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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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의 인상은 강렬했다. 교권 논란 와중에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30만명이 모였음에도 조그만 충돌도 없었고 떠난 자리에는 휴지 한 장 보이지 않았다. 오와 열이 반듯한 공중 사진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덕분에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도 수고를 덜었다. "모든 집회를 교사 집회처럼 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였다. 교사들은 질서를 지키며 다른 사회구성원을 배려하고 폭력적이지도 않다는 이미지를 그 집회로 보여줬다. 요구사항을 애써 외칠 필요도 없다. 형식 자체가 내용이었다. 그 집회를 계기로 많은 이들이 교권 회복을 열망하는 교사들을 응원하게 됐을 것임을 짐작해본다. 윤석열 대통령이 월요일 출근해 내린 "교권 확립과 교육 현장 정상화에 만전을 기하라"는 지시에는 주말 교사들의 집회에서 받은 감동이 보인다. 여론은 교사의 편이다. 죽음으로 호소한 교사들의 고단함에 감정이입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여론에 힘입어 교권보호 4법(교원지위법· 교육기본법·유아교육법·초중등교육법)은 21일
지난해 11월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대전에 위치한 한국형 중이온 가속기 '라온'(RAON)을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1조5000억원 넘는 예산이 투입돼 '단군 이래 최대 과학사업'으로 꼽히는 라온은 수소보다 무거운 이온을 광속의 절반 수준으로 가속한 뒤 우라늄 등 표적에 충돌시켜 다양한 희귀동위원소를 만들고 그 특성을 연구하는 초대형 연구시설이다. 부지면적만 무려 95만㎡로 축구장 137개에 달한다. 희귀동위원소는 자연상태에서 존재하지 않는 수명이 짧고 희귀한 입자를 뜻한다. 물질과 우주생성의 원리를 규명하거나 반도체·철강·디스플레이 등 산업용 첨단 신소재 개발에 사용된다. 인체노화 분석과 암치료법 연구에도 쓰인다. 중이온 가속기를 '꿈의 장비'라고 부르는 이유다. 국내 독자기술로 만든 라온은 지난해 10월 시범가동한 데 이어 올해 5월 시운전에도 성공하면서 국내외에서 주목받았다. 빠르면 내년 말부터 상업적 운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 기초과학 경쟁력을 끌어올릴 이 같
미국 자동차회사인 포드는 올해 전기차 부문 손실이 4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지난 7월 전망했다. 포드는 올 1분기에 전기차 한대당 거의 6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또 다른 미국 자동차회사인 GM은 전기차 부문 손실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2025년까지는 전기차 부문에서 이익이 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포드와 GM이 아직 이익을 낼 만큼 전기차를 대량 생산해 판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전기차 판매량의 60%는 테슬라가 차지하고 있고 GM과 포드는 각각 6%와 5%에 불과하다. 올 상반기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7% 급증하며 신차 판매의 약 7%를 차지했다. 올해는 전기차 비중이 11%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32년까지 신차 판매의 3분의 2 이상을 전기차가 차지하도록 규제할 방침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의 신규 판매를 전면 금지할 계획이다.
