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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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제도 개혁을 이뤄낼 적임자."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해 내린 평가다. 여론을 봐도 윤 후보자가 검찰개혁을 이뤄낼 것이란 기대가 높다. 그러나 지난 2년을 돌아보면 마냥 기대만 해도 될지 미지수다. 검찰개혁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부터 짚어보자. 검찰은 합법적으로 강제력을 행사하는 몇 안 되는 집단 중 하나다. 검찰이 특정 세력을 겨냥하는 것만으로도 그 세력은 크게 위축된다. 그래서 정치권력자들은 검찰을 휘어잡길 원했고, 사회는 검찰이 그들로부터 독립해 중립을 지키길 바랐다. 현실은 대개 권력자들 뜻대로 흘러가는 듯했지만. 현 문무일 검찰총장은 나름대로 검찰개혁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의 정치중립을 흔드는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됐던 특수부를 대폭 축소했고, 공수처 도입을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냈다. 그러나 수사권 조정 이슈에서 청와대 방침에 맞서 소신을 밝혔다는 이유로 임기말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그 후임으로 낙점된 윤 후보자는 '최순실 게이트'에서 시작된
"'수소'하면 수소폭탄이 떠올랐죠. 도로에서 수소전기차를 보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겁도 났죠. 그런데 엑스포를 둘러보고 나니 편견이었네요." 지난 19~21일 열렸던 국내 첫 수소산업 전시 및 콘퍼런스인 '2019 대한민국 수소엑스포'에서 만난 한 일반인 관람객의 반응이다. 그는 "정부가 수소사회를 강조하는데 국민이 수소에 대한 궁금증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관람객 말대로 문재인 대통령은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경제 선도국가'를 선언했다. 석유에 의존했던 에너지원을 수소로 전환해, 경제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신산업 확대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국민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가 한몫을 했다. 엑스포의 최고 '관심사'도 넥쏘였다. 자동차학과 고등학생들은 "수소에 대해 잘 몰랐는데 '넥쏘'가 나오고 관심을 두게 됐다"고 말했다. 넥쏘 외에도 현대차는 '수소' 홍보에
지난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차명 등기한 부동산이라도 소유권은 원소유자에게 있다’는 판결을 다시 내놨다. 명의신탁은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게 분명하나, 이를 근거로 개인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판결의 요지다. 부동산실명제는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 전세권 등 각종 물권은 반드시 실소유자의 이름으로만 등기하도록 한 제도로 1995년 7월 1일부터 시행됐다. 부동산 차명 등기가 세금탈루 등 각종 불법행위의 온상이라는 문제의식이 만든 제도다. 이번 판결 과정을 보면 부동산실명제가 시행 25여 년이 지나도 정착되지 못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법원 내부서도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소수의견을 낸 대법관 4명은 부동산 명의신탁에 대해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부끄러운 법적 유산”이라고 지적했다. ‘등기부등본의 공신력(법적구속력)이 없다’는 것이 재확인되면서 불안해하는 국민도 적지 않다. 선의의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일례로 2016년 ‘니코틴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은 별명부자다. '재벌 저격수'는 시민사회 운동을 할 때 유명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첫 공정거래위원장이 된 후에는 '다만'이라는 호가 붙었다. 끝까지 들어봐야 진의를 알 수 있는 추가적인 화법 덕분이다. '다만'은 여러 의미로 쓰였다. "A가 원칙이다. 다만 B라는 측면도 볼 수 있다"는 언급에선 예외적 단서로 활용됐다. "당신 지적에 통감한다. 다만 제 입장은 이렇다"에선 상대를 인정하면서도 원칙을 고수하는 화법으로 쓰였다. 김상조 실장은 공정거래위원회를 2년간 이렇게 이끌었다. 언론 브리핑에서도 '다만'은 곧잘 쓰였지만 지난 21일 공정위를 떠날 때는 조금 달랐다. 위원장 이임식을 마치고 기자실을 찾은 그는 어깨가 무거운 듯 진중하게 말문을 열었다. 떠나는 소회보다 취임을 앞둔 이로써 포부에 무게가 실렸다. 질문을 19개나 받았는데 하나하나 성실히 답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날 김 실장이 '다만'을 한 번밖에 쓰지 않은 것이다. 어떤 문맥이었을까. "사람 중심
