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482 건
지난 11일 오후 늦게 금융감독원이 전 증권사에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거래 중개 금지 지침을 내렸다. 금융위원회는 짧은 입장문을 내놨다. "해외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가상자산에 대한 기존 정부입장,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 증권사는 발칵 뒤집혔다. 그간 해외 상장된 ETF 거래가 당국 규제로 막힌 적이 없었던 상황이라 우왕좌왕했다. 증권사는 부랴부랴 미국 시장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11종을 거래할 수 없다고 각사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후폭풍은 더 거셌다. 미래에셋증권은 12일 이미 거래해왔던 캐나다·독일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도 막았다. 혼란에 빠진 증권사는 답답한 마음에 출입기자한테까지 질문을 던졌다. "선물 ETF는 괜찮대요?" 당국은 비트코인 선물 ETF 거래는 법상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는데, 일부는 알아서 몸을 낮췄다. KB증권은 같은 날 23종의 가상자산 선물 ETF 신규 매수까지 막았다. 명확한 지침이
"몇 선 이상 나가라는 건 상황에 따라 다르지 일률적으로 말할 문제가 아니다. 출마해서 이길 수 있는 분들, 명분 있는 분들은 (총선에) 나가셔야 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부산에서 열린 현장 비대위원회의에서 총선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한 뒤 이같이 밝혔다. 한 위원장은 "공천 시스템은 룰로 정해져 있고 룰에 맞출 것이다. 이기는 공천, 설득력 있는 공천, 공정한 공천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역 의원들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다. 한동훈 비대위 출범 뒤 국민의힘 의원들은 '물갈이론'에 떨고 있다. 매 총선마다 물갈이는 있었다. 이번에 유독 의원들이 긴장하는 이유는 한 위원장 때문이다. 한 위원장은 스스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가 이른바 '여의도 문법'에 익숙지 않고 오히려 이에 저항하고 있는 점도 의원들을 불안케 한다. 한 위원장은 당내 인맥이 거의 없다. 공천 실무를 챙길 사무총장에 중진을 기용해온 전례를 깨고 초선 장동혁 의원을 파격 발
"A 스타트업에 클럽딜(공동투자)로 들어가려는데 리드 투자사의 불만이 많았다. 우리가 1~2개월 뒤 투자하는데 자신들이 투자할 때와 같은 기업가치로 참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거다. 그럴 거면 아예 참여하지 말라고 해서 투자가 무산될 뻔했다." 한 투자심사역이 털어놓은 일화다. 해당 스타트업으로선 투자가 차질을 빚으면 IR에 시간을 낭비하게 되지만 리드 투자사가 이런 문제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지분가치만 신경 썼다는 주장이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벤처캐피탈(VC)들이 합심해서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 훗날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데 근시안적 관점 아니냐는 지적이다. '혹한기'라고 할 만큼 벤처투자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일부 VC에 대한 불만이 소규모 VC는 물론 스타트업들 사이에서도 종종 들린다. 투자유치 이후 VC의 경영 참여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는 업계에 끊이지 않는 논란이다. 지난해 수백억원대 투자를 유치한 한 스타트업의 대표는 VC가 지나치게 경영에 간섭하고
다 죽어야 전멸이 아니다. 구체적 수치는 공개되지 않지만 군에서는 도상연습(지도 위에 부대나 군사시설 등을 표시해 벌이는 모의 전쟁) 등에서 아군이 전투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수준의 피해 규모를 설정하곤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장교는 "군 기능, 참모 기능, 무기, 탄같은 게 갖춰져야 한다"며 이같은 조건들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부대는 전멸한 것이나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기관 트레이더 출신의 한 주식투자 전문가는 적정선을 넘어선 손실을 '불가역적 피해'에 빗댄다. 예컨데 투자 원금의 33% 손실을 입은 투자가는 원금 복구를 위한 손실을 회복하려면 그 상태에서 50%의 수익률을 올려야 한다. 그런데 원금 3분의 1을 까먹은 사람이 50%의 수익률을 올려 만회하는 것이 가능할까. 부대원 3분의 1이 희생되는 피해를 입은 부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살아남은 부대원들은 병력 손실분만큼 더 활약해야 한다. 그런데 누군가는 정신적으로 공포에 휩싸여 더는 전의를 발휘하
