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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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인디펜던스, 한국투자 내비게이터, KB밸류포커스, 신영밸류고배당까지...주식시장을 주름잡던 '1조펀드'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발군의 실력을 지닌 스타 펀드매니저도 자취를 감춘 자산운용업계가 ETF 성장에만 총력을 다하는 것이 요즘 펀드업계 풍경이다. 주식형 액티브 펀드의 몰락은 세계적인 문제다. 미국에서도 뮤추얼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가입·환매 절차가 복잡한데다 수익률도 보장되지 않는 일반 펀드를 굳이 가입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이에 글로벌 뮤추얼 펀드 및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자사 펀드를 ETF로 전환하거나 펀드매니저의 재량이 들어간 '액티브 ETF'로 재출시하고 있다. 이미 프랭클린 템플턴, JP모건 등이 펀드를 ETF로 돌렸다. 올해도 피델리티가 지난 6월 뮤추얼 펀드를 대거 ETF로 전환 상장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 자회사 Global X도 지난 5월 2종의 신흥국 펀드를 ETF로 돌렸다. 액티브 ETF는 기존 액티브 펀드와 ETF
"탄소를 가장 빠르게 줄이는 방법은 탄소저감이 돈이 되게 만드는 것입니다. 탄소를 줄여서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면 기업들은 정부가 하지 말라고 해도 뛰어들겠죠." 기후테크 분야 스타트업 생태계 관계자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다. 정부가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 등 자금을 지원한다 한들 기후테크 산업의 성공 관건은 결국 탄소저감을 자본으로 바꿔줄 시장에 달려있다는 설명이다. 탄소저감의 가격은 얼마일까? 우리나라에서 탄소를 1톤 줄여 획득한 탄소배출권(KAU)은 16일 기준 7840원에 거래됐다. 애초 상장부터 저렴했던 가격이 이월제한제 등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유럽의 탄소배출권 가격 89유로(13만원)의 20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우리나라에서는 탄소를 줄여봐야 유럽의 20분의 1밖에 수익을 낼 수 없는 셈이다. 이런 환경에서 탄소를 저감할 수 있는 혁신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혁신적으로 기후위기를 막는 선순환 생태계를 기대하긴 어렵다. 정부가 2
'자금경색'에 시달리던 바이오벤처들이 신규 자금 유입에 대한 희망을 키우고 있다. 2차전지에 집중됐던 자본시장 관심이 분산 국면에 접어들며 다음 목적지를 찾으면서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기간부터 낮아진 업종 가치평가가 오히려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신규 바이오 상장지수펀드(ETF)가 잇따라 출시되는 실제 수급개선에 대한 청신호도 속속 켜진다. 장기간 자본시장 외면을 받으며 고사위기에 몰렸던 바이오벤처들 입장에선 절실했던 자금 가뭄 해갈 기회다. 모처럼의 훈풍 속 일부 기업의 설득력 없는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눈총을 사고 있다. 최근 3개월간 10개 이상의 바이오벤처가 수백억원에서 1000억원대에 이르는 대규모 주주배정 유증을 단행했다. 물론, 유증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유증을 통해 회사로 유입된 자금으로 기업 가치를 제고할 근거를 제시한다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대형 계약 수주를 통해 필요해진 생산력 증대를 위한 시설 투자가 대표적인 예다.
