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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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인이 텔레그램 피싱에 당했다. 보안 업데이트를 하라는 말에 전화번호와 인증번호를 입력하자 순식간에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고전적인 수법이었지만 보안이 특장점인 텔레그램이 피싱 도구였던 탓에 의심 한번 해보지 못하고 당했다. 그는 "이런 피싱에 어떤 바보가 당하냐고 생각했는데 그게 나였다"고 자책했다. 코로나19(COVID-19)를 거치면서 정보보호가 더욱 중요해졌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보안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PC나 휴대폰 등으로 업무를 보는 일이 늘어났다. 정부나 공공기관도 민원 업무를 비대면으로 처리하기 위해 많은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공격자 입장에서는 공격 대상이 확 늘어난 셈이다. 정보보호가 중요해지자 정부는 제도 강화에 나섰다. 정보보호 공시 의무대상 기업을 확대하고 부실·허위 공시 기업에는 과태료 처분을 내릴 수 있게 했다. 기업들도 LG유플러스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 최근 사례로 단 한번의 정보유출 사고가 얼마나 큰 피해를
'부실공사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장수'로 나서면서 '칼'을 빼들었다. 오 시장은 최근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3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공사장을 현장점검차 방문했다. 하필 아파트 붕괴 사고를 겪은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 공동시공을 맡은 현장이다. 오 시장은 민간 건설사들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동영상 기록관리에 동참하는 것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서울시는 도급 순위 상위 30개 건설사에 동영상 기록 관리 확대에 동참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모든 공정을 동영상으로 남겨두면 부실 가능성이 생겼을 때 입증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공정이 설계대로 시공되고 있는지 건설사는 물론, 감리회사와 지자체가 각각 동영상을 보존 관리를 하자는 것이다. 서울시의 요청을 받은 건설사 중 24곳은 하루만에 동참의지를 밝혔다. 서울시의 요청을 민간 건설사가 거절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계에선 규제만 강화될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축공사 감리세부기준에
북태평양 베링해 깊은 바다, 적에게 들키지 않는 스텔스 잠수함 '세바스토폴'은 귀환을 앞두고 의문의 공격을 받는다. 레이더에 잡힌 적 잠수함이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상대에 쏜 어뢰가 돌연 방향을 바꿔 우리에게 날아온다. 범인은 인간을 뛰어넘는 AGI(범용인공지능) '엔티티'다. 영화에선 이를 '유령'이라 부른다. 에던 헌트(톰 크루즈)는 엔티티를 디지털 핵폭탄으로 간주, 이를 제거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이처럼 AI와 인간의 대립은 익숙한 영화소재지만 이번엔 남다르게 다가온다. 사람처럼 글쓰고 대화하는 초거대 AI가 현실화해서다. 미 공군의 AI 드론이 가상훈련 중 임무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인간 조종사를 공격했다는 사례도 뇌리를 스친다. 다행히 실제 훈련이 아닌 '사고실험'인 것으로 밝혀졌지만 초거대 AI 활약상이 커질수록 막연한 두려움은 실체적 공포가 된다.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초거대 AI를 핵무기에 비유하면서 AI 포비아가 확산됐다. 세계적으로 AI
"유튜브를 틀면 자칭 전문가가 너무 많아요. 말 한마디에 투자자가 움직이고 소규모 기업은 휘청입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한 배터리 소재 기업 임원의 하소연이다.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되는 국내 주요 배터리 소재사는 올 상반기 주식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보다 강세를 보였다. 이 시기를 틈타 시장을 교란하는 가짜 전문가가 판친단 우려였다. 4대 핵심 소재 가운데 그간 양·음극재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높았다. 상반기 가파른 주가 상승 흐름을 보인 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업계 내부에선 분리막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K배터리 3사뿐 아니라 북미·유럽의 신생 배터리 기업이 국내 소재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져서다. 최근 SNE리서치는 국내 분리막 기업이 북미·유럽에서 압도적인 점유를 보일 것이란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더블유씨피·LG화학 등의 북미·유럽 생산 비
