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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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에 다니는 A씨는 평소 '반차'를 쓰는 것조차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인력이 부족해 일이 몰리는 데다 쉬는 것 자체를 달가워 하지 않는 분위기 때문. 연차를 모두 소진하는 것도 '황금연휴'를 즐기는 것도 '남 이야기'일 뿐이다. #대기업 직장인 B씨는 그나마 상황이 낫다. "연차 절반은 쓰고 절반은 돈으로 받는다"고 했다. 그래도 황금연휴엔 눈치부터 본다. 3일 이상 쉬는 것은 어렵다. 그는 "시간이 짧아 떠날 엄두가 안 난다. 집에서만 푹 쉴 예정"이라고 했다. 다음 달 1일부터 최장 11일까지 쉴 수 있는 황금연휴, 정부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국민들에게 국내 여행을 떠나라고 권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사드 때문에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줄어든 국내여행 수요를 채우는 것이 더욱 시급한 과제가 됐다. 한국관광공사는 12일 '관광시장 활성화 대책'으로 '휴가 확산 캠페인'과 '휴가 문화 개선'을 꼽았다. 휴가 1일만 더 써도 약 1조 8000억원의 여행지출이 추가로
KB국민은행을 필두로 시중은행들이 대출심사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을 추진 중이다. 대출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대출 총량을 계산하는 방식으로 DTI(총부채상환비율)를 적용할 때보다 대출한도가 줄어든다. 부동산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전 시중은행이 도입하고 2금융권으로까지 확대되면 부동산 시장이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가장 먼저 중소 건설사들의 주택사업이 중단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소 건설사들은 이미 계약률이 90% 넘는 사업장인데도 시중은행과 2금융권으로부터 집단대출을 받지 못해 어려움에 처한 곳이 많다. 집단대출에 이어 실수요자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것마저 까다로워지면 미분양 위험이 종전보다 커질 수밖에 없다. 주로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에서 사업을 하는 중소 건설사들이 대규모 미분양이 나오면 존폐의 기로에 놓일 수도 있다. 부동산 시장 양극화도 심화할 공산이 크다. 서울 강남과 부산 해운대
"같은 최신 스마트폰을 70만원에 샀는데 남들은 30만원에 샀다고 하면 상대적으로 비싸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죠. 기형적인 시장을 놔두고 무조건 얼마씩 통신비를 낮춘다고 소비자들이 만족할까요?" 정국 혼란기를 틈타 휴대폰 시장이 또 다시 혼탁해지고 있는 와중에 현실과 동떨어진 통신비 인하 공약들이 나오는데 대한 반응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공백과 LG전자, 삼성전자 등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로 휴대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불법 보조금이 난무하고 '떴다방'까지 암암리에 등장했다. '스마트폰 떴다방'은 불법 보조금 단속을 피하기 위해 오피스텔 등을 초단기로 임대해 휴대폰을 판매하는 '기획 휴대폰 판매점'이다. 카카오톡이나 문자, 네이버 밴드 등 폐쇄적인 연락 수단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고객들을 모집해 불법 보조금을 제공한다. 휴대폰을 싸게 파는데 이견이 있을 소비자는 없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시장이 혼탁해지고 시장 신뢰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일부 소비자들만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싸게 살
