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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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를 때릴 수 있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 그런 일이 생기면 반격하면 되겠지, 적당히 상황을 모면할 수 있겠지 생각했다. 키도 몸무게도 평균 이상인 남자라 그런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얼마 전 서울 금천구 보복살인 사건을 지켜보면서 처음으로 나보다 크고 힘 센 사람이 완력을 사용하면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게 됐다. 피해자가 여성이고 가해자는 그녀의 전 연인이었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폭력을 휘두른 그 남성을 경찰에 신고했다. 혼자 힘으로는 대처할 방법이 없었으니 신고를 했을 것이다. 경찰이 그를 조사하고 별다른 조치 없이 귀가시킨 뒤 사건이 벌어졌다. 그는 범행 뒤 피해자의 신고에 화가 나 살인했다고 진술했다. 폭력을 못 이겨 한 신고가 더 큰 폭력으로 돌아온 셈이다. 이 같은 교제 폭력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남자가 여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신체 특성과 힘의 차이가 있다보니 그럴 수밖에. 문제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약자가 스스로
"16세 생일날 해가 지기 전, 물레바늘에 손가락을 찔려 죽게 될 것이다." 마녀 말레피센트가 오로라 공주에 저주를 내리자, 스테판 왕은 나라 안의 모든 물레를 불태웠다. 작은 가능성도 원천차단하겠다는 부정(父情)이었겠으나 모두 알다시피 공주는 물레에 찔려 영원한 잠에 빠진다. 저주를 막지도 못했지만, 지난 15년간 물레 없이 생활해야 했던 백성들의 불편도 컸을 테다. 네이버·카카오의 트렌드 추천 서비스를 '실시간 검색어(실검) 부활'이라며 폐지를 요구하는 정치권을 보면 "모든 물레를 불태우라"던 동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속 스테판 왕이 떠오른다. 이미 대중에 공개된 네이버 '트렌드 토픽', 카카오 '투데이 버블'을 보면 과거의 실검과는 전혀 다른 서비스인데도 정치권은 "여론조작에 활용될지 모른다"는 실체 없는 우려로 폐지를 종용해서다. 실검이 정치대결의 장으로 변질했던 점을 고려하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도 이해할 만하다. 그렇다고 객관적 근거도 없이
'언제나 평등하지 않은 세상을 꿈꾸는 당신에게 바칩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분양예정인 100억원부터 시작하는 초호화 아파트의 시행사가 내세운 '킹받는' 카피캣은 최근 부동산 업계에서 화두였다. 여기저기에서 욕먹은 시행사가 "신중하지 않았다"며 뒤늦게 사과했지만 홍보효과는 탁월했다. "그곳에서 살고 싶더라"는 말이 곳곳에서 나온다. 너무 솔직해서 욕이 나온다. 솔직히, 세상은 평등하지 않다. 한국에서 아파트는 계급이다. 누구나 지방에서 서울로, 빌라에서 아파트로, 보다 넓은 면적으로, 보다 최근에 지어진 곳으로 '레벨업'을 꿈꾼다. 가장 높은 곳을 표방하는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다. 절대다수는 못 먹는 감을 찔러나 본다. 대중이 '추앙'하는 연예인 등 '상위계층'은 '상위계층 아파트'의 가치를 키운다. 부동산 불황기에도 끄떡없다. 배우 전지현은 서울시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 펜트하우스를 130억원(신고가)에 매수했다. 가수 BTS(방탄소년단)와 지드래곤이 사는 서울 용
정부가 데이터센터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려는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기반삼아 지역별 전기요금을 차등화하고 감세 및 보조금 지급 등으로 데이터센터 지방 분산을 유도할 계획이다. 정부가 데이터센터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려는 가장 큰 이유는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현 상황대로면 2029년까지 전체 데이터센터의 86.3%(637개 중 550개)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몰린다. 전력자급률(전력 생산량을 소비량으로 나눈 것)이 낮은 수도권에 데이터센터가 집중될 경우 전력 공급을 위한 고압송배전 설비가 필요하다. 데이터센터를 지방에 건립하면 감전 및 전자파 발생 등의 위험성이 있는 고압송배전 설비를 줄이고 국가균형발전까지 꾀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또 데이터센터가 한곳에 몰려있으면 화재나 지진, 전시상황 등으로 데이터 손실, 인터넷 지연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같은
