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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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협상에 서명 안 한 855명에 임금 더 달라" 2만9000여명이 활동하는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파업에 나서는 이유다. 전삼노는 사측에 전달한 이같은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8일부터 사흘간 무임금, 무노동의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쟁의행위는 노조의 정당한 권리다. 그러나 전체 조합원 수의 3%에 불과한 이들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기 위해 다른 직원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노조의 행동은 선뜻 받아들이기 쉽지않다. 집행부가 '8,9,10일에 출근 안 하면 가능한 일'이란 제목으로 1차 총파업을 안내하며 "앞으로 교섭에서 사측 안건이 맘에 안들면 '응, 파업이야~'"라는 식의 조롱섞인 메시지를 내건 것은 노조 활동의 타당성마저 스스로 부인하는 꼴이다. 사측과의 조율 의지를 저버린 해당 안내문에선 근로자를 위한 노조의 존재 이유와 그에 걸맞게 행동하는 정당성을 찾기 어렵다. 노사 협상 경위와 파업 일정 등이 조합원들 사이에 제대로 공유되지 않는 것
"서로 같이 자제합시다.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인데 이런 분위기를 잘못 만들면 계속 이어져 갑니다. 서로 참고 경청하고 자제해서 본회의장 분위기를 잘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지난 2일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6선·대구수성갑)이 의원석을 향해 당부한 말이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질의를 마친 시점 여당석에서는 박수가, 야당석에서는 항의와 고성이 터져나오자 최다선 부의장으로서 던진 호소였다. 이날 야당은 채상병 특검법을 상정해야 한다고 했고 여당은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로 맞선다고 벼르며 국회 분위기는 시종일관 살얼음판을 걷는 듯했다. 21대 국회가 마무리되고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될 당시 정치권에서는 기대보다 걱정이 컸던 게 사실이다. 거대 의석을 가진 야당의 입법 강행과 21대 국회에서 이미 14차례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더 잦은 빈도로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였다. 이 경우 여야간 소모전이 이어질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민생 문제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였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상장심사 지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개선책을 내놨다. 기술특례 기업과 일반 기업의 상장심사를 완전히 분리하고, 특별심사 TF를 꾸려 심사 조직과 인력을 확충하는 게 골자다. 심사 초기에 주요 이슈 해소에 필요한 기간을 예상해 우선 처리가 가능한 기업은 상장 신청 순서와 무관하게 우선 처리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지난해 하반기 파두의 어닝쇼크 사태 이후로 상장 지연 현상이 더욱 극심해졌다는 비판이 쏟아내자 내놓은 고육책이다. 기술특례 기업은 전문가 회의 등 추가 심사 절차가 필요하고, 재무성과와 같은 단순명료한 판단 기준 적용이 어렵다.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에 상장 문턱을 낮춰주자는 취지로 도입했으나, 거래소의 상장심사 업무량을 과도하게 늘리는 부작용을 가져왔다. 기술특례 상장 신청 비중은 2022년 37%(45곳), 2023년 44%(58곳), 2024년 4월까지 47%(17곳)로 지속해서 높아졌다. 이로 인해 평균 상장심사 기간은 2020년 56.3일에서 지난
오너(소유주) 구속, 실적 부진과 인력 유출까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국내 대표 제빵기업 SPC그룹 얘기다. SPC가 이 같은 위기를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는 요새 식품 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특히 지난 4월 허영인 SPC 회장의 강제 체포를 기점으로 업계의 관심이 더욱 쏠렸다. 당초 노동조합(이하 노조) 이슈로 구속까진 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았지만, 상황은 예상과 달리 흘러갔다. 영업실적도 SPC의 발목을 잡는다. 대·내외적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연매출 5조원 규모의 SPC 주력 계열사인 파리크라상 영업이익이 계속 떨어지면서 2022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팔아도 남는 게 거의 없다는 얘기다. 프랜차이즈업의 특성상 본사와 가맹점 간 수익에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부진한 실적이다. SPC 내부에선 '자선사업을 하고 있다'는 자조섞인 얘기까지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사람이 없다'는 거다. 노조 이슈 등 사법리스크로 허영인 회장을 비
