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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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금융 관련 정책이 하나도 없네요." 앞으로 5년 간 대한민국을 이끌 '윤석열정부'가 출범한다. 정부 출범 전부터 금융권에선 '금융 홀대론' 우려가 나온다. 새 정부 밑그림을 확인할 수 있는 50일 간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 활동에서 금융산업 발전과 관련한 아젠다가 제시되지 못한 탓이다. 그나마 가뭄에 콩 나듯 나온 인수위발 금융 정책은 '퍼주기식 포퓰리즘' 정책 성격이 짙었다. 대표적인 것이 10년 동안 일정금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장려금을 얹어줘 '1억원'을 만들어주겠다는 '청년도약계좌'다. 문재인정부에서 큰 인기를 끈 '청년희망적금'보다 가입 문턱은 낮추고, 혜택은 늘린다고 한다. 다만 인수위는 재원 마련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수백만명의 청년이 청년도약계좌를 신청한다고 가정하면 1년에 수조원이 예산이 필요하다. 그간 수많은 정부 사업에 '자발적 참여'를 강요당했던 금융사들이 정부 재정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의 부산 이전 추진
"국장 때부터 노력했는데 부총리가 돼서도 못했다" 4일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자처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역대 최장수 재임 기간 중 아쉬운 점 중 하나로 '서비스 산업 발전법'(서발법) 입법 실패를 들었다. 부동산 가격 급등과 재정준칙 법제화 실패에 버금갈 정도로 아쉽다는 홍 부총리의 말에서 꼭 해야하는 일을 이루지 못하고 떠난다는 회한마저 느껴진다. 서발법은 서비스 산업 발전 지원 근거를 담은 법으로 2012년 7월 정부 입법으로 처음 발의됐다. 유통과 의료, 교육 등 7개 서비스 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 개선, 자금·인력·기술 지원, 조세 감면 등 근거를 담았다. 20대와 21대 두 국회에서 논의됐으나 의료민영화 등에 대한 우려로 제정되지 못했다. 홍 부총리는 그간 꾸준히 서발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서발법이 국회 소위원회 등에 상정될 때마다 페이스북을 통해 수차례 관심을 호소했고, 2019년 IMF(국제통화기금)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취재진과
'이재명 인천 계양을 출마설(혹은 차출설)'을 둘러싼 물밑 작업이 정점을 향한다. 일단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인천 지역 의원 상당수는 적극적이다.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이 송 후보의 전 지역구에 출마하고 선거 국면에서 두 인사가 나란히 서는 그림을 기대한다. '송영길은 이재명' 식의 이른바 '커플링'(동조화) 효과다. 대선 후보였던 이 고문이 출마하면 한때 송 후보를 괴롭혔던 대선 패배 책임론도 상당 부분 해소된다. 송 후보가 최근 "이재명에게 뒷방에 갇히라는 것은 이적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도 이같은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원내 '이재명계'나 측근 그룹에선 반대 목소리가 적잖다. 인천 계양(분구 전)과 계양을은 선거구가 생긴 2000년 이후 민주당의 텃밭으로 꼽힌다. 2010년 재·보궐선거 패배로 내준 1년여를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이 깃발을 꽂았다. 이 고문의 출마는 그 자체로 '무혈입성'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다. 인천과 특별한 연고도 없다. 이 고문이 비주류 정
닷새째 전면파업 중인 현대중공업에는 과거와 다른 점이 눈에 띈다.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 직원들이 파업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며 파업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노동자들이 똘똘 뭉쳐 회사와 싸우던 과거 조선소의 파업과는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 MZ세대들에게 더이상 '평생직장' 같은 건 없다. 상황에 따라 여러 직장을 옮겨다닐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임금 조건이 좋다면 초단기직이나 임시직을 선택하기도 한다. 정규직에 목을 매기보다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근무조건 등을 더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를 계기로 '긱 이코노미'(임시직 경제)가 더 빠르게 노동시장에 파고들고 있다.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젊은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시간당 소득이 높고 유연한 근로시간을 보장받는 플랫폼 노동을 선택하기도 한다. 외국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미국에서는 스스로 일터를 떠나는 자발적 퇴사자가 지난 2월 기준으로 약 440만명에 달했다
