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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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중국의 폭발적 경제성장의 도화선이 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20주년이 되는 해다. 2001년 WTO 가입을 계기로 중국은 13억명의 내수시장을 내주는 대신 글로벌 기업의 투자유치를 통해 첨단기술과 경영노하우를 빠르게 흡수하면서 세계의 공장을 넘어 미국과 패권경쟁을 벌이는 G2 국가로 부상했다. 중국은 이제 반도체·배터리·바이오·우주항공 분야에서까지 미국의 국가안보와 경제적 번영을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된다. 중국의 급부상에 대한 미국의 경계심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로, 도널드 트럼프 시대에는 보복관세와 화웨이 등에 대한 거래금지로,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미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중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수출금지로 확대됐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부족과 자동차 생산 중단, TSMC,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업체의 반도체 공급여력 부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교란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지난 6월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적게 낳는 나라다. 2020년엔 합계출산율이 0.84명까지 떨어졌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 인구의 자연감소가 시작됐다. 인구감소로 고생하는 이웃나라 일본도 1.4명 수준이다. 일본 인구의 자연감소는 우리나라보다 15년 먼저 시작되고 감소폭도 점점 커진다. 지난 한 해에만 53만명이나 줄어들었다. 일본의 지방도시에서는 임대도 매각도 되지 않는 집이 사방천지로 퍼져나가고 있다. 빈집도 재산세는 내야 하기에 갖고만 있어도 마이너스다. 이런 골치 아픈 집은 부동산(不動産)이 아닌 '부동산'(負動産)으로 불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온천이 딸린 별장이 100엔(약 1000원)에 나오기도 했다. 누군가 들어와 관리만 해줘도 집주인이 고마워하는 세상이 됐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집값이 폭등했다. 집값 상승은 일본도 예외가 아니지만 버블 정점기에 비해 한참 낮다. 우리나라도 저출산으로 집값이 우하향할 것이란 예측이 많다. 인구감소는 기본적으로 주택수요
얼마 전 어느 강연장에서 요즘 관심의 초점인 ESG에 대해 물었더니 누군가 불쑥 "MSG는 몸에 안 좋은 거지만 ESG는 좋은 겁니다"라고 해서 모두 크게 웃은 적이 있다. 사실 한때 '착한 식당' 신드롬을 일으킨 화학조미료의 원료 MSG는 각종 요리를 만들 때 향미를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 아미노산계 조미료다. MSG는 1907년 일본의 한 대학교수가 다시마에서 기존 맛인 쓴맛, 신맛, 짠맛, 단맛과 전혀 다른 제5의 맛을 추출해 '우마미'(旨味·감칠맛)라고 명명했다. 이후 '아지노모도'라는 이름으로 전세계를 석권한 대표적 화학조미료지만 1960년대 이후 '중국음식증후군' 등 일부 부작용이 알려지면서 'MSG는 몸에 좋지 않은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생겨버렸다. 그렇다면 ESG는 MSG와 달리 부작용 없이 우리를 이롭게 하는 것일까.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관점에서 투자한다는 의미인 ESG 투자는 사실 어제오늘 만들어진 투자철학
