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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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둔 A씨와 B씨. 설거지와 청소를 비롯해 집안일을 어떻게 나눠서 할 지 얘기를 나눴다. '관행'과 '관례'에 따라 A씨가 도맡다가는 부부싸움이 잦을 수 있다. 최악의 경우엔 헤어지는 씨앗이 될 수도 있다. 협의 끝에 A씨와 B씨는 각자 자신이 잘하는 청소와 설거지를 나눠 맡기로 했다. 사회, 나랏일도 마찬가지다. 잘 할 사람에게 '책임' 있는 역할과 업무를 맡겨야 사회와 나라가 제대로 돌아간다. 금융정책에서도 잘 하는 사람의 책임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는 공매도 관련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소신 발언이 금융위원회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정책', 금감원은 '감독정책'이라는 이분법적인 시각으로 보면 이 원장의 발언은 영역 침범이고 혼란을 줄 수 있는 발언일 수 있다. 하지만 금융위가 합의제 행정기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원장은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을 했을 뿐이다. 금감원장은 금융위 당연직 위원이다. 역대 금감원장이 자신의
"우주에선 뜻대로 되는 게 아무것도 없어. 어느 순간 모든 게 틀어지고 '이제 끝이구나' 하는 순간이 올 거야. '이렇게 끝나는구나' 포기하고 죽을 게 아니라면 살려고 노력해야 하지. 그게 전부다. 무조건 시작하는 거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고 다음 문제를 해결하고 그다음 문제도. 그러다 보면 살아서 돌아오게 된다." 영화 '마션'의 마지막에 나오는 명대사다. 2015년 개봉한 이 영화의 주인공 맷 데이먼(마크 와트니 역)은 화성 탐사 도중 홀로 남겨졌다가 조난 561일 만에 지구로 돌아온다. 그가 물도 식량도 산소도 없는 화성에서 '감자' 재배에 고군분투하는 장면을 보면서 생존을 위해 한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감동한 기억이 있다. 2003년 미국 유타주의 블루존캐니언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127시간'이란 작품도 마찬가지다. '살고자 하는 의지보다 강한 것은 없다'는 홍보문구처럼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절벽 사이에 갇혀 127시간 동안 사투를 벌
#1.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리즈 트러스 당시 영국 총리가 BBC와 인터뷰에서 "(정책이) 너무 멀리 갔고 너무 성급했다"면서 "지금까지의 실수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과하고(say sorry)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잘해보겠으니 물러나라고 하지 말아달라는 뉘앙스였다. 트러스는 9월 취임 이후 파격적인 감세 내용이 담긴 미니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국가 재정 악화 우려를 샀다. 이는 영국 국채 및 파운드 폭락으로 이어졌다. 이후 그는 감세안을 조금 취소했지만 시장을 안심시키지 못했다. 그러자 재무장관을 교체하고 감세안을 추가로 축소했다. 그래도 총리에 대한 여론이 돌아서지 않아 취임 45일 만에 결국 사임했다. 10월 25일 그의 고별 성명은 한 주 전 인터뷰와 분위기가 좀 달랐다. 트러스는 "상황이 어려워서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게 아니라, 용기를 내지 않으니 상황이 어려운 것"이라는 로마 철학자 세네카의 말을 인용하며 그가 내세웠던 '감세'가 경제 살리기에 중요하다고 강조했
#1. 엘리자베스 2세의 뒤를 이어 찰스 3세가 살고 있는 영국 런던의 버킹엄궁전. 대부분의 관광객이 왕실 근위병들에 시선을 빼앗기지만, 사실 궁전 앞엔 또 하나의 구경거리가 있다. 바로 높이 25미터, 무게 2300톤의 거대한 '빅토리아 여왕 기념비'다. 꼭대기의 황금빛 천사 아래 19세기 대영제국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이끈 빅토리아 여왕이 앉아 있다. 그 주위로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던 호주, 캐나다, 남아프리카 등을 상징하는 석상들이 서있다. 이 탑이 세워지기 시작한 건 빅토리아 여왕이 서거한 1901년, 완공된 건 1924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초강대국 대영제국의 자부심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 탑이 완성됐을 때 세계의 패권은 이미 미국으로 완전히 넘어간 뒤였다. 빅토리아 여왕의 외손자인 빌헬름 2세 독일 황제가 일으킨 제1차 세계대전으로 영국은 빚더미에 앉았다. 영국에 쌓여있던 금은 전쟁 무기를 내다판 미국으로 흘러갔다. 1860~1914년 전 세계 결제 수요의
