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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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플랫폼 독과점 문제를 최대 화두로 다뤘다. 온택트 시대라는 호황기를 맞은 플랫폼 기업들의 갑질 행태를 점검하고 개선책을 찾기 위해서다. 과방위, 정무위, 산자위 등 여러 상임위에 플랫폼 기업인들이 줄줄이 증인으로 불려왔다. 여야를 막론하고 플랫폼 사업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과 논란에 질타를 쏟아냈다. 플랫폼 기업인들은 의원들의 파상공세에 고개를 숙였다. 딱 거기까지였다. 지난 21일 과방위의 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의장이 출석했다. 김 의장은 올해만 세 번째 국감장에 불려왔다. 대기업 총수로 전례 없는 일이다. 의원들은 두 사람을 향해 과다 수수료 부과, 과도한 광고경쟁 유발, 중소기업·소상공인 영역 침범 등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했다. 앞서 정무위, 산자위 국감에서 다룬 내용과 다를 게 없었다. ICT 소관 상임위의 차별점을 찾기 어려웠다. 이 GIO와 김 의장은 연이은 플랫폼 갑질 지적에 개
'대장동 의혹' 수사에 검·경 협력은 없다. 사실상 검·경이 중복 수사를 진행하면서 신경전까지 벌어진다. 경찰 내부에서는 "수사를 하다보면 검찰이 다 가져간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신경전은 '곽상도 의원 아들의 퇴직금 수수 의혹'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휴대전화 확보 과정에서 두드려졌다. 경찰은 곽 의원 아들 의혹을 수사하면서 수원지검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는데 반려됐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에서 동일 사건을 수사하고 있어 송치를 요구하겠다"고 했고, 결국 해당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다. 유동규 전 본부장 휴대전화도 검찰과 경찰이 각각 한 대씩 따로 확보한 상태다. 먼저 유씨가 최근 사용하던 '아이폰'을 확보한 건 경찰이다. 이후 유 전 본부장이 과거 사용해 온 휴대전화는 검찰이 유씨의 지인 자택을 압수수색해 확보했다. 그런데 검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한 날보다 이틀 먼저 경찰이 수원지검에 같은 내용으로 영장을 신청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이 압수수색 영
"아늑하다." "신혼부부 중에 선호하는 사람이 많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김현미,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화성동탄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찾아 한 말이다. 전용 44㎡(약 13평) 복층형 구조에 방 2개, 거실, 주방, 화장실로 구성된 실내를 둘러본 소감이었다. 이 주택은 보증금 7200만원에 월세 27만원이면 입주할 수 있다. 서울 시내 웬만한 원룸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방문한 후 9개월째 공실 상태다. 입주자 소득과 자산 기준을 완화했으나 여전히 찾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완공된 공공임대주택 중 입주자를 찾지 못한 집이 전국적으로 5만4746호에 달한다. 이 중 약 65%인 3만5476호가 6개월 이상 장기 공실 상태다. 혈세 수 조원을 들여 만든 새 아파트 수 만채가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심 외곽 지역에 지어진 탓에 교통, 학군 등 입지 여건이
"이제 직원 10명 규모인데 협회비가 6000만원입니다." 최근 취재했던 핀테크 스타트업 대표가 '업권'을 관리하는 협회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다. 돈을 받는 협회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 이 협회는 지난 6월 출범한 금융위원회 산하 법정단체다. 금융당국은 개인 간 대출·금융투자(P2P) 산업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으로 제도화하면서 관련 법에 협회 설립과 의무 가입을 명시했다. 이에 따라 관련 스타트업은 당국에서 먼저 승인을 받고, 협회에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그렇게 업권의 자율관리를 목적으로 설립된 협회는 금융감독원 국장 출신이 초대 협회장을 맡았다. 당국과 업계를 잇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스타트업들은 협회비 명목으로 최소 1000만원에서 1억원 이상을 요구받았다. 이 돈은 매년 내야 한다. 다른 분야에도 스타트업 협단체들이 있다. 특수한 경우를 빼면 대개는 회비가 없거나 50만~100만원 수준이다. 정작 놀랐던 부분은 따로 있다. 수천만원씩 비용을 내는 점에 문
