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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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한 목소리로 강조한 새해 목표는 "고객 신뢰 회복"이다. 주요국 금리연계 DLF(파생결합펀드) 손실 사태로 경영진이 제재 위기에 놓였고, 역시 원금 손실이 우려되는 라임자산운용 사태마저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번지는 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신뢰 회복의 수단으로 은행은 '신속한 배상'을 택했다. 우리·KEB하나은행은 지난달 5일 DLF 관련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결과가 나오자마자 즉각 수용 입장을 밝혔으며, 이달 15일에는 손실이 확정된 피해자를 대상으로 자율배상에 착수했다.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와 관련해서도 '신뢰 회복'을 강조한 건 더욱 눈에 띈다. 하나은행은 지난 8일 키코 추가 분쟁 조정을 위한 은행 협의체 참여를 결정하며 "오랫동안 끌어 온 키코 관련 분쟁을 끝내고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13일 분조위의 키코 배상 권고안에 대해 다른 5개 은행과 마찬가지로 수락 여부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참여키로
법무부가 직접수사부서를 대폭 축소하는 직제개편안을 오는 21일 국무회의에 상정할 방침이다. 직제개편안이 통과되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는 4개 부서에서 2개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한 공공수사부는 3개 부서에서 2개로 줄어든다. 전담범죄수사부인 조세범죄조사부, 과학기술범죄수사부와 외사부도 형사부로 전환된다. 법무부가 직제개편안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가장 결정적인 근거는 '국민'이다. 수사 역량이 주목받는 사건에만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형사·공판부의 업무가 과중해 민생사건이 지연됐고 국민들의 피해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직제개편안을 반대하는 검찰 내부 논리는 어떨까? 조 전 장관 관련 수사를 이끌어온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도 최근 서울중앙지검 간부 회의에서 직제개편안과 관련해 '국민'을 언급했다. 송 차장검사는 지난 16일 간부 회의에서 "정치, 사회, 경제적 강자의 불법과 반칙을 외면하거나 눈 감는 건
"보조금으로 키우는 사업이라 정치에 운명이 따라가지 않을지 걱정됩니다." 지난 14일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 1주년을 맞아 열린 전문가 좌담회. 참석자들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수소경제를 키워야 한다"는 데는 동의했지만 동시에 적잖은 우려도 내비쳤다. 정책의 '지속성'에 관한 문제다.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지만 물음표는 여전하다. 업계는 정책적 뒷받침이 계속될지 걱정한다. 정부 정책이 여러 이유로 한순간 힘을 잃는 모습을 목격해와서다. 창조경제 같은 특정 정부가 힘을 실은 정책은 정권이 바뀌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전 정부표 정책'이라는 꼬리표 탓이다. 그래서 대통령이 수소차를 타고 장관이 충전소를 찾아 수소경제를 외쳐도 한쪽에선 '정권 리스크'가 강조된다. 정부는 지난 한 주 수소경제 관련 자료를 쏟아냈다. 불과 1년 만에 '수소차 판매, 연료전지 보급 세계 1등'과 같은 성과를 자찬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충전소 구축 목표는 채우지 못했고, 실질적인 성과는 아직 미진한
지난주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주택매매허가제'였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부동산을 투기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매매허가제까지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 것이 도화선이었다. 말 그대로 주택을 거래할 때 중앙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주택매매허가제'에 대한 시장의 반발이 빗발쳤다. 베네수엘라 등 독재국가에서나 존재한다는 점에서 "벌써 공산주의가 다 됐다", "대놓고 사회주의로 가자는거냐" 등 험한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박선호 1차관이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계속되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나서 "공식적 논의는 물론, 사적인 간담회에서도 검토된 적이 없다"고 급하게 주워 담았다. 