최근 대만 카스테라업체들이 창업 1년도 안돼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발단은 채널A의 '먹거리X파일'이었지만, 이를 계기로 프랜차이즈 문화 전반이 개선돼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먹거리X파일은 한 대만 카스테라업체가 달걀·밀가루·우유·설탕 외에 어떤 것도 넣지 않는다고 광고한 것과 달리 식용유와 일부 첨가제를 사용한다고 보도했다. 즉각 반론이 나왔다. 식용유 제빵은 일반적 조리법인데 식용유 자체를 나쁜 원료로 취급했고, 한 업체의 잘못된 마케팅을 업계 전반의 일로 확대했다는 것이다. 시청률 때문에 자극적으로 내용을 구성한 방송사나 식용유를 넣지 않았다고 발뺌하면서 건강식품으로 마케팅한 업체 모두 잘못이 있다. 그러나 대만 카스테라의 몰락은 유행만을 좇는 근본적인 프랜차이즈 문제점과 맞닿아 있다. 시간 차이였을 뿐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얘기다. 대만 카스테라 열풍은 대만 여행 붐과 함께 시작됐다. tvN '꽃보다 할배' 방영 후 대만은 국민 여행지로 발돋움했다. 특히 한국
"'박근혜씨' 덕분에 정치 얘기 좀 더 하게 됐죠." 모 대선후보 일정을 쫓아다니던 중 서울 소재 한 대학교에 들렀을 때 만난 대학생들의 말이 머릿속을 맴돈다. 젊은층의 여론을 듣고자 대학생 몇몇에게 다음 대통령은 어떤 기준으로 뽑을 건지 물었을 때다. 대부분 "'이 사람은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배제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얘기를 종합하면 출발점은 한마디로 '박근혜 트라우마'다. 왜 선거에서 대통령 후보를 제대로 검증하고 걸러내지 못했냐는 데 대한 '자괴감'인 셈이다. '박근혜 트라우마'는 20대 청년들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19대 '장미 대선'을 접하는 국민들 모두 갖고 있다. 뉴스를 더 찾아보고 TV토론에 더 관심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거 선택에 대한 반성인 듯 하다. 정치권에서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상대편을 향해 "제2의 박근혜" 등의 꼬리표를 붙이느라 정신없는 것도 '박근혜 트라우마'의 다른 모습이다. 꼬리표 붙이는 과정은 '검증 전쟁'으로 포장된다. 자극적인 개인
“신차 티볼리가 많이 팔려서 (중략) 회사가 안정되고, 해고됐던 분들도 다시 복직되면 정말 좋겠다. 그렇게만 된다면 티볼리 앞에서 비키니 입고 춤이라도 추고 싶다.” 2014년 12월, 가수 이효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당시 이효리는 쌍용차동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총괄회장에게 직접 메세지를 보내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했다. 2년 4개월이 지난 지금, 쌍용차는 그의 바람대로 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9년만에 흑자(영업이익 280억원)를 내며 안정화의 길을 걷고 있고, 지난해 일부 해고자(18명)도 복직했다. ’티볼리’의 성공 덕분이다. 그리고 오는 19일 19명의 해고자가 회사로 다시 돌아온다. 회망퇴직자와 신규채용을 포함하면 총 62명이 추가 고용된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2017 서울모터쇼’에서 올해 하반기 추가 복직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상전벽해다. 쌍용차의 회생을 바라는 사람은 많았지만 그것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이 시점에 꼭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는데 이를 이행하는데 대해 책임을 묻는 게 맞습니까, 이행하지 않은데 대해 책임을 묻는 게 맞습니까. “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이 지난달 23일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했던 말이다. 국민연금이 대우조선의 자율적 구조조정을 위한 채무조정안에 참여할지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겪은 진통을 보며 이 말이 떠올랐다. 이런 저런 이유로 채무조정안 동참 결정을 미루는 국민연금의 모습이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복지부동’ 내지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명분 쌓기’로 해석돼서다. 투자한 채권이 부실화해 원금의 50%를 건지느냐, 아니면 10%를 건지느냐 2가지 선택지가 주어졌다. 내 돈이라면 조금이라도 더 많은 돈을 회수하는 방안을 택하는게 상식이다. 원금의 10%밖에 건지지 못해도 모든 우발채무를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는 초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이 낫다는 문제 제기도 가능할 수 있지만 이 역시 객관적인 제3자가 할 수 있는 얘기다.
