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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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는 경기도 시골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아가는 직장인 삼남매의 모습이 그려진다. 삼남매가 사는 곳은 경기도 산포시. 실제 존재하는 지명은 아니지만 드라마에선 수원시 근처로 설정된다. 산포시는 단순히 거리만 먼 것이 아니라 출퇴근 교통까지 매우 불편해 보인다. "밝을 때 퇴근했는데 밤이야, 저녁이 없어"라고 힘없이 내뱉는 언니 기정, 회식 자리에서 차가 끊길까봐 눈치 보며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라고 어렵게 말을 꺼내는 막내 미정, "나 너 만나는 동안 맨날 너네 동네까지 갔어, 강북에서 우리집이 얼마나 먼지는 아냐?"며 애인에게 토로하는 창희의 대사에서 경기도민의 애환이 묻어난다는 호평이 이어진다. 일부 신도시에 사는 이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경기도민들은 출퇴근길이 멀고 불편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하는 경우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평균 1시간 27분이 걸린다. 인생의 20%를 출퇴근에 쓴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셈이다. 정치인들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끝났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기업들이 줄줄이 실적 하락을 고백한 것은 당연했지만 불경기에도 고가의 패션회사들이 깜짝 실적 행진을 이어간 점은 뜻밖이다. 패션업계에서는 "일시적인 분위기는 아니다"며 "호황이 4~5년은 갈 것"이라고 장담한다. 화장품과 패션은 왜 엇갈렸을까. 답은 재판매에 있다. 화장품은 아무리 비싼 제품을 사도 유통기한이 지나거나 한번 개봉하면 재판매가 어렵다. 반면 의류, 신발 등은 수요만 있다면 재판매가 어렵지 않다. 크림(네이버), 솔드아웃(무신사), 번개장터 등 중고시장이 핸드폰과 연결되면서 누구나 판매자가 될 수 있는데다 여행 소비마저 막히니 장기 보관이 가능한 패션으로 돈이 흐른다. 경제학적으로 화장품과 의복은 모두 비내구소비재로 분류되지만 이쯤 되면 일부 브랜드의 상품은 내구소비재로 인정해줘야 할 판이다. 재판매를 생각한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을 좌우할 요소는 '브랜드'다. 남들이 중고로라도 사고 싶어하는 브랜드, 상품을 골라
" 업비트가 (루나 코인) 입출고 제한을 안해서 많은 물량이 업비트로 갔다. 현재 (루나 코인) 보유자 수도 가장 많다." '루나 폭락 사태' 관련 현황 점검을 한 금융당국 관계자의 푸념이다. 국내 루나 보유자가 급증한 이유로 특정 코인 거래소를 지목한 것. 빗썸과 코인원, 코빗 등 거래소들은 루나-테라(UST) 폭락 사흘째였던 지난 11일 일제히 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코인 입출금을 막거나 거래 일시정지 등의 조치를 취했다. 반면 업비트는 다른 거래소들과 달리 루나 코인 유입의 문을 열어놨다. 덕분에(?) 하루 거래량 2만개 안팎이던 업비트에서 루나 코인 거래량을 급증했다. 거래량을 보면 9일 15만개, 10일 384만개, 11일 3000만개, 12일 130억개 등이다. 업비트가 이 기간 수수료로 번 돈은 수십억원에 달한다. 11만원짜리 코인이 1000원(국내 거래소 기준)으로 폭락하며 휴지조각이 됐지만 거래량이 폭발하며 거래대금은 급증했다. 이 기간 거래대금만 9000억원 규모로
국내 한 기업이 AI(인공지능) 영상감지기술을 활용해 산불감시 시스템을 만들었다. 폐쇄회로(CC)TV를 이용해서 산을 감시하다가 연기가 피어오르는 즉시 알려주는 방식이다. 야간에는 불빛을 이용한다. 지속적인 AI학습을 통해 도시불빛, 차 전조등과 산불을 구분해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국내에 도입되지 못했다. 대신 미국 최대 산불 피해 지역인 캘리포니아주에서 산불화재 감시 시스템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정보제공, 보안,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한 규제가 도입에 장애물이 됐다. 산불 감지를 위해서는 송전탑에 설치된 다량의 CCTV 영상을 제공받는 것이 필수적인데 CCTV를 운영하는 기관에서는 영상을 제공하는 것에 난색을 표했다. 국내 기관들이 내부서버를 이용한 폐쇄적 시스템을 선호하는 것도 기술도입의 장벽으로 작용했다. 그러다 보니 국내 산불감시는 여전히 사람의 '눈'에 의존하고 있다. 산림청은 매년 전국에서 1만명가량의 산불전문예방진화대를 선발해 산불 감시에 활용한다. 산람청이