# 1998년 하반기, 외환위기의 급한 불을 끄고 한숨 돌릴 때다. 재정경제부 수습사무관들이 정식 배치를 앞두고 공통 질문을 받는다. "소규모 개방경제에서 통화신용정책의 독립성은 어디까지인가?" 지금이야 익숙한 문제지만 비자발적으로 외환시장을 개방한 당시 상황에선 재무 관료에게도 낯설고 생소한 주제였다. 경제학을 공부하고 행정고시 상위권 성적으로 재경부에 들어온 수습사무관들은 질문의 의도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겉도는 답변을 늘어놓는다. 그 때 한 명의 사무관이 간단 명료하게 설명한다. "환율을 포기하면 독립성을 지킬 수 있지만 환율을 포기하지 않으면 독립성에 제한이 된다". 100점짜리 답변에 질문자는 깜짝 놀란다. # 2007년 가을 재경부 차관실. 재경부 금융정책국 주무서기관(총괄)이 된 그는 재경부차관에게 독대 보고 중이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법안소위원회를 앞두고 금융정책국 소관 법안을 사전에 점검하는 자리다. 테이블 위에는 법안이 담긴 서류 뭉치가 쌓여 있다. 은행·보험·증
'밖에서 벌어 안을 살 찌운다' 광고카피로도 쓰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이다. 좁은 내수시장에 몰두하기 보다 해외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고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표현 역시 그 취지가 다르지 않다. 그렇게 '안'은 부유해졌지만 한국 기업들은 과거보다 더 '밖'을 봐야 한다. 인구 때문이다. 올 상반기 합계출산율은 0.76명이다. 지난해 0.78명에 못 미친다. 출생아수는 2015년 12월 이래 91개월 연속 감소 일로다.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 24만9000명이었는데 올해 그보다 못할 것이다. 출생아 수는 2000년 60만명대, 2001년 50만명대에서 2002년 40만명대로 내려 앉았고, 이 추세는 줄곧 지속돼 왔다. 그 결과 총인구(지난해 5169만2000명)도 2021년부터 줄기 시작했다. 저출산으로 산부인과·소아과 병원, 유치원과 초·중·고가 문을 닫았다. 몇몇 대학은 존폐기로에 섰고, 군대는 병력자원 부족에 직면했다
인기 관광지이면서 유명 기술업체들이 모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안 좋은 얘기가 계속 전해지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유명 백화점 노드스트롬이 이곳 도심에서 철수했는데 이 배경을 놓고 여러 추측이 돈다. 사업을 접었거나 접으려는 업체들이 다수 있고, 지난 4월 아마존 소유의 홀푸드는 매장을 닫으면서 "팀원의 안전을 위해서"라고 이유를 들었을 만큼 이 도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범죄 증가, 마약 사용 확대, 노숙자 증가는 샌프란시스코의 요즘 혼란을 보여주는 것들이다. 지난 7월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소개된 한 사람의 이야기는 현지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40년 가까이 샌프란시스코에 살다가 소도시로 이사했다는 그는 "최근 몇 년간 무법과 무질서가 샌프란시스코를 뒤덮은 것 같다"고 설명한다. 이 사람은 도심 의류 매장에서 패딩을 입은 한 커플이 훔친 옷들을 패딩에 쑤셔놓고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본 적 있는데, 당시 경고음이 울렸지만 경비원은 적극 대응하지도 않았다. 앞서 든 폐점한 홀
귀뚜라미 소리와 함께 가을야구 시즌이 왔다. 올해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내야수로 뛰고 있는 김하성 선수의 활약이 화제의 중심이다. 트레이드 마크인 역동작 명품수비에 타격까지 불붙으며 이제는 MVP후보까지 거론된다. 그의 활약상과 함께 다가온 것은 다양한 스포츠 통계기법이다. 예전 기준으로 김하성은 평범한 선수다. 타율 0.280 안팎에 홈런·도루 20-20을 바라보는 정도라 주전과 후보를 오가는 수준이다. 그러나 선수평가의 대세가 된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지표에서는 톱을 차지한다. 이 지표는 다른 선수를 기용했을 때보다 그를 기용했을 때 팀이 몇승을 더 할 수 있느냐를 본다. 2010년 이대호 선수의 WAR은 8.76이었는데, 그가 대체선수에 비해 팀에 8.7승 정도를 더 안겨 줬다는 뜻이다. WAR도 통계자마다 기준이 다른데 타격, 수비를 비롯한 모든 성적과 포지션, 구장상태, 팀웍과 시너지까지 고려한다고 한다. 알짜 활약 가중치도 있다.