한번도 검토한 적이 없는 사안을 담당 업무도 아닌 정무수석이 '개인적으로 발언한 것'이란 정부 해명이 의심스럽지만 노 실장의 말처럼 '강 수석이 사고친' 헤프닝이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환매중단 금액은 처음 6000억원대로 시작해 1조5000억원으로 불더니, 최근에는 2조원까지 확대됐다. 라임운용이 증권사와의 TRS(총수익스왑)계약을 맺어 2배 가량의 레버리지를 사용한 만큼, 자칫 이번 사태로 자본시장에서 10조여원의 자금이 묶일 수 있다는 비관론까지 나온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때 없어서 못 팔았던 기업 메자닌(CB, BW)은 부실자산의 대명사가 됐고, 독일 DLF(파생결합펀드) 사태처럼 막대한 배상금을 물까 조바심 난 판매사들은 라임운용에 대한 법적조치를 예고했다. 투자자들도 라임운용에 소송을 제기하는 동시에,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는 등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섰다. 한때 사모펀드 시장을 쥐고 흔들었던 업계 1위의 위상은 사라지고, ‘범죄자’ 딱지만 남을 처지다. 라임운용은 금융업의 근간인 신뢰를 져버렸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키 어렵다. 수익률 올리기에 치중해 펀드 간 자전거래를 불사한 것이나, 자산 특성을 무시한 개방형 구조로 펀
SF(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곧 현실화할 날이 멀지 않았다. 얼마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국제 IT(정보기술)·가전전시회(CES 2020)에선 ‘플라잉카’(Flying Car)가 단연 화제였다. 현대자동차는 완성차업계 최초로 PAV(개인용 비행체)를 포함해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을2028년쯤 상용화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현대차는 자사의 첫번째 PAV 콘셉트인 ‘S-A1’을 전시공간에 공개해 참관객들의 이목을 한몸에 받았다. 우버는 올해 당장 미국 댈러스와 로스앤젤레스에서 ‘우버에어’ 시범 사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황. 그렇다면 과연 서울 상공에서도 ‘플라잉카’가 날 수 있을까. 고개가 절로 돌려진다. 안전한 플라잉 카가 나온다 해도 어림없어 보인다. 규제 탓이다. 하물며 그 흔한 ‘드론’(무인기)조차 서울 상공에 함부로 띄울 수 없지 않나. 남북 분단 현실에다 중동 요인 암살 등에 드론이 활용되는 것을 보면 규제의 필요성을 이
"왜 막걸리가 생계형 적합업종 심사대에 오르게 됐을까요. 산업이 또 한 번 위축될까 걱정입니다." 올해 초 한국막걸리협회가 동반성장위원회에 막걸리를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에 막걸리 업계 관계자들은 한숨을 내쉬면서 이같이 말했다.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5년간 대기업 등은 해당 사업을 인수하거나 시작하거나 확장할 수 없다.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의 벌금과 매출액의 5% 이내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생계형 적합업종은 대기업의 확장과 진입을 제한시켜 소상공인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가족 또는 3~4명이 만들어가는 지역 양조장들이 많다 보니 그들을 보호하겠다는 심정을 이해 못 하는 바 아니다. 막걸리협회 관계자는 "막걸리보다 규모 면에서 큰 지역 소주 회사들도 몇몇 대기업에 의해 잠식당하고 사라져가는 모습을 봐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미 막걸리는 2011년 이후 한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통합 논의를 위해 14일 한 테이블에 앉았다.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 의원회관에서 1차 회의를 진행했다. 한국당 소속 김상훈·이양수 의원과 새보수당 소속 정운천·지상욱 의원, 전진 4.0(전진당) 창당준비위원회측 송근존 통합추진위원장, 정경모 국민의 소리 창당준비위원회 부위원장 등과 시민단체 대표 13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박형준 혁통위 위원장은 "앞으로 혁신과 통합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을 논의해 정치적 통합이라는 큰 합의를 촉진하는 것으로 혁통위 성격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혁통위는 설 연휴 전까지 매일 회의를 연다. 통합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는 '공천'이다. 보수통합은 보수 정당간 결이 다른 보수적 가치를 한 데 모으는 작업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와해된 한국 보수를 재건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하지만 총선을 앞둔 국면에선 단일 후보로 보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게 가장 큰 현실적인 목적이다.