"과도한 위기론이 진짜 위기 상황을 만듭니다" 조선·배터리업계 관계자들이 종종 하는 말이다. 새해가 되면 두 업계를 향한 위기론이 등장할 때가 있다. 전년도 시장 점유율 통계가 나오는 시점이 되면 중국의 높은 점유율은 K조선, K배터리 위기론의 근거가 된다. 클락슨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서 발주된 선박 59%를 가져갔다. 한국의 점유율은 24%다. 중국과 35%p 차이다. 중국은 3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위기론이 사실이라면 국내 조선업은 지난 3년 동안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어야겠지만, 오히려 수익성이 확대됐다.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은 불황의 터널을 뚫고 흑자전환을 이뤘거나 목전에 뒀다. 배터리업계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난다. 국가별 통계는 없지만, 상위 10개사 가운데 6개가 중국업체일 정도다. 이런 상황에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의 주요 사업 지표는 매년 신기록을 경신한다. 올해는 전동화 시장의 위축으로 성장세가 둔화할
얼마 전 치과의사 김광수씨의 양심선언이 화제가 됐다. 그는 "장사를 잘하는 치과에 가면 멀쩡한 치아도 나쁜 충치가 된다"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아말감 충전 치료는 권하지 않고 그보다 20~30배 비싼 금·인레이 치료부터 권유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건강보험 적용 재료인 아말감 충전재 충치 치료 건수가 5년 새 65% 급감했다. 이종성 의원이 받은 국민건강보험의 급여적용 항목별 충치 치료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아말감 충전으로 충치를 치료한 건강보험 청구 건수는 2017년 163만5967건에서 지난해 57만6647건으로 감소했다. 또 다른 보험적용 충치 치료재인 글래스 아이오노머 시멘트(GI)를 포함한 급여 적용 충치 치료 건수는 2017년 901만481건에서 지난해 807만3927건으로 5년 새 10% 줄었다. 아말감 충치 치료의 가격은 5000~1만5000원가량, GI는 1면 기준 1만~1만7000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치과 병·의원에서 충치 진료를 할 때 보험
"독일에 지역인재라는 개념은 없다." 이공계 인재육성 비책을 찾기 위해 지난달 방문한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뜻밖의 비밀을 들었다. 전국에 분포한 277개 연구소를 중심으로 대학과 기업이 사람을 키우고 첨단산업 일자리를 만든다는 이야기였다. 우리나라처럼 별도 지방(地方) 인재육성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독일에선 연방정부와 16개 주정부의 지원을 받는 연구소만 약 280곳에 달한다. 막스플랑크연구회(순수기초과학)를 비롯해 프라운호퍼연구회(산업응용기술) 헬름홀츠협회(거대과학) 라이프니츠협회(학제융합연구) 산하 연구소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에 방문한 바이에른주 뮌헨의 막스플랑크 플라스마물리연구소와 천체물리연구소는 뮌헨공대 등과 캠퍼스를 같이 쓰며 연구·교육을 이끌었다. 헤센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막스플랑크 생물물리학연구소와 뇌연구소도 프랑크푸르트대, 괴테대 등과 함께 인재와 산업을 키워냈다. 역사가 다른 만큼 독일 모델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다. 독일이 19세기
"한 번 거꾸로 물어볼게요. 정치를 왜 하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이 최근 통화에서 연거푸 한숨을 내쉬었다. 2~3초 정도 정적이 흘렀을까. 그는 "정치라는 게 사람들 어려움을 좀 덜어줘야 하는 게 아니냐"며 "쌓인 법안은 많고 뭐라도 조금씩 진전이라는 게 돼야 하는데 상황이 돌아가는 것을 보면 영 마음 같지 않다"고 자답했다. 변화에 소극적인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돌이켜보면 과거 공무원 시절의 본인도 다를 바가 없었다는 반성도 함께였다. 이 의원은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하려고 해야 하는데, 참 문제다"라며 "저도 공무원일 때는 사람들의 절박감이나 이에 따른 책임감을 잘 몰랐다. 이런 것들을 좀 알았다면 (당시의 저도) 자세가 바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위는 지금 휴업 상태다. 지난달 27일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이 '선 구제·후 회수'를 골자로 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여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