'BB크림과 에어쿠션'을 앞세워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K-뷰티가 지난해 독일을 누르고 세계 3위로 올라섰다. 2020년 국내 화장품 수출규모가 75억 달러로 가전, 휴대폰, 의약품을 제칠 정도로 무섭게 성장하면서 프랑스, 미국에 이어 당당히 세계 화장품 수출 세계 3위가 된 것이다. '세계 3위 수출국'이라는 화려한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K-뷰티가 처한 상황은 위기나 다름없다. 수출 규모 자체는 늘었지만 전체 수출의 5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는 K-뷰티의 경쟁력이 밀리면서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더페이스샵, 메디힐 등 중저가 브랜드 매출이 급락하고 있다. 대중국 수출 증가율도 프랑스, 일본과 비교해 둔화되고 있다. 한류열풍과 함께 중국에서 '메이드인코리아'라면 믿고 샀던 시대가 끝난 것이다. 중국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하에 지난 5년간 C-뷰티 브랜드가 무섭게 성장해 K-뷰티의 입지를 잠식했다. 이미 중저가 시장에서는 K-뷰티의 전성시대가 끝났으며 럭셔리 시장에서도 유럽 화장품
"좋다. 이런 게 기술혁신" "플라스틱 100% 재순환이 가능하다면 이건 노벨상감" 지난 19일 언론을 통해 공개된 SK지오센트릭과 에코크레이션의 폐플라스틱 열분해 기술에 대한 긍정적 반응들이었다. 음식물이 묻거나 알루미늄 등 복합재질로 이뤄진 폐비닐은 예전에는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됐지만 이번에 소개된 열분해 기술을 통해 60%의 수율로 원유처럼 재활용할 수 있다. 이 소식에 "(비닐 사용에 대한)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얼마나 많은 대중들이 자연보호와 폐자원 재활용에 대해 관심이 높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현재 전세계 플라스틱 연간 사용량 3억5000만톤 중 재활용률은 1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심히 분리수거를 해도 바다로 또는 땅속으로 버려지는 자원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에코크레이션과 같은 기업의 열분해 기술이나 SK지오센트릭이 보유한 후처리 기술이 확산되면 재활용률이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 후처리 기술이란 열분해유를 좀더 고순도화해 순수
서울 여의도에 있는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 5층. 중앙회장실과 대회의실 등이 있는 이 곳에 유력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때문이다. 국회 정문에서 이곳까지는 600m(미터), 걸어서 5분 정도로 가까운 거리다. 정치인들에게 중소기업은 2018년 기준 663만개에 종사자가 1700만명에 달하는 빼놓을 수 없는 표밭이다. 명분은 정책간담회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최근 중앙회를 찾아 애로사항을 들었다. 참석자에 따라 분위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정치인들은 똑같은 의자에 앉고, 비슷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고 돌아간다. 당연히 "중소기업 파이팅"을 외친다. 김기문 중앙회장이 발언 말미에 건내는 덕담도 "꼭 필승하시길 바란다"로 똑같다. 문턱이 닳도록 찾아오는 정치인들에게 줄기차게 요구하는 골자도 비슷하다. 대·중소기업 격차를 줄이고 일하기 좋은 경제토양을 마련해달라는 취지다. 쉽게 말하면 대기
애플의 배짱 영업이 여전하다. 비싸도, 불친절해도 잘 팔려서다. 애플은 지난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제조사 중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눈에 띄는 부분은 삼성과 화웨이보다 출하량은 적지만, 전세계 영업이익의 75%를 가져갔다는 점이다. 애플이 아무리 프리미엄 스마트폰 위주로 제품을 출시한다지만 이 정도로 압도적인 영업이익은 이질감이 느껴진다. 배경은 고가 전략에 있다. 애플은 신작을 낼 때마다 가격을 올리며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비싼 가격이 고급 이미지로 대변되고 충성고객 양산으로 이어졌다. "혁신에 대한 가격을 지불할 사람들이 늘 있다"던 팀쿡 애플 CEO(최고경영자)의 말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애플을 둘러싼 숱한 논란들도 아이폰 판매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수년전 애플이 아이폰6과 아이폰7의 성능을 인위적으로 낮췄을 때도, 아이폰8의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스웰링'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충성도가 높은 고객, 이른바 '애플빠'의 이탈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하 카드수수료율)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11월 중 최종 수수료율이 공개될 예정인데 사실상 과정과 결론은 정해져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당정이 만나 협의를 하고 회의장 밖은 카드사 노조의 항의 방문으로 시끄럽겠지만 '기존보다 낮은 수수료율'이란 답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내년 초 대통령선거까지 앞두고 있다. 