1990년대 DNA검사기법이 도입된 후 수감자들의 소송이 잇따랐다. DNA검사를 통해 자신의 결백을 밝혀달라는 청구였는데, 요청을 받아 검사해보니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범인의 DNA와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이 달랐던 건수는 400건이 넘었다. 엉뚱한 사람을 잡아다 가둔 것이었다. 오판의 원인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수사관의 자백강요, 피해자의 착각, 거짓제보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두 눈을 의심케 하는 네 글자가 있었다. 바로 과학수사였다. 오판이 왜 발생했는지 연구가 뒤따랐는데, 한 연구에 따르면 이들 오판 사례 중 약 60%에서 과학수사가 엉뚱한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했다고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과학수사는 인간의 편견에 맞서 오판을 막아내는 존재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현실의 과학수사는 오히려 오판에 일조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좀더 파고들어가 보니 '과학'수사기법의 상당수는 과학과 전혀 무관한 기법들이었다. 일례로 현장에서 발견된 머리카락과 용의자 머리카락의 단면을 비교해 동
지난해 1월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 데이터 3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개정된 이 법안들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빅데이터 활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였다. 비식별 조치를 한 가명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데이터 활용의 기회를 열었다. 경제계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뿐만 아니라 시장흐름을 신속히 파악하고, 성별·세대·연령·지역 등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며 크게 환영했다. 그러나 애초 기대와 달리 데이터 경제시대로 향한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가명정보 활용은 가능해졌지만 가명정보 결합사례도, AI(인공지능) 연구 등을 위해 가명정보를 이용하는 사례도 찾아보기 어렵다. 기업들은 여전히 데이터 활용이 어렵다고 얘기한다. 가명처리 기준이 모호한 탓에 섣불리 비즈니스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개인정보보호법 2차 개정안에 법 위반 시 부과하는 과징금
지인 중에 우연찮게 집이 없는 이들이 있다. 개중에는 소신파도 있고 망설이다가 기회를 놓친 사람도 있다. 소신파는 대개 일본형 '부동산 붕괴론' 신봉자다. 필자도 '잃어버린 20년 일본 경제'를 연구하면서 한때 부동산 필패론자였다. 1990년대 초 일본 부동산 버블 피크 때 일본 황궁을 팔면 플로리다주를 사고 일본을 팔면 미국을 3배나 산다고 했다. 그러나 거품이 터지고 20년 불황 속에 대부분 일본 주택가격이 5분의1 ,심지어 10분의1까지 폭락했다. 우리나라 부동산시장도 노령화와 저성장으로 일본과 유사한 경로를 밟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득세했다. 마침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전국 부동산 가격이 30% 가까이 떨어졌고 시장의 붕괴는 시간문제로 보였다. 당시 제2의 IMF 사태 공포 속에서 정부도 경기침체를 막고자 특단의 대책을 총동원했다. 사상 초유의 유동성 완화 조치와 함께 경기부양 효과가 빠른 건설경기 진작에 주력했다. 곁가지로 다주택자에게 세제혜택을 주면서까지
정부 입장에서 보면 가상화폐는 정말 뜨거운 감자다. 그냥 놔두면 이렇게 위험한 걸 무책임하게 지켜만 보고 있다고 비난하고, 몇 마디라도 말을 하면 도와주는 거 하나 없이 발목만 잡으면서 때 되면 세금을 받아가려 한다고 비난한다. 가상화폐와 관련한 시장 불만의 상당 부분은 지난해 3월 제정된 특정금융정보거래법(이하 특금법)에서 비롯됐다. 2018년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불법자금을 막기 위해 가상화폐에 대한 법령을 만들어줄 것을 요청해 제정된 법률인데 이를 계기로 가상화폐 시장이 달라졌다. 법안 내용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거래소에 관한 부분이다. 실명거래가 가능하고 자금세탁방지시스템과 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을 받은 곳 중 매매업무를 하려는 사업자는 올해 9월까지 신고하도록 조치했다.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200개 넘는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해당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곳이 5개도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은행이 실명거래를 대행해줬지만 앞으로는 사정이 다르다.
