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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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간을 겪는 가운데, 방역 관련 정부 브리핑을 통해 수어 통역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한국수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늘어났다. 한국수어를 제1 언어로 사용하는, 그래서 모든 정보를 수어를 통해 얻고 모든 일상을 수어로 영위하는 농인(청각장애인 중 수어를 일상어로 사용하는 사람)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K-컬처 열풍의 중심에 있는 K-드라마에서도 농인과 한국수어에 대해 높아진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농인 배우 이소별 씨가 출연해 수어로 연기를 해서 농인의 제1 언어로서 수어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작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농인 배우 트로이 코처가 수어로 수상 소감을 말해 잔잔한 감동을 준 것도 더는 다른 나라만의 얘기가 되지 않을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발맞춰 공정한 문화 접근 기회를 보장하는 '장애인 프렌들리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장애인의 문화, 예술, 관광, 체육의 환경이
2022년도 국가채무가 1069조원으로 증가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역시 111조원에 달하는 등 우리 재정 상황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몇 년간 이어온 확장적 재정운용과 더불어 예기치 못했던 코로나19로 인한 재정충격이 맞물려 빚어진 결과다. 국가채무는 결국 국민이 갚아야 할 돈이다. 국민 평균 1인당 약 2100만원, 가구당 약 5000만원의 채무를 짊어진 꼴이니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가 이를 해결해야 한다. 문제는 속도다. 빠르게 증가하는 재정수지 적자와 국가채무 증가에 대한 적정한 통제장치가 없다면 그에 따른 재정부담은 고스란히 미래세대가 짊어질 수밖에 없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복지지출 확대 및 세입기반 약화, 구조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국제무역 환경 등 대내외적 상황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재정제도 마련을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시점이다. 국가재정은 민주주의 예산 과정에 따라 계획되고 집행된다. 따라서 국가는 정치적 셈법에 따른 자의적
우리나라는 지난 2003년 '동북아 금융허브 로드맵'을 발표하며 금융중심지 정책을 시작했다. 올해로 꼭 20년이 됐다. 그동안 서울과 부산을 금융중심지로 지정해 육성해 왔고 관련법도 만들었다. 하지만 금융중심지는 여전히 다른 나라 얘기다. 최근 홍콩에 대한 중국의 지배 강화, 강력한 제로코로나 정책 등으로 홍콩을 떠나는 외국기업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홍콩 정부 통계에 의하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1541개였던 홍콩 내 외국기업 헤드쿼터 숫자가 2022년에 1411개로 줄었다. 다른 나라로 떠난 것이다. 그런데 홍콩의 대안으로는 우리나라가 아니라 주로 싱가포르 등이 거론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안오는 이유는 뭘까? 어떤 나라가 금융중심지가 되려면 먼저 실물경제 규모가 커야 한다. 그래야 금융회사들의 비즈니스 기회가 많아져 돈을 많이 벌 수 있다. 홍콩은 우리나라보다 경제규모가 작지만 배후에 중국경제가 있어 사실상 우리보다 큰 경제로 봐야 한다. 법과 제도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직전 분기 대비 -0.4%로 2020년 2분기(-3.0%) 이후 10분기만에 역성장했다. 벤처투자시장 동향에 따르면 2022년 벤처투자액은 6조7640억원으로 전년대비 11.9%(9162억원) 감소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이다. 현장에서는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던 벤처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벤처기업은 성장을 하면서 적기에 자금을 수혈받아야하는데 '돈맥경화'가 심해지면서 투자유치에 난항을 겪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대한민국 전반에 다시 역동성을 불어넣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주체로 '벤처·스타트업 코리아' 육성의 기치를 밝힌 정부의 입장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실제로 2023 CES에서는 혁신상을 수상한 국내 기업 134개사 중 111개사가 벤처·스타트업이었다. 또한 2021년 말 기준, 매출 1