새 정부가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재건축 속도를 낸다고 했지만 맏형격인 분당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6·1 지방선거를 염두한 정치권의 '말잔치'라는 이유에서다. 2024년, 2027년 등 구체적인 이주 시점도 거론되지만 '가짜뉴스'로 여길 정도다. 약 9만7600가구 아파트가 밀집한 분당 지역 평균 용적률은 184%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특별법 개정안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용적률을 300%로 상향 조정한다. 단순 적용하면 지금보다 약 6만1000가구가 늘어난 15만9000가구가 자리잡게 된다. 하지만 물량 확보에 치중한 재건축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현 정부가 주도한 '공공재건축'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기업이 개발에 참여하면 최대 용적률 500%를 제공하고, 층고 규제를 풀어 최고 50층 건물을 허용했지만 강남권 단지는 한 곳도 신청하지 않았다. 실적은 당초 목표한 5만 가구의 3% 수준인 1500가구에 그쳤다. 인수위도 이런 현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중 하나인 검찰청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했다. 검찰 수사권 범위를 6개(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서 2개(부패·경제)로 줄이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의장실 앞을 점거하고 피켓 시위를 벌였지만 법안 처리를 막지 못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본회의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의장실 직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3일 본회의에서 검찰의 보완수사를 제한하고 별건수사를 금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해 '검찰 정상화' 입법을 완수할 방침이다.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은 속전속결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12일 두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지 3주 만에 입법을 마친다는 목표를 세웠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에 국무회의 공포까지 이뤄내기 위해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해당 법안들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확신을 내렸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새로
출신·성향도 다른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무조건 추진'을 외친다. 가덕도신공항 사업 얘기다. 이달 26일 사업 추진계획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포함해 여·야 가릴 것 없이 이 사업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3조7000억원 이상을 들여 바다를 메우고, 3.5㎞ 활주로를 가진 해상 공항을 만드는데 경제성은 '0점'에 가깝다. 이 공항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은 0.5에 불과하다. 한 때 '고추 말리는 공항'으로 조롱을 받았던 무안공항(0.49)과 비슷한 수준이다. 게다가 13조7000억원은 가장 경제적인 공법으로 책정한 사실상 최소 비용이다. 활주로를 1개 늘리면 6조9000억원이 추가되고 해상구조물까지 설치하면 21조원까지 급증한다. 국토교통부 가덕도신공항 추진사업단은 "가덕도 신공항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사업이므로, 경제성만 고려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지방 인구소멸을 막고, 부·
"동원그룹이 시장에서 쌓아올린 명성과 평판이라는 게 있다. 이번 합병은 그것을 다 무시한 결정이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있는 법이다. 동원그룹은 소액주주에 대한 최소한의 상도덕조차 지키지 않았다." 동원산업이 동원그룹의 비상장 지주사 동원엔터프라이즈 합병을 발표한 뒤 소액주주와 펀드매니저의 신랄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동원그룹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마음으로 시장의 비난을 애써 무시하고 있다. 합병공시에 따르면 동원산업의 기업가치는 9100억원, 동원엔터프라이즈는 2조2000억원으로 각각 산출됐다. 주식시장에서 동원산업의 장부가 대비 현 주가(PBR)는 0.6배에 그치는 저평가였다. 동원그룹은 이를 시가로 적용해 소액주주에 불리한 합병비율을 산출한 것. 동원산업 가치를 후려치고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부풀려 대주주에 유리하게 한 셈이다. 헤지펀드 전문 블래쉬자산운용에 따르면 공시 비율대로 합병하면 최대주주인 김남정, 김재철 지분율은 각각 3.92%, 1.41%씩 증가하고 금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모 아니면 도'인 사업이다. 