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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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제치고 광역자치단체 중 인구 1위를 차지한 경기도의 김문수 지사. 취임 1년을 맞은 그는 화려한 축제 대신 치안과 소방 등 '비인기' 정책에 힘을 쏟고 있다. 경기지사가 '차기'를 노려볼 수 있는 자리여서 그의 행보는 임기까지 지속된다면 일종의 '모험'이다. 얼마 전 만난 김 지사는 "표시가 안나고 인기도 없겠지만…"이라며 경찰서 없는 화성시 얘기를 꺼냈다. "저도 놀랐습니다. 도정을 맡고 6개월이 지나서야 알았으니까요." 최근 동탄신도시 건설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화성은 80년대 후반 발생한 연쇄 살인사건을 비롯해 각종 강력사건으로 인해 경찰서가 당연히 있는 곳으로 간주된다. 면적도 서울의 1.4배에 달하고, 동탄신도시 조성이 끝나면 인구가 50만명을 넘어선다는 추산이다. 그런데도 시내에는 아직 경찰서가 없다. 김 지사는 오산시 행사에 화성경찰서장이 나타나자 "여긴 웬일이시냐"고 물은 뒤에야 오산에 있는 경찰서가 화성까지 관할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그는 행정자치부
“고국을 등질 때 나는 새로운 삶을 찾았다. 귀국했을 때 나는 신천지를 보았다(When I left Ireland, I saw new life. When I returned, I saw new world!)" 아일랜드 수도인 더블린 공항의 입국장에 쓰여 있는 이 말을 보고 한 대학교수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한다. 유럽에서 가장 못 사는 나라에서 20여년 만에 가장 부유한 나라로 탈바꿈하는 기적을 만들어낸 아일랜드 인들의 고통과 환희, 그리고 한국의 현실이 겹쳐지면서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르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아일랜드 인구는 500만명이 채 안된다. 하지만 해외에 살고 있는 아일랜드 인은 10배인 500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자연환경이 좋지 않아 국내에서는 먹고 살기가 어려웠던 탓에 돈 벌어 잘 살기 위해 해외로 떠났기 때문이다. 정든 고향 땅을 등지는 일은 1970년대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 ‘노사정대타협’을 통해 고질병이었던 노사분규를 없앤 뒤 아일랜드에
전도연과 김 영, 그리고 이하늬. 최근 1주일새 국제무대에서 '코리아' 브랜드 가치를 높인 여성들이다. 영화배우 전도연은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의 여왕에 등극했다.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수상은 1987년 베니스영화제의 강수연 이래 20년 만이다. 또한 한국영화의 저력, 나아가 한국인의 창조성과 예술성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다. 미국 LPGA 데뷔 5년차인 김 영은 코닝클래식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LPGA투어에서 무려 103번째 경기 만에 얻은 첫 우승이다. 고교시절부터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던 그는 정작 꿈의 무대에선 '무관'을 지속했고 급기야 스폰서마저 놓쳤다. 하지만 도전을 포기하지 않은 끝에 여제의 대열에 합류했다. 미스코리아 이하늬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2007 미스유니버스 선발대회' 본선에서 4위를 차지하며 한국의 미를 세계에 알렸다. 한국 대표가 미스유니버스 본선에서 수상한 것은 1988년 장윤정이 2위에 오른 후 두번째다. 그는 지난해 대회에 출전한 김주희
3년 전쯤 '브릭스' 보고서로 주목받은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도미니크 윌슨)를 만났을 때 일이다. 윌슨은 한국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절대로 선진 7개국(G7)에 들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유는 사실상 하나로, 인구가 적다는 점이었다. 경제규모 10위를 자랑하던 한국이 2005년 브라질, 지난해 러시아에 한 계단씩 밀려난 것은 '작은' 국가의 비애다. 이제 인구 1억명이 넘는 멕시코에 12위 자리도 내줄 날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더구나 합계출산율은 인구 대체에 필요한 수준(2.1명)을 밑돈 지 22년 만인 2005년 세계 최저인 1.08명까지 떨어진 마당이다. 축소지향적 인구로 인해 구름이 낀 한국경제에 최근 희망의 목소리가 들린다. 출생아가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해 쌍춘절, 올해 황금돼지해 특수 여파란다. 정부 한 고위 관리는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지난해 출산율이 바닥을 친 듯 싶다"고 전했다. 심각한 저출산을 겪은 일본도 지난해부터 경제회복과 함께 신생아수
