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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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지정학적 위험은 사라진 게 아니라 잊고 있었다. 독일의 통일, 소련의 해체와 동유럽혁명, 중국의 개혁·개방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 대형 이벤트에 가려졌던 것이다. 글로벌리제이션으로 규정된 세계의 정치경제적 지형은 다수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확 변했다. 조짐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에 아시아 회귀전략을 채택할 때부터 보였다. 1979년 미중수교 이후 줄곧 중국에 우호적이던 미국의 변신이자 변심이었다. 이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도·태평양전략으로 확대했다. 미국 의회는 2019년 '국방수권법'(NDAA)에 미국 정부와 거래하는 기업이 화웨이와 ZTE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며 정부와 호응했다. 미국 정부는 2020년 화웨이가 삼성전자나 TSMC로부터 첨단 반도체 부품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단계로 나아갔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미중 양국의 관계는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이는 세계 각국과 기업에 2차대전 이후 지속된 미국 중심의 질서
누구에게 특혜를 준다는 말처럼 일을 어렵게 하는 말도 없다. 정책을 만들고 바꾸는 관료들에겐 더욱 그렇다. 정책을 만들었더니 부자들만 혜택을 보더라, 제도를 개선한 목적이 A기업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라는 말들은 선의로 추진한 제도 개선을 어렵게 만든다. 한국경제 성장에 보탬이 되고자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데도 누구한테, 특정기업한테 부탁을 받은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다. 규제 개혁이 어려운 이유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규제 완화를 언급했다. 그것도 후보자로 지명된 첫 자리에서다. 김 후보자는 BTS(방탄소년단) 같은 금융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세계적인 금융회사는 핀테크가 될 수도 있고 기존 금융사도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온 얘기가 금산분리 완화다. 금산분리 완화는 ①금융자본이 산업을 지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과 ②산업자본이 금융을 일부 지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둘을 합친 것이다. 전자는 은
지난해 7월말 미국 알래스카의 한 시골마을인 '수어드'가 뒤집어졌다. 일본에서 열리고 있던 도쿄올림픽 여자 평영 100m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무명의 10대 소녀 '리디아 자코비'가 이 지역 출신으로 알려지면서다. 수어드는 알래스카 최대 도시인 앵커리지에서 2시간 정도 차를 몰고 가야하는 인구 2700여명의 작은 항구다. 하지만 수영 볼모지의 첫 국가대표로 생애 첫 올림픽 출전에 세계 1위 자리를 꿰차면서 자신의 고향을 전세계에 알린 자코비 이전에도 수어드는 미국 역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장면이 기록된 장소로 유명하다. 사실 수어드는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인 '에이브러햄 링컨'이 대통령(16대) 재직시 임명했던 국무장관 '윌리엄 수어드'의 이름을 딴 도시다. 수어드는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선출 과정에서 링컨과 마지막까지 경쟁한 최대의 라이벌이었다. 링컨은 대통령에 취임하자 마자 "켄터키 촌뜨기"라고 자신을 비하했던 그를 장관에 앉혔다. 측근들의 거센 반대에도 "적임
"내가 이걸 알아야 하나." "○○이라는 얘기를 길게도 써놨네." 댓글 창에서 가끔 보이는 기사에 대한 반응이다. 내용이 마음에 안 들어서, 글이 너무 길어서 등 다양한 이유로 꺼낸 불만이다. 이제 더 나아가 뉴스를 피하거나 아예 보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공개한 올해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Digital News Report)에는 이런 신호가 명확하게 보인다.(해당 조사는 영국 조사업체 유고브가 올해 1월 11일~2월 21일 온라인으로 진행. 46개국 총 9만3432명이 참여. 한국은 2026명,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 참여) 이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뉴스를 어느 매체에서 접했는가?"라는 질문에 "안 했다"(뉴스 안 봄)가 15%를 차지했다. 이 비율은 2013년 3%에서 급증한 것이다. 2016년부터 조사에 참가한 한국에서는 같은 반응이 당시 2%에서 올해 6%로 역시 급증했다. 뉴스에 관심이 없다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이란다. 경제학 교과서에서만 봤던 용어로 경기침체인데도 물가상승세가 이어지는 아이러니한 경제 상황이다. 역사적으로는 딱 한번 발생했다. 1970년대 오일쇼크다. 그런 스태그플레이션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인플레이션(inflation)이라고 불리는 물가상승세는 보통 경기 호황에서 주로 나타난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공급이 달리기 때문에 발생한다.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은 어떤 이벤트로 인해 공급이 큰 폭으로 줄어드는 충격 속에서 발생한다. 1970년대 오일쇼크로 석유 가격이 폭등하면서 경기 침체를 이끈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이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과도한 유동성이 시중에 풀린 상황에서 물가 상승세가 가속화되면서 막 이를 회수하는 시점에 예기치 못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곡물, 석유 등의 공급이 크게 줄어들면서 물가가 치솟는 현상이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전쟁이 발생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곡물, 원유, 천연가스 등을
