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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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이 특이했는지 모르겠다. 그곳에선 아이들이 나이 많은 사람에게 그냥 이름만 불렀다. 형이니 누나니 오빠니 하는 경우가 없었다. 아저씨니 아주머니니 하는 말도 친척에게만 사용했다. 이후 서울로 이사를 왔더니 초등학교의 상급생들이 내가 형이라고 안 부른다고 야단쳤다. "내 형도 아닌데 왜 너를 형이라고 부르라는 거야?" 난 나대로 화가 났다. 몇 년 뒤 고향에 내려가니 거기서도 이제 "형"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게 됐다. 나는 이러한 변화가 한국 사회가 추구한 '혈연민족주의'의 결과가 아닐까 의심한다. 특히 제국주의 일본으로부터 배운 '가족국가' 이념 때문이 아닐까 추측한다. 일본의 '가족국가'는 쉽게 말해 한 나라에 살고 있는 시민들은 모두 같은 조상을 둔 큰 가족이라는 상상이다. 그들 일본인은 모두 아마테라스 여신의 몸에서 나온 피를 나눈 혈족으로 종가인 '천황가'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는 것이다. 19세기 말 이후 일본은 '가족국가'라는 이념 아래 나라 전체를 하나의
국가는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무한책임'이라는 정치적 수사 외에도 구체적 성과로 말해야 한다. 우리 정부와 공공기관에 성과주의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니 어느덧 사반세기가 흘렀다. 성과급, 성과연봉제, 성과주의 등의 용어가 폭넓게 사용되지만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과연 '성과주의'는 '성과'가 있었는가. 문재인정권 5년 동안 공무원만 13만명이 늘고 인건비는 9조 원이나 증가했으니 정부는 일을 더 잘하게 된 걸까. 정부와 공공기관의 비대화보다 더 큰 문제는 정작 필요할 때는 이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 '한강의 기적'을 일군 대한민국 정부와 공공기관의 K성과주의가 삐거덕거리는 이유는 뭘까. 국민에게 화려한 성공을 약속했지만 결국 초라한 성적표만 남긴 채 임기를 마친 역대 정권의 공통점은 성과를 이데올로기화하고 정치화했다는 점이다. 이데올로기화와 정치화의 무기는 선동이다. 선동이 잘 먹혀들게 하려면 국민의 마음속에 숨어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면 집 앞까지 차가 배달된다. 최대 644km까지 운전해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일주일 내에 리턴하면 된다. 이런 혁신적인 온라인 자동차 딜링 모델을 선보인 카바나는 팬데믹 기간 급성장한 테크 기업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스토리로 손꼽혔다. 2021년 카바나는 설립된 지 불과 9년 만에 백만대가 넘는 차를 판매하는 신기원을 수립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두 배 넘게 증가했고 최근 4년간 매출은 7배나 커졌다.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이커머스 회사로 불렸고 포천 500 기업의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눈부신 성장성에 힘입어 주가는 급등을 거듭했다. 2020년 봄에서 이듬해 여름까지 주가는 10배가 넘게 올라 주당 370달러를 넘었다. 1982년생 창업자인 가르시아의 재산도 급증해 10조원에 육박했고 미국 100대 부자의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금년 들어 카바나를 둘러싼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최근 주가는 고점 대비 99% 하락해 주당 4달러 초반대로 밀렸다.