요즘 기획재정부 세제실은 바쁘다. 세제개편안 발표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와서다. 기재부는 매년 이듬해부터 적용할 세제개편안을 7월 말 발표한다. 이 세제개편안은 예산안 부수 법안으로 지정돼 국회 통과 여부가 연말에 최종 결정된다. 세제실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는 크게 건드릴 부분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 정부가 지난해 법인세·종합부동산세·소득세 부담을 일제히 낮추는 등 큰 폭의 개편을 추진한 만큼 올해는 조정 대상이 적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세제실 고민은 지난해 못지않다. 지난 4월까지 누계 국세수입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4조원 가까이 줄어 세수 펑크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경기 부진으로 세정 지원에 대한 국민 관심은 커지는데 세수는 쪼그라들고 있어 균형 잡힌 개편안을 짜야 한다는 압박이 크다. 기재부 예산실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예산실은 지난달까지 정부 각 부처로부터 내년 예산에 대한 요구안을 받았고 곧 심의에 돌입한다. 정부는 보통 8월 말 예산안을 대외적으로
# 지난 달 30일 오후 1시 15분 쯤. 간호법 제정안(간호법)의 재표결이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앞서 더불어민주당의 의원총회가 열렸다. 통상 본회의 전 의원총회는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여러 쟁점법안에 대해 설명하고 처리 방향을 확인하는 자리다. 현장 기자들은 이날 의원총회처럼 여느 때처럼 2시 예정인 본회의 전엔 끝나리라고 예상했지만, 정작 끝난 시간은 2시45분 쯤이었다. 본회의까지 늦출 정도로 회의가 길어진건 민주당 몫의 상임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이견 탓이었다. 장관이나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을 맡은 경우 위원장을 맡지 않는 것이 관례인데 이 같은 기준이 깨졌다는 불만 때문이다. 이날 친이재명계(친명계)계 '처럼회' 소속 김용민 의원과 비명계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이 본회의장 앞에서 언쟁을 벌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지난 25일 의원총회 당시 김 의원의 발언을 조 의원이 잘못 언급한 것이 언론에 기사화되자 김 의원이 조 의원을 붙들고 "사과하라"고 요구하면서다. 이날 상황을
북미 전기차·배터리 밸류체인의 중심지로 주목받는 캐나다 현지를 방문했다. 리튬 주산지인 퀘벡 발도흐까지는 토론토국제공항에서 쉬지 않고 내달려도 10시간 길이었다. 서둘러 차를 빌려 고속도로에 올렸다. 캐나다의 첫인상은 선진국 답지 않았다. 수시로 차가 덜컹거릴 정도로 노면이 곱지 않았다. 움푹 팬 곳도 여럿이었다. 긴 겨울이 원인이다. 영하의 온도가 계속되고 눈도 잦아 도로 관리가 쉽지 않다. 반복되는 일상이라 보수마저 소홀하다. 이렇게 들춰야만 보이는 게 있다. K배터리에 적극적으로 구애하면서도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스텔란티스 배터리 합작진영에 돌연 지원거부를 선언해 업계의 의구심을 자아낸 캐나다의 속사정도 그렇다. 양사의 캐나다 합작투자는 덕분에 잠정 중단된 상태다.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간 힘싸움이라거나, 외국 기업들을 계속해서 받아들여야 하는 캐나다 정부가 길들이기 연습을 하고 있다는 등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답은 현지 취재를 통해 확인해 볼 일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건
"팁스(TIPS) 떨어졌는데 재도전할지 고민입니다. 뭘 보완해야 할지 애매하니 난감하네요." 최근 팁스에서 탈락한 한 스타트업 대표 A씨의 푸념이다. A씨는 올해 초 어렵게 서류를 준비해 팁스를 신청했지만, 최종 탈락했다. 하반기 재도전에 나설지 고민 중이다. 팁스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민간 팁스 운용사가 창업기업을 발굴해 1억~2억원을 투자하면 중기부가 선발해 연구개발 자금 및 사업화 자금 등 최대 9억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중기부는 올해 팁스 선정평가 절차를 단축했다. 기존에 진행했던 서면평가와 대면평가를 대면평가 하나로 일원화했다. 팁스 운영기관인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가 구성한 심사위원들은 창업기업이 제출한 50페이지 분량의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대면평가를 진행한다. 평가 절차가 단축된 건 창업기업이 팁스 준비에 투입해야 하는 시간과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기존 서면평가가 있을 당시 심사위원
