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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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오른다. 예금금리도 오르고 대출금리도 오른다. 돈 많은 사람은 환호하고, 빚 많은 사람은 죽을 맛이다. 뉴스에서는 빅스텝이니 자이언트스텝이니 처음 들어보는 용어들이 난무한다. 집 장만하느라 무리하게 받은 대출 이자가 폭증해 허리가 휜다. 시장금리인 국고채 3년물 월별 금리 추이를 보자. 지금 보면 놀라 쓰러지겠지만 외환위기 여파로 1998년 4월에 17.13%까지 올랐다. 이후 다소 굴곡은 있었지만 2020년 7월 0.83%를 기록할 때까지 대체로 하락하는 모양새다. 그래프를 보면 마치 산꼭대기에서 하산하듯이 내림새가 이어진다. 그러나 이런 금리 하락세, 그에 따른 저금리 세상은 여기서 끝난다. 이후 2022년 6월 3.48%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그래프 모양이 마치 하산하다가 갑자기 절벽을 타고 오르는 모습이다. 시장금리가 약 2년 만에 4배가 넘게 올랐다. 저금리 세상에서 고금리 세상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다. 과거의 달콤했던 저금리 세상은 떠나버린 첫사랑처럼 다시는
민주국가의 지도자는 말로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고 설득함으로써 정치적 지지를 얻는다. 진실을 왜곡하고 유권자의 마음을 교란하는 궤변을 늘어놓기는 쉽지만 최고 덕목으로서 웅변술을 갖추기는 어렵다. 육체의 사용보다 언어의 사용을 더 고유한 인간성으로 본 아리스토텔레스도 같은 고민이었다. 그 결과물이 기원전 4세기 저서 '수사학'(修辭學, The Rhetoric)이다. 그는 언어의 부당한 사용을 막고자 그 내용과 형식을 '로고스'(logos, 분별과 이성) '파토스'(pathos, 희로애락의 감정) '에토스'(ethos, 도덕률과 시대정신)로 구분해 논했다. 로고스와 에토스를 중시했지만 파토스의 변증법도 무시하지 않았다. 바야흐로 '파토스 정치'의 시대다. 먼저 외교무대를 보자. 외교는 말로 하는 전쟁, 전쟁은 무기로 하는 외교다. 대만 방문을 둘러싸고 벌어진 미국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와 중국 당국자의 설전은 파토스 정치의 정수를 보여줬다. 펠로시 의장은 자유, 민주주의, 인권, 국제연대
2022년은 녹록지 않다. 팬데믹 질병인 코로나,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등이 동시에 진행 중인 2022년은 수십 년간 경험하지 못한 시간이다. 세계적으로 경기침체와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이때, 대한민국의 벤처투자액이 상반기에 4조원을 돌파했다는 사실은 갈채를 보낼 사건이다. 이러한 성과의 핵심동력은 2005년 결성된 정책모태펀드인 한국벤처투자다. 정책목표 시장은 시장의 불완전성으로 인한 시장실패(market failure)의 영역이어야 하며 민간 투자업체를 구축(driving-out)하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불확실성이 크고 혁신을 창출하는 벤처투자 시장이 정책모태펀드에 제격인 영역이다. 한편 지난 8일 금융위원장은 민간의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지원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민간주도형 모태펀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벤처투자 시장이 성숙단계에 이른 만큼 정부 주도 대신 민간 주도의 모태펀드 조성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업계는 세계적
사면복권은 대통령의 대표적 고유권한이다. 오직 민심과 역사의 평가를 받을 뿐 법률의 제한이나 국회의 견제 밖에 있다. 그래서 '사면의 트렌드'에는 민심과 시대상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민주화가 진행되던 시절 사면 소식에는 '역사 바로잡기' '민주주의 회복' 등의 제목이 달렸다. 6·29선언 직후인 1987년 7월9일 김대중 전 의원(당시 직함)을 필두로 10여년 동안 권위주의에 저항한 야당 정치인, 재야운동가, 노동운동가, 조작간첩 등이 주된 사면 대상이었다.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당선인이라는 정치거목이 상의해서 전두환, 노태우 두 사람을 사면한 이후부터는 주로 '국민통합'이 키워드였다. 국민통합이라는 이름 아래 선거사범, 정치자금법 위반자들이 사면리스트의 윗줄을 장식했다. 누가 집권하든 여와 야를 골고루 섞는 관행이 정착됐다. 이런 관행으로 인해 사면에 대한 정치권의 시비는 줄었지만 여론은 점점 싸늘해졌다. 어느 땐가부터는 기업인이 사면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민통합'에