지난 26일 '기업 밸류업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 세미나'에서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방안을 두고 찬반 의견이 충돌했다. 현재 한국 증시는 위기 상황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가야 한다는 의견과 자칫 경영권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맞서면서다.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이슈가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상법개정 이슈로 옮겨지면서 갈등이 불거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주주가치 보호 실패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해 이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쪼개기 상장 같은 주주권리 침해에 정책적 불확실성이 더해지며 시장전반에 대한 신뢰가 하락했다는 점은 사실 해묵은 이슈다.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숙제라 난이도가 더 높다. 경제계가 부작용을 우려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정부정책과 관련해 기업의 성장을 제한하고, 저평가를 초래한다는 상속세나 법인세 같은 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하면서 주주권익을 강조하라는 뉘앙스만 눈에 들어오니 반발
"'관세 폭탄'으로 중국의 '저가' 공격을 막을 수는 있지만, 국내 소비자의 비용 부담·수요 부진으로 산업 성장을 더 제한할 수도 있다." 중국 공급과잉 문제를 둘러싼 중국과 서방 간 갈등이 전기차 등 국제 무역 시장의 '관세 전쟁'으로 확산하자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 우려의 목소리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보조금을 받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로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를 막아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주장한다. 반면 중국은 자국의 생산 능력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풍부하게 만든 것이라고 반박하며 유럽산 돼지고기 등 서방 수입품에 대한 보복 관세로 맞대응한다. EU가 앞서 발표한 일부 중국 전기차 업체에 대한 잠정 상계관세 부과를 오는 4일부터 시작하면 이런 '관세 전쟁'은 한층 격렬해질 수 있다. 중국과 유럽은 EU의 이번 조치가 심각한 무역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자 지난 22일부터 관련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관세 부과 시작 전까지 양측
"중국기업을 주축으로 유럽시장 내 경쟁 강도가 올라간 것을 느꼈다." 지난주 독일에서 열린 ESS(에너지저장장치) 전시회에 참가한 국내 배터리 업계 한 고위 관계자가 한 평가다. 실제 중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의 존재감은 한눈에 쉽게 확인 가능했다. 전시하러 나온 둘 중 하나는 중국 기업들이었다. 화웨이는 전시회의 메인 스폰서로 나선 동시에, 메인 홀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부스를 꾸렸다. CATL, EVE 등 다른 중국기업도 목 좋은 자리의 대형 부스를 차지하고 있었다. 업계는 중국기업에 대한 미국의 규제가 강화한 영향으로 해석했다. 미국은 중국산 배터리와 소재를 쓰는 전기차에 보조금을 받을 수 없도록 한 데 이어 전기차(100%), 배터리(25%) 등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부스에서 만난 중국기업 관계자도 "미국 진출이 어려워지면서 유럽이 더 중요해졌다"고 했다. 게다가 유럽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배터리 시장이다. 배터리 기업들이 진출한 ESS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이 한 발언을 두고 자산운용업계에서 구설이 이어진다. 경쟁사가 ETF(상장지수펀드) 수수료를 극도로 낮춘 것에 대해 "(우리는) 껌 팔듯 장사하지 않겠다"거나 또 다른 경쟁사의 ETF 상품 구조를 지적하면서 "고객을 현혹하기 좋다"는 식의 발언들이다. 대형 자산운용사 대표가 공식석상에서 경쟁사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일이 이례적이기는 하다. 업계에서는 거친 표현방식과 내로남불 아니냐는 비난도 돌아왔다. 이 부회장의 언사가 적절했는지는 논란이 있지만 ETF 시장의 경쟁이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ETF 수수료가 껌 값이 된 현실이나 타사 ETF를 깎아 내리는 것이나 결국에는 차별성 없는 ETF 상품들이 무분별하게 상장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차별성이 없기에 수수료 인하 말고는 내세울 게 없고, 투자자들이 봤을 때 비슷비슷해 보이니 타사 상품의 문제점(사실 대동소이 하기에 문제점이라고 보기도 어렵다)을 부각시켜서라도 '