수수료율은 금융당국 계산보다 더 내려갈 수 있다. 2018년처럼 우대수수료율 적용 가맹점이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당시 연매출 5억원까지였던 우대수수료율 적용 가맹점 기준이 정치권 논의를 거치면서 30억원까지 넓어졌다. 매 3년마다 카드수수료율을 재산정하는 규제로 인한 풍경이다. 연매출 10억원이 넘는 자영업자를 '서민갑부'라고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도 있다는 점에서 영세자영업자를 위한 우대수수료율 적용과 카드수수료율 재산정 정책의 왜곡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카드수수료율 규제가 태생부터 정무적 판단에서 나온 탓이다. 전세계적으로 카드 수수
추억의 개그 중 이런 게 있다. 두 명의 슈퍼카 운전자가 고속도로에서 과속 경쟁을 하다 경찰에 붙잡혔는데, 기를 쓰며 이들의 뒤를 쫓아간 경차 운전자도 같이 끌려왔다. 무리해가면서 이들과 같이 속도를 낸 이유를 묻자 경차 운전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고속도로 규정상 차간 거리 100m를 유지하라고 해 열심히 지켰습니다." '차간 거리 100m 이상'이라는 규정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채 기계적으로 받아들인 결과다. 사람 사는 게 다 그렇듯 법도 허점이 존재한다. 해운업체들의 공동행위를 허용하는 해운법이 그렇다. 고객인 화주들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당국에 신고를 한다는 전제 아래 해운사간 가격과 노선을 협의해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당국에 신고한 것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다. 해운업계의 특수성과 공동행위의 국제적 보편성을 인지하고 있는 해양수산부는 이 같은 행위를 신고할 필요가 없다고 해석했고, 공정거래위원회는 당국에 신고되지 않은 공동
"대출 막는다고 하니 걱정돼서요. 미리 받아두려고 알아보는 중이에요. 정말 어떻게 되는 거예요?" 대학 선후배들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한 후배가 은행에 다니는 선배에게 물었다. 한참을 생각하던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우선 받아둬라, 어떻게 될지 나도 모른다." 정부의 전방위 가계대출 조이기가 수요자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지난 8월 NH농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일부 중단할 때만 해도 금융당국은 "다른 금융회사까지 대출 취급 중단이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두 달여가 지난 지금 대부분의 금융회사가 일부 대출을 중단하거나 문턱을 높였다. 정부의 말을 믿고 기다린 사람이 대출을 받기 위해 이리저리 뛰고 있지만 한도도 적고 금리도 높다. 연말까지 목표치를 맞추려는 정부의 방침은 내년 초 '대출 요요'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내년은 가계대출 증가 목표율이 4%로 올해(6.99%)보다 낮다. 게다가 임대차법 시행 2년이 되는 해다.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면
"답답하다." 지난주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중소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를 지켜본 디스플레이 업계 고위 관계자의 반응이다. 최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국가핵심전략산업특별법에 디스플레이 분야만 제외했다'는 보도 이후 문승욱 산업부 장관의 입장 변화에 관심이 모아졌으나 특별법을 언급하지 않고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우회적인 답변으로 갈음했기 때문이다. 같은 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특별법의 주무부처는 산업부로 확실히 했다"고 못 박은 것을 감안하면 문 장관의 발언은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산자위 안팎에서 "산업부가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보다 기재부 눈치만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문 장관은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기밀(최근 3년 치 매출과 고객정보, 재고 현황 등)을 대놓고 요구한 미국 정부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상식으로는 이례적인 조치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우리의 대응 방향을 밝히지 않았다. 협상을 앞둔 산업부의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