요즘 금융당국의 칼끝은 금융권 '미공개 정보 이용, 선행매매, 사익 추구'에 꽂혀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자본시장 조사국 조직 개편하고 인력을 충원하며 칼끝이 더 매서워졌다는 게 금융권 평가다. 은행·증권사·자산운용사의 대주주·임직원 등 너나 할 거 없이 다 뒤집는 중이다. KB국민은행 직원들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 선행매매로 127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례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자체적으로 포착해 적발했다. DB금융투자 등에서 일한 애널리스트는 선행매매로 부당이득을 취해오다 금감원에 덜미를 잡혀 재판에 넘겨졌다. 일부 운용사·증권사 임직원이 부동산 개발사업 관련 정보, 투자 예정 기업 내부 정보 등을 이용해 선행 투자로 사익을 추구한 혐의가 적발됐다. 해당 회사 중 일부는 "개인의 일탈 행위"라며 "내부통제와 연결 짓지 말아달라. 회사가 모든 걸 통제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이런 꼬리 자르기, 책임회피로 사건을 덮는 데 급급한 모습은 투자자에게 실망감만 더할
"잼버리가 끝나자마자 여당 대표로서 꺼낸 이야기가 겨우 물타기와 호남(전북) 책임, 영남(부산) 자극이라는 지역주의 부활인가."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자신의 해임과 징계를 요구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이같이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이 9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잼버리 실패를 거론하며 "엑스포 유치는 사실상 물건너갔다고 본다"고 말한 게 발단이다. 김 대표는 "'부산엑스포가 무산되는 것이 민주당의 당리당략에만 부합하기 때문에 유치에 실패하는 것이 좋다'는 민주당의 속셈이 들통난 것인가"라고 했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향한 정부와 정치권의 노력, 국민적 열망을 생각할 때 김 원내대변인의 발언은 매우 경솔했다. 다만 '민주당의 속셈'을 단언한 김 대표의 발언은 적절했나. 여야 의원들은 지난 3월 합심해 '부산세계박람회 성공적 유치 및 개최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민주당 소속 김진표 의장도 해외에서 유치전에 힘을 쏟았다. 정치권은 오랫동안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애써왔다. 국민의힘은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Justice delayed is justice denied)'라는 법언이 있다. 재판의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억울한 피해자의 상처가 더 깊어지고, 때로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돼 뒤늦게 재판에서 이기더라도 승소가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의미다.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유독 스타트업에 대해선 법리적인 판단 타이밍을 놓치고 지연된 정의가 나타나는 경우가 반복되는 것 같다. 택시 이용의 불편을 해소하는 혁신 서비스로 주목받으며 17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던 '타다(베이직)'는 불법 콜택시 논란과 택시업계의 강한 저항으로 사업을 접어야 했다. 4년여 지난 올해 6월 대법원은 타다와 경영진에 최종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서비스는 이미 사라졌고, 운영사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했다. 혁신이 될 뻔했던 승차 공유서비스는 이렇게 꼬꾸라졌다. 이와 같은 일이 또다시 되풀이되려 한다. 법률시장의 정보 비대칭 해소를 목표로
"그건 국무부 소관입니다." "이건 국방부에 질의하셔야 합니다." 기자가 얼마 전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이하 특별협정)에 영향을 미칠지 미군과 미 외교당국에 질의한 결과, 양측은 서로 상대방이 답변의 주체라고 말했다. "그 전구(작전 구역)에 우리 자산을 파견할 때 드는 비용은 우리 미국의 국방비로 부담합니다. 방문한 나라에 청구하지 않습니다"는 말을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당국자로부터 듣긴 했다. 그러나 주한미군 체류비용 등에 대한 한미간 합의인 특별협정에 끼칠 영향으로 질문을 넓혔더니 미 국방부든 미 국무부든 답변은 하지 않았다. 물론 특별협정 항목에는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 관련 항목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이 현행 특별협정상으로 한해 1조원이 넘는 우리측 분담금에 항공모함 전단 등 전략자산 전개·보수 비용 등을 추가하고 싶어도 현행 협정 체계상으론 근거 조항이 없다. 특별협정상 분담금은 주한미군 임금 지급 등에 쓰여 왔다. 그럼에도 질문
'래미안은 무량판 아닙니다', '다산신도시는 전부 무량판', 'LH 쓰여 있는 아파트는 믿거(믿고 거른다)'. 부동산 커뮤니티 등 온라인에서는 무량판 관련 확인되지 않은 얘기들이 사실처럼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정부가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공공·민간 아파트만 골라서 부실 공사 점검에 나서면서 오히려 '무량판 공포심'을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때와 달리 민간 아파트는 조사 결과의 공개 여부를 확정하지 못하면서 불신을 키우고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무량판 아파트 확인법'이나 '전국 무량판 아파트 리스트' 등 신뢰할 수 없는 내용들이 떠돌아다닌다. LH가 발주한 주택에는 철근이 다 빠졌다거나 건설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무량판을 마구잡이로 도입했다는 근거 없는 헛소문도 곁들여진다. 무량판 구조가 안전하다는 내용의 기사에는 '그럼 네가 가서 살아라'는 댓글이 달린다. 일부 아파트단지들은 시공사에 무량판 구조 적용 여부를 직접 확인하고 나섰다. 주