#한국경제가 2분기 전형적인 불황형 성장을 보였다. 소비, 투자가 줄어든 가운데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한 '불황형 흑자'에 기댄 성장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 중심 국가에선 지양해야할 성장이다.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 겸 부총리에 내정되고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총리 후보로 하마평에 오른 정통 경제금융 관료라면 어떤 해법을 제시했을까. 정부는 '수출 확대'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임종룡 회장이 이끄는 우리금융그룹이 '꼴찌'로 전락했다. 임 회장이 취임한지 5개월만의 결과다. '외부 인사여서 과거는 책임질 필요 없다', '5개월은 평가를 하기엔 짧다'라고 할 수 있지만 '꼴찌'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우선 주식시장 평가가 '꼴찌'다. 우리금융지주 시가총액은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에 한참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최근엔 기업은행과 엎치락뒤치락 한다. 임 회장 취임 이후 우리금융 주가가 큰 변동이 없어서다. 실적도 '꼴찌'다. 상반기 우리
"영어 듣기평가 도중 시험 감독관의 휴대폰 진동이 울려 시험을 망쳤습니다." '2015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난 직후인 2014년 11월 18일. 한 수험생이 수능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카페에 이 글을 올리면서 제대로 일이 해결되지 않으면 자살을 하겠다고 예고하자 단숨에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그는 당시 "비행기도 뜨지 않을 정도로 엄격한 시간에 감독관이 아무렇지도 않게 휴대폰을 소지한다는게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라며 "모든 것을 걸고 본 목숨만큼 중요한 시험이었는데 잘못을 해 놓고도 뻔뻔한 사람의 태도에 죽을 만큼 화가 났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교육감님과의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으려 했지만 교육청은 '바쁘시다', '만날 수 없는 분이다'는 말로 소통을 거부했다"며 금전적·정신적 피해 보상과 감독관 처벌을 요구했다. 이 사건은 3년 뒤 박단비 감독이 연출한 '방구의 무게'란 단편영화로 연결된다. '휴대폰'은 '방귀'로, '수능'은 '고3 중간고사'로 치환된 이 영화의
"기술혁신을 위해 수많은 R&D(연구·개발) 과제에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사실 혁신기술이 나올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도 있습니다. 저희는 지원금을 쉽게 받을 수 있어 좋지만 R&D비가 제대로 쓰이지 못하는 것은 여전히 안타깝습니다." 최근 만난 중소기업 대표가 조심스레 꺼낸 얘기다. 무슨 말일까. R&D 과제의 경우 기술개발을 완료하면 그 과제는 성공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기술개발의 난이도는 상관이 없다. 이게 함정이다. KPI(핵심성과지표)를 100% 달성하지 못하면 지원금을 온전히 받는 것도, 다음 과제 신청에도 불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절대 실패확률이 없는 KPI로 연구과제를 신청한다는 얘기다. 대부분 R&D 과제 지원사업에 '혁신'이 있기 어려운 구조적인 이유다. 이렇게 지원금을 받기 위한 용도로 R&D된 기술들은 혁신성이 떨어져 쓸모가 없거나 상용화가 안 돼 사장되기 일쑤다. 불필요한 기술개발에도 R&D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얘기다. 다른 기업의 대표는 "R&D
한여름 폭염이 뜨거웠던 올해에도 어김없이 대회는 조용하게 끝났다. 매해 치러지는 대회니만큼 특별한 사고가 있지 않았다면 관심 받기가 쉽지 않았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참가자들의 땀방울은 어느해보다 굵었고 환호성은 더 컸다. 어느새 39회째를 맞은 꿈나무체육대회 얘기다. 1985년에 첫 대회가 시작돼 지난해까지 14만1000여명이 참가한 행사는 올해에는 7개 종목에 걸쳐 펼쳐졌다. 교보생명과 수영, 육상, 체조 등 기초종목 경기단체 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행사는 소년체전에 버금가는 대회로 성장했다. 올해 주개최지는 강원도였고 정선(육상), 홍천(체조, 탁구), 영월(유도), 인제(테니스) 외에 경기도 의정부(빙상(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경북 김천(수영)에서도 경기가 열렸다. 운동경기에는 늘 승자와 패자가 있다. 우승선수들은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패배한 이들도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몇몇 종목 유치부와 초등학교 저학년들 중에는 전문선수가 아닌 경우에도 경기를 치러볼수 있
#1. 가진 게 많으면 두려움도 커진다. 1등에겐 자신의 순위가 바뀌는 것 자체가 악몽이다. 현실이 달콤한 만큼 공포도 크게 마련이다. 100년 넘게 전 세계 바다를 호령하던 '대영제국'이 그랬다. 19세기말 대서양과 인도양, 그리고 수에즈 운하가 영국의 손아귀에 있었다. 이를 통한 무역으로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은 거대한 부를 쌓았다. 섬나라 영국에게 '해양 패권'은 돈줄인 동시에 생명줄이었다. 이를 빼앗기는 게 두려웠던 영국은 1889년 '2국 표준'(two-power standard)란 기준을 세운다. 해군력 2위, 3위 국가를 합친 것보다 강한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만에 하나 2위와 3위가 힘을 합쳐도 물리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처음엔 프랑스와 러시아를 염두에 뒀다고 한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유럽에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급부상한 건 독일이었다. 또 유럽 밖에서 영국의 해군력을 압도적으로 추월해버린 나라가 나타났으니 바로 미국이었다.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