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오아시스 없는 韓 식품사막

[기자수첩]오아시스 없는 韓 식품사막

이재윤 기자
2024.05.14 05:10
대형마트 자료사진./사진=머니투데이DB
대형마트 자료사진./사진=머니투데이DB

"대한민국 식품 사막엔 오아시스가 없다."

기자와 만난 대형 식품 업체 관계자는 온라인 식품 유통 성장에 따른 부작용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른바 '식품 사막' 혹은 '쇼핑 난민'으로 언급되는 문제다. '식품 사막'은 1990년대 영국에서 처음 생긴 개념으로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워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식품 유통량이 지난해 40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소외 지역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온라인 식품유통 성장의 그림지다.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당연한 얘기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다. 지방 곳곳의 대형마트들이 문을 닫으면서 도심에서 떨어진 사람들은 식품을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 지고 있다.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워 진다는 건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다. 멀수록, 노인일 수록 더 문제가 된다. 심지어 서울에서도 일부 식품 사막화가 진행 중이란 연구까지 있다.

장기적으론 식품 제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제조 기업들은 사실상 국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 식품 기업들이 해외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다행히 한류 붐을 타고 K-푸드(한국식 음식)는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1∼4월 농식품 수출액은 31억2000만달러(약 4조3000억원)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하지만 K-푸드의 성공이 지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지금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지만 K-푸드 인기가 한 때 유행으로 지나갈지도 모를 일이다. 수출 중심의 식품 산업 전략과 동시에 내수를 살릴 수 있는 고민도 함께 해야 한다. 해외에서 K-푸드 인기가 식더라도 내수가 뒷받침 돼야 나중을 기약할 수 있다.

식품 사막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가 심도 깊게 이뤄져야 할 때다. 방치하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단순히 대형마트의 숫자가 줄어들고,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기 힘들어졌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칫 산업의 기반을 흔들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을 떠나려는 식품 기업들이 늘어나고, 글로벌 경쟁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재윤 머니투데이 기자./사진=머니투데이DB
이재윤 머니투데이 기자./사진=머니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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