스마트폰으로 15분이면 기존 대출을 더 싼 금리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서비스가 시작된다. 신용대출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하지만 연말까지 주택담보대출도 포함하는 게 당국 목표다. 기존에 대출금리를 비교, 추천하는 플랫폼은 있었지만 기존 대출을 대신 갚아주고 새 대출까지 온라인으로 내주는 것은 처음이다. 금융업권의 큰 기대를 받고 출범하지만 예상보다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특히 시중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우선 시중은행에서 신용대출을 쓰고 있는 사람들은 이미 최저 금리일 가능성이 크다. 대출받는 시점에 우대금리 등을 고려해서 진행한 경우가 많고, 중도상환수수료까지 있다면 대출을 갈아탈 요인이 크지 않다. 금융당국도 당장은 지난해 높은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나, 2금융권 고신용자가 은행권 중금리 상품으로 이동하는 경우에 이자 경감 혜택이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은행 금융상품의 제판(제조와 판매) 분리가 본격화된다는 점에
"구더기 무섭다고 장을 못 담글 수는 없습니다. 비상구는 잘 열려야 해요." (한 항공업계 관계자)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비행기 문이 열린 채 공항에 착륙한 에어버스 A321 기종의 비상구 앞 좌석 판매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해당 좌석에서는 안전벨트를 풀지 않고도 비상구 레버에 손이 닿을 수 있는데, 인근에 승무원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없다.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승무원이 대응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안전 예방 조치로 항공편이 만석일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비상구가 '너무 쉽게 열렸다'는 논란 속 내놓은 방책이다. 그러나 안전을 위해 안전을 희생한 모양새가 됐다. 비상구 앞 좌석 승객은 긴급 상황에서 승무원을 도와 비상구를 여는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노약자나 어린이는 당초 해당 좌석에 앉을 수도 없다. 항공사가 승객 신상을 직접 확인해야 해 모바일 체크인으로는 좌석 배정 자체가 어렵고 카운터에서만 가능하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매년 수차례 발생
"0이 1이 되기는 어렵지만 1에서 2를 만들기는 쉽더라." 최근 고위공무원이 어린 자녀들을 키우는 여성 공무원들과 저출산 대책에 대해 논의하다 나온 얘기라고 한다. 풀이하면 첫째 아이를 가지는 결정은 쉽지 않았지만 한 번 육아 경험이 생기고 난 이후 둘째 아이 출산은 생각보다 쉽게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셋째나 넷째를 출산했을 때보다는 첫째 출산시 파격적인 지원을 해줘야 오히려 둘째나 셋째 출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감이 가는 의견이고 현실적인 제안이다. 실제로 주변 다자녀를 키우는 부모들한테서도 자주 들은 얘기가 있다. 아들이든 딸이든 1명만 낳아서 잘 키우려고 했는데 육아를 하다보니 둘째 생각이 간절해진다는 것이다. 형편이 여유롭지도 않은데 가족을 1명 더 늘려주고 싶다는 부모들도 생각보다 많았다. 첫째 아이를 키울 땐 비용도 많이 들고, 육아 경험도 없어 힘들었지만 첫째 아이를 키워본 경험 덕분에 둘째 자녀를 키우기는 훨씬 수월했다는 설명이다.
백화점 3사가 예술 마케팅에 열심이다. 대규모 예술 행사 주최는 물론, 전시를 상시 운영하는 지점도 늘고 있다. 가장 먼저 나선 곳은 신세계백화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2019년부터 갤러리팀을 운영하고 백화점 매장 내 갤러리도 마련했다. 백화점 이름도 아예 '대전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로 지었다. 광주신세계도 '광주 신세계아트앤컬처파크'로 변경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2021년 아트콘텐츠실을 만든 뒤 '롯데아트페어'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올해도 이달 초 부산에서 40여개 갤러리와 브랜드가 참여해 유통업계 최대 규모로 성황리에 마쳤다. 백화점 지점에서는 본점, 잠실점 등 5개점을 '롯데갤러리'로 정하고 전시회를 꾸준히 열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부터 아트페어를 위한 콘텐츠TF(테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있다. 더현대서울 6층 상설 전시 공간 알트원에서는 해외 특별전을 진행하고 더현대 대구에서는 문화예술 페스티벌인 '더현대 아트웨이브'를 진행 중이다. 백화점들이 예술 활동에 힘쓰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