"(일반)사람이 많네요?" '윗분'을 모시고 행사장에 온 정·관계, 재계 관계자들한테 많이 들은 말이다. 고위직을 수행하는 사람들, 홍보담당자 등 업무차 온 사람들이 대부분인 여느 개막식 행사와 달랐다는 의미다. 19일 개막해 21일까지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수소엑스포'. 사실 깜짝 놀랐다. 전시 부스마다 소개된 문구를 꼼꼼하게 읽고 메모하는 대학생, 손녀 손을 잡고 나와 진지하게 설명을 듣는 어르신, 문자 그대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볼거리가 화려하진 않았다. 수소라는 주제 자체가 아직 우리 사회에 낯설지 않나 걱정도 따랐다. 일본은 15회나 치렀지만 우리나라는 사실상 첫 수소엑스포다. 하지만 기우였다. 시민들의 수소 경제를 향한 기대는 기대 이상이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열정도 상당하다. "수소 같은 여자"(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산소 같은 남자"(박원순 서울시장), "맑은 물 같은 남자"(송철호 울산
북유럽을 순방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e스포츠 경기를 관람했다. 컴투스의 모바일게임 ‘서머너즈 워’가 한국·스웨덴 친선전 종목으로 채택됐다. 역대 대통령 중 e스포츠 경기를 직접 관람한 건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단상에 올라 e스포츠 산업의 의미를 소개하고 양국 선수들을 격려했다. 게임을 한국과 스웨덴의 친선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외교 수단으로 활용했다. ‘게임 외교’로 규정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다. 스웨덴 경제사절단은 게임업계 인사들로 꾸려졌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송병준 게임빌·컴투스 대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등 주요 게임사 수장들이 함께 했다. 대통령 순방에 동참하는 경제사절단이 게임업계 중심으로 이뤄진 것 역시 최초 사례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콘텐츠 산업으로 성장한 게임의 높은 위상을 실감케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7년 국내 게임산업 수출액은 6조6980억원에 달한다. 전체
유통업계에서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의 손편지가 연일 화제다. 임 대표의 손편지에는 대형마트가 직면한 현재의 현실과 앞으로의 고민이 담겨있다. 그동안 수많은 언론 기사와 증권사 리포트에서 언급됐던 내용이지만, 대형마트 대표가 직접 나서서 이런 고민을 털어놓은 건 이례적이다. 최근 실적 부진에 대한 일종의 반성문이자 앞으로의 다짐이기도 하다. 다른 대형마트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이마트의 기존점 매출은 2.8% 줄었다. 롯데마트의 국내 할인점 사업은 적자전환했고, 기존점 매출 역시 2.5% 줄었다. 어려운 상황이다.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 이들 대형마트가 꺼내든 해법은 단순하다. '초저가' 정책이다. 이마트는 올해 초 '국민가격'을, 롯데마트는 '극한가격'을 선보였다. 경쟁 대형마트뿐 아니라 e커머스까지 전 유통 영역에서 가장 낮은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효과는 있었을까. 고작 반년이 지난 상황에서 판단하긴 이르지만, 현재까진 의문이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얼마전 저녁을 함께했다. 규제 개혁 전도사라는 별칭답게 박 회장이 테이블에 올린 얘기는 그날도 어김없이 규제 완화였다. 규제가 쉽게 풀리지 않는 이유를 두고 몇몇 분석이 오갔다. 박 회장은 지난 1월 청와대 행사에 참석했을 때 일화를 꺼냈다. 쓸만한 기술을 개발하고도 신사업 규제에 잡혀 시장 진출을 못하는 한 중소기업의 애로를 건의했다고 한다. 뭔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반 년 가까이 지나도록 바뀐 건 없었다. 부처별로 얽힌 법규를 핑계로 서로 자기 담당이 아니라고 미룬 탓이다. 낙심하던 박 회장에게 한 번 더 기회가 왔다. 대한상의 임직원의 남편이 해당 부처 담당자였다. 자초지종을 전해들은 직원이 그날 밤 남편에게 사정을 얘기했다. 결론이 어땠을까. 그 직원의 남편이 이런 답을 내놨다고 한다. "여보, 그건 내 담당이 아니야." 그날 그 자리에 있던 사람 중 웃지 않은 이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사실 웃을 얘기는 아니었다. 뒷맛이 썼다. 신사