'바닥을 향한 경주'라는 표현은 1990년대 이후 국가들이 기업과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벌이는 경쟁을 의미한다. 경제발전을 위해 국가들은 경쟁적으로 세율을 낮추고 규제를 완화해왔다. 기업들은 투자를 미끼로 국가 간의 경쟁을 유도하면서 더 유리한 곳으로 이동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바닥을 향한 경주는 개도국의 전유물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여력이 있는 선진국들에 더 유리했다. 2017년을 기준으로 보면 아프리카 국가들은 법인세율로 19%를 적용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경우 평균 9%에 불과했던 것이 단적인 사례이다.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과 같은 디지털 인터넷 기업들의 급성장 역시 다른 의미의 바닥을 향한 경쟁을 촉발시켰다.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나 고용없이 각국으로부터 거두면서 세금 역시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아일랜드와 같은 특정 국가에 납부하는 방식으로 납부의무를 회피하면서 높은 수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유렵연
우리나라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것은 작년 1월이다. 1년 4개월 정도가 지났다. 이제 코로나19(COVID-19)는 일상이다. 길거리나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보면 경계하게 된다. 매일 아침 주가지수가 나오듯 확진자 수가 발표된다.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약 1억 7000만 명이 감염되었고 약 350만 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이제는 백신이 개발되면서 어느 정도 그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정상궤도를 이탈했던 우리의 일상과 경제도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다. 경제는 얼마나 정상궤도를 이탈했을까? 2020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0%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의 -5.1% 이후 처음이었다.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플러스 성장률을 보였을 만큼 탄탄하다. 그런 경제가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 세계 경제는 더 드라마틱한 곤두박질을 보여주었다. IMF가 지난 4월 발표한
인플레이션이라는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충격을 딛고 경제가 반등세를 보이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정작 그 이면에서 물가 불안이 커지고 있다. 휘발유 가격을 비롯해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생산현장의 공급차질이 여전한 탓이다. 가계나 기업이나 모두 가뜩이나 빡빡한 살림살이에 실로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금리마저 오르면 그동안 변죽만 울린 부채위기가 정말로 현실화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크다. 본래 물가는 경제의 체온계다. 경제가 과열로 치달으면 그 증상으로 인플레이션이 나타난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과열을 탓하기 어렵다. 겨우 코로나19 충격을 수습하고 조금씩 정상화 수순을 밟기 시작했을 뿐이다. 오히려 그동안 방출된 막대한 유동성과 대규모 재정지원에다 대내외 생산 및 수송 병목현상이 맞물리면서 물가 측면에서 이상징후가 나타난다. 대규모 부양책에 경제는 일시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중기적 차원의 성
요즘 젊은 사람들은 답답한 상황이나 사람을 보면 '고구마 100개 먹은 기분'이라고 한다. 이 말은 원래 드라마의 전개가 느리거나 개연성이 없는 상황을 비유해서 나온 말인데 이젠 일상에서 사용되는 은유적 표현이 되고 있다. 이와 상대되는 말로 '사이다'라는 말이 있다. 탄산가스가 함유된 음료인 사이다는 톡 쏘는 특유의 청량감 때문에 신선한 발언이나 행동을 두고 '사이다 같다'고 요즘 사람들이 비유적으로 사용한다. 사실 고구마를 먹을 때 속이 답답한 이유는 섬유질이 많은 까닭이다. 고구마엔 식이섬유인 셀룰로스가 많은데 이게 장운동을 촉진해 변비에도 아주 좋다. 게다가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을 배출하는데도 효과가 좋다. 사이다 역시 늘 청량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탄산음료의 속성상 차게 먹으니 장을 과민하게 만들어 배탈과 면역력 저하 등 부작용도 있다. 특히 사이다를 마신 이후 나오는 트림은 청량감과는 동떨어진 부산물이다. 전통적으로 자본시장에서는 주식과 채권 중 어느 것의 투자수익률이 더
몇 년 전 여름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스타트업 지원사업 평가자로 참여했다. 대학졸업 후 짧은 사회경험을 마치고 창업한 스타트업 대표는 슬리퍼와 반바지 차림으로 등장했다. 정부지원 사업평가장에서 보기 힘든 낯선 복장에 잠시 분위기가 술렁였다. 하지만 해당 스타트업의 기술력과 야망, 대표의 자질을 보아야 할 자리에서 복장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정보통신기술에 특화된 해당 기업은 지원사업 심사에 최종 통과한 것으로 기억한다. 최근에는 모 지자체의 벤처기업 지원사업 평가에 참여했다. 지역평가에서는 수도권과 달리 작업복 차림으로 공식석상에 등장하는 대표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제조업체에 근무한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회사의 로고와 가슴에 이름이 새겨진 작업복은 공식적으로 회사를 대표하는 자연스러운 복장이다. 수도권과 지역기업 대표들의 복장을 비교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업종과 비즈니스 환경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수도권 스타트업들은 정보통신과 첨단산업에 집중된 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