"역사적 비행이다." 지난해 11월28일 영국 버진애틀랜틱이 100% SAF(지속가능항공유)를 사용한 여객기의 최초 대서양 횡단(런던→뉴욕)에 성공한 것을 두고 한 논평이다. 이 회사의 창업자로, 비행에 동행한 '괴짜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경도 "지속가능한 연료로의 업그레이드"에 의미를 부여했다. SAF는 폐식용유 등을 활용해 만드는 항공유다. 기존보다 탄소 배출량을 80% 줄일 수 있다. 유럽 등 각국이 혼합 의무 비율을 설정하는 2025년 무렵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 연평균 시장 성장률이 47.2%에 달할 전망인데, 이런 미래 시장의 개화가 코 앞에 도달했음을 브랜슨의 버진애틀랜틱이 보여준 것이다. 비슷한 시점인 11월23일.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여야가 정유사의 바이오연료 사업을 가능케 하는 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기존에 '석유 정제 제품'만 판매할 수 있었던 국내 정유사가 SAF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이 법은 한 해가 끝날
영자디, 이아자, 청리자…. 언뜻 MZ세대들의 신조어처럼 들리는 이 단어는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이름이다. '영등포자이디그니티' '이문아이파크자이' '청계리버뷰자이'를 실수요자들이 편하게 세글자로 줄여 부르고 있다. 2010년 이후 지어진 아파트 단지명은 대부분 이렇게 동네 이름에 아파트 브랜드명, 단지 특성을 딴 펫네임을 조합한 형태다. 브랜드명과 펫네임이 대부분 외국어다보니 한글은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에는 외국어를 합성해 만든 완전 새로운 단어를 펫네임으로 쓰는 게 유행이다. 서울에서 가장 긴 단지명인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건설사 2곳의 브랜드명에 퍼스트(First)와 티어(Tier)의 합성어를 조합했다. 어원을 듣기전엔 뜻을 짐작하기도 힘들다. 거창하게 이름 붙였지만 시장에서는 정작 '개포 디퍼아'로 불린다. 사실 시장은 짧고 간결한 이름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시가 작년 말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아파트 이름이 어려워 비슷해
'지피지기 백전불태'는 비단 전쟁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가나 기업의 경영, 특히 구악을 일소하는 쇄신작업에선 반드시 필요하다. 쇄신의 대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신나게 허수아비만 때리다 제풀에 지쳐 쓰러지는 '자칭' 개혁가가 부지기수다. 카카오 쇄신의 키를 쥔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은 지난달 일부 임원에게 욕설을 했다는 논란이 기사화되자 소셜미디어에 4편의 글을 올려 자기방어에 나섰다. 대부분 카카오의 내부 병폐를 드러내는 내용이었고 결론은 "욕 나오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을 조선의 개혁가 조광조에 빗대면서 쇄신에 반발하는 세력이 언론에 욕설 사실을 흘렸다는 인식까지 내비쳤다. 전형적인 섀도복싱이다. 머니투데이에 당일의 사건을 알린 이들은 회의실 바깥으로 10여분 동안 고성과 욕설이 들려올 때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직원이다. '깜깜이'로 진행되던 그룹 쇄신작업을 전혀 알 수 없던, 젊은 직원들에게 공유된 정보는 김 이사장의 욕설과 이후의 암묵적인
국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위기다. 팬들을 위해 스페셜 콘텐츠를 내놓고 아티스트 투표 이벤트를 진행하고 각종 추천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하는 등 살길을 찾고 있지만 위기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이들의 위기는 유튜브 뮤직의 폭발적인 성장세 때문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1위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은 11월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1월에 비해 44만명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지니와 플로도 각각 39만명, 14만명 넘게 줄었고 네이버 바이브도 44만명 이상 줄었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쇠락하는 사이 유튜브 뮤직의 11월 MAU는 1월보다 110만명 이상 늘었다. 1위 멜론과 2위 유튜브 뮤직의 MAU 차이는 17만명 정도다. 업계에서는 유튜브 뮤직이 멜론을 제치고 음원 스트리밍 업계를 장악하는 일은 시간 문제라고 한다. 유튜브 뮤직의 성장세는 유튜브 프리미엄 끼워팔기 덕분이다. 유튜브에서 광고를 보지 않을 수 있는 프리미엄 요금제에 가입하면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