3년전 2019년 10월말 어느 주말 저녁.핼러윈 축제 기간인줄 전혀 모르고 우연하게 약속을 잡아 이태원 식당을 방문한 적이 있다.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식당에서 나오는 순간 몰려드는 인파에 깜짝 놀랐다. 개성있는 분장과 복장을 하고 길을 가득 메운 사람들로 인해 이태원 골목길은 인산인해였다. 식당을 나와 길에 나선 순간 사람들에 떠밀려 내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는 이동이 불가능했다. 여기저기서 고성이 들리고 인파에 떠밀려 다녔다. "밀지마세요"란 고함도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수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경찰이나 축제를 관리하는 사람들은 거의 볼 수 없었다. 통제선이나 사람들의 동선 관리를 하는 주체도 없었다. 많은 시간 동안 빠져나오려 애를 쓴 후에야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겨우 도로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다시는 핼러윈 기간엔 이태원에 얼씬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핼러윈에 진심인 젊은세대들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는 자리였다. MZ세대들에게 핼러윈은 기성세대들은 알지 못하는
"대부분 주택업체들은 PF금융을 통해 사업을 진행, 미분양에 따른 금융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중견 이하 주택 전문 업체들은 낮은 분양계약률, 중도금 연체 등으로 부도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상승도 자금사정 악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금융권 전반의 부동산PF 대출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으나 미분양 누적 등으로 부동산·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PF대출 등의 부실화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설명 같은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했던 2008년 이야기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6월 '지방 미분양 대책'을 내놓는다. 그 대책의 배경 설명 부분이다. 15년 전 상황이지만 지금의 시장에 대입해도 크게 이상하지 않은 내용들이다. 아직 '중도금 연체'까지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지금같은 금리라면 곧 현실이 될지 모른다. 물론 통계를 깊숙이 따져보면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당시 전국 미분양은 13만2000만호 정도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의 서범석 대표의 경력은 화려하다.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어린시절 오랜 기간을 해외에서 보냈다. 카이스트에서 생명과학을 공부했고, 이후 서울대 의대에 편입해 전문의 자격증을 땄다. 대학병원에 남아 교수가 되거나 병원을 개원을 하거나 어떤 것을 선택하더라도 그의 앞길은 탄탄대로 였을 것이다. 그는 안정적인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전문의로 서울대병원에서 4년간 의사로 일하다가, 인공지능을 통해 암같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더 나아가 항암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바이오벤처에 합류했다. "의사로서 환자를 치료하는 일도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의료시스템을 만들거나 항암제를 만들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습니다. 잘됐을땐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고요." 서 대표는 "안정성을 추구하다보면 바뀔수 있는 여지가 없다"며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성향 때문에 제가 삶을 주도할 수 있는 창업의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서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한 빌라에서 29세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청년이 숨진 것은 그보다 나흘 전이었는데, 극단적 선택을 앞두고 집주인과 가족에게 보낸 예약문자가 도착한 뒤에야 죽음이 알려졌다. 실업급여를 신청했다는 점으로 미뤄 청년은 최근 직장을 비자발적으로 그만둔 듯하다. 유서에는 몸이 아파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보고 청년의 시신을 부검하지 않았다. 복지포털 복지로에 들어가 서비스 목록을 살펴보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이 제공하는 복지서비스 4817건이 검색된다. 중앙부처가 제공하는 것만 364건이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청년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어디에도 소속돼 있지 않았던 청년의 죽음에 네티즌들만 관련 기사 댓글로 추모를 할 뿐이었다. 시나리오작가 최고은 씨가 지병을 앓다가 '남은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문 좀 두들겨 달라'는 쪽지를 남기고 아사한 게 2011년이다. 