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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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하이퍼루프라도 빨리 실현됐으면 좋겠어요. 서울 오가는 시간이라도 줄이게…." 올해 초부터 후속투자 유치를 추진 중인 울산지역 딥테크(첨단기술) 스타트업 CEO(최고경영자)는 투자자 미팅을 위해 서울 오가는 것에 지쳤다며 푸념 섞인 농담을 했다. 자신의 처지를 '충전소 찾아 헤매는 전기차'에 빗대기도 했다. 갈 길이 구만리인 창업가 입장에선 길바닥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까울 터. 투자유치 때가 되면 많은 지역 창업가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으로 향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만큼 투자유치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벤처투자자는 수도권에 몰려 있다. VC(벤처캐피탈)는 10곳 중 9곳, 보육기관인 AC(액셀러레이터)와 법률, 회계, 컨설팅 등 전문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6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됐다. 혹자는 좁은 땅덩어리에서 물리적 거리가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묻기도 한다. 하지만 거자일소(去者日疎)라고 했다.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관계형성도 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공화국은 단순히 권력 세습을 부정하는 의미에 국한하지 않는다. 왕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공화국의 필요조건일 뿐이다. 사익보다는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미덕과 공익, 공공선을 중시하는 공화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국민이 능동적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해 개인이 자유와 권리를 누리게 하는 게 민주공화정이다. 우리 헌법에는 사익을 추구하면서 그 부담을 사회 전체에 지우지 못하게 하는 장치를 두고 있다.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해야 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본질적인 내용이 아니라면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게 그것이다. 의대 증원을 놓고 벌어지는 혼란은 단순히 의정갈등이라는 단어로 담아내기엔 그 의미가 너무 크다. 이런 헌법의 정신이 작동하는지 가늠하는 시험대다. 법원은 의대교수와 대학병원 전공의, 의대생들이 낸 의대정원 증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항고심에서 기각·각하했는데, 재판부는 사익을 추구하는 게
이것은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의 고단한 미국 영업현장에 대한 기록이다. 2024년 자산 10조원 이상을 보유한 서 회장이 왜, 어떻게 미국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것만 적으려 한다. 먼 훗날 우리나라가 진정한 글로벌 바이오강국이 됐을때, 그의 치열한 노력이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기억하기 위해 기록한다. 그의 모습은 영상으로도 담았고, 앞으로 머니투데이 채널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서 회장은 "2024년에는 미국 영업에 직접 나서겠다"고 했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의약품이 유럽에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는데,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공략해야 회사가 한단계 더 도약할 것이란 이유 때문이었다. 그 현장을 기록하고 싶다고 청했다. 어떤 미디어도 하지 못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바이오산업 전체에 대한 애정을 항상 숨기지 않는 그였기에 그의 마음을 알려야겠다는 욕심이 들어서이기도 했다. 그리고 어려운 과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가 아시아 경제를 뒤흔드는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지며 달러 강세가 지속되자 아시아 국가의 통화 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아시아 국가의 통화 가치 하락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경제를 강타할 수 있는 2가지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첫째는 1997~98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유사한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엔저가 장기화하면 수출 경쟁력을 회복하려는 주변국들의 경쟁적 통화 가치 절하, 즉 환율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 전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윌리엄 페섹은 지난 4월30일 배런스에 기고한 글에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지난 4월24일 예상과 달리 금리 인상을 단행한데 대해 "달러 강세로 아시아에 1997년과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최근 사례"라고 지적했다. 