"어려울 때일수록 투자를 늘려야 돌아올 성수기에도 대비할 수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중국 디스플레이 종사자들의 입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투자 확대다. 1위 기업 징동팡(BOE)이든, 3~4차 협력사든 예외가 없다. 차세대 OLED 생산라인 증설부터 LCD 기술 개발, 인수합병 등 대상도 다양하다. 목표는 OLED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 추월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세계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47%), LG디스플레이(11%) 등 한국 기업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구체적인 목표도 잇따라 내놓았다. 징동팡은 향후 3년간 500억위안(한화 약 9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화씽광띠엔(CSOT)은 2024년 잉크젯 OLED 양산을 목표로 생산라인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두 중국 디스플레이가 강점을 가진 LCD가 아닌 OLED 부문 투자다. 징동팡이 올해 생산 목표로 삼은 OLED 패널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50% 이상 증가한 1억 2000만장에 달한다
최근 한 한의원이 입원을 '호캉스'라 표현하고 이를 건강보험으로 할 수 있다는 내용의 광고성 문자를 보내 논란이 일었다. 이는 한의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천의 한 병원도 블로그 글을 통해 호캉스는 '호스피탈(병원)+바캉스(휴가)'라며 병원에 입원해서 호캉스를 보내라고 광고했다. 이 병원은 호텔처럼 어메니티(편의용품)를 준다고도 했는데 이는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에게 금품을 제공해 유인·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한 의료법을 위반한 처사다. 이런 불법 의료 광고는 과잉 의료를 부추겨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는다. 병원 호캉스 원인 중 하나는 관리 안 된 '병상'으로 볼 수 있다. 무분별하게 병상을 만들고 남아도는 병상을 운영하기 위해 입원하지 않아도 될 환자를 입원시키고 의료비 증가를 부추기는 것이다. 실제 한국의 병상 수는 2020년 기준 인구 1000명당 12.7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많다. OECD 평균 4.3개 대비 약 3배에 달한다. 초고령사회인 일본이 12.6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이야기다. 정부가 매일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잘못된 사실을 과학적으로 설명하지만 국민정서는 반대 극단으로 치닫는다. 우리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정당성을 만들어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도쿄전력은 2011년부터 후쿠시마 오염수 약 134만톤(t)을 1070여개 탱크에 저장 중이다. 오염수 속 방사성물질은 60여종으로 ALPS(알프스·다핵종제거설비)를 통해 대다수 핵종을 제거한다. 하지만 ALPS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 등 일부 핵종은 바닷물로 희석해 30여년간 해양방류한다. ALPS를 거친 오염수 속 삼중수소의 평균 방사능 농도는 리터(ℓ)당 62만㏃(베크렐)이다. 일본 정부가 정한 삼중수소 배출 허용치는 6만㏃/ℓ로, 기준치를 초과한 오염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삼중수소는 바닷물 희석장치를 거쳐 배출기준치 40분의1 수준인 1500㏃/ℓ 미만으로 줄여 방류한다. 이처럼 후쿠시마 오염수는 방사능 오염물질이
"내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조사를 요구할 예정입니다."(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지난 26일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직후 대뜸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관련해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예고했다. 두 귀를 의심했다. 내용을 떠나 시점이 문제였다. 이제 막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이 사안을 두고 첫 번째 현안질의를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국회에서 질의를 통해 내용을 파악하기도 전에 국정조사부터 선언한 셈이다. 진상 규명보다는 이슈를 내년 4월 총선까지 최대한 길게 끌어 야당에 유리한 정치 지형을 만드는 데 관심이 있는 게 아니냔 비판을 면키 어려운 이유다. 국정조사가 예고된 마당에 국회에서 현안질의가 제대로 이뤄질 있었을까.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 국토위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따지는 질의는 찾기 어려웠다. 민주당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태도를 문제 삼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고, 원 장관과 국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