오는 9월 ‘가상이동통신망서비스(MVNO)’를 시작하는 KB국민은행(국민은행)에 대한 기존 알뜰폰 업계의 시각이 독특하다. 먹거리를 나눠야 할 경쟁자인데도 은근히 응원을 보내는 분위기다. 저가폰 이미지가 싫다며 ‘알뜰폰’이라는 말도 쓰지 않겠다는데도 말이다. 국민은행이 이동통신사들과 망 임대 협상을 하면서 기존 알뜰폰 업체들이 원하는 내용을 대신 요청하고 있는 이유가 크다. 국민은행은 5G(5세대 이동통신) 망 조기 임대와 이통가입자가 알뜰폰으로 갈아타도 그동안 적용됐던 ‘결합할인’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이통사에 요청 중이다. 5G 망 임대와 결합상품 모두 현재 대부분 중소기업인 알뜰폰 업체들도 바라는 바다. 국민은행과 이통사 간 협의가 쉽진 않지만 둘 중 하나만 받아들여져도 저성장에 빠진 알뜰폰 시장의 막힌 혈이 어느 정도 뚫릴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MVNO는 이통3사로 고착화된 통신시장 경쟁 구도를 흔들기 위해 ‘반값통신’을 모토로 출범했다. 그러나 기대
"키코(KIKO)사건이 분쟁조정 대상이 되는지 의문이다.” 지난 10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키코 발언’으로 금융감독원이 발칵 뒤집혔다. 지난 1년간 키코 재조사를 벌여 이달 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최종 결론을 내려던 금감원으로선 ‘난감한’ 발언일 수 있다. 최 위원장이 별다른 문제 제기를 않다가 막판에 민감한 이야기를 꺼낸 것은 어찌 됐든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많다. 최 위원장이 ‘자살골’을 넣었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현실적으로 분조위가 배상책임 권고를 하더라도 은행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은데 최 위원장이 은행의 ‘책임회피’ 구실을 하나 더 보탠 격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최 위원장 지적처럼 키코 사건은 분쟁조정 대상이 되기 어렵다. 키코 피해 기업이 은행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시효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10년, 기업이 문제를 인지한 시점으로부터 3년 이내다. 키코 계약이 2007~2008년 체결됐고 2008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만큼 소멸시효가 끝났다고 볼 수 있다.
"가업승계의 핵심적인 문제는 상속세다. 가업상속공제 제도 개편 때 상속세 감면 논의가 빠진 것은 변죽만 울린 것에 가깝다." 최근 만난 코스닥 상장사의 한 대표는 가업상속공제 개편안에 대해 진척된 부분이 상당히 있다면서도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가업승계를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인 상속세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가 없었다는 것이다.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연매출 3000억 원 미만 기업의 오너가 회사를 자녀에게 넘겨줄 때 과세 대상이 되는 재산가액에서 최대 500억 원을 빼주는 제도다. 중소기업의 '상속세 부족→기업지분 매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주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최초 제도가 시행됐을 때 중소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상속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 제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으나 요건이 매우 까다로워 크게 호응을 얻진 못했다. 가업상속공제의 연간 이용 건수는 2015년 67건, 2016년 76건, 2017년 91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정부와 여당은 최근 이 요건
K뷰티 전성기를 이끌었던 로드숍 브랜드들이 불황의 늪에 빠졌다. 불황만큼 깊어지는 게 화장품 회사와 가맹점주 사이 갈등이다. 회사로선 시장 변화에 발맞춰 온라인을 강화해야 하는데 오프라인 가맹점주 입장에선 온라인 저가 판매가 달가울 리 없다. 특히 온라인에서 제품 가격을 후려치는 문제가 공론화하면서 가맹점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로드숍 운영 업체마다 온·오프라인 연계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대책을 내놨는데 최근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은 다소 극단적인 결론을 내렸다. 온라인 영업을 전면 접기로 한 것이다. 온라인 시대에 온라인 영업을 중단한다는 소식을 접한 화장품 업계 종사자들은 귀를 의심했다. 2005년 일찍이 온라인 사업에 뛰어든 더페이스샵인데 모두가 온라인 강화에 열을 올리는 때에 홀로 다른 길을 선택해서다. 더페이스샵을 운영하는 LG생활건강이 내세운 논리와 명분은 '상생'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동의하는 사람은 적다. 상생의 얼굴을 한 공멸 아니냐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