루피아 가치가 코로나 팬데믹이 절정이었던 2020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자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릴
# '남대문 출장소' '한은사(韓銀寺)' '남산골'…. 한국은행을 향한 조롱 섞인 표현들이다. '남대문 출장소'엔 과거 정부의 꼭두각시 역할을 했던 데 대한 자조(自嘲)도 담겨 있다. '한은사' '남산골' 등은 그 반작용이 만들어 낸 결과다. '독립성'만 부여잡다 단절·고립됐다. 물가 안정을 게을리한 것은 아니다. 통화 정책을 등한시 한 적도 없다. 한국은행법상 주어진 '금융시장 안정'을 주된 책무로 받아들이지 못했을 뿐이다. 유동성 공급을 위한 권능을 갖고 있는 데도 바라만 봤다. '최종 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가 아닌 '최종 방관자'로 살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가 좋은 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돈을 퍼부으며 적극적 행동을 취할 때 한은은 극도로, 보수적 입장을 견지했다. 정부가 읍소해도 중앙은행이 할 일이 아니라며 벽을 쳤다. 전시 상황에서 정부는, 한은의 도움 대신 우회적 경로를 찾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했다. 유럽 위기 때도,
이것은 평범한 이웃들의 사는 이야기다. 자주 지나다니는 동네에 10여년 전부터 스시횟집(초밥) 식당이 있었다. 단골도 아니고 몇 년에 두어번 정도 식사한 정도여서 주인이나 주방장과도 제대로 인사를 못 나눴지만 눈길은 계속 가던 곳이었다. 사실 색다른 상호명 때문이었다. 그 식당이름은 죽도(竹島)였다. '흔치 않지만 뭔가 익숙한데..' 라고 생각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 방위백서나 교과서 관련 내용을 발표할때나 삼일절이나 광복절 같은 때에 주로 언급되는 독도의 일본식 표기가 죽도(다케시마)다. 한일 갈등이 거세질 때 '죽도'라는 이름의 식당을 지나칠 때 '저곳 주인은 친일파냐'라고 곱지 않은 시선과 함께 농담반 진담반의 대화를 나눴던 적이 있을지 모른다. '가끔씩 동네 그 식당에 나도 묻고 싶을 정도였으니까' 식당을 찾던 손님들이 한번씩 건넸을 법한 질문이 지겨웠는지 식당 이름이 슬그머니 바뀌어진 걸 알게 된 것은 6 ~ 7년 전이었다. 이전 상호에 대한 애착인지, 단골 손님
"두 번 상속하면 회사가 사라진다."(2020년) "상속세 때문에 셀트리온은 국영기업이 될 것이다."(2023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한 발언이다. 이는 셀트리온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법을 고치지 않는 한 다른 기업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영향은 국가 전체에 미친다. 먼저 앞의 언급을 따져보자. 현행 상속세율은 50%(최대주주 할증 적용 60%)다. 가업상속공제를 받지 못한다고 가정할 때 단순계산하면 보유지분 100%를 물려받아도 40%만 남는다. 한 번 더 이 과정을 반복하면 지분율은 16%가 된다. 경영권을 유지할 수 없다. 뒤의 말도 현실화하고 있다. 고 김정주 넥슨 창업자 유족은 상속세 대신 6조원 규모의 세금을 내기 위해 넥슨 지주사 NXC 지분 29.3%를 물납했다. 기획재정부가 NXC의 2대주주가 됐다. 이런 식이면 정부가 1대주주가 되는 기업이 없으란 법이 없다. 이것만이 아니다. 스웨덴 제약회사 아스트라의 사례는 언제든 한국에서 재연될 수 있다. 창업주 일가가
지난해 4월 뇌경색으로 타계한 신영조 한양대 성악과 명예교수는 3대 테너라는 명성 만큼이나 드라마틱한 인생사로 유명했던 인물이다. 바닥과 정상을 오가길 수차례 반복하면서 영화같은 삶을 살았다. 1943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는데 부친의 사업실패로 생활고를 겪던 중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제안을 받고 중학시절 야구부에 입단해 진학을 장충고 야구부로 했다. 재능있는 왼손투수였는데 연습에 몰두하다 어깨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하릴없이 병상에 누워있던 한밤중,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이탈리아 테너 주세페 디 스테파노의 목소리에 매료돼 성악으로 진로를 바꿔 한양대 음대에 진학했다. 기뻤던 것도 잠시, 그는 1년만에 음악을 그만두고 군대에 입대해 버렸다. 잘 나오던 소리가 갑자기 막혔고, 이후에는 아무리 연습하고 악을 써도 고음이 안나오니 방법이 없었다. 수업에 참석하는게 고문 같았다고 한다. 군에선 아예 목이 망가지라고 줄담배를 피우며 미련을 지우고 있었는데 뜻 밖의 일이 생겼다.
