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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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지역 89곳이 모두 회생이 가능한지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지난달 정부혁신 미래전략 포럼에 강의자로 나선 인구학자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현실적으로 89개 인구감소지역을 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던진 발언이다. 인구감소지역은 2021년 10월 행정안전부가 처음 지정했고, 5년 단위로 재지정된다. 연평균인구증감률을 비롯해 주간인구와 고령화비율 등 8개 지표를 근거로 산정된다. 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많다는 지적이 많았다. 더욱이 수도권인 인천과 경기 지역, 광역시인 대구와 부산에서도 지정되면서 인구감소지역의 의미가 퇴색했다는 평가도 꾸준히 제기됐다. 조 교수가 인구감소지역 지정 대신 대안으로 내놓은게 통폐합을 통한 행정구역 구조조정이다. 그러면서 현재 226개나 되는 전국의 기초지방자치단체를 모두 유지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취재차 인구감소지역을 방문했을 때 비슷한 고민을 해본 적이 있다. 관할 지자체의 공무원조차 이 지역에 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인근
"보건복지부는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조정 자문위원회 활동 계획을 공개하라." 안전상비약 시민네트워크는 지난달 12일 "복지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안전상비약 자문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혔으나 새해를 넘긴 현재까지 활동 계획에 대한 어떠한 발표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촉구했다. 이처럼 시민단체가 나선 이유는 10여년이 지나도록 안전상비약 품목 재검토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상비약 판매제도는 약국 영업시간 외 심야시간대 의약품 구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약국 외 의약품 판매를 허용한 제도다. 복지부는 2012년 의·약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를 통해 해열제 5종, 감기약 2종, 소화제 4종, 파스 2종 등 총 13개 품목을 지정해 24시간 운영 편의점에서 판매를 허용했다 이에 따라 현재 △타이레놀정 500mg △타이레놀정 160mg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80mg △어린이용 타이레놀 현탁액 △어린이 부루펜시럽 △판콜 에이 내복액 △판피린 티 정
올해 우리나라 예산 총지출 증가율은 2.8%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전임 정부 재정 운용이 방만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은 논외로 하더라도 나라곳간을 지켜 살림살이를 튼튼하게 만들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읽힌다. 건전재정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정부 의지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도 확인됐다. '감액 내 증액' 조정 원칙 아래 국회 예산 심의에 임한 정부는 당초 제출한 총지출 규모(656조9000억원)보다 외려 3000억원 순감된 예산을 손에 쥐었다. 정부는 관리재정수지와 국가채무가 각 4000억원 개선돼 건전재정 기조가 강화됐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새해 들어 정부의 건전재정 의지는 의심받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세수결손을 기록한 상황에서 정부가 연이어 줄감세 정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증권거래세 유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혜택 확대 등이 감세 정책의 사례다. 문재인정부가 '선심성 퍼주기' 정책을 폈다면 윤석열정부는 '선심성
최근 약 2주간 고향인 한 지방 도시에 머물 일이 있었다. 2주간 살펴본 고향은 학생 때인 20년 전과 크게 달라져 있었다. 지방이지만 오후 4~5시면 사람이 북적이던 시내 중심가는 걷는 사람조차 찾아보기 어려웠고 상가에는 공실이 눈에 띄었다. 결혼식장은 노인복지회관이나 장례식장, 요양병원 등으로 바뀌었고 약 20년간 영업하던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폐업했다. 비교적 최근 생긴 영화관도 내부 수리 중이라 한시적이지만 영화를 볼 수 없는 도시가 돼 있었다. 놀라운 사실은 눈에 띄게 줄어든 활력에 비해 해당 도시의 인구는 생각보다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이 도시의 인구는 12만9000명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20년 전인 2004년 초에는 14만명 수준이었다. 20년간 인구가 불과 약 1만명(7%) 줄었을 뿐이지만, 고령화 때문인지 체감상의 변화는 매우 컸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는 2020년 정점인 5184만명을 기록한 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주민등록기준으로 지
