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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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없는 기업은 없다. 그 원인이 밖에 있을 때도 있고, 안에 있을 때도 있다. '내우외환'을 겪을 때도 있다. 위기를 극복하면 위대한 기업으로 남고, 못 하면 사라진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이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던 해인 2014년 매출 206조원, 영업이익 25조원에서 2022년 매출 302조원, 영업이익 43조원을 찍으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지난해 매출 259조, 영업이익 6조5000억원으로 추락했다가 올 상반기 매출 145조원, 영업이익 17조원으로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를 타는 업종 특성상, 한 시점의 실적을 놓고 삼성전자가 '위기의 기업'이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고 반도체 부문에서 초격차를 유지하던 과거의 삼성에 비하면 '삼성의 위기'가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 2021년 9만8000원까지 갔던 주가가 6만원 초반에서 머무는 게 그 증거다. 위기의식을 드러낸 한 사례가 핵심사업인 반도체 부문의 수장 교체다. 잘 하고 있는 장수를 바꾸지는 않는다. 그랬다면
주식시장의 온 신경이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로 쏠려 있다. 상장사들의 하반기 실적이나 글로벌 경제, 미국의 대통령선거와 금리정책처럼 체크해야 할 이슈들은 많지만 순위가 밀린다. 금투세의 무게감이 큰 것은 단순한 세금문제가 아니라 자산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금투세가 일부 큰 손과 대주주에 국한된 이슈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주식투자 여부와 무관하게 한국인이라면 모두가 금투세 블록체인에 묶여 있다. 직장인이건 자영업자건, 가정주부건 학생이건 여파를 피해가지 못한다. 경제는 이미 블록체인처럼 영향을 주고 받는 구조로 전환했고 나비의 날개는 더 커졌는데 정작 이에 대한 분석이 너무 미진하다. 금투세 논란에서 아직 거론되지 않은 문제들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벤처, 스타트업 생태계가 파괴될 가능성이다. 스타트업들은 최근 돈맥경화로 고사하기 직전이고,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좀비상태가 된 지 2년 이상 지났다. 보통 스타트업 기업은 투자유치와 매출확대로 몸집을 키우
기아 대리점에서 현대차의 그랜저를 팔지 않는다고 화를 낼 사람이 있을까. 대출받으러 은행에 간다면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내주는데 KB국민은행이 내주지 않는다면 '왜 너희는 대출하지 않느냐'고 따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혼란에 빠졌다. 대표적인 예가 서울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아파트 등 신규 분양 아파트다. 현재 기준이라면 둔촌주공 아파트 전세 세입자는 아무 은행에 간다고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다. 최근 대형은행 대부분이 집주인이 바뀌는 조건부 전세대출을 중단했다. 하지만 둔촌주공 같은 신규 분양 아파트를 두고 해석이 다르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집주인이 분양대금을 완납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쳐야만 세입자에게 전세대출을 내준다. NH농협은행은 분양대금만 완납하면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하지 않아도 세입자에게 돈을 빌려준다. 신한은행은 신규 분양 아파트에는 조건부 전세대출 중단 방안을 적용하지 않
"사실 저의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해 준 저희 대표팀한테 조금 많이 실망을 했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협회는 모든 것을 다 막고, 자유라는 이름으로 (선수를) 방임한다." 지난달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9위 허빙자오(중국)를 꺾고 28년만에 금메달을 거머쥔 안세영 선수가 경기가 끝난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쏟아낸 말이다. '은퇴'를 암시하는 배수진까지 치며 던진 그의 작심 발언은 대한배드민턴협회를 넘어 각 종목별 협회와 대한체육회, 대한축구협회 등 체육계 내부에 곪아있던 문제들을 되짚어보게 하는 트리거로 작용했다. 실제로 관할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진상조사가 시작됐고, 국회에서도 관련 질타가 빗발치고 있다. '안세영 나비효과'의 포문은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열었다.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사격
