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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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의료보험금을 간편하게 청구할 수 있게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원회를 통과했다.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를 권고한 지 14년만이다.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등을 거치면 실손보험금 청구가 보다 쉬워진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로 국민들이 얻는 이득은 많다. 우선 그동안 복잡하고 귀찮아서 포기했던 소액 보험금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소액 청구되지 않은 실손보험금이 매년 2000억~3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이뤄지면 국민 전체로 매년 2000억~3000억원의 추가 소득이 생기는 셈이다. 소득증대에 따라 소비까지 증가하면 국가 경제에도 보탬이 된다. 편의성 증대는 법 개정의 목표다. 그동안 병원과 약국 등에서 관련 서류를 챙겨야 했던 불편함이 사라지고 모바일앱이나 PC에서 클릭 몇 번으로 간편하게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최소 종이 4장을 프린트해 어렵게 파쇄
지난달 17일. 여든을 앞둔 한 노교수의 방한에 이례적인 관심이 쏠렸다. 세계적인 인구학자인 데이비드 콜먼(David Coleman)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2006년 열린 유엔(UN) 인구포럼에서 "인구소멸로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최초의 국가"로 대한민국을 지목해 유명세를 탔다. 당시 콜먼 교수가 명명한 '코리아 신드롬'은 우리나라의 암울한 저출산 문제를 상징하는 대명사로 인식되며 두고두고 회자됐다. 그는 이날 인구문제 전문 민간 싱크탱크인 한반도미래연구원이 주최한 학술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지금까지 한국을 4번 방문했는데 매번 한국의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한국의 저출산 극복은 어느 정도 가능하겠지만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동아시아 지역의 종말을 말하기는 이르지만 2750년 지구상에 한국인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일본인은 3000년도 정도에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며 "문화적 시각이 바뀌지 않으면 한국
한동안 주요 뉴스로 떠들썩했던 미국의 국가부도(정부의 채무불이행) 우려 문제는 예상대로 막판 합의로 해결됐다. 문제는 터지지 않았지만 결론까지 과정에서 미국이 입은 손해가 없지 않다. 그 중 하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부채문제 협상 때문에 파푸아 뉴기니 방문을 취소한 것이다. 파푸아 뉴기니가 왜? 그간 미국 현직 대통령이 파푸아 뉴기니를 포함해 태평양 국가에 방문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파푸아 뉴기니는 바이든 대통령 방문일(5월22일)을 공휴일로 지정해 기대감을 보였고, 주변 태평양 국가들도 이곳을 찾으려 했지만 맥빠지게 됐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대신 갔는데 영국 BBC는 당시 장면을 "그는 중국이 건설한 고속도로를 달렸다"고 그렸다. 미국이 아프리카, 태평양 등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지만 중국에 뒤처져 있음을 보여준다. 이 직전 일본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 정상회의에는 한국 등 8개 비회원국이 초청받았다. 이중에는 코모로
#1. '삐익―' 날카로운 경보음이 귓전을 때린 건 샤워를 마치고 나올 때쯤이었다. 자고 있는 아이가 깰까봐 서둘러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오늘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북한이 쏜다던 위성을 쐈나? 이번에도 별 일 아니겠지. 하지만 습관처럼 네이버 앱(애플리케이션)을 켠 뒤 이 생각에 균열이 생겼다. 접속이 안 됐다. 인터넷망이 끊어졌나? 짧은 순간이지만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제서야 '위급 재난 문자'의 다음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피 준비하라는데, 무슨 일이지 알려줘야 대피할 곳을 정하지. 공습이면 지하로, 지진이면 가까운 학교 운동장으로 가야 하는데. 다행히 네이버 앱은 곧 접속이 재개됐다. 나처럼 무슨 일인지 찾아보려고 네이버 앱을 켠 사람이 많아 순간적으로 접속이 폭주했던 모양이다. 첫 문자 이후 약 20분 뒤 경계경보가 오발령됐다는 문자가 왔고, 서울
