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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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6~8월 기획재정부는 시장통이 된다. 필요 예산을 따내려 수많은 민·관 인사들이 예산실을 두드린다. 올해는 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과 유명 영화배우도 세종청사에 등장했다. 기재부의 벽은 유명인을 앞세워도 쉽사리 뚫리지 않는다. 중앙부처 관계자는 "예산안이 기재부의 촘촘한 검열망을 거치면 자동 다이어트가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난공불락 기재부도 국가정보원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국정원은 예산용처를 밝히지도 않는다. 내년 예산은 7055억으로 올해보다 30%(1610억원)나 늘었다. 그런데 세부내역은 경제 컨트롤 타워인 홍남기 부총리조차 모른다. 내역을 밝히지 않는 까닭은 국정원법에 따른 것이다. 법은 "국정원이 예산을 요구할 때 총액으로 제출하고, 산출내역과 첨부서류를 제출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내역을 들여다볼 수 이들은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11명 의원뿐이다. 이들도 예산심의를 비공개로 하고, 내역을 공개하거나 누설할 수 없다. 30% 늘어난 예산을 두고 국정원은
“11표씩 던져야 투표를 할 수가 있어. 그런데 표 수를 다 합치면 11의 배수가 아니야. 그럼 집계에 오류가 있거나 고의로 조작한 거지.” 연예계에 평소 관심이 많던 지인을 만난 날이었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X 101’과 관련해 제기된 투표수 조작 의혹에 한동안 당황한 적이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에 성공한 강다니엘·옹성우, 김세정·전소미는 연예계에서 커다란 활약을 하고 있다. 유명 프로그램에서 정말 그런 조작이 이뤄질 수가 있다는 사실을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의혹은 결국 사실로 드러날 가능성이 커졌다. 11의 배수뿐 아니라 투표수와 관련해 여러 문제가 포착돼 프로그램 제작진 등은 검찰에 고발됐다. 이를 검토해 최소한 범죄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경찰은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기획사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시작했다. ‘프로듀스’ 시리즈에 시청자들이 열광했던 이유는 뭘까.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이다. 과정은 공정할 것이다
두 상권이 있다. 모두 전통시장 인근에 청년상인들이 대거 입점한 상권이다. 하지만 성적은 다르다. 한 곳은 ‘핫 플레이스’로 거듭난 반면 다른 곳은 ‘휴·폐업률 28.6%’의 불명예를 안았다.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인근 ‘망리단길’과 중소벤처기업부의 전통시장 지원사업 ‘청년몰’의 차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용주 무소속 의원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전국 27개 시장에 조성된 청년몰 입주점포는 489개지만 140개 점포가 휴·폐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 유휴공간에 청년상인들을 입주시켜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창업을 동시에 지원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청년몰 사업의 실효성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7월 청년몰 휴·폐업률은 26.3%를 기록했다. 1년 새 약 3%포인트 상승했다. 입점한 점포마다 성공할 순 없지만 3년째 10개 중 3개가 문을 닫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사업이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해 국정감사를 '부실·맹탕 국감'이라고 혹평했다. 국감을 대하는 의원들의 준비 부족과 대안 제시도 없이 정치적 공방만 난무한 것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올해가 제20대 국회의 마지막 국감이라고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는 이는 드물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기업인 증인에 대한 묻지마식 무더기 신청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되풀이됐다. 기업인을 증인으로 불러낸 사유가 불분명한 것은 비일비재하고 출석을 거부하면 "종합 국감 때라도 끝까지 부르겠다"고 벼르는 의원도 있다. 만약 기업인이 출석하더라도 해당 기업 해명 대신 정파 논리에 매몰돼 결국 파행되는 경우가 허다한 게 국감 현실이다. 실제 지난해 국감에서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증인 채택 요구 등 소모적 정쟁으로 허비했다. 상임위별로 온도차는 있지만 올해 국감은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에 이어 또다시 '조국 전쟁'이 확실시된다