메타버스(metaverse)가 언제 올까.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상을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신조어다. 온라인 공간을 이용,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메타버스는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소비자용 메타버스(B2C)와 제조현장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메타버스(B2B)로 나뉘는데 소비자용 메타버스는 매우 주춤한 모양새다. 연초 애플이 선보인 MR(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가 흥행에 실패해서다. 비전 프로 출시를 앞두고 업계는 "메타버스 기기 시장이 개화단계에 들어섰다"며 들썩였지만 지난 2월 3500달러(약 460만원)의 기기를 언박싱한 사용자들의 체험기는 대중화 기대감을 덮기에 충분했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전 프로를 쓰면 3D(3차원) 영화처럼 생생하게 하와이 화산 입구를 볼 수 있다"면서도 "앱 개발자나 애플의 열성팬이 아닌 이상 사람들은 하와이를 직접 여행하는데 3500달러를 쓸 것"이라고 혹
이솝우화의 '양치기 소년'은 거짓말로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쳤다. 동네 사람들이 그를 도우러 달려갔지만 헛걸음이었다. 이후 거짓말이 반복됐고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는 사람들이 믿지 않았다. 소년은 양들을 잃었다. 거짓말의 자유(?)를 즐긴 대가를 치른 셈이다. 거짓의 수위가 더 높았다면 어땠을까. 1919년 미국의 한 판결에서 나온 비유는 아직도 종종 언급된다. 1차 세계대전 때 국가의 징병에 대해 평화적 불복종을 권유한 전단지를 배포했다가 간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람은 '표현의 자유'(수정헌법 제1조 근거)를 주장했다.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사는 사람 많은 극장에서 허위로 "불이야!" 외치는 것은 헌법에 의해 보호받지 않는다고 했다. 상황에 맞는 비유였는지를 떠나, 그의 말은 피해를 만드는 행위(표현)는 통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1910년대 미국의 한 극장에서는 누군가 거짓으로 "불이야"를 외쳐 어린이 수십명 등 다수가 압사한 사건이 있었다. 100년여
#1. 노동자도, 의사도 아닌 황제가 파업을 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그것도 무려 30년 동안이나. 땅이 넓고 물건도 많은 지대물박(地大物博)의 대륙, 수 천 년 역사의 중국에서도 이 정도로 오래 파업을 한 황제는 단 한 명 뿐이다. 바로 명나라의 만력제, 묘호는 신종이다. 만력제는 47년의 재위기간(1563~1620년) 중 27년 이상을 놀고 먹었다. 어전회의에는 아예 나오지도 않았다. 매일 전국에서 수천 건의 상소가 올라왔지만 만력제는 그 위에 엎어져 잤다고 한다. 이른바 '만력태정'이다. 신하들은 나무 하나 없는 자금성의 땡볕 아래 엎드려 황제에게 돌아오라고 읍소했다. 열사병에 쓰러지는 이가 속출하자 환관들이 물이라도 갖다주려 했으나 황제가 막았다. 나름대론 비장하고 결연한 의지의 농땡이였던 셈이다. 만력제가 파업을 선언하면서 든 핑계는 건강이었다. 완전 거짓말은 아니었던 게 만력제는 고도비만에 등과 다리가 굽어 혼자선 걷지도 못했다. 명나라 최악의 암군으로 불리는 만력제지만, 그도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RB)가 긴축을 멈추고 금리 인하 쪽으로 깜빡이를 켜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안정된 것으로 나타나지만 한편으로는 장기간 긴축에 따른 부담으로 경기에 부담이 되는 신호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금리 인하를 재촉하는 것은 경기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미국 뉴욕증시가 경기침체 우려로 요동을 쳤다. 경기침체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샴의 법칙'(Sahm Rule)이 약 3년 만에 발동되면서다. 샴의 법칙은 2019년 클라우디아 샴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가 고안한 것이다. 최근 3개월 실업률 평균과 직전 12개월 중 최저 실업률 간의 차이가 0.5%포인트 이상이면 경기 침체가 시작되었음을 알린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8월 2일에 발표된 7월 미국 실업률이 4.3%로 올라가자 해당 수치가 6월 0.43%포인트에서 7월에 0.53%포인트로 높아져 기준치 0.50%포인트를 넘겼다. 샴의 법칙이 발동하자 고용 감소가 임금 소득 및