인앤아웃 버거는 LA(로스앤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서부 여행의 필수 코스로 꼽힌다. 미국 동부엔 영업점이 없어 서부 여행에서만 맛볼 수 있다. 우리 입맛에 맞을 뿐만 아니라 저렴하다. 하지만 '가성비갑'인 인앤아웃 버거도 인플레이션을 이길 순 없었다. 2021년 인앤아웃의 대표버거인 '더블더블'은 4.95달러였으나 지금은 10% 이상 오른 5.85달러라고 한다. 버거뿐이겠는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의 목표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했다"라고 말한 건 자신도 물가 상승을 느끼고 있어서다. 물가가 잡히질 않으니 금리 인하도 늦어지고 있다. 파월 의장은 "조만간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고 했다. 그래도 미국은 경제 상황이 좋다. 같은날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1월 전망치)에서 2.7%로 대폭 상향했다. 미국 경제를 반영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3.1%
"우리가 언제까지 다보스나 CES를 쫓아다니며 이런 행사를 해야 하는지, 수도 서울에서도 슬슬 시작해야 하는 단계가 온 게 아닌가 생각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현장을 둘러본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회가 날 때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행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CES와 같은 행사를 만들고자 하는 꿈과 비전을 갖고 있다"며 오늘 10월 서울 코엑스에서 선보이는 '서울 스마트 라이프 위크'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실제로 CES의 성장 과정에서 동반 상승한 한국의 위상을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글로벌 가전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과 LG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발에 채이도록 너무 흔하게 마주치는 한국 관람객들과 매년 혁신상을 휩쓸고 있는 그 많은 강소 기업들이 라스베이거스 곳곳을 누비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 안팎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한국이 CES를 먹여 살리고 있다"는 얘
출퇴근길 지하철에 서로 먼저 타려고 떠밀던 시기가 있었다. 탑승위치에 줄을 설 수 있도록 기준표시가 생기자 금세 질서 있는 환경으로 바뀌었다. 이같이 모두 공감하는 기준은 상황을 180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 역으로 잘못된 기준은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지난해 제대로 된 검증이나 분석 없이 R&D(연구·개발) 예산을 일괄삭감한 게 대표적이다. 정부는 R&D 비효율을 혁파하고 R&D 수준을 높이기 위한 방침이라며 2024년도 국가 R&D예산을 14.7%(4조6000억원) 삭감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의 비효율은 개선되지 않았다. 출연연의 근본적인 문제로는 PBS(연구과제중심제도)가 꼽힌다. PBS는 1997년 과학기술처가 도입한 제도로 R&D 과제를 연구기관간 경쟁해서 수주해 연구비를 충당하는 제도다. 당장 급한 인건비(박사후연구원, 학생연구원 등) 마련을 위해 단기 연구과제에 집중하는 등 중장기·도전적 연구의 걸림돌이 됐다. 또한
이번 총선을 통해 대한민국엔 두번째 '조국의 강'이 생겼다. 2019년 첫번째 '조국의 강'과는 다르다. 당시 '조국의 강'은 진보진영을 관통해 흘렀다. 그러나 이번엔 2030세대와 4050세대 사이를 나누는 계곡이 됐다. 조국혁신당을 이끄는 조국 대표(이하 조국)에 온정적 지지를 보내는 일부 4050세대와 그에게 환멸을 표하는 2030세대. 두 집단 간에 조국은 타협 불가능한 주제가 됐다. '공정'에 민감한 2030 입장에선 불공정과 위선의 상징이 창당 후 불과 한 달여 만에 제2야당(12석)의 수장이 된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럼에도 조국이 총선 구도를 송두리째 바꿔 '정권심판론' 바람을 일으키고 범야권의 선거 승리를 이끌었단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이번 총선의 최대 미스터리, '조국 현상'은 왜 벌어졌을까.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 4050세대를 중심으로 일부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이 조국에게 '감정이입'을 했다.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진보적 도덕체계의 중심은 감정이입"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