주식회사는 인류의 위대한 창조물 중 하나다. 돈이 한 푼도 없는 젊은이라도 참신한 아이디어와 정열이 있으면 사업의 꿈을 이룰 수 있다. 돈을 댄 부자들의 손해는 최악의 경우에라도 출자금만으로 한정되는 반면 이익은 무한대로 커질 수 있다. 17세기 초에 주식회사 제도를 창안한 네덜란드는 신대륙 발견이라는 ‘대항해시대’에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다. 미국은 증권거래소를 만들어낸 덕분으로 20세기 패권국이 될 수 있었다. 주식을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는 ‘주식회사 유동화’를 통해 전기 철도 자동차 등 거액이 들어가는 20세기 초의 첨단산업 투자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17세기 네덜란드와 20~21세기 미국이 패권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리스크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인식하고, 그런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를 명확히 알았기 때문이었다.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주식회사와 증권거래소라는 독창적 시스템을 만들어 낸 것이 패권국의 선물을 제공한 것이다. 반면 리스크가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리스크
"일본에 가면 논바닥 한가운데 반도체 공장이 자리하고 있다. 첨단사업으로 보이는 반도체사업도 실은 환경오염이 심한 공해업종이다. 왜 이런 곳에 공장을 지었을까. 공해물질이 공장에서부터 한 방울도 새어나가지 않고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배수진을 친 것이다." '이헌재식 경영철학'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저자(이성규)가 십수년 전에 목격했다는 이 장면이 며칠 전 경기 이천에서 재연됐다. 김문수 경기지사 등이 하이닉스반도체의 열병합발전소에서 나오는 냉각수를 이용해 첫 모내기를 했다. 경기도 측은 배출되는 물이 따뜻해(23℃) 이양작업을 평소보다 40여일 당겼고, 수질은 이미 국립환경연구원 지정기관에서 깨끗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모내기는 정부가 환경문제로 하이닉스 이천공장의 증설을 불허한 것이 옳지 않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한 이벤트다. 김 지사는 오는 7월 쌀을 수확하면 직접 밥을 지어먹겠다고 했다. 나아가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농법까지 활용해 '임금
해마다 3월이면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 찾아온다. 황사(黃砂)와 경영권 분쟁이 그것이다. 하나는 자연 현상이고 다른 하나는 인위적이란 점에서 다르지만, 당하는 사람은 몹시 불편하다. 경우에 따라서 일자리도 잃어야 하는 고통까지 겪어야 한다. 춘삼월의 두 불청객, 황사와 경영권 분쟁 3월 주총 시즌에 찾아오는 경영권 분쟁은 ‘기업은 주주의 것’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기업의 주인은 주주이기 때문에 현재 경영권을 갖고 있는 사람보다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한 뒤 이제부터 이 기업의 주인은 나이므로 당신은 나가라고 요구하는 게 경영권 분쟁의 본질이다. 주식회사를 근간으로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의 주인은 주주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주주는 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돈(자본금)을 낸다. 1%의 가능성에서 기회를 보고, 잘못되면 피 같은 돈을 모두 잃어버릴 위험을 감수하는 도전정신이 있기에 주주들에게 기업의 주인 자격을 부여하는 것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현재 경제 패권을 쥐
KTX로 2시간30분. 설 연휴 직전 10여년 만에 가본 부산은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해운대 인근에 자리잡은 고층 빌딩, 뉴욕의 조지워싱턴브리지를 연상케 하는 광안대교 등은 이국적이었다. 누리마루가 있는 동백섬을 산책하면서 부산이 많이 발전했다고 느꼈다. 그것도 잠시. 도심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기사는 의외의 말을 던졌다. "갈수록 살기 어렵네요. 사람들이 계속 다른 도시로 빠져나가죠…." 해변의 고층 아파트들은 서울과 비교해 손색이 없지만 미분양된 게 적잖다고 전한 그는 기업들이 타지로 이전하면서 일자리가 줄고, 도시의 활력도 떨어지고 있다며 '부산 비관론'을 이어갔다. "울산의 음식점들은 주말마다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하죠. 이곳에는 새로 생기는 것이라곤 라면가게, 분식점뿐입니다. 아파트 공사도 서울의 대형업체들이 도맡고, 부산기업은 없습니다. 도로도 제대로 확충이 안돼 정체가 심합니다. IMF체제 이후 부산은 죽 내리막길입니다." 그러더니 대뜸 "이번엔 경제를 아는 사람