미국 경제와 한국 경제 상황이 명백히 대비된다. 미국 경제는 연이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여준다. 미국의 5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33만9000개 증가하며 전문가 예상인 19만개를 크게 상회했다. 이처럼 견조한 고용시장으로 인해 5~5.25%까지 올라간 미국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추가 인상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RB)가 6월엔 금리 인상을 한차례 쉬어가더라도 7월 다시 금리를 한차례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12월 5.7%를 기록해 5%대에 진입했지만 4월까지 0.2%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치는 등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통화 완화 정책으로 시중에 너무 많은 돈이 풀려 있어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 정책 전환(피봇)없이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진단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한
"새 점포는 직전년도 점포수의 2% 까지만 확대할 수 있다. 새 점포는 동네 빵집과 500미터 이상 떨어져야 한다." 2013년 제과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시작된 '빵집 규제'의 골자다. 2019년 제과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에서 해제됐지만 이후엔 파리바게트, 뚜레쥬르와 대한제과협회간 자율협약이란 형태로 규제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빵집 규제 10년, 빵 시장은 어떻게 변화했는가. 출점 규제를 받고 있는 파리바게트는 전국에 3400여개 매장을 보유한 제빵 프랜차이즈 1위, 뚜레쥬르는 1300여개 가맹점을 보유한 2위다. 빵집 프랜차이즈 시장의 1, 2위는 고착됐다. 파리바게트가 잘해서 1위를 수성한게 아니다. 직전년도 점포수의 2%까지만 신규 출점이 가능하기 때문에 2위가 1위를 역전할 방법이 없다. 따라 잡을 수 있다는 기대도, 따라 잡힐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도 없는 시장이다. 국내에서 시장을 확대할 방법이 없으니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가 해외로 눈을 돌려 열심히 달러를 벌
"간호사들 정권 심판 투쟁"(간호법 재의요구권 발동시) "의사협회 등 의료연대 투쟁"(간호법 수용시) 어떤 경우의 수에도 누군가의 강력한 반대를 피할 방법은 없었다. 지난 4월27일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뜨거운 감자인 간호법 제정안을 통과시킬 때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간호법 제정을 요구하는 간호사 직역과 이를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 등 13개 의료단체로 구성된 '13보건복지의료연대' 중 한 곳에선 무조건 극단적인 대응이 나왔을 것이다. 이 뜨거운 감자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넘겨졌다. 간호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에 따라 두 진영의 대응이 정해지는 상황이 됐다. 윤 대통령으로선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진위 논란이 있었지만, 그가 대통령 후보시절 간호법 제정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입장에선 어떤 결정도 부담스러운 '외통수'에 걸렸단 분석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고심 끝에 지난 16일 "유관 직역 간 과도한 갈등을 불러온다"며 거부권을
A씨는 초등학생 아들 담임교사의 전화를 받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아들이 동급생한테 맞았다는 것이다. A씨는 이어진 담임교사의 말에는 "뭐, 뭐라구요?"라고 말을 더듬으며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때린 아이가 여학생이라는 것이다. (아들은 당연히 남자인데다 태권도 2품이고 여학생은 태권도 밤띠라고 했다.) 그 여학생이 피구를 하면서 아들만 골라 공으로 맞히고 평소에 손바닥으로 아들의 윗등짝을 때렸다고 한다. 아들은 물리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선생님에게 이를 알리는 걸 택했다. 담임교사는 여학생과 그 부모의 말을 들어본 뒤 A씨에게 전화를 한 것이었다. "학폭위(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열기를 바라시나요?" 담임교사는 물었다. A씨는 "그런 걸 가지고…,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고 통화를 끝냈다. 이 이야기를 듣고 교사들의 고충이 십분 이해됐다. 예전 같으면 둘을 불러 놓고 얘기를 들어본 뒤 벌을 주거나 한 뒤 화해를 시켰으면 될 일도 이젠 정식으로 문제 삼을 것인지
