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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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샐러리맨은 보통 신용대출을 안 씁니다. 은행에서는 집을 살 때 주택론(대출)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만난 은행원에게 개인신용대출 시장은 어떻냐고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일본 은행권은 카드론 외에 신용대출, 마이너스대출 등을 거의 취급하지 않고 카드론도 비중이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개인은 은행에서 주택론만 쓴다는 것이다. 빚을 내는 게 만연하다 못해 당연한 한국의 분위기와 달라 인상이 남았다. 국내 은행 가계대출에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5.8%로 총 237조원이 넘는다. 2021년 말에는 30.8%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기준 30대 가구 셋 중 하나(33.3%)는 신용대출을 보유 중이다. 5년 전과 비교해 5.9%포인트 늘었다. 2019년 초 1.75%였던 기준금리는 1년반 만에 0.50%로 낮아졌고 이 시기 '빚투'(빚 내서 투자)가 등장했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빚투'는 2018년 11월부터 검색되기 시작해 2020년 1
경북 영양군은 우리나라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기초자치단체(지난달 기준 1만5517명)다. 영양군의 면적(815㎢)은 인구 100만명을 넘어선 경기 화성시(700㎢)보다 넓은데 가동 중인 신호등은 3개 뿐이다. 말 그대로 가장 빠르게 소멸로 가고 있는 지역인 셈이다. 이런 영양군에 최근 구독자수 300만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인 '피식대학'이 찾으면서 원치 않는 주목을 받고 있다. 피식대학의 이용주·정재형·김민수 유튜버는 지난 11일 자신들이 출연한 '경상도에서 가장 작은 도시 영양에 왔쓰유예'란 36분 짜리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이 영상을 시청한 구독자들이 '지역비하' 발언이 선을 넘었다며 비판하기 시작했고, 이후 10만명이 넘는 구독자들이 빠져나갔다. 실제로 "내가 공무원(인데) 여기 발령받으면...여기까지만 할게"라던가 지역 지명을 보고 "여기 중국 아니에요?", 지역특산품을 맛본 뒤 "할머니의 살을 뜯는 거 같아"라는 등의 발언은 충분히 불편할 만하다고 느꼈다. 사태가 커지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알고리즘 조작으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검색 상단에 노출했다는 혐의를 받는 쿠팡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29일과 다음달 5일 전원회의에서 제재여부를 결정한다. 2022년 참여연대가 "쿠팡이 임직원을 동원해 PB상품을 우대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한 사건이다. 과징금은 최대 5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지난 한 해 동안 공정위가 국내 500대 대기업에 매긴 과징금을 모두 합한 액수(2248억원 추산)의 두배가 넘는 금액이다. 공정위는 알고리즘 조작의 주체가 쿠팡이라고 판단해 쿠팡의 PB 상품을 전담하는 자회사 CPLB의 매출이 아니라 쿠팡의 매출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는 '쿠팡 랭킹순' 정렬 방식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판매 실적과 고객 선호도, 배송 기간 등을 종합 판단해 쿠팡 랭킹순 정렬 순위를 결정한다고 고지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쿠팡이 이 기준과 무관하게 자사 PB상품을 무조건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2030년쯤 70%를 넘고 2045년쯤 100%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50년쯤에는 이 비율이 12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나랏빚은 무섭게 불어나는데 나라 곳간 사정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지난해 56조4000억원 규모의 역대급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올해 사정도 녹록지 않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누적 국세 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2조2000억원 감소한 8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 탓에 3월까지 누적 법인세가 전년 대비 5조5000억원(22.8%) 감소한 영향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최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낭비성 정책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 지출을 구조조정하기로 한 건 일견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엄중한 상황 인식에 비해 재정 개혁을 위한 근본적 노력 대신 쉬운 길만 택한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
"25만원 주는 게 당장 물가 영향보다도 나라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으로 흐르게 되는 게 더 큰 문제에요." 한 유명대학의 경제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공약이었던 '1인당 25만원 지급'을 특별조치법 입법을 통해서라도 시행하겠다고 밝힌데 대한 반응이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반발한다. 예산편성권은 정부에 있다는 논리다. 현재는 정부·여당이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 반대하고 있으나 민주당이 이를 통해 정치적 이득을 계속 가져가면 여당의 입장도 바뀔 수 있다. 1인당 25만원을 지급한다는 정책은 '죄수(용의자)의 딜레마' 구조를 갖고 있어서다. 죄수의 딜레마란 협동을 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됨에도 배반을 선택하는 상황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수사관이 용의자 두 명에게 각각 '네가 자백하면 가벼운 형량을 적용하겠지만, 네가 자백하지 않았는데 다른 용의자가 자백하면 너에게만 중형을 적용하겠다'고 제안하는 경우다. 이
임원 주 6일 근무·임금 동결, 경비 절감 등 긴축 경영 삼성전자가 최근 실적 부진에 따른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내놓은 방안이다.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1등 기업'의 해결책이라기엔 다소 어색하다. 시대 역행적 발상이란 지적이 안팎에서 나온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실리콘밸리 기술스타트업과 정반대의 행보"라고 했다. 그 기저에 경직된 조직 문화가 있다. 도전에 따른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지나치게 경쟁적인 문화가 자리 잡았단 얘기다. 공개되지 않는 평가기준, 인사 적체, 원활하지 못한 소통 등도 대표적인 조직 문화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좋은 복지로 2020년~2023년 4년 연속 포브스 선정 '세계 최고의 직장'이란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기간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 자리를 위협받게 됐다. 인공지능 바람에 올라탄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비롯, 차세대 D램 경쟁에서 주도권을 빼앗기고 파운드리 1위 TSMC와의 격차는 더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눈에 띄는 조직이 가동됐다. 민생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한 '여야 2+2' 협의체다. 입법·정책 실무를 담당하는 여야 핵심 인물인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로만 구성된데다 정쟁은 말고 법안만 논의하는 자리란 점에서 기대가 컸다. 협의체 구성 후 처리가 시급한 핵심 법안들도 각 당에서 10개씩 추려져 올라와 희망감을 키웠다. "양당이 필요성 있다고 느끼는 한 계속될 것"(유의동 전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법안들 심의가 종료될 때까지 계속 협의할 것"(이개호 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라 했던 협의체 활동은 해가 바뀌고 총선이 다가올수록 흐지부지됐다. 여당은 야당의 강행처리를 비판했고 야당은 여당이 법안 처리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총 20개 시급 법안 중 양당 합의로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우주항공청 설치법과 개식용 금지 특별법, 두 건에 불과했다. 총선이 끝난 현재 협의체 활동은 끝났고 양당 원내지도부도 바뀌었지만 협의체에서 논의됐던 법안 처리의