"반도체 산업 활성화가 곧 민생을 살리는 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직접 주재한 반도체 산업 민생토론회에서 한 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집권 후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의지를 거듭 드러내 왔다. 정치권도 반도체 지원엔 여야가 같은 목소리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우리의 우선순위는 반도체"라고 말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같은 달 22일 반도체 등 첨단산업 보호 및 육성을 위한 한국판 IRA(인플레이션감축법)도입을 시사했다. 반도체는 무한경쟁의 장이다. 주요 기업과 국가가 한팀이 되어 플레이를 하고 있다. 미중 갈등과 같은 지정학적 요인 등이 반영되며 반도체가 국가전략산업화됐고 각국 정부는 일제히 지원책을 쏟아 내며 자국기업에 혜택을 주고 있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과학법에 따라 반도체 투자 기업에 생산 보조금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중국 정부는 2015~2025년 반도체 분야에 1조 위안을 투자하는 내용의 '중국
지난 29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에서 다뤄진 가장 큰 주제 가운데 하나는 홍콩H지수연계증권(홍콩 ELS) 상품의 대규모 손실 우려였다. 한 의원은 "정무위 소속 의원실로 투자자들의 민원 전화가 쏟아진다"며 금융당국에 빠른 실태 조사와 대책을 요구했다. 급기야 홍콩 ELS와 같은 옵션매도 구조화 상품은 은행에서 팔아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왔고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사실상 공감하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이날 정무위 이후 실제로 일부 시중 은행은 ELS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은행들이 ELS 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하긴 했지만 그 방법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정무위 전체회의에서는 한 번 듣고 이해하기 어려운데다 수익은 제한적이고 손실은 제한이 없다시피한 상품 구조에 대한 지적도 여러차례 제기됐다. 만약 지적대로 상품 자체에 큰 하자가 있었다면 증권사가 상품을 고안해 출시한 단계에서부터 금융당국이 이를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했다는 뜻도 된다.
국내 원화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지난 29일 갤럭시아의 거래지원을 종료(상장폐지)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민사50부)이 갤럭시아 발행사 갤럭시아SG가 빗썸을 상대로 낸 상폐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한 데 따른 것이다. 상폐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갤럭시아메타버스 소유 전자지갑에서 갤럭시아 3억8000만개가 무단 출금된 일이다. 갤럭시아 재단은 해킹 사고라면서 해당 물량의 바이백(재구매) 및 소각을 단행했으나, 빗썸은 충분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원화 거래소 고팍스는 정반대 결정을 내렸다. 갤럭시아에 대한 투자경고 종목 지정을 26일 해제했다. 고팍스는 "발행주체가 투자자 보호에 필요한 조치를 충실히 이행했다고 판단해 투자경고 종목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동일한 가상자산의 대규모 무단 출금 사태에 대한 판단이 거래소별로 달랐던 것이다. 비슷한 일은 크레딧코인 발행량을 두고서도 벌어졌다. 크레딧코인 발행량은 최근 상장한 업비트에서 6억개로 설정됐는데, 이미 거래
"앞으로 누가 한국에서 사업하려고 하겠습니까?" 지난 26일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 확대 시행을 하루 앞두고 만난 경제단체 간부의 말이다.이 법은 2022년 1월27일부터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 먼저 적용됐고 50인 미만(공사금액 50억원 미만) 중소사업장에 대해서는 2년 간 시행을 유예했다. 국회가 추가로 2년을 더 유예하는 법 개정 논의를 벌였지만 처리가 무산됐다. 중처법의 확대 적용으로서 대다수 기업들이 법의 영향권에 들게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5인 이상 사업체는 75만5000곳, 종사자수는 1500만명이다. 전체 종사자 1810만명의 82.7%에 달한다. 중처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5인 이하(1~4인) 사업장 종사자는 313만명으로 전체의 17.3% 정도다. 