한국은행은 집을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하는 고위험가구가 57만가구를 넘을 수 있다고 했다. 부동산 경착륙을 막기 위해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개정안을 냈다. 야당의 반대로 수정돼 국회를 통과했다. 징벌적 과세를 일부 폐지했고 종부세 부담이 다소 완화됐다. 정부는 다주택자를 임대주택시장의 공급자로 인정하고 다주택자를 통해 거래회복과 집값안정을 도모했다. 종부세율을 보유주택 수에 상관없이 단일 세율을 적용해 다주택자 중과를 폐지하려고 했다. 2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는 폐지됐지만 야당의 반대로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중과는 유지됐다. 이번에 개정된 종부세법은 3주택 이상 보유자는 투기꾼이라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는 투기라는 인식이 여전히 팽배해 있다. 빌라 1139채를 매입해 전세사기 행각을 벌인 '빌라왕' 김모씨 사건, 주택 2700채를 차명으로 보유하며 보증금을 가로챈 '건축왕' 사건까지 발생해 다주택자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그러나 이는 투기도 아니고 사기다. 다주택자에 대한 사회적
2022년 임인년의 해가 저물고 있다. 올해는 팬데믹의 지속, 경기 침체, 산불·수해 및 이태원 참사 등으로 힘들고 어두운 한 해였다. 부족했던 점을 성찰하며 희망찬 새해를 준비하는 시점이다. 우선 소모적 정쟁으로 국민께 실망을 안긴 정치권이 반성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직후 "대선 승리는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라며 "야당과도 협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약속은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야당이 내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과 '야당탄압 프레임'에 부딪혀 사사건건 대립과 정쟁의 늪에 빠졌다.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대한 방탄공방으로 여야가 협치를 외면하고 권력장악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에 몰두하고 있을 때,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다. 희생된 159명의 넋을 위로하고 재발방지에 나서야 하는 정치권은 그 순간까지도 책임공방으로 골든타임을 잃었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물론 밝은 면도 있었다. 이태원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
모두 ESG 경영을 주창하지만 나라별 문화별 조직별로 ESG를 대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생겨난다. 우선 미국과 유럽의 대응이 확연히 눈에 띈다. 유럽은 환경규제 측면에서는 단연 진보적이며 변화의 흐름을 주도한다. 2022년 말에는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을 도입할 예정으로 ESG와 관련한 기업의 비즈니스모델, 전략 및 공급망 관련 정보공시를 의무화하게 될 전망이다. 나아가 2023년 초에는 기후변화 완화, 생물다양성 보호까지 아울러 기업의 활동이 얼마나 지속가능한지를 결정하는 6가지 기준을 도입할 전망이라고 한다. 유럽의 ESG에 대한 관심영역이 더욱 확대·강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기후 관련 위험요소 공시를 표준화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 중이지만 미국 공화당 의원 및 법무부 장관, 재계 로비단체로부터 만만치 않은 비난을 받는 실정이다. 실례로 2022년 6월에는 공화당 의원들이 규제기관인 환경보호청(EPA)이 규제권한을 남용한다고
한 해를 마감하는 지금, 내년 살림을 꾸릴 계획으로 이런저런 경제전망을 뒤지곤 한다. 하지만 복합위기 여파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런데도 미국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앞으로 50여년에 걸친 전망을 내놓아 관심을 끈다. 아득할 따름의 긴 시간이지만 그저 당면한 위험에 고군분투하며 한두 해 버티기보다 장기적인 생존력과 기회의 모색이라는 측면에서 나름 현명한 태도로 보인다. 골드만삭스가 제출한 장기전망은 일단 부정적이다. 세계 경제성장률이 2010년대 3.2%에서 2020년대 2.4%로 둔화하고 2070년대에는 1.7%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세계화의 둔화와 결부된 생산성 약화도 원인이지만 골드만삭스가 주목한 것은 인구 증가세의 둔화다. 얼마 전 세계 인구가 80억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세계 인구 증가율은 이미 지난 50여년 새 연간 2%에서 이제 1% 밑으로 떨어졌다. 2070년대엔 제로 내지 마이너스 성장이 유력시된다. 실제로 최근
은행의 예대비즈니스에서 지점은 예금을 모으고 대출금 회수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예금획득, 대출규모 확대, 이익확대라는 사이클 아래에서 지점수 증대는 은행수익의 동력이 됐다. 그러나 최근 국내 지점수는 10년 동안 20.7%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지점수 감소가 최근 일은 아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채널 이용증가와 빅테크의 금융산업 진출에 따른 은행의 위기감이 디지털화의 가속화를 야기하고 이는 다시 금융소비자의 지점 이용률을 떨어뜨리면서 지점의 존재감이 매우 낮아졌다. 은행에 이는 지점존치의 비용부담으로 작용한다. 갈수록 비용절감의 수요가 커지면서 지점축소가 은행에는 시급한 과제가 됐다. 갈수록 은행들은 지점을 축소하고 공동점포, 복합점포, 창구업무 위탁(우체국, 타 은행), 은행 허브, 이동점포, 고기능 자동화기기(STM) 설치 등을 마련하는 경향이다. 그런데 이들 방안이 금융소비자가 필요한 모든 상황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고 지점에서 하는 모든