# "엄마 아빠한테 효도 한번 못했는데, 일찍 죽으면 안 돼요." "아직 13살이에요, 대통령 할아버지 살려주세요."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취재 당시 기자 수첩을 다시 펼쳤다. 기자가 물대포 맞으며 써내려간 현장의 기록에는 불안에 떨며 촛불을 들었던 어린 아이들의 절규가 담겨 있었다. 촛불 집회는 2002년 주한미군의 궤도차량에 목숨을 잃은 '효순이 미선이'를 추모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던 시위가 원조다. 월드컵 4강 거리응원 신화를 열었던 대한민국의 시민들은 효순이 미선이 촛불로 광장 문화의 일대 전환을 맞았다. 쇠파이프, 화염병이 아니라 촛불만으로도 마음을 모았고 뜻을 전달했다. 부모가 어린 자녀를 데리고 시위에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이때부터다.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반대 촛불, 2016년 헌정 사상 첫 탄핵을 현실화한 국정농단 촛불로 이어졌다. #2019년 9월2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는 여권 추산 '200만의 촛불'이 타올랐다. 참
"전 검찰력 투입한 조국 법무부장관 수사, 고발인이 참 부럽다."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이달 20일 고발인 자격으로 경찰에 출석하며 말했다. 임 부장이 내부고발한 사건은 눈 감은 검찰이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수사에는 전력을 다한다는 지적이다. 임 부장은 "검사의 공문서위조 의혹 수사에는 비협조적이던 검찰이 사립대 교수 1명의 사문서 위조 의혹 수사에는 특수부를 투입했다"며 "검찰의 선택적 수사, 선택적 분노, 선택적 정의의 위험성에 많은 분들이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부장이 말한 검찰의 선택적 정의를 향한 시민의 분노는 예상보다 컸다. 이달 28일 조 장관에 대한 수사를 비판하고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00만명이 넘는 시민이 촛불을 밝혔다. 조 장관에 대한 과잉수사 논란이 검찰 개혁 목소리를 키운 결과다. 반대로 조 장관 퇴진을 촉구하는 단체는 조 장관의 선택적 정의에 분노한다. 조 장관 퇴진을 촉구하는 전국대학생연합집회 측은
불매운동으로 몸을 사렸던 유니클로가 신규 매장 오픈, 마케팅 활동 재개 등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유니클로의 빈자리를 메우려 했던 토종 의류브랜드들은 당황하는 분위기다. 지난 여름 뜨거웠던 일제 불매운동에 토종 브랜드들은 쉽게 고객을 얻었다. 토종이라는 이유 하나로 영웅처럼 대접받기도 했다. 하지만 쉽게 얻은 고객은 쉽게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했어야 한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건 당연하지만 토종 브랜드들은 배의 성능은 업그레이드하지 않고 노만 저었다. 토종, 한국인의 핏 등을 앞세워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같은 얕은 마케팅은 곧 한계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더욱이 '무분별한 따라하기'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입는 순간 탄성이 나온다며 이랜드가 이름 붙인 '탄성팬츠'는 유니클로의 '감탄팬츠'를 떠올리기에 충분했고, 탑텐의 새로운 얼굴 이나영은 소비자에 여전히 '과거 유니클로 모델'로 기억되는 인물이었다. 유니클로의 메가 아이템 '에어리즘', '히트텍'을 연상시키는
“살 수 있는 집이 없는데 어떻게 아이를 낳겠어?” 얼마 전 만난 친한 친구가 속내를 털어놨다. 결혼한지 4년이 지난 친구는 아직 아이가 없다. 딩크족(아이를 낳지 않는 맞벌이 부부)을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업무 스트레스로 임신이 잘 안되는 데다 고공행진을 하는 서울 집값을 보자니 아이 낳기가 점점 더 무섭다는 얘기였다. 역대 최저 수준의 출생률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까지 40개월째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부동산 문제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변변하게 물려줄 집 한 채 없이 아이 낳는 게 두려운 사람은 친구 뿐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새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서울에 분양된 고가 아파트를 가장 많이 산 연령대가 의외로 30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8년 9월~2019년 7월 서울의 분양가 상위 10개 아파트단지를 분양받은 이의 40.8%가 30대였다. 20대도 67명으로 적지 않았다. 해당 아파트의 분양가는 결코 싸지 않다. 10곳 중 8곳이 3.3㎡당 4000만원을