"저희도 오후에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진이 올라와서 뒤늦게 알았습니다. 사진 보고 취재해서 공지했는데 일정 순서가 잘못돼 다시 공지했습니다." 15일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주말 나들이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백화점 신발 구매로 시작, 광장시장에서 떡볶이 등을 포장하고 남산 한옥마을을 산책하며 마무리된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주말 행보는 주말 내내 세간의 화제였다. 기자들도 대통령실 공지가 아닌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진으로 먼저 소식을 접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공개 행보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대통령이 시민들과 가까이 접점을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지만, 이 또한 하나의 보여주기식 '쇼'란 시선도 있다. 경호와 관련한 우려도 나온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윤 대통령의 동선이 과거 어느 대통령보다 실시간으로 널리 국민들에게 '감시'되고 있단 사실이다. 윤 대통령은 적어도 첫 주말 행보를 사전에 탄탄하게 '기획'하진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무려 35회 언급했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시장의 역할을 중시하는 신자유주의적 사고가 강력히 반영됐다. 그동안 기업 활동을 발목 잡던 수많은 정부 규제를 없애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10일 윤 대통령의 취임식을 시청한 한 스타트업 대표에게 소감을 물어보니 이 같은 말을 남겼다. 그는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시원한 어퍼컷을 날린 것처럼 불필요한 규제들도 어퍼컷으로 싹 다 날려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새롭게 닻을 올린 윤석열정부를 향한 벤처·스타트업 업계의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기대감의 근원은 단연 '규제개혁'이다. 문재인정부의 경우 연간 신규 벤처투자액이 7조원을 돌파하고 기술기반 창업이 23만개를 기록하는 등 투자 주도형 정책에 따라 '제2의 벤처붐'으로 불릴 만큼 창업생태계의 양적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규제개혁에는 지지부진해 질적 성장 기반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역점적으로 추진한 규제샌
"정용진 부회장이 주류사업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주류업계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와인을 수입·판매하던 이마트의 자회사 신세계엘앤비(L&B)가 발포주, 과일소주에 발을 들인 것에 대한 평가다. 신세계엘앤비는 지난 3월 발포주 '레츠 프레시 투데이'를 출시하며 종합주류유통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발포주의 경우 세율이 30%로 맥주 세율 72%보다 낮은데다 가성비 좋은 발포주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달 들어 수출용 과일소주를 생산해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한류 영향으로 과일소주를 찾는 외국인이 늘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보유한 제주소주 공장을 활용해 조만간 과일소주를 생산한다. 위스키 사업에도 손을 뻗칠 기세다. 지난 3월 특허청에 '제주위스키' 'K위스키' 등 위스키 6종의 상표를 출원했다. 신세계엘앤비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이 없는 상태이나 위스키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
10일 주요 일간지 광고면이 기업들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 축하 메시지로 채워졌다. 대통령 취임식 때마다 벌어지는 풍경이지만 5년만의 정권교체, 민간 주도 경제를 내세운 새 정부의 정책 방향까지 더해지면서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새 정부 출범을 바라보는 경재계 속내는 복잡하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두 정권을 겪으며 의견을 내세우기보단 움츠리는 법을 배웠던 것이 재계다. 국정농단 사태의 여파는 여전하다. 일부 대기업 총수가 잇따라 재판을 받았고 총수 공백의 아픔도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재도 가석방 신분으로, 해외 출장을 위해선 법무부 승인을 받아야 하고 등기임원이 될 수 없다. 국정농단 사건을 계기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지난 5년간 재계와 기계적으로 거리를 뒀다. 그래도 우려 보단 기대의 목소리가 높다. 윤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부터 기업을 정책 파트너로 삼겠다는 의지를 피력해왔기 때문이다. 이날 열린 취임식과 외빈 만찬에도 5대 그룹 총수와 경제6단체장