고등학교 때 일이다. 하루는 체력검사가 있었는데 나는 턱걸이를 하나도 못했다. 달리기도 윗몸일으키기도 공던지기도 높은 점수였지만 턱걸이는 0점이었다. 옆에 계신 체육선생님이 "혹시 너 야구 투수했었니"라고 물으셨다. 그래서 중학교 때 매일같이 야구를 했고 투수를 맡았다고 말씀드렸더니 선생님은 "원래 투수를 하면 근육 쓰는 것이 달라서 턱걸이를 잘 못해"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특정 운동을 열심히 하면 다른 운동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 정신적인 일도 그렇다. 역사가와 철학자는 생각의 사용법이 많이 다른데 사물을 볼 때 역사가는 차이를 보지만, 철학자는 공통점을 본다. 그래서 역사가가 철학책을 보면 제멋대로 일반화하는 것 같아 말 잘하는 야바위꾼 같아 보이고 철학자가 역사책을 보면 말만 많고 핵심을 놓치는 수다쟁이 같아 보인다. 몸의 근육만큼이나 생각의 근육도 한쪽으로만 쓰게 되면 다른 일을 할 때 방해가 될 수 있다. 정치는 우리 공동체 전체를 다룬다. 정치가의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G20 외교장관 회의에 이어 재무장관 회의도 빈손으로 끝났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느슨한 해법'이나마 기대한 지구촌에 실망만 안겨줬다. 지난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이후 본격화한 신(新)냉전 구도만 더욱 명확해진 셈이다. 신냉전 체제는 종전과 여러모로 결이 다르다. 공조 의지도 희미하고 내부 조율 메커니즘도 없다. '가치진영'이라고 하지만 각자도생의 움직임이 노골적으로 뒤섞였다. 자국 이기주의에 따른 '선택적 동맹'에 불과해 보인다. 선택적 동맹과 혼재된 진영고착은 이미 그 부작용을 노출했다. 미국-중국 패권경쟁과 전염병 대유행 시부터 약화된 국제공조 시스템은 이제 소멸단계에 접어들었다. 세계 무역을 주도하는 양대 강국이 무역전쟁을 노골화할 때도 세계무역기구(WTO)는 구경만 했다. 백신·의료장비 등 수출제한 조치가 이뤄지는 때도 마찬가지였다. 만장일치에 발목 잡혀 국제기구로서의 존재감을 스스로 파괴해버렸다. 올해
최근 ESG 추진에 퇴행하는 기류가 일부 나타나지만 탄소중립을 위한 인류의 노력은 여러 방면에서 다양하게 진행된다. 우선 우리가 먹는 식료품의 생산, 소비, 유통 등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 정보를 담은 '탄소라벨링'을 부착하는 노력이 이뤄진다. 영국 카본트러스트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럽의 소비자 대다수는 식품에 탄소라벨링을 부착하는 아이디어를 지지한다고 한다. 특히 덴마크는 올해 말까지 식품용 탄소라벨을 개발하기 위해 130만달러의 예산을 지출하기도 했고 스웨덴의 카본클라우드는 당해 식료품의 탄소배출량을 계산하고 이를 탄소라벨링으로 연결하는 사업을 2017년부터 진행해왔다. 최근에는 동데이터를 활용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식료품의 탄소비용과 탄소배출량을 계산할 수 있는 온라인 측정도구인 '디지털 슈퍼마켓'을 만들기까지 했다. 이를 활용하면 농장부터 유통경로에 이르는 각 식료품의 기후발자국을 숫자로 측정해낼 수 있는데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식품은 바로 쇠고기스테이
'강남좌파'란 말처럼 소득과 학력이 정치성향과 어떤 관계가 있느냐의 문제는 동서양의 오래된 논쟁거리다. 이런 문제에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나온 이재명 의원이 논쟁의 불씨를 지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7월29일 유튜브 방송에서 "고학력·고소득자들 소위 부자라고 불리는 분들이 우리 민주당 지지자에 더 많습니다. 저학력에 저소득층이 국민의힘 지지자에 많아요. 안타까운 현실인데, 언론 때문입니다"라고 밝혔다. 이런 화두에 경쟁자로 나선 박용진 의원은 "저학력, 저소득층이 언론 때문에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말은 너무나 노골적인 선민의식"이라면서 "정치성향에 따른 국민 갈라치기"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의 화두는 2가지 점에서 흥미로운 토론거리를 던져줬다. 첫째, "저학력·저소득층의 국민의힘 지지"는 정말 언론 탓일까 하는 점이다. 지지층 획득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정치인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이탈층을 향해 반성은커녕 계몽의 대상으로 보면서 언론과 국민을 탓하는 게 적절한 태도일까. 둘