지난해 가을 인도네시아 출장 때의 일이다. 현지판 다이소, 올리브영이라 불리는 멀티브랜드숍을 둘러보니 K뷰티 열풍답게 한국어로 적힌 화장품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곧이어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국내 브랜드처럼 보이려 한글을 사용했지만 맞춤법이 어긋나 있었다. 인도네시아 현지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한국 스타일을 표방한 외국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K컬처를 타고 K뷰티 K패션 K푸드 등의 열기가 이어진다. 패션의 경우 해외 유명 브랜드가 글로벌 진출 첫 무대로 국내를 선택한 사례도 나왔다. 그만큼 국내 패션 시장의 글로벌 영향력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제품의 품질, 디자인 등을 중요시하는 패션 고관여자가 많은 국내 시장은 글로벌 의류 기업들이 거쳐야 할 중요한 테스트베드 중 한 곳이 됐다. 이런 가운데 중국 온라인 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이 국내 시장 본격 공략을 선언했다. 쉬인은 이미 국내 패션 시장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있는 디자인을 앞세운
지난해까지 최근 6년간 산업현장에서 180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사망자만 24명이다.특히 폭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건설업에서 근로자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 전체 사망자 중 17명이 건설업에서 발생했다. 취재차 6월 초 방문한 건설현장에서 폭염의 위험성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지하 5층에서는 더 낮은 층을 만들기 위해 중장비를 이용한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지하 1~4층에서는 개별 작업이 이뤄졌다. 지하로 내려갈 수록 온도가 떨어지는 효과를 기대했지만 실제는 달랐다. 작업 설비에서 나오는 열과 지상과 연결된 환풍 통로가 없는 탓에 뜨거워진 작업 현장의 열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흐르는 땀을 식힐 틈도 없이 올라간 지상층 건설 현장의 온도는 더 올라갔다. 외벽 공사를 하지 않은 지상 3-4층에는 자연 바람이 불 때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었지만 바람이 불지 않으면 뙤약볕에서 직사광선을 받으며 일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한모금 마실 물이 간절했다. 30분 남짓 현장을 둘러보고
"몸이 못 견뎌도 자전거를 몰아야 해요. 우리는 육체노동에 익숙하기 때문에 몸이 힘든 건 익숙합니다. 하지만 이 더위는 정상이 아녜요. 우리가 죽든 말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요. 누구에게 투표해도 이 문제는 아무도 해결해주지 않죠." 인도 뉴델리에서 자전거 인력거를 모는 사가르 만달이 최근 CNN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인도에선 최근 5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밤에도 기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뉴델리의 삽다르정 관측소는 19일 새벽 1시 기온이 35.2도를 찍었다. 지구촌이 때 이른 폭염으로 난리다. 폭염 신기록이 경쟁하듯 쏟아진다. 19일 서울 기온이 35.8도까지 올라 6월 기준 1958년 이후 최고 기록을 깨뜨렸다. 21일엔 서울에서 관측 이래 가장 일찍 열대야가 나타났다. 미국은 각지가 열돔에 갇히면서 시카고, 클리블랜드, 보스턴 등 각지 기온이 6월 최고치를 다시 썼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선 52도 무더위에 성지 순례에 나선 신도가 1000명 넘게 목숨을
1950년대 유럽에서는 자궁 내 태아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임산부가 정기적으로 X선을 찍었다. 지금은 태아에게 방사선을 쏘이는 게 말도 안 된다고 여기지만, 당시 의사들은 X선에 과다하게 노출되지만 않으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영국의 여의사인 앨리스 스튜어트는 이런 통념을 뒤집었다. 저용량 방사선도 백혈병 등 소아암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 10세 이전 발생한 소아암은 임신 초기 산모의 X선과 명확한 연관성이 있다는 게 그의 연구 결과였다. 1956년, 이런 내용의 논문은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 저널인 '란셋'(The Lancet)을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됐다. 하지만 그의 '과학적인' 주장은 20년 가까이 의학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초기 의사들은 X선이 태아에게 안전하다는 증거만 보려고 했다. 자신의 선택이 태아에게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팩트)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듭된 연구에서 위험성이 반복적으로 증명됐고 지금은 임신과 유아기 X선 촬영이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