편의점은 불황에 강한 산업이다. 장기불황을 겪었던 일본에서도 편의점만은 꾸준히 성장했다. 쓸돈이 줄어들면 소비를 줄이고, 꼭 사야 한다면 가성비를 찾을 수밖에 없다. 편의점은 이런 수요를 노린 상품을 집중적으로 기획하고, 판매하며 성장한다. 지난해 편의점의 가장 큰 히트 상품 중 하나는 고공행진 중인 외식물가를 겨냥한 도시락이었다. 고물가와 저성장에 시름을 앓던 지난해 초 애널리스트들은 '불황 속 도피저', '불황 무풍지대'라며 편의점을 유통업계의 톱픽(최우선 추천 주식)으로 꼽기도 했다. 그리고 예상은 크게 틀리지 않았다. 편의점들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2022년보다는 낮아졌지만 GDP 성장률 1.4%라는 역대급 저성장 국면에서도 선전했다. '불황 모르던 너마저...' 흔들리는 편의점. 얼마전 본지 기사의 제목이다. 말 그대로 불황에 강하다던 편의점마저 흔들리고 있음을 전한 기사다. 업계 톱인 CU와 GS25의 올해 실적은 시원찮다. 매출은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잠시 잊고 지냈던 코로나19(COVID-19)가 다시 창궐할 조짐을 보인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국내 최대 학원가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였다. 최근 아동환자가 급증하면서 코로나19에 감염돼 학교나 학원을 갈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퍼졌다. 지금은 코로나19에 확진이 되더라도 등교를 할 수 있다. 다만 서울시교육청은 코로낙19에 감염될 경우 등교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무더위에도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씌웠다. 개학을 앞두고 코로나19에 확진될 경우 등교를 하지 못하거나 학원 수업을 온라인으로 받아야 하는 경우가 생길 것을 대비한 것이다. 자식 교육에 열성인 이들의 경우 자녀의 며칠간의 학업 공백도 용납하기 어려울 수 있다. 대치동 학원가에 마스크를 쓴 학부모나 학생들이 유독 많아 보이는 이유다. 폭염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아이들이 안쓰러워 보이지만 당국이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쩌면 가장 현명한 대응을 하는 것일 수
A와 B는 한 때 직장 동료였다. 각각 2000년과 2004년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입사해 같은 업무에 종사했다. 세계1위 제품을 만들던 A와 B는 2020년~2021년 몇개월 차이를 두고 함께 퇴사했고, 2021년 한 해에 각각 다른 중국 업체에 들어갔다. 한국의 산업역군에서 중국의 핵심 기술인력으로 변신하기까지 기간은 3~5개월에 불과했다. 이들의 제2의 인생은 꽃길이 되지 못했다. 과거 다니던 회사에서 기밀을 빼내 중국 회사에 넘긴 사실이 적발돼 최근 한국 사법 당국에 의해 함께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것이다. 평범한 엔지니어였던 이들이 이제는 국가핵심기술 해외 유출 사건 피고인으로 재판받는 법정 동료가 됐다. 기술유출 혐의를 적발은 했지만 이들이 이직해 재판에 넘겨지기까지 3년여 동안 넘어간 기술은 회수가 불가능하다. 사법당국은 이들이 중국 업체로부터 거액을 제안받고 회사를 옮겼으며 실제로 기술을 넘긴 것까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기업이 수조 원을 투입해 확보한 핵심
"세수확보한다고 '소탐대실'한 격이죠. 기술이전을 하면 세금폭탄을 맞는데 연구의욕이 생기겠습니까."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과학기술계가 R&D 정상화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슈가 있다. '직무발명보상금' 제도 개선이다. 직무발명보상금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나 대학, 기업 소속 연구자들이 직무 관련 R&D 중 얻은 신기술 특허 등의 결과물을 사용자에게 승계 또는 양도할 때 받는 대가를 말한다. 연구현장의 사기를 진작하고 과학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1980년부터 시행됐다. 우리나라에서 80년대를 기점으로 굵직한 R&D 성과가 쏟아진 것도 관련 예산 확대를 비롯한 이 같은 과학기술 육성정책이 뒷받침됐다. 실제 특허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등록 특허 13만5000건 중 직무발명 특허는 11만9000건으로 전체 88%에 달한다. 사달이 난 것은 2016년 기획재정부가 직무발명보상금에 대한 과세체계를 바꾸면서다. 비과세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