"대한민국 식품 사막엔 오아시스가 없다." 기자와 만난 대형 식품 업체 관계자는 온라인 식품 유통 성장에 따른 부작용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른바 '식품 사막' 혹은 '쇼핑 난민'으로 언급되는 문제다. '식품 사막'은 1990년대 영국에서 처음 생긴 개념으로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워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식품 유통량이 지난해 40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소외 지역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온라인 식품유통 성장의 그림지다.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당연한 얘기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다. 지방 곳곳의 대형마트들이 문을 닫으면서 도심에서 떨어진 사람들은 식품을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 지고 있다.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워 진다는 건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다. 멀수록, 노인일 수록 더 문제가 된다. 심지어 서울에서도 일부 식품 사막화가 진행 중이란 연구까지 있다. 장기적으론 식품 제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인구가 지
한국거래소와 경쟁하는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가 내년 상반기 출범한다. 68년간 이어온 한국거래소 독점 체제가 무너지고 '듀얼 거래소' 시대가 열린다.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대체거래소의 법적 기반이 생긴 이후 12년 만에 실질적인 변화가 단행되는 것이다. 넥스트레이드의 대체거래소 출범으로 거래 시장 간 경쟁을 촉진해 한국 자본시장의 도약을 이뤄낼 것이란 기대가 크다. 이미 미국, 유럽 등 주요국에선 듀얼 거래소 체제가 자리를 잡았다. 대체거래소 출범은 글로벌 스탠다드에도 부합하는 행보다. 금융당국의 대체거래소 운영 방안을 보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식 거래가 가능해진다. 한국거래소와 공통으로 운영하는 정규 시장 전후로 프리마켓(오전 8시~8시50분)과 애프터마켓(오후 3시30분~8시)을 추가 운영한다. 중간가, 스톱지정가 등 새로운 호가를 도입하고, 매매체결 수수료는 한국거래소보다 20~40% 인하할 예정이다. 거래 창구가 2개로 늘어나지만 당국은 통합적인 시장 관리
최근 홈택스(국세청 납세 자동화 시스템)신고 항목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추가됐다는 소식이 온라인에서 퍼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금투세 시행은 기정사실화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나타낸다. 국세청은 전산 작업만 해둔 상태라고 설명했지만, 금투세 시행 여부가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금투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폐지 수순을 밟아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폐지를 약속하면서다. 하지만 4·10 총선 이후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금투세 폐지 법안이 통과되려면 야권의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야당은 금투세 폐지를 '부자 감세'라고 규정했다. 변화가 없는 경우 금투세는 내년 1월 1일 시행된다. 정부는 흔들림 없이 금투세 폐지를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수는 나오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금투세 관련 질문에 "금투세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우리 증시에서 엄청난 자금이 이탈할 것"이라며 "국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이 7개월을 넘게 이어지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한 비난 목소리도 높아진다. 세계 외교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강대국의 수장이 자신의 재선 성공과 중동 안정을 저울질하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 초기 이스라엘을 직접 찾아 자신의 오랜 친구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하마스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이스라엘을 위로하고 이스라엘의 보복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최근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지상전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등 네타냐후 총리와 관계가 멀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지난달 24일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군사 지원이 담긴 국가 안보 패키지 지원안에 서명하면서 라파 지상전 우려에도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여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 대학가를 중심으로 벌어진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과 학부
"중국이 모든 기술을 5년 내 따라온다고 보면 된다." 최근 중국에서 만난 국내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가 한 말이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현재 중국발 과잉 공급 여파로 생존의 기로에 섰다. 중국 석유화학은 국영기업이 주도하다 2017년부터 민영기업 주도로 바뀌었다. 수급을 고려하지 않는 설비투자가 이뤄졌고, 이 덕분에 중국은 단기간 내 석유화학 최대 생산국이 됐다. 중국은 진입장벽이 낮은 범용화학 시장부터 잠식하기 시작했다. 규모의 경제에서 중국을 이기긴 역부족이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줄줄이 어닝쇼크급 실적을 내놨다. 공장 문을 닫거나, 가동률을 낮춰 수익성 관리에 나섰다. CEO들은 연초부터 "고부가 제품으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당면 과제로 제시했다. SK지오센트릭은 포장용 접착재로 쓰이는 고부가 제품 'EAA'(에틸렌 아크릴산)를 미래 먹거리로 내세웠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각각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 초고충격 PP(폴리프로필렌) 등 고부가 제품을 꺼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