“키코 사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회에 불신을 크게 조장했다는 겁니다. 사태를 겪기 전까지는 금융기관을 일부 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들의 수익 추구를 위해선 기업을 죽일 수도 있다는 논리가 받아들여지더군요.” (키코 피해기업 A사 대표) 키코는 2007년부터 2008년 초까지 700여 수출 중소기업들이 가입했던 외환파생상품으로, 사전에 정해놓은 환율 상하한선 안에서 외화를 미리 약속한 환율에 팔 수 있게 한 금융상품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환율이 1600원대까지 급등하자 가입한 기업들의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환율이 약정환율보다 높은 구간에 들어서면 기업은 약정환율을 적용해 계약금액의 2배 가량을 은행에 내야 했다. 키코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지난해 기업 4곳의 분쟁 조정 신청을 받아 키코 사태 재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키코공동대책위원회에서 추정하는 피해 기업 수는 919개, 피해금액은 3조1588억원이
지난 24일 이동통신 3위 업체인 LG유플러스가 주최한 기자간담회. LG유플러스는 업계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망을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개방하고, 최신 스마트폰과 인기 중고폰을 중소 알뜰폰 업체들이 확보할 수 있도록 제조사 및 중고유통매장과 직접 협상하겠다고 했다. 올초 가입자 800만명 달성이후 성장을 멈춘 알뜰폰 업계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겠다는 상생 프로그램을 발표한 것. 정작 이해할 수 없었던 건 간담회 전후 경쟁사들의 대응이었다. 이들은 현장 기자들에게 "LG유플러스의 상생방안이 진정성이 없는 '쇼잉' 에 불과하다"는 입장자료를 뿌렸다. 경쟁사들이 무슨 말을 하려 했는 지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 관련 정부의 최종 심사결과를 앞두고 있다. 경쟁사들은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알뜰폰 사업(헬로모바일)을 인수할 경우 알뜰폰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가 헬로모바일 분리매각을 인수조건에 담아야 한다는 입장을 연
지난 2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대규모 점포에 대한 규제를 재검토해 달라고 정부와 정치권에 공식 요구했다. 대형마트의 경영악화가 가장 큰 이유다. 이미 유통환경은 e커머스가 주도하고 있는데 아직도 정부의 규제는 7년 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대한상의의 요지다. 경제계를 대표하는 대한상의가 한 업계를 대변해 정부 규제의 문제점을 언급한 건 이례적이다. 의무휴업일 등 대형마트 규제는 2012년 '그때'에는 맞았을지 모른다. 당시 대형마트 업계는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었고, 마트가 들어서는 곳마다 집값이 뛰고 일대 상가가 마트 위주로 재편되는 일이 흔했다. 지금 상황은 어떤가. 업계 1위 이마트가 창사 이래 최초로 올해 2분기에 3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전통시장 역시 유통산업발전법의 덕을 보기는 커녕 재기의 발판조차 마련하기 어려워하고 있다. 그동안 e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10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소비자들은 대형마트가 쉬는 날엔 온라인 쇼핑을 했으면 했지 전통시장으로는 가지 않는다.
요즘 법조 출입기자들은 포털 검색창에 ‘단독 조국’을 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단독’이란 자신만이 쓴 특종기사를 일컫는 말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의혹 보도가 워낙 많다 보니 이를 확인하는 게 기자들의 오전 주요 업무가 돼버렸다. 조 장관의 호가 ‘단독’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나온다. 이슈가 생기면 보도량이 많아지는 건 언론의 생리다. 다만 이번 특이점은 ‘단독’의 양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8월1~9월9일(조 장관 임명일) 한달여간 총 14개 신문과 방송의 보도를 분석한 결과, 총 287건의 조 장관 관련 단독 기사가 나왔다. 하루에 약 10건씩이다. 단독이 붙지 않은 기사까지 따지만 수만건에서 수십만건을 넘는다는 얘기도 있다. 조 장관 임명 후에도 ‘단독’ 릴레이는 끝날 기미가 안보인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의 대결 구도 때문이다. 지난 23일 검찰은 현직 법무부 장관 자택을 사상 처음 압수수색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 장관은 꿋꿋이 ‘검찰개혁’ 행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