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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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이어폰을 사려고 인터넷을 뒤지니 애플 에어팟은 15만원대부터 30만원 넘는 것까지 나온다. 더 찾아보니 어떤 중국업체가 만든 제품은 2만원대 초반에 살 수 있다. 그 제품명으로 검색하니 사용자 의견이 많다. 평이 나쁘지 않다. 필요한 기능들은 다 있다. 심지어 해외직구로 사면 더 싸다. 과거 싸지만 질 나쁜 '싸구려'로 인식되던 중국산은 언제인가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며 달라지는가 싶더니 이젠 그런 표현도 잘 들리지 않는다. 가격 대비 품질 괜찮은 상품으로 인식이 바뀌는 느낌이다. 최근 닷새간 중국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일정 마무리 후 기자회견에서 "이전에도 이런 이야기를 본 적 있다. 다시는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차이나 쇼크'(중국발 충격)를 재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를 지속 제기하고 있다. 2016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데이비드 오터 경제학 교수 등이 논문에서 쓴 표현 '차이나 쇼크'는 200
코로나19 엔덱믹 이후 고물가가 전세계적인 흐름이 되면서 싼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욕구는 더 강해졌다.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살 수 있는 할인 행사엔 줄을 선다. 온라인, 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유통기업들은 거의 연중 할인행사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80% 할인에도 안 팔리는 상품도 있다. 반값 할인만 해도 엄청난 할인률인데 무려 80% 싸게, 그것도 연중 세일 중인데도 안 팔린다.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는 유통기업들 스스로다. 이마트의 PBR(주당순자산비율)는 0.16(4월5일 기준)이다. 기업의 주가가 순자산가치보다 84%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코스피 상장 주식 840개 중 이마트보다 PBR이 낮은 종목은 양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극소수다. 이마트와 함께 대형마트의 양대 축인 롯데쇼핑도 다르지 않다. 롯데쇼핑의 PBR는 0.21이다. 한국 증시의 PBR이 전체적으로 저평가돼 있지만 이들 기업의 PBR은 코스피 상장기업 평균의 5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대
잔잔한 호수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는 때는 극단적인 가뭄이 들때다. 호수의 물이 메마르면 밑바닥에 숨겨졌던 불편한 진실이 고개를 내민다. 겉으로 평온해 보였던 의료생태계란 호수의 물이 빠져버린 건 정부가 의대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나서면서부터다. 전공의들은 지난 2월19일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환자 곁을 떠났다. 1만3000명의 전공의 중 이탈한 이가 1만명이 넘는다. 사직서를 제출하는 전공의들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실행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방 국립대병원 한 교수는 "우연히 많은 전공의가 사직을 했지만 누구의 강요가 아니라 자율적으로 한 것"이라며 "남들이 누리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의사들도 누렸을 뿐인데 무슨 잘못이 있느냐"고 항변했다. 그는 "평생 이과 1등을 하며 칭찬만 받고 살아온 이들이 의대에 가서 의사가 된 것"이라며 "정부가 행정처분 등을 명목으로 압박만 가하다보니 반발이 더 심해지는 것 같다"고도 했다. 모든 직업엔 권한과 의무란 게 있다. 의사에겐 진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은 타인을 불안에 몰아넣는 것이다. 16세기 마키아벨리의 말이지만 21세기에도 통한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해 의사들이 병원을 비웠다. 국민 불안을 고조시키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 의대 정원 확대를 제시했을 때 지지를 보내던 국민은 사태가 2달 가까이 지속되며 문을 닫는 대형병원 병동이 늘어가자 불안감이 커졌다. 인기 없는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에 등을 돌리는 사람이 늘면 문재인 정부가 의대 정원 400명 확대를 시도하다 철회한 것처럼 실패한 개혁의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의사를 이기지 못한다"는 어떤 의사의 발언은 국민 불안에 대한 책임은 결국 정권이 져야 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가능했다. 최근 군 단위 지역에서 33개월 어린아이가 큰 병원 여러 곳의 문을 두드리다가 거부당한 뒤 숨진 사태까지 벌어져 불안은 가중됐다. 의사 이탈 때문이라면 이런 문제를 충분히 예견했을 텐데도 집단행동에 나선 게 야속하다. 의사 이탈