"기억에 남는 금융 관련 정책이 하나도 없네요." 앞으로 5년 간 대한민국을 이끌 '윤석열정부'가 출범한다. 정부 출범 전부터 금융권에선 '금융 홀대론' 우려가 나온다. 새 정부 밑그림을 확인할 수 있는 50일 간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 활동에서 금융산업 발전과 관련한 아젠다가 제시되지 못한 탓이다. 그나마 가뭄에 콩 나듯 나온 인수위발 금융 정책은 '퍼주기식 포퓰리즘' 정책 성격이 짙었다. 대표적인 것이 10년 동안 일정금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장려금을 얹어줘 '1억원'을 만들어주겠다는 '청년도약계좌'다. 문재인정부에서 큰 인기를 끈 '청년희망적금'보다 가입 문턱은 낮추고, 혜택은 늘린다고 한다. 다만 인수위는 재원 마련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수백만명의 청년이 청년도약계좌를 신청한다고 가정하면 1년에 수조원이 예산이 필요하다. 그간 수많은 정부 사업에 '자발적 참여'를 강요당했던 금융사들이 정부 재정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의 부산 이전 추진
"국장 때부터 노력했는데 부총리가 돼서도 못했다" 4일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자처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역대 최장수 재임 기간 중 아쉬운 점 중 하나로 '서비스 산업 발전법'(서발법) 입법 실패를 들었다. 부동산 가격 급등과 재정준칙 법제화 실패에 버금갈 정도로 아쉽다는 홍 부총리의 말에서 꼭 해야하는 일을 이루지 못하고 떠난다는 회한마저 느껴진다. 서발법은 서비스 산업 발전 지원 근거를 담은 법으로 2012년 7월 정부 입법으로 처음 발의됐다. 유통과 의료, 교육 등 7개 서비스 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 개선, 자금·인력·기술 지원, 조세 감면 등 근거를 담았다. 20대와 21대 두 국회에서 논의됐으나 의료민영화 등에 대한 우려로 제정되지 못했다. 홍 부총리는 그간 꾸준히 서발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서발법이 국회 소위원회 등에 상정될 때마다 페이스북을 통해 수차례 관심을 호소했고, 2019년 IMF(국제통화기금)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취재진과
'이재명 인천 계양을 출마설(혹은 차출설)'을 둘러싼 물밑 작업이 정점을 향한다. 일단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인천 지역 의원 상당수는 적극적이다.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이 송 후보의 전 지역구에 출마하고 선거 국면에서 두 인사가 나란히 서는 그림을 기대한다. '송영길은 이재명' 식의 이른바 '커플링'(동조화) 효과다. 대선 후보였던 이 고문이 출마하면 한때 송 후보를 괴롭혔던 대선 패배 책임론도 상당 부분 해소된다. 송 후보가 최근 "이재명에게 뒷방에 갇히라는 것은 이적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도 이같은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원내 '이재명계'나 측근 그룹에선 반대 목소리가 적잖다. 인천 계양(분구 전)과 계양을은 선거구가 생긴 2000년 이후 민주당의 텃밭으로 꼽힌다. 2010년 재·보궐선거 패배로 내준 1년여를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이 깃발을 꽂았다. 이 고문의 출마는 그 자체로 '무혈입성'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다. 인천과 특별한 연고도 없다. 이 고문이 비주류 정
닷새째 전면파업 중인 현대중공업에는 과거와 다른 점이 눈에 띈다.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 직원들이 파업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며 파업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노동자들이 똘똘 뭉쳐 회사와 싸우던 과거 조선소의 파업과는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 MZ세대들에게 더이상 '평생직장' 같은 건 없다. 상황에 따라 여러 직장을 옮겨다닐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임금 조건이 좋다면 초단기직이나 임시직을 선택하기도 한다. 정규직에 목을 매기보다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근무조건 등을 더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를 계기로 '긱 이코노미'(임시직 경제)가 더 빠르게 노동시장에 파고들고 있다.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젊은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시간당 소득이 높고 유연한 근로시간을 보장받는 플랫폼 노동을 선택하기도 한다. 외국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미국에서는 스스로 일터를 떠나는 자발적 퇴사자가 지난 2월 기준으로 약 440만명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