식으로 가해자를 지구대로 데려가 조사했고 오전6시11분쯤 풀어줬다. 가해자는 흉기를 준비해 1시간이 지난 7시17분쯤 피해자를 살해했다. 사건이 발생한 뒤 국민들은 왜 국가가 피해자를 지켜주지 못했는지 질타했다. 가해자에게 피해자 접근을 금지하는 등의 의무를 부과하기 위해선 법에 규정이 있어야 한다. 지금부터 국민이 요청한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할 수 있는 법을 이번 사건에 적용할 수 없었던 이유를 하나하나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이번 사건과 유사한 사건에 대해 피해자 접근을 금지하는 명령이 규정된 법률로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과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있다. 스토킹처벌법을 적용하려면 가해자의 행위가 스토킹 행위여야 하고 스토킹 행위가 스
서민금융진흥원이 소액생계비대출을 출시한 지 석달이 되어간다. 소액생계비대출은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에게 최대 100만원을 빌려주는 제도다. 신용평점 하위 20%이하 이면서 연소득 3500만원 이하의 대상자 중 제도권금융 뿐만 아니라 기존의 정책서민금융 지원 마저도 받기어려운 서민들에게 당일 즉시 대출을 해준다. 전국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직접 방문해 이용할 수 있으며 지출용도·상환의지 등 차주 상황 관련 상담 후 진행된다. 최초 50만원을 대출해준 후 이자를 6개월이상 성실납부 하면 100만원까지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 병원비 등 자금 용처가 증빙되면 최초 대출 시에도 1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이자를 성실상환하면 5년까지 만기를 연장해준다. 대출자가 서민금융진흥원의 금융교육을 이수하고 이자를 잘 납부하면 연 15.9% 금리는 최저 9.4%까지 낮아진다. 연체자, 무소득자를 포함해 신용·소득요건에 해당하는 누구라도 지원 받을 수 있다. 소액생계비대출은 출시전에는 금리, 신청채널
초여름에 접어드는 6월, 전국 논과 밭에는 마늘과 양파 수확이 한창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농가들은 수확 작업에 필요한 인력을 구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한다. 이미 농촌 현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농사가 힘들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들린다. 농번기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최근 농촌인력 중개센터를 154곳에서 170곳으로, 공공형 계절근로제 사업을 5개소에서 19개소로 확대했으며 외국인 계절근로자 체류 기간을 5개월에서 8개월로 늘리는 등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고려하면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농작업의 기계화인 것이다. 현재 논 농업의 기계화는 99.3%로 거의 완성되었으나, 밭 농업은 아직 63.3% 수준으로 갈 길이 멀다. 밭작물 농기계 개발을 위한 R&D 투자, 농기계 임대사업소 운영 등 그간의 노력에도 농작업 중에서 경운·정지, 방제 등은 기계화율이 높은 반면, 일손이 많이 필요한 파종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향후 건설경기에 대해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가 크게 악화되고 주택 인허가와 착공도 부진하다고 평가(6월 경제 동향)했다. 특히 건설투자가 주택 부문을 중심으로 둔화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실제 올해 1분기 전국 건축 인허가 면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감소했고 착공 면적은 28.7% 줄었다. 주택 인·허가 대비 착공 면적의 감소 속도가 더욱 빠르게 증가한 현상은 많은 건설사가 향후 주택시장의 침체와 주택 미분양의 증가를 예상한다는 신호다. 한편, 건설업 전반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후 부채비율이 높은 건설사들은 금융비용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2년 3/4분기 기준으로 건설업의 이자 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이자보상배율취약기업(영업이익으로도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 비중이 이전 보다 약 36% 증가했다. 아울러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미분양주택 증가는 건설사의 재무 건전성의 더 큰
'애플, 구글, 아마존, 테슬라, 엔비디아...' 전세계에서 가장 핫한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나스닥(NASDAQ)에 상장돼 있다는 것이다. 나스닥은 2022년말 기준, 시가총액 16조2000억달러를 기록하면서, 뉴욕증권거래소(24조1000억달러)에 이어 글로벌 탑(TOP) 2 증권거래소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1971년 설립된 신생 후발주자인 나스닥이 20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뉴욕증권거래소와 견줄 수 있는 글로벌 탑티어 거래소의 지위를 확보한 비결은 무엇일까? △혁신 벤처기업 유치를 위한 나스닥시장 진입문턱 완화 △글로벌 빅테크기업의 진입과 성장 △이들 빅테크기업의 성장에 따른 기술주 시장 이미지 강화 라는 선순환 체계 구축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주요 요인으로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Global Select) 세그먼트의 전략적 성공'을 빼놓을 수 없다. 설립 이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하위 시장으로 인식돼 오던 나스닥은 동 시장을 글로
사회규범은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1단계 법은 최소한의 중요 규범으로 위반시 처벌이 따른다. 범위가 더 넓은 2단계 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은 사회적 비난에 직면한다. 3단계는 선행이다. 착한 일에 대한 칭찬은 맞지만 강제 또는 하지 않는다고 제재할 수는 없다. 대중소기업 상생 촉진을 위한 동반성장지수는 2011년 도입됐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220여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거래시 상생 활동을 동반위가 매년 5등급(최우수, 우수, 양호, 보통, 미흡)으로 평가한다. 규범으로 보면 3단계 영역에 대한 평가다. 따라서 일부 정치권이 요구하는 평가 의무화는 불가하다. 그동안 동반성장지수는 대중소기업간 거래와 관련된 상생 확산에 크게 기여해왔다. 하지만 시대변화에 따라 대폭 개편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최근 강조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괴리가 심하다. ESG는 기업[조직]의 내외부 관계는 물론 거래 및 비거래 관계를 1, 2, 3단계 규범을 포괄해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