'의사는 평생 환자 수만 명을 치료하지만 의과학자(MD-phD)는 수억 명을 살릴 수 있다.' 의과학자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흔히 인용되는 말이다. 의과학자는 의사자격과 기초과학 연구능력을 갖춘 의사를 말한다. 의사 면허를 가졌지만 환자 진료보다 백신이나 치료제, 혁신의료기술 R&D(연구·개발)에 주력한다. 1921년 당뇨병 치료제 인슐린을 발견한 '프레더릭 밴팅', 1928년 인류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을 찾아낸 '알렉산더 플레밍', 1955년 소아마비 백신을 만든 '조너스 소크' 등이 대표적 의과학자다. 멀리에서 찾을 필요도 없다. 전 지구인을 가택연금한 코로나19 팬데믹을 종식한 것도 의과학자들이었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와 손잡고 세계 최초로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독일 바이오벤처 바이오엔테크의 우구르 사힌 사장, 카탈린 카리코 수석부사장 등이 주인공이다. 코로나 위기에서 인류를 구한 카탈린 카리코 수석부사장은 지난해 드루 와이스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와 함께
지난주 열린 엔비디아의 연례 기술 콘퍼런스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새로운 GPU(그래픽 프로세싱 유닛) 아키텍처인 블랙웰과 이를 기반으로 한 신형 칩들이었다. 향후 1~2년간 엔비디아의 실적을 좌우할 신제품이니 당연한 관심이었다. 하지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GTC)의 2시간에 걸친 기조연설에서 상당 부분을 할애한 것은 사무실과 공장, 물류, 의료 연구, 로봇공학 등 여러 분야에서 AI가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사례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AI가 생성형 AI 챗봇인 챗GPT나 사무용 AI 소프트웨어인 코파일럿처럼 정보를 손쉽게 찾아 정리해주고 어도비의 파이어플라이나 오픈AI의 소라처럼 음성이나 텍스트를 기반으로 이미지를 생성해주는 수준에 머문다면 AI의 생산성 향상 효과는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기 때문이다. AI가 혁명이라고 할 만한 수준에 도달하려면 제품 생산과 물류 등 산업 현장 곳곳에 활용돼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 유의미
# 발전소의 겉모습은 차갑다. 콘크리트 덩어리의 집합체다. 화력·풍력 등 모두 비슷하다. 원전은 더 그렇다. 콘크리트 두께와 질이 남다르다. 5기의 상업용 원자로가 가동 중인 경주 월성 원자력 발전소에 가면 6기(1기는 폐쇄)의 거대한 원구형 시설(모스크를 연상케 하는)을 마주한다. 우라늄을 핵분열시켜 전기를 만드는 공간이다. 효율은 원전의 최대 강점이다. 원전 에너지 단가는 50~60원/kWh. 태양광(250~300원/kWh), 석탄(200~250원/kWh)의 1/4 수준이다. 탄소 발생도 거의 없다. 시대정신인 '탄소 중립'에도 적합하다. 원전에 대한 오해도 많이 사라졌다. 혐오감도 꽤 줄었다. 국내 운영중인 원전만 25기다. 다만 사용후핵연료(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걱정은 조금 남아 있다. 사용후핵연료가 가진 이중성에서 기인한다. 사용후핵연료는 '폐기물'이면서도 강한 '에너지원'이다. '활용' '재처리' 여하에 따라 핵무기 등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린 폐기물 처리를
올해 3월 주주총회 시즌은 특별하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지원방안'을 지난달 발표한 상황에서 여느해보다 두드러진 행동주의 펀드들의 적극적인 움직임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밸류업 정책의 원조는 일본이다. 사상 첫 닛케이지수 4만 엔 선 돌파로 적어도 증시에서라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설움을 털어낸 일등 공신은 단연 상장사의 주주 친화 정책을 유도한 밸류업 정책이었다.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밑도는(주가가 장부가보다 저평가됐다는 의미인) 기업에 주가를 올리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공시하라고 떠밀고 기업의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을 유도한 것도 한몫 했다. 하지만 이것이 다일까? 일본 증시 강세에는 밸류업 정책 외에 엔화 약세에서 빚어진 일본 수출기업 등의 개선된 실적이 있었다. 적어도 3월18일까지 이어진 전세계에서 유일한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고수(19일 마이너스금리 탈출 선언으로 달라지