“한국경제가 지난해 5.0% 성장한 것은 기적 같은 일입니다.” 매월 갖는 모임에서 한 국책연구원 박사는 한국경제가 결코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북한핵개발 폭풍, 원화강세와 고유가 및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난맥상을 뚫고서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성장률을 이룬 것은 절대로 과소평가할 수 없는 한국경제의 저력”이라는 분석이다. 원유 같은 천연자원과 원천기술 같은 경쟁력의 원천을 상속받지 못한 한국경제가 5% 성장한 것은 조로(早老)현상이 아니라 최선이라는 설명이다. 그런데도 주위에서 ‘경기가 나빠 살기 어렵다’는 말이 끊이지 않는다. 기적처럼 높은 성장률을 좀처럼 실감할 수 없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무엇이 이렇게 숫자와 체감 경기의 격차를 벌어지게 하는가. 기적적인 5% 성장 vs 바닥권 체감경기 이유는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우선 고통 받는 자영업자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외환위기 이후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먹고 살기 위해 밥집과 호프집 등을 차렸다. 그렇게 생긴 자영업
얼마전 과천 관가에서 고위 공무원들의 '보신계명'이 회자됐다. 종종 사고의 진원지가 됐던 민원인에 대한 대처요령으로 '일정을 메모하자. 단 둘이 만나는 자리는 피하자'는 것이 골자였다. 이 계명은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 현대자동차 계열사의 부채탕감 로비와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것에서 출발했다. 변 전국장을 법정에 세운, 유일한 직접 증거는 현대차를 대신해 뇌물을 제공했다는 김동훈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의 진술. 김씨는 수사 과정에서 변 전국장에게 3차례에 걸쳐 거액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변 전국장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고교 동창과 함께 김씨를 1차례 만났을 뿐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항변했으나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변 전국장은 후배 공무원들의 도움을 받아 사건 당시 일정이 담긴 개인휴대단말기(PDA) 파일을 복원하고, 국회 영상자료를 챙겨 김씨를 만나지 않았다는 알리바이를 어렵게 입증했다. 이 덕분에 김씨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가운데
살다보면 처음 가 보는 곳인데도 이미 여러 번 왔었던 것처럼 익숙한 곳이 있다. 어떤 때는 처음 해보는 일인데도 마치 몇 번이나 되풀이했던 것처럼 전혀 낯설지 않은 일도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데자뷔(旣視感)이라고 한다. 수백 년 만에 찾아온 ‘황금돼지 해’라며 들뜬 마음으로 맞이한 2007년 새해가 시작된 지 한달이 가까워지면서 데자뷔라는 말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경제주권을 IMF(국제통화기금)에 넘겨줘야 했던 정축국치(丁丑國恥; 나라를 일본에 빼앗겼던 경술국치(庚戌國恥)에 빗댄 말)를 10년만에 또 겪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의 경제상황을 보면 데자뷔가 허무맹랑한 착각만은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작년말부터 시작된 ‘외화 퍼내기’ 노력이 대표적이다. 재경부는 1인당 해외부동산 취득한도를 100만달러에서 300만달러로 확대한 데 이어 해외펀드의 주식차익에 대해 3년 동안 세금을 물리지 않기로 했다. 넘치는 달러로 원/달러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
LG텔레콤의 수장을 맡았던 남 용 사장은 지난해 7월 동기식 IMT 2000 사업권 취소의 법적 책임을 지고 퇴진하기 직전 "악법도 법"이라고 말했다. 그가 지칭한 '악법'은 기간통신역무의 허가가 취소되면 당연직 대표이사가 퇴직해야 한다는 전기통신사업법 조항이었다. 범죄 등으로 사업허가를 취소했을 경우를 상정하고 만들어진 것이다. 더구나 동기식 방식은 세계 주요 통신업체들의 외면으로 사실상 사장된 기술이어서 LG텔레콤으로선 정부와 다퉈볼 여지가 있었다. 남 사장은 그러나 "공무원들의 고민도 이해한다"며 '독배'를 택했다. 논란이 많았던 법을 따른 결과 개인(남 사장)이나 회사(LG텔레콤) 모두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다. 그는 5개월 뒤 LG전자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LG텔레콤도 1조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쏟아부은 경쟁업체들에 비해 매우 적은 비용으로 차세대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LG텔레콤 측이 당시 정보통신부 앞에 몰려가 항의시위를 벌이며 정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