최근 공개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중소기업 정책자금 성과분석’ 용역보고서를 두고 말이 많다. ‘정책자금을 지원받은 중소기업의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됐다’는 결론을 내놓고 연구의 핵심이 되는 평가지표를 TFP(총요소생산성)로 삼아서다. TFP는 투입요소 대비 부가가치 산출 효율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노동, 자본, 기술, 경영, 제도 등 다양한 지표를 분모로 하고 실적을 분자로 둔다. KDI는 이를 적용해 정책금융기관의 지원을 받은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낮은 결과 값을 얻은 만큼 정책금융에 따른 효과는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애매한 부분이 있다. 정책자금을 받으면 투입자본이 커지다 보니 분모 값도 덩달아 커진다. 결과적으로 재정지원을 받은 기업은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성을 올리는 것처럼 보인다. 경영지표가 뛰어난 중소기업이라면 정책자금을 받을 이유가 없다. 수요자는 대부분 위기상황에 놓인 중소기업이다. 이미 금융시장에서도 외면을 받았을 터다. 이런 기업에 재도전의 기회를
"이건 좀 심한데요"라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하나가 한 증권사에서 최근 낸 업종 분석리포트를 들고 찾아왔다. 들어보니 동종업계 경쟁사 2곳의 목표주가 산정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비슷한 사업을 하는데 A사엔 PER(주가수익비율) 20배, B사엔 15배를 적용했다. 1분기 실적 전망도 B사는 시장추정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본데 반해 A사에 대해선 시장 추정치를 넘어서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리포트를 낸 증권사의 계열 자산운용사가 A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는 주요주주"라고 덧붙였다. 관계사 펀드 운용실적을 신경 쓴 나머지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었단 주장이다. 업황 변동에도 불구하고 2년 넘게 A사에 대해서만 후한 목표가를 유지하고 있는 건 "도를 넘어섰다"고 꼬집기도 했다. 리포트를 작성한 애널리스트는 "수익만 보면 그렇지만 보유자산을 반영했다"고 항변했다. A사의 현금성 자산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현금성 자산을 반영하면 이익에 비해 현 주가가
5월 대선을 앞두고 또 다시 카드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영세가맹점 기준을 연매출 2억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하고 수수료율을 0.8%에서 0.5%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중소가맹점 기준도 연매출 3억원에서 5억원으로 넓히고 수수료율도1.3%에서 1.0%로 인하하기로 했다. 정치권은 2012년 18대 대선을 앞두고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을 통해 3년에 한번씩 가맹점 수수료 원가를 산정해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에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부터 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을 1.5%에서 0.8%로, 중소가맹점은 2.0%에서 1.3%로 낮췄다. 법에 따라 3년에 한번 조정하는 가맹점 수수료를 1년만에 또 다시 인하하겠다는 것은 문제다. 더 큰 문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카드사에 미치는 타격은 크지만 실제 가맹점에 돌아가는 혜택은 미미하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지급수
서울시의 ‘청년수당’ 갈등이 520일만에 막을 내렸다. 시기가 좀 미묘하긴 하다. 서울시가 청년수당 추진 계획을 밝힌 건 2015년 11월. 이후 복지부는 청년수당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줄곧 반대했다. 평행선을 달리던 양측이 접점을 찾은 건데, 그 시기가 지금이다.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세월호 인양 시기 만큼이나 말 나오기 딱 알맞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악마의 속삭임이라던 사람들 어디 다 갔나”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만큼 갈등의 골은 깊었다. 복지부도 이를 의식해 청년수당의 수용 배경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갑자기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는 것이다. 취재했던 입장에선 박 시장의 불편한 심기와 복지부의 해명이 모두 와 닿는다. 정부는 유독 청년수당에 엄격했다. 주무부처인 복지부를 넘어 전체 경제팀 차원에서 청년수당을 비판했다. 최경환 전 부총리는 당시 “명백한 포퓰리즘적 행위”라고 했다. 범정부 차원의 강경 대응은 의외였다. 제도적 문제가 있으면 주무부처 차원에서 해결하
"이야, 하늘 맑은 것 봐라. 진짜 오랜만이지 않냐?" 10일과 11일 서울의 하늘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거리가 20킬로미터(km)나 됐다. 오랜만에 보는, 미세먼지 없이 정말 귀한 '맑은 하늘'이었다. 대단한 풍경도 아닌데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 이도 있었다. 기쁨도 잠시, 곳곳에서 "내일이면 또 미세먼지 끼겠지"라는 한숨 섞인 우려가 들리기도 했다. 으레 미세먼지 이야기가 나오면 중국에 대한 원망이 1순위로 나온다. 통상 미세먼지의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있지만 중국 비중을 60~80%, 국내 비중을 20~40%로 보는 것이 중론이다. 국내 비중을 최대치로 잡아 맑은 하늘을 10일 동안 못 본다고 가정하면 그 중 6일은 중국 때문이지만 4일은 국내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정부의 미세먼지 관련 에너지 대책을 살펴보면 맑은 날을 못 보는 4일이 더욱 간절해진다. 해결책을 세우기보다는 거꾸로 가고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