결국 과거로 돌아갔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에 국민 4명 중 1명이 이용한 비대면진료가 감염병 위기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조정되는 다음달부터 다시 불법이 된다. 관련법을 정비해 미리 대비해야 했는데도 정부와 정치권이 의료계의 반발을 의식해 머뭇거린 탓이다. 그렇게 3년의 시간을 허비하고 정부가 임시방편으로 내놓은 카드는 23년 전부터 수차례 진행한 시범사업이다. 국민 1379만명이 2만5967개 의료기관에서 3660만건 이상 이용하고 그 효용을 입증했는데도 이제와서 또다시 시범사업이라니 퇴보도 이런 퇴보가 없다. 그나마 시범사업 방식도 문제다. 정부가 한시적 허용기간과 달리 '재진' 중심으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환자의 진료이력 공개부터 의료수가 책정문제까지 각종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별한 문제도 없고 대다수 국민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반쪽짜리 시범사업으로 시행키로 하면서 시장의 혼란과 갈등만 부추기는 꼴이 됐다. 업계에선 정부 방침대로 재진 중심의
지난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인플레이션은 정점을 쳤다-디플레이션에 대비하라'는 제목의 칼럼이 게재됐다. 지난 4월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전년비 4.9% 올랐다.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연준(연방준비제도)의 목표치인 2%를 2배 이상 웃도는 상황에서 디플레이션 우려는 뜬금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칼럼을 쓴 도널드 L. 러스킨 트렌드매크로 최고경영자(CEO)의 디플레이션 전망에는 2가지 근거가 있다. 첫째, 물가 변동은 통화공급 증가율이 결정한다는 것이고 둘째, 통화공급 증가율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대략 1년반의 시차가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러스킨은 지난해 인플레이션을 폭등시킨 것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2020년과 2021년에 미국 정부가 6조달러의 지원금을 풀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의 재정 부양책으로 2021년 2월 총통화(M2) 증가율은 전년 대비 27%로 1959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
# 적자 기업의 일반적 모습은 이렇다. 만든 상품을 못 판다. 재고가 쌓인다. 영업이 안 된다. 재무 상황은 악화된다. 처방은 간단하다. 돈 되는 자산이 있으면 판다.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구조를 개선한다. 장사가 안 되니 직원이 많을 필요가 없다. 구조조정이 진행된다. 실패하면 회사는 망한다. 반면 전라남도 나주에 본사를 둔 적자기업은 다르다. 적자 규모가 천문학적인데 상품이 너무 잘 팔린다. 여름을 맞아 수급 걱정을 할 정도다. 인력도 오히려 부족하다. 기존 업무에 추가로 할 일도 산더미다. 장부상 재무 구조는 안 좋은데 시장의 우려는 깊지 않다. 수십조원의 적자를 내는데도 채권을 찍으면 불티나게 팔린다. 한해에 수십조원의 적자를 내도 망할 회사로 보지 않는다. 적자 이유를 모두가 안다. 이 회사가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 밝힌 전력 판매 단가는 ㎾h당 146.6원이다. 이번 2분기 전기요금 인상분을 더하면 ㎾h당 155원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가 발전자회사와 민간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과 사상 초유의 유동성을 배경으로 불확실성 증폭의 금융위기가 누적되며 미국과 유럽의 은행들이 무너졌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쳐은행 같은 미국 은행은 파산을 겪으며 새로운 은행에 인수됐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5월 1일 JP모간은행에 팔렸다. 전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안긴 뒤였다. 파산임박이 알려지며 예금대량인출(뱅크런)으로 실리콘밸리은행은 문제 발생 뒤 4 ~ 5시간 만에 400억 달러(약 48조원)을 지급했고 다음날 아침에는 24시간 내로 1000억 달러의 자금을 마련해야 했을 정도다. 이 과정에서 실리콘밸리은행 등의 결정적인 문제점이 노출됐다. 은행들은 대개 예금지급이 대거 몰릴때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재할인창구를 이용한다. 재할인 창구는 상업은행들이 각종 유가증권을 담보로 연준에서 긴급 자금을 빌리는 곳으로, 재할인 창구 대출은 주로 최후의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은행은 재할인창구 대출을 이용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