"아무리 사적계약이라지만, 정도를 넘어설 때가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에서 파기환송한 투자자 사전동의 무효 소송과 관련해 벤처투자업계 관계자 A씨가 한 말이다. 앞서 13일 대법원은 디스플레이 제조사 뉴옵틱스가 클라우드 기업 틸론을 상대로 낸 상환금 청구의 소송을 파기환송했다. 소송의 요지는 뉴옵틱스가 틸론에 투자하며 내건 약정이 유효한지 여부다. 뉴옵틱스는 틸론이 신규 투자를 유치를 할 때 자신에게 사전동의를 받도록 약정을 달았다. 약정을 위반할 시 투자원금과 위약벌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후 틸론은 사전동의 없이 농심캐피탈과 지온인베스트먼트로부터 신규 투자유치를 받았고, 뉴옵틱스가 이에 대해 소를 제기했다. 투자자 사전동의는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는 흔한 일이다. VC 입장에서는 자신의 투자원금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스타트업에게는 투자자의 빠른 투자 결정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수단이다. 그러나 문제는 사전동의의 정도다. 뉴옵틱스 사례처럼 투자원금과 위약벌로 끝나
지난 6월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은행 가계대출은 1062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1~5월 가계대출은 1조6000억원 감소했는데, 지난달에만 5조9000억원 늘면서 올해 감소분을 모두 상쇄했다. 주택담보대출에서만 7조원이 증가한 것이 큰 영향을 줬다. 일부에서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들)', '빚투족(빚내서 투자하는 사람들)'이 돌아왔다며 큰 우려를 나타냈다. 가계부채 경계심이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최근 가계대출 증가는 과거와는 사뭇 양상이 다르다. 가계부채 증가 내역을 뜯어보면 지난달 증가한 주담대 중 정책모기지가 2조6000억원을 차지한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신규주택 구입에 쓰인 비중은 56.4%(6월말 기준)다. 나머지는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갈아타거나 전세보증금을 내주는데 43.6%가 쓰였다는 의미다. 개인주담대도 임차보증금 반환·생계자금 등의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 많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임차보증금 반환과 생활
"조종사도 회사도, 다른 직원들도 그리고 고객들까지 모두가 지는 게임입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가 오는 24일부터 18년 만의 파업에 돌입한다. 사측이 지난해 10월부터 24차례에 걸친 임금단체협상에서 2019년~2022년 임금 인상률 2.5%를 고수하자 "사측의 (협상)의지가 없다"며 지난 14일 무기한 파업을 선언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노조의 파업을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1분기 기준 2000%가 넘는다. 최근 엔데믹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회복 단계다. 정상화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대한항공과의 합병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빚잔치를 벌이는 아시아나항공이 비용을 늘리기는 더욱 쉽지 않다. 주채권자인 산업은행도 임금·수당 인상 등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처우를 개선해주고 싶어도 여건이 좋지 못한 것이다. 파업으로 발생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업계 동료와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정부가 '킬러 규제'를 손보겠다고 나서면서 대형마트에 의무휴업을 강제하는 '유통산업발전법'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유통산업발전법은 2012년 대형마트와 중소상공인의 상생발전을 위해 대형마트에 매월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토록 개정됐다. 대다수의 지자체는 대형마트에 손님이 가장 많이 방문할 일요일(2, 4째주)을 의무휴업일로 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무휴업 제도로 인한 중소상공인 이익 증진 효과는 거의 없다고 평가한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교수· 박사과정 연구자 등) 108명 중 70.4%가 '대형마트는 물론 보호 대상인 전통시장에도 손해였다'고 답했다. 일요일에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오히려 유동 인구가 줄어서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온라인거래가 급성장하면서 '지역 상권'의 의미가 퇴색된 탓도 있다. 애초 전통시장 근처에 지어진 대형마트도 많지 않다. 같은 유통산업발전법에서는 2010년부터 대형마트는 전통시장으로부터 500m 인근(2011년 1km로