지난해 우리은행 등 금융사에서 내부 직원에 의한 거액의 횡령사고가 발생하면서 금융감독원이 회계법인 대표들과 만나 금융사고 방지에 적극적 역할을 주문한 바 있다. 외부감사인이 적극 나서서 금융사의 내부통제 개선과 외부감사를 연계, 내부통제 시스템을 개선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이같은 개선이 필요한 곳은 금융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실제 지난해 일반 기업에서 다수의 횡령사고가 발생하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2215억원) 계양전기(245억원) 아모레퍼시픽(30억원) 클리오(19억원) 롯데(7000만원) 등이 전부 지난해에 발생한 횡령사고들이었고 현대제철에서도 100억원대 횡령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일반 기업이나 금융사를 불문하고 갑자기 직원들의 횡령사고가 눈에 띄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국내 기업의 자체적 내부통제가 선진국 등에 비해 철저하지 못하다는 점이 꼽힌다.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운영되고 있는지를 외부에서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도 미흡하다는
인공지능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다. 강력한 콘텐츠 생성도구인 뤼튼, 온라인 페르소나를 기초로 한 이루다 챗봇 서비스, 이용자의 선호도를 기초로 한 맞춤형 추천과 광고 등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인공지능은 우리의 삶을 파고들었다. 최근 화제가 된 GPT-3.5는 검색, 광고, 교육 등의 영역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올 것이라고 한다. 인공지능 서비스는 이처럼 우리를 새로운 영역으로 인도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공정성이나 개인정보 보호 등의 문제가 발생할 위험도 있다. 인공지능 서비스가 개인정보 문제로 중단되기도 하고 서비스 결과의 편향성으로 막대한 제재금이 부과되는 경우도 있다. 남녀 차별로 여론의 뭇매를 맞거나 민감한 내용을 미뤄 짐작할 수 있는 정보가 노출돼 논란이 되기도 한다. 인공지능 발전에 따른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대비책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를 위해선 우선 인공지능 서비스와 관련된 위험판단의 기준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은 다양한 개념
한국, 중국, 일본 포함 세계가 미중 신냉전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갈등과 혼돈 속에서 새로운 생존방식을 찾아야 하는 뉴 노멀 시대를 맞이했다. 생존 자체가 어려운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한국과 중국은 강과 산으로 이어져 있다. 한국과 일본은 대한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3국은 지리적으로 분리될 수 없다. 우리는 싫어도 중국, 일본과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다. 수 천 년의 기간 동안 한중일 3국은 갈등, 대립할 때도 있었지만 평화롭게 교류할 때가 더 많았다. 20세기 말 한국과 일본이 중국과의 외교를 재개하면서 3국간 교류 횟수와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이는 3국 모두에게 도움이 되었다. 한국은 선진국으로 발돋움했으며, 중국은 세계 제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일본 역시 한국, 중국과의 교역을 통해 큰 이익을 누릴 수 있었다. 코로나 확산 이전에는 3국 출신 넘치는 관광객들로 인해 서울과 베이징, 도쿄 어디를 가도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를 쉽게 들을 수 있었
지난 수년간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발전소가 크게 증가하면서 전력공급에 새로운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태양광 발전량이 많아지는 낮 시간에 전력망의 수용 한계를 초과하거나 전력망 사고 시 주변 태양광발전소들이 동시에 전력생산을 멈추면서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는 등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제주도는 작년 말 기준, 신재생발전소가 도내 평균 전기사용량의 125% 수준까지 늘어나면서 신재생 발전량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일종의 출력조정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제주에 국한되지 않고, 점차 육지까지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호남과 일부 영남 지역이다. 호남은 우리나라 전체 태양광발전소의 42%가 운영 중인 대표적인 태양광 밀집지역이다. 