사회적인 추모가 이뤄지고 복지제도를 늘리는 등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놓고 떠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2011년 10월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을 시작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카카오톡을 선보인 지 20개월이 채 안 됐을 시점이다. 당시 카카오톡은 가입자 2500만명을 넘어서며 일찌감치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김범수 센터장에게 카카오톡은 단순한 돈벌이 수단이 아닌 새로운 길이었다. 삼성SDS에서 PC통신 '유니텔'을 만들고, 잘나가던 회사를 나와 '한게임'을 세우고, 네이버와 합병 후 NHN 공동대표에 오르는 등 남들보다 한발 앞선 시도로 승승장구하던 김 의장은 2007년 8월 대표직을 던지고 홀연히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떠났다. 성공이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에 휩싸였을 때다. 김 센터장은 "돈 많이 버는 게 성공이라 정의해버리고 달려온 것 같았다"고 했다.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길을 잃어버린 그에겐 쉼이 필요했
판이 바뀌었다. 대선을 거치며 이런저런 '사법 리스크'에 노출됐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검찰이 이 잡듯 뒤지고 있지만, '한방'이 없다" 당내에서 흘러나온 얘기에는 난관을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런데 '분신'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구속됐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국면이다. 돈이 건너간 정황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김 부원장의 부인에도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법원이 혐의를 상당 부분 인정했다는 얘기다. 치열한 법적 다툼이 불가피하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힘을 빼놨다 싶었는데 검찰에 일격을 당했다. 또 다른 측근 정진상 대표 정무조정실장도 출국금지 됐고, 소환을 앞두고 있다. 검찰의 칼날이 이 대표의 턱 밑까지 다다랐다. '무리한 수사'도 아닌 "조작 수사" 이 대표의 한마디에 민주당은 단일 대오를 형성했다. 이 대표 개인 문제로 당이 헤어나오기 어려운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는 목소리는 '갈치'로 공격받는다. '서해 피살 공
# 대한민국 경제는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갖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의 경험이다. 그 이후 미국, 유럽, 남미 등에서 작은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옷깃을 여민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다. 뼈저린 고통에서 배운 교훈이다. 외환보유액, 단기 외채 등을 철저히 관리한다. "펀더멘탈(기초체력)에 문제가 없다"는 정부 입장은 단순한 립 서비스가 아니다. "외환위기 때와 다르다"는 말도 틀린 게 아니다. 대외 건전성, 재정 건전성 등에서 확인 가능하다. 외환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둔 정부 입장에선 근거있는 자신감이다. 먹구름이 끼면 외환 관리를 최우선에 두고 세심하게 챙긴다. 여기서 의문이 하나 생긴다. 위기는 같은 방식으로, 같은 내용으로 반복될까. 기출 문제에서만 출제된다면 걱정이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 이번 문제는 복잡하다. 인플레이션과 전쟁, 글로벌 긴축, 경기 침체 등이 뒤섞여 있다. 창과 방패, 모순(矛盾)의 방정식이란 난제다. 미국보다 앞서 2021년 8월
이달 초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회수소경제포럼 주최 '그린비즈니스위크(GBW) 2022'는 탄소중립과 관련한 기술 및 산업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올해 전시에는 전기차와 배터리 등 전기차 생태계와 관련한 전시 부스가 대거 늘었다. 지난해 수소충전 트럭 등을 전시했던 현대차는 아이오닉6를 중심으로 세계 최초로 공개한 중형 전기버스 '일렉시티 타운' 등 전기차로만 전체 부스를 꾸몄다. 한국 배터리 산업을 이끌고 있는 삼성SDI도 올해 처음 단독 부스를 열어 관람객들을 맞았다. 기존 멤버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과 함께 한국 배터리 3강이 나란히 GBW의 주인공이 됐다. 원전 관련 부스도 새롭게 등장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자로냉각재계통 모형과 영상을, 올해 처음 GBW의 일원이 된 한국수력원자력은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돼 상업운행 중이기도 한 APR1400 원전 모형을 주 전시물로 내세웠다. 전기차 시장의 급속한 팽창과 새 정부 들어 강조되고 있는 원전 부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