"호주에서 가장 귀한 자원이 뭔지 아세요? 바로 물입니다." 지난달 수소산업 협력 취재차 찾은 호주에서 수차례 들은 얘기다. 드넓은 국토에 비해 수원지가 극히 적다. 한 번 쓴 상수도를 재사용하는 중수도가 일찌감치 발전한 것도 그 때문이다. 가뜩이나 부족한 물에 가뭄이 겹치며 호주 전역이 수개월째 불타고 있다. 바닷물은 지천인데 퍼다 뿌릴 수 없다. 한 번 염수가 닿으면 어떤 동식물도 살 수 없는 죽은 땅이 되기 때문이다. 불타는 국토와 절규하는 동물들을 보며 호주 사람들은 매일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더하고 있다. 호주는 한국의 대표적 에너지 파트너다. 양국의 관계는 과거와 현재를 관통한다. 호주는 석탄과 철광석의 나라인데, 중화학공업 신화를 쌓아온 한국은 호주의 석탄과 철광석에 지금도 크게 의지하고 있다. 한국의 에너지믹스를 바꾸는데도 호주가 큰 역할을 했다. 한국은 중동 석유파동 이후 일찌감치 호주산 LNG(액화천연가스) 도입을 시작했다. 서울올림픽(1988년)이 열리기도 전인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 민족' 매각은 자본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 독과점 논란 등이 남아있지만, 4조7000억원이라는 매각 가격은 모바일 플랫폼의 막대한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했다는 의미다. 배달의 민족이 대박을 터트리면서 공모시장에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의 활약이 본격화 될 시점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뜬구름 잡기와 같던 모바일 플랫폼의 가치가 배달의 민족 매각으로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유니콘이 우리 자본시장에서 IPO(기업공개)를 통해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을 조달하고, 이후 성장의 과실을 국내 투자자와 향유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 정착이 필요하다. 실제로 쿠팡, 야놀자, 직방 등 각 분야의 대표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IPO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유니콘의 국내 증시 상장은 애를 먹고 있다. 무엇보다 밸류에이션에 대한 눈높이가 걸림돌이다. 우선 유니콘 기업의 장외 가치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시장 가치와 괴리가 크다. 과연 공모시장
"손님은 왕이다!" 세계적 호텔 '리츠 칼튼'의 창업자 세자르 리츠는 이 원칙으로 호텔을 경영했다. 호텔 초창기 손님이 왕과 왕족이었던 영향도 있겠지만 리츠 칼튼은 신분제 폐지 이후에도 그 원칙을 유지한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손님이라면 누구든 왕처럼 대우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백화점에서 고객이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고객은 백화점 보안직원에게 연신 욕설을 퍼붓고 뺨을 때리는 등 폭행을 일삼았지만 직원은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국 감정노동자 수는 800여만명에 달한다. 노동자 3명 중 1명이 감정노동자다. 이들 중 절반이 제대로 된 감정 표현을 하지 못해 불면증,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연구 결과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일반 노동자에 비해 자살 충동도 4배 이상 높았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2018년 10월 18일부터 '감정노동자 보호법'을 시행했지만 지난 한해 동안 과태료 부과 등 처벌은 2건
“지난해엔 당분간 외부 걱정거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해가 바뀌니 총선이 염려된다.” 최근 만난 한 카드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정치논리에 휘둘렸던 그동안의 경험에서 나온 얘기였다. 3년 주기로 수수료 원가(적격비용)를 재산정하는 게 2007년 신용카드 수수료 체계 합리화 방안에 따른 원칙이지만 실제 수수료 인하는 수시로 이뤄졌다. 특히 정치시즌이 될 때면 그런 경향은 더 강했다. 일례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금융 관련 공약의 절반 이상은 카드 수수료를 낮추거나 없애겠다는 내용이었다. 대통령 역시 그해 신년사에서 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를 공언하기도 했다. 한 해 전인 2017년에 영세·중소가맹점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수수료를 낮춘 직후였다. 3년 주기 재산정 원칙에 따라 도출되는 수수료 인하도 정치권의 치적으로 포장된다. 2018년 10월 금융당국은 카드 수수료 개편방안을 내놓기 전에 발표 당일까지 엠바고(보도유예)를 요청했다. 확정되지 않은 보도에 따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