인텔에 이로운 것은 미국에 이롭고 미국에 이로운 것은 인텔에 이롭다. 인텔 대신 마이크론을 넣어도 마찬가지다. TSMC와 대만을 같은 문장에 대입해도 된다. 적어도 국가와 기업이 한팀이 돼 싸우는 칩워의 전장에서 기업의 패배는 곧 국가의 패배다. 미국은 한국, 대만, 일본과 함께 이른바 '칩4 동맹'을 통해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시도를 지속해 왔다. 반도체에 대한 접근을 원천봉쇄해 경제와 산업 뿐 아니라 군사 영역에서 중국을 주저앉히겠다는 의도다. 최근 미국의 행보는 '칩4'에서 더 나아가 '아메리카 퍼스트'를 추구하고 있다. 중국의 공격 위협에 노출된 아시아 공장을 미국으로 끌어들이면서 한편으로 자국 기업이 챔피온이 되도록 밀고 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지난달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인텔 다이렉트 커넥트 행사에서 "과거 전 세계 반도체의 40%를 생산했던 것처럼 미국이 반도체 생산을 주도하기를 원한다"는 발언은 그 단면이다. 그는 '칩스법(반도체지원법)
노포(老鋪)는 오랫동안 손님들에게 사랑 받아온 맛집으로 통용된다. 원래는 대를 이어 운영되는 가게나 기업을 통칭하는 말이다. 기네스북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노포는 일본 오사카 건설사 곤고구미다. 서기 578년 쇼토쿠 태자 시절 백제목수들이 동원돼 왕실사찰을 지었는데, 유중광이라는 명장의 실력에 감탄한 일본 왕실에서 곤고(金剛)라는 성을 하사했다고 한다. 유중광이 일본에 정착해 세운 게 곤고구미(金剛組)인데 유중광의 40대손까지 1400년 이상 유지됐으나 부동산 투자실패로 2006년 파산했다. 일본에는 100년 이상 노포가 3만~5만곳으로 추산되는데, 상당수는 에도막부 이후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생겨난 가게다. 장인문화와 사무라이 계급방식이 결합하며 식당이 도제식으로 운영됐다. 우동집에서도 청소부터 시작해 10년간 허드렛일을 해야 밀가루에 손을 델 권한이 생겼다고 한다. 독일의 마이스터 제도도 이와 유사한데 수가 적어서 그렇지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의 한 유명 설렁탕 집에
'1억원 만들기'가 유행일 때다. 기대에 부풀어 유행을 따라 펀드에 가입한 적이 있다. 1억원 만들기엔 실패했고 손실이 났다. 당시 지인은 "1억원 만들기 맞아. 하지만 3억원으로 1억원으로 만들어주는 거야"라고 했다. 우스개얘기지만 투자엔 손실도 감수해야 함을 강조한 말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주식 환불'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주식 처음 해본 사람입니다"라고 시작하고 "산 지 하루도 되지 않았는데 손실이 많이 나서 환불 받고 싶다"고 끝난다. 실제 주식을 처음 해본 투자자는 아닐 것이다. 충분히 알아보지 않고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고 '웃음'으로 손실을 이겨낸 '대범한' 투자자라고 믿어본다. 홍콩 H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주가연계증권)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봤다. 올들어 홍콩 ELS 손실금액만 1조원이 넘었다. ELS 투자의 최소 투자금액이 주식이나 펀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기 때문에 절대적인 손실 규모가 크다. 손실률도 50% 넘는 등 작
답답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주만에 시원하게 치솟았다. 지난 1일 갤럽이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에서다. 실제로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평가 비율은 39%로 전주(2월4주차)보다 5%p(포인트)나 올랐다. 그의 지지율이 40%에 육박한 것은 지난해 7월 첫째주 조사에서 38%를 기록한 이후 약 8개월만이다. 그만큼 달라진 여론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견고했던 박스권 지지율을 뚫은 힘은 올 들어 전국을 돌며 진행한 '민생토론회'보단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두고 보여준 윤 대통령의 '뚝심'에서 나왔다. 갤럽의 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했다.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 이유로 '의대정원 확대(2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직전보다 무려 12%p 높은 수치였다. 바꿔 말하면 "정부는 국민과 지역을 살릴 마지막 기회란 절박함으로 의료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돼서도 안 된다"고 못박은 윤 대통령의 진심을 국민들이 신뢰했단 얘기다. 돌아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