재계는 중처법으로 인한 혼란이 앞으로 더 가중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중처법 논의 과정에서 '균형'이 무너진 탓이다. 중처법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불의의 사고를 막자는 취지에서 2017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을 향한 학계의 비판이 거세다. 지난 15일부터 사흘 간 한국대학교수협의회(한교협) 등이 제기한 의혹만 7~8건에 달했다. 조 차관 입장에선 '눈 떠보니 역적'이 됐다고 느껴질 법도 하다. 18일 입장문에선 "억지" "처절" "모욕" 등 격정적 발언을 쏟아냈다. 몇몇 비판은 반박했다. 사교육 업체 주식은 민간인 시절 매입한 것으로, 대통령실 과학기술비서관 취임 직후 처분했다고 밝혔다. 2005년 명지대 교수 임용 시 '관료와의 친분'으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은 처음부터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한 '주장'에 가까웠다. 다만 해명이 부족한 사안도 여럿이다. 음식값과 인원이 맞지 않는 업무추진비 사용 보고에는 "사적으로 쓰지 않았다"는 호소, 학술지 논문과 박사 학위 논문이 유사하다는 '자기 표절' 비판에는 "망신주기식 의혹"이라며 경고로 일관했다. 특히 일련의 공세를 "R&D(연구개발) 혁신에 대한 정책적 저항"으로 규정했다. 또 '조 차관이 R&D 예산 삭
"이종기업 간 M&A(인수합병) 자체가 이례적인 결정은 아닙니다.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해서 덕을 톡톡히 보고 있고, 국내에선 한화가 삼성에서 방산업체를 인수해 성공했죠. 실패 사례도 있긴 하지만요." 최근 기자와 만난 경영학 교수는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이종산업 간 M&A가 활발히 일어난 상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한 달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선 3건의 M&A(인수합병)가 발생했다. 파멥신이 타이어뱅크, 한미약품이 OCI,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오리온과 손을 잡았다. 공통점은 모두 인수자가 제약바이오 기업이 아니란 것이다. 업계에선 기대와 우려가 섞여나왔다. 공교롭게도 기대와 우려의 배경은 같다. 제약바이오 본업인 '신약 개발'의 특수성이다. 통상적으로 신약 개발에 필요한 기간은 약 10년, 비용 1조원 이상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과정을 거친다 해도 성공 가능성이 1%도 안 된다. 하지만 성공만 하면 10여년간 매년 수조원의 잭팟(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 기대론자들
"조합에 유리한 건 하나도 없네요. 공사비 인상 근거만 더 생겼어요."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은 '정비사업 표준공사계약서'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공사비 분쟁을 막기 위해 마련한 것이지만 분쟁의 핵심을 짚지 못했다는 평가다. 공사비 인상의 핵심은 3베이를 4베이로 구조를 변경하거나 지하주차장 확대, 커뮤니티 고급화, 층수 상향 등과 같은 큰 덩어리의 설계변경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공사비 인상은 조합에서 검증하기가 어렵다. 시멘트나 철근 등 물량 증가에 따라 공사비에 증가하게 되는데, 이런 건설업 전문영역을 전문성이 없는 조합이 파악하기 쉽지 않다. 이 과정에서 조합이 공사비 인상이 과도하다며 시공사에 맞서면서 갈등이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표준공사계약서에는 공사 계약을 맺을 때 시공사가 '세부 산출내역서'를 제시해 함께 첨부하도록 했다. 현재는 공사비를 '3.3㎡당 600만원'식으로 뭉뚱그려 제시했는데 세부 내역을 첨부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눈에 띄는 현상 중 하나는 일본 증시의 강세다. 일본 증시는 '잃어버린 30년'이라고 할 정도로 상당히 오랜 기간 침체를 겪어 왔다. 닛케이225 지수는 1989년 고점을 찍고 내려온 뒤 지금까지 한번도 전고점을 넘지 못했는데 지금은 전고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일본 증시의 상승세는 국내 증시의 부진과 맞물리면서 더 주목 받는다. 닛케이 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약 9%로 전세계 주요 40여개국 증시 중 가장 높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6%대 하락하며 중국, 홍콩 등과 함께 최하위권이다. 장기 시계열로 놓고 보면 수익률 차이는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10년(2012~2021년) 간 국내 상장사의 PBR(주가순자산비율)는 평균 1.2배로 45개 주요국 중 41위에 불과하다. 선진국 평균이 2.2배, 신흥국 평균도 2배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주식은 40~50% 바겐세일 중인 셈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은 한 두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