일반적으로 특정산업에 자본이 들어가면 그 산업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스템화가 진행된다. 일례로 영화산업의 경우 2000년대부터 대기업을 비롯한 거대자본이 영화투자·배급사업 등에 진입하면서 투자금 및 제작비용의 회계처리, 영화종사자에게 4대보험 적용 등 영화산업에는 다소 생소한 시스템이 정착되기 시작했다. 또한 자본이 잠재력을 가진 영화에 집중적으로 투자돼 한국 영화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도 받는다. 물론 독립영화가 설 땅이 줄어들었고 창작의 자유가 자본에 예속됐다는 비판도 있지만 영화산업의 자본화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농업도 자본화가 진행된다. 특히 축산업에서는 대표적 육계업체인 하림의 매출액이 1조원을 넘어서는 등 도축·가공업체의 자본규모가 크게 성장했다. 이러한 축산업체들은 농장에서 공급받은 원료 축산물의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계열화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참여농가가 생산한 축산물을 일정한 가격으로 지속 구매하는 대신 가축 사육에 대한 관리에 직접 개
화물연대의 16일간 집단운송거부는 큰 경제적 피해를 남겼다. 업종별 단체가 추정한 출하차질액을 합치면 4조1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6월 8일간 발생한 화물연대 운송거부가 초래한 피해액(1조6000억원)의 2.6배 되는 수치다. 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71%가 반대하고 국민생활 불편을 초래하는 등 사회적 공감도 얻지 못했다. 국회 상임위에서 안전운임제 일몰을 2025년까지 3년 연장하는 법 개정안이 의결됐지만 본질적 문제해결은 외면한 채 사태수습에만 급급한 모양새다. 3년 뒤 반복될 경제적 피해와 혼란에 대해 지금부터라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안전운임제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다. 과거 호주에 비슷한 제도가 있었지만 제도의 불합리성 때문에 폐지됐다. 이 제도는 운송거리에 따른 최소운임을 정부가 정하고 이에 미달하는 운임을 지급하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으로 2020년 3년간 한시적으로 도입됐다. 교통사고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화물차주의 과로, 과속, 과적에서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가 지구적 현상으로서의 팬데믹이 아니라 한정된 지역의 풍토병으로 인식되는 엔데믹(endemic)으로 변화하면서 세상이 또 한번 바뀌고 있다. 그 영향인지 최근 결혼을 하는 커플이 부쩍 늘었다. 아마도 팬데믹 상황에서 미뤄둔 결혼이 일시적으로 몰렸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3년 전과 같은 상황이 또 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결혼을 부추겼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청년들의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3.4세, 여자 31.1세다. 10년 전인 2012년의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2.1세, 여자 29.4세로 10년 만에 결혼연령이 두 살 정도 더 늦어지고 있다. 어느 전문가의 주장대로 우리나라 평균 초혼연령이 33.4세(남자)고 생애최초 주택마련에 걸리는 평균기간이 7년이니 평균적으로 40세에 집을 갖는다고 한다면 과연 맞는 이야기일까. 물론 과거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평균적인 수치로 보면 그럴 수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병역을 마치고 취업준비기간도 1년 이내로 마친 후
1990년 코스피 시가총액이 79조원이었다. 주가가 사상 최고를 기록한 지난해 6월 해당 수치가 2307조원이었으니까 31년 사이에 29배 증가한 셈이 된다. 1990년 말 코스피지수는 696이었다. 지난해 6월 말에 3300까지 올랐으니 같은 기간 주가는 4.7배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주가상승이나 새로운 주식공급으로 늘어난다. 1990년 이후 주가상승에 의한 시가총액 증가는 작았던 반면 신규상장이나 증자 등 주식공급을 통한 증가는 대단히 컸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공급하는 게 자본시장의 첫 번째 기능이라면 우리 주식시장은 이 기능을 정말 충실히 수행해왔다고 볼 수 있다. 투자자들은 투자기업이 증자나 CB(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걸 싫어한다. 증자분만큼 이익이 늘지 않을 경우 이익이 희석돼 주가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30년간 여러 형태로 많은 주식공급이 이뤄졌기 때문에 시장 전체로 이익이 희석됐다고 볼 수 있다. 주식시장으로 들어오는 돈의 규모보다 주식공급 규모가 더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