세계적으로 물가 급등세가 지속되면서 이른바 빅스텝, 자이언트스텝, 심지어 울트라스텝까지 공격적인 금리인상 행렬이 이어진다. 25bp의 점진적 금리인상, 즉 베이비스텝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는 모습이다. 물가불안이 그만큼 커진 탓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7월 소비자물가가 6.3% 급등하며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런 추세에 대응해 한국은행도 사상 최초 빅스텝에 나섰다. 그렇다면 금리인상은 물가안정에 얼마나 효과적일까. 물가는 국민의 생계비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금리인상은 오히려 이자비용 상승을 통해 생계비 부담을 가중한다. 거기다 금리인상에 따른 자산가격 하락이나 고용감축까지 감안하면 민생 측면에서 고통은 배가될 것이다. 이렇게 보면 물가급등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지원하기보다 자칫 인플레이션 불안만 더욱 자극할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지금의 공세적 금리인상은 경기침체를 유도해 물가를 낮추는 전략이다. 코로나 충격과 러시아 전쟁으로 공급에 제약이 큰 상황에서 소비나 투자 등의 수
미국 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국들에서 자본유출과 통화가치 하락을 유발하면서 국내 인플레이션은 물론 외환시장 변동성마저 증폭시키고 있다. 한국은행으로서도 올해 들어서만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선제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지만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충분치 않은 형국이다. 최근 그 기세가 다소 주춤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외환보유고는 연초 대비 245억달러 가량 급감해 왔고 원달러 환율은 10% 상승한 131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전문가들의 논평을 하루에도 몇 번씩 접하게 된다. 지난달 당정 협의회를 통해 여당은 정부에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공식적으로 주문하기도 하였다. 외환시장 안정성을 염려하는 그들의 우국충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바가 크다. 현재 외환보유고 규모를 고려하면 한미 통화스와프가 과연 필수적인지,
2분기에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0.9%를 기록했다. 1분기 -1.6%에 이어 두 분기째 역성장이다. 미국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그때를 '경기침체'(recession)로 본다. 해당 기준에 맞아떨어지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미국 경제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와 미국 정부에서는 아직 경기가 침체에 빠졌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나온 단어가 '기술적' 침체다. 숫자상으로는 침체인데 내용을 보면 침체가 아니라는 의미다. 이런 어정쩡한 태도를 유지하는 건 '경기침체' 때 흔히 볼 수 있는 그림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제가 나빠지면 실업이 증가한다. 기업이 신규 인력을 뽑지 않는 건 물론 기존에 채용하고 있던 인력도 정리하기 때문이다. 그 영향으로 가계소득이 줄고 소비가 약해져 결국 경제가 다시 나빠지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지금 미국은 실업률이 사상 최저치 수준이
1997년 '환경농업육성법'이 제정되면서 본격적인 육성이 시작된 우리나라의 친환경 농업은 그동안 우리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생산과 농업환경 보전이라는 2가지 과업을 달성해나가면서 성장해왔다. 관련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친환경인증 농산물의 출하량이 2000년 3만5000톤이던 것이 2021년에는 51만7000톤으로 약 15배 증가했는데 이제는 대부분 소비자가 친환경 농업이 무엇인지를 알고 친환경인증 농산물을 시장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학자들은 우리나라 친환경 농업이 이미 정체기에 들어섰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전술한 통계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친환경인증 농산물의 출하량이 2000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2009년 236만톤까지 증가한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이다가 현재와 같은 50만톤에 머물고 있는 것이 벌써 5년째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친환경인증 농산물의 출하량 감소는 친환경인증이 유기농인증과 무농약인증으로 줄어든 데 대한 영향이 있기도 하지만 유기농인증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