이로 인해 태양광 발전량이 증가하는 낮 시간대에 전력망의 수용 한계를 초과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우려스러운 점은 전력망의 갑작스런 사고로 인해 호남지역의 태양광발전소가 동시에 정지할 경우 대규모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고 한다. 난방에 쓰는 가스값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폭등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올들어 LNG 가격은 평년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LNG 같은 화석연료는 변동이 심하나 탄소중립으로 사용량은 줄어들 것이고 가격은 안정화 될 것이다. 그 사이 예상치 못한 사태로 변동이 있더라도 일시적이다. 반면에 전기요금은 계속 오를 것이다. 지금의 요금 인상은 연료비 앙등 때문이다. 그런데 연료비가 떨어져도 한전은 돈 쓸일이 너무 많다. 탄소중립 하려면 가스를 전기로 바꾸고 전기를 무탄소 에너지로 생산해야 한다. 난방도 전기로 해야 하니 전기사용은 늘 수밖에 없다. 탄소중립위원회가 예측한 2050년의 전기수요는 지금의 두배를 넘는다. 이를 맞추려면 전력망도 늘려야 한다. 산업부의 '전력계통 혁신방안'에 따르면 전력망 확충을 위해 78조원이 필요하다. 한전 적자의 2.5배다. 그 뿐 아니다. 한전의 화력발전소를 원전이든 재생이든 무탄소 설비로 바꿔야 한다. 한전의 화력발전설비
최근 글로벌 경기 위축, 수요부진, 반도체 가격하락 등으로 반도체 업황이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 지난 2년간 반도체 산업은 공급이 부족할 정도로 호황이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하락, 수요부진, 미중 패권 전쟁 등 대내외 경제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특히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주도하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한파를 맞고 있다. 세계반도체통계기구(WSTS)는 2022년 반도체 매출은 5801억 달러(약 715조원)로 전년대비 4.4%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 26.2% 증가한 것에 비하면 증가폭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게다가 올해에는 4.1%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메모리반도체 시장 전망은 더욱 어둡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1천 344억 달러로 전년보다 12.6% 감소할 것이며, 올해에는 17%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은 반도체 산업이 미래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으로 인식하고
강연 중 팔짱을 끼고 노려보는 청중과 가끔 마주친다. 게임을 주제로 대중 강연을 할 때다. 게임산업의 미래, 게임 과몰입 등 어떤 주제를 놓고 얘기를 해도, 그런 분들은 날이 선 질문을 던진다. 게임 때문에 아이들이 망가지는데 왜 게임 회사는 게임을 만들고, 왜 국가는 이를 묵인하며, 왜 당신 같은 교수는 게임 회사를 돕는 연구를 하느냐는 울분을 토한다. 이들은 청소년이 늦은 시간에 게임을 못 하게 기술적으로 막자고 한다. 게임을 못 하게 막으면 무엇을 하리라 예상하는지 물으면, 그 시간에 공부하거나 책을 읽으리라 기대한다. 안타까운 오산이다. 청소년이건 성인이건 비슷한 형태로 통제를 한 경우 실험 결과는 똑같다. 게임을 못 하게 한다고 그 시간에 공부나 일을 더 하지 않는다. 부모가 권장하는 책, 회사에서 자기계발서라고 던져준 책을 읽지 않는다. 일찍 잠자리에 들지도 않는다. 게임을 못 하게 막으면 그 시간만큼 다른 여흥 거리를 찾는다. 아이의 공부 분량이나 성적이 부모의 눈에 차
치킨세트와 대한민국 인구분포 간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반반'이다. 거주인구 비율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눠보면, 50.1% 대 40.9%로, 마치 프라이드반, 양념반으로 구분된 치킨세트 같다. 대한민국 면적의 11%에 불과한 수도권에 무려 대한민국 인구 절반이 꽉꽉 차있다. 인구 뿐 아니라 경제는 물론, 생활, 교육 등 인프라에서도 격차는 커지고 있다. 한 예로 초등학교 평균 접근거리를 살펴보면 서울은 1.2km인 반면, 강원도는 5.3km에 달한다. 춘천 역시 오래전부터 초등학교 신설과 이전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학곡지구처럼 새로 도시개발사업이 예정된 지역이나 아파트가 늘어 학령 아동이 증가한 온의?삼천 지구에서는 새 학교에 대한 수요가 크다. 안타까운 것은 학교를 새로 지으려고 해도 문제의 '인구수'가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의 '도시·군계획 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초등학교는 2개의 근린주거구역단위, 약 4000세대 당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