'뱅크런(대량예금인출)' 위기에 놓였던 새마을금고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12일까지 예금거래를 중도해지했다 새마을금고에 재예치한 건수가 1만2000여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불안감에 약정 해지로 인한 손실까지 떠안고 새마을금고에서 예금을 인출한 고객들이 약정이자와 비과세혜택 등을 유지시켜준다고 발표하자 안심하고 다시 예금을 맡긴 것이다. 사실 새마을금고의 위험은 처음부터 과장된 측면이 있었다. 특히 온라인상에선 새마을금고에 맡긴 예금은 예금자보호법 적용을 받지 않아 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유언비어가 퍼져나가 고객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에 맡긴 돈은 예금자보호법이 아닌 새마을금고법을 근거로 보호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위험을 안고 있긴 하지만 새마을금고 상품의 경우 담보 가치의 60% 이하로 대출이 나갔고, 부실로 이어진다 해도 상환순위가 가장 높다. 오히려 새마을금고는 금융기관 가운데 위기 관리 능력이 가장
국민 10명 중 7명은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약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95.7%는 추후에도 편의점에서 약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편의점에서 약을 구입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공휴일이나 심야에 급하게 약이 필요해서'(68.8%)였다. 안전상비약 시민네트워크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2012년 도입된 편의점 안전상비약은 이제 국민 생활 속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정작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안전상비약 수는 줄어들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사실상 안전상비약 관리에 손을 놓으면서다. 2012년 약사법이 개정돼 24시간 운영 중인 편의점에서 해열제, 소화제, 감기약 등 13개 품목의 안전상비약을 판매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현재 13개 품목을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지정된 품목 중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80㎎과 타이레놀정 160㎎은 편의점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해 3월부터 생산이 중단되면서 편의점 공급도 사실
정부는 큰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논란이 될 정책을 피한다. 올해 상속세 개편안을 내놓지 않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정부는 현행 유산세(피상속인이 남긴 재산 총액에 대해 상속세를 매기는 것)를 유산취득세(각 상속인 취득분에 대해 상속세를 매기는 것)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방향을 잡았지만 올해 세제개편안에는 담지 않기로 했다. 공식적인 이유는 "너무 큰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가 안팎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자 감세' 논란이 있는 상속세 개편을 감행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 시 상속재산 46억~66억원 구간이 가장 큰 혜택을 받는다며 "상위 1%의 부의 대물림 도구"라고 지적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정부가 최근 발표한 '결혼자금 증여세 공제 한도 확대'는 다소 의외다. 부모가 자녀 결혼 때 주는 돈에 대한 증여세 공제 한도를 현행 5000만원에서 늘리겠다는 것인데 이 역시 '부의
# 흔히 누군가 같은 말을 반복할 때 '앵무새' 같다고 낮춰 부른다. 기자로서 이런 관용적 표현에는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10년 간 앵무새 '연두'와 살아온 '반려인' 입장에선 사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참 마뜩잖다. 함께 살아보니 앵무새는 참 똑똑하다. 아무리 잘 잠가놓아도 부리로 새장을 따고 탈출하는 일도 허다하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신나게 기물을 파손해놓고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다시 새장 문을 열고 들어가 자고 있기도 한다. 앵무새들은 개나 고양이처럼 반려인과의 유대관계가 강한 동물로도 유명하다. 연두 역시 출·퇴근길에 인사를 건네고, 쓰다듬어달라며 손에 자신의 머리를 들이민다. # 최근 개정된 동물보호법이 시행됐다. 동물 학대 행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학대 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반려동물의 수입과 판매, 장묘업이 등록만 하면 가능했지만, 이제는 허가제로 바뀌었다. 처벌 역시 강화됐다. 무허가 또는 무등록에 대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