시간적, 금전적 비용이 워낙 큰데 성공 가능성도 불확실하다.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적폐'로 몰리기도 했었고 최근에는 환경 문제까지 겹치면서 민간 기업만이 끌고 가기엔 그 부담이 너무 크다." 한 자원개발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이달 초 '해외자원 확보 방안'을 내놓으면서 "해외자원을 필요로 하는 수요나 민간 기업의 공급망, 안전망을 지원해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은 조력하는 민간 중심의 해외 자원 확보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힌 뒤 업계의 반응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우선 자원개발에 대한 색안경이 걷힌 데 대해선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명박 정부 이후 공기업 부실화가 도마위에 오르자 자원개발은 사실상 덮어놓고 지나친 지 10년이 다 돼 간다. 해외 자원개발 투자 규모는 2014년 약 7조9100억원에서 2020년 약 1조8000억원으로 80% 가까이 급감했다. 해외 자원개발 신규 사업 건수는 2010년 68
"국민들 먹고사는 문제만 신경 쓸랍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줄곧 직분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가 현재 말하는 직분은 민생회복 전념이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내각 인선을 둘러싼 정치권의 첨예한 갈등 속에서도 말을 아끼고 '먹고 사는 문제'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윤 당선인이 말한 미래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나 실마리가 보이질 않는다. 특히 경제 성장에 핵심 축이 될 과학기술 청사진 부재가 아쉽다. 이와 관련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의 저서 '패권의 비밀'은 윤 당선인이 말하는 먹고 사는 문제에 해법을 제시한다. 김 교수는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산업혁명에 성공한 나라가 경제 성장을 가속화해 국민이 행복을 누렸다고 분석했다. 경제 성장이 곧 복지이자 국민 행복이란 의미다. 윤석열 정부가 먹고 사는 문제에 집중하려면 과학기술 기반 4차 산업혁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해 새 정부가 들어서며 과학 중심 국정 운영을
"오죽하면 차라리 시장에 대기업이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어요." 현장에서 기자를 만난 중소 제조업체 A대표의 입에서 나온 얘기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대기업 진출을 바라는 중소기업 대표가 있다니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다. 중견기업의 갑질에 시달리다 보니 대기업이면 조금 더 여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현실도피성 발언이었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보니 더 곯아있는 문제가 있었다. 바로 납품단가 얘기였다. 문제는 중소기업 혼자선 해결하기 어려운 점이라는 거다. 새 정부가 나서야 하는데 이렇다 할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중앙회가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설문조사에서 원자재 인상 미반영은 49.2%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히려 대기업 진출을 바라는 중소기업 대표까지 나올 정도다. 대다수 중소 제조업 사장님들은 소위 '샌드위치 신세'다. 원재료 납품업체 눈치를 봐야하고, 제품
지난 20일 유튜브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인 거텀 아난드가 한국을 저격했다. 현재 국회가 논의하고 있는 망 사용료 의무법안(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입법화되면 한국 크리에이터 커뮤니티에 영향을 미치고 한국에 대한 투자 기회를 저해할 수 있다는, 일종의 '협박'에 가까운 내용이었다. 우선 그동안 유튜브가 국내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얼마나 대단한 투자를 단행했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국내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와 구글을 먹여살려왔다. 수만명에 달하는 1인미디어 콘텐츠 창작자의 기반 위에서 구독자 100만명이 넘는 국내 유튜버만 수백명이다. 지난달 슈퍼챗 전세계 순위에서 100위권에만 13명의 한국인 유튜버가 포함됐다. 구글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20년에 비해 90% 가까이 늘었다. 구글 광고수익과 함께 유튜브에서 얻은 수수료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구글은 배를 불리지만 정작 유튜버들은 시청자들이 기부 형식의 슈퍼챗을 보내줘도 액면가의 절반에 못 미치는 금액만 손에 떨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