# 수년째 부동산 시장의 논란거리인 임대차2법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반영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말한다. 2년전 8월 시행됐다. 임대차보호법은 이 조항의 시행을 계기로 뜯어 고쳐야 할 대표적인 법률로 대중에게 각인됐지만 이 법은 수많은 세입자의 권리를 지켜왔다. 임대차보호법은 1981년 제정됐다. 제정 이유는 전세권 보호였다. 지금은 월세가 전세를 추월했다는 보도가 이어지지만 우리나라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주류는 전통적으로 전세다. 전세는 등기되지 않은 임차권이다. 임차권은 민법에 규정돼 있고 등기되지 않으면 대항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민법에는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대차등기절차에 협력하도록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세입자에게 임차권 등기하라고 집문서(등기권리증)를 내줄 집주인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집주인이 바뀌거나 집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임차인이 전세금을 반환받지 못하고 쫓겨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임대차보호법은 그렇게 등장했다. 임대차보호법이 목적(1조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개발업체 A사의 연구개발 총책임자인 김모 부사장은 지난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등 관계기관들이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업체들의 의견을 듣겠다며 마련한 자리에서 관료들에게 고함을 질렀던 사연을 들려 줬다. 작년 3월은 코로나19 확산이 위험이 극에 달하던 때다. 우리가 자체 개발한 백신과 치료제가 절실하던 때였고, 업체의 노력 뿐 아니라 관계부처도 힘을 보태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힘겹게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하던 김부사장은 정부가 도움을 주겠단 얘기에 기대가 적잖았다 . 하지만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고 자신들에게 슈퍼갑인 허가당국의 책임자들에게 소리를 지르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김부사장은 "코로나바이러스는 감염이후 5~7일이면 체내에서 빠져나간다"며 "감염 7일 이후에는 항바이러스제는 의미가 없고 염증 치료가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는 코로나19 증상이 발생하면, 검사를 받은 이후 확진 판정을 받고 병상
A 씨(63)는 25톤 트럭을 보유한 화물 기사다. 10여년 전 1억7000만원을 들여 트레일러 헤드와 새시, 번호판을 구입했다. 당시 살고 있던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찻값 일부는 3년 할부로 갚았다. A 씨는 매달 기름값과 통행료 등을 제외하고 300만~400만원을 집에 가져갔다. 하지만 경윳값이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한 뒤로 가져가는 돈이 최대 절반으로 줄었다. 트럭을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은 10년 남짓이다. 감가상각과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트럭을 처분하고 다른 일을 하는 게 합리적이지만 운전대를 계속 잡고 있다. A 씨는 취재를 나간 김도균 머니투데이 기자에게 "트럭을 중고로 파려 해도 사는 사람이 없다"고 일을 계속하는 이유를 밝혔다. 찻값이라는 매몰비용이 다른 노동 시장으로 옮겨가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A 씨는 "트럭 운송 업계에 젊은 사람이 오질 않는다"고 했다. 현재 A씨가 소속된 사무실엔 기사 12명 가운데 막내가 50대다. 2030은커녕 4
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압승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집권 초 국정운영에 힘이 실리게 됐다. 윤 대통령은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더 잘 챙기라는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는데 맞는 말이다.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신승하고 역대 가장 낮은 지지율로 임기를 시작한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 것은 견제보다 안정을 택한 것으로 '기회를 줄 테니 제대로 해보라'는 국민의 여망이자 명령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규제개혁을 통해 민간주도 혁신성장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말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선 "기업활동, 경제활동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과감히 철폐해야 한다"며 모든 부처가 규제개혁 부처가 될 것을 주문했다. 규제를 모래주머니에 빗대며 "어렵고 복잡한 규제는 제가 직접 나설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도 취임 후 첫 경제전략회의에서 "우리 경제여건이 엄중하다. 기업규제를 완화하고 투자주도 성장
앞으로 4년간 풀뿌리 자치를 이끌 일꾼을 뽑는 6·1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는 대통령 선거 이후 석 달도 안 돼 치르면서 '대선 연장전' 성격을 띠었다. 그 만큼 치열했고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은 그 책임 소재를 놓고 깊은 내홍에 빠져들었다. 민주당 뿐 아니라 국민의힘 역시 2년 후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될 당 대표 자리를 놓고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인다. 지방선거의 본질은 사라졌고, 그 과실을 따먹기 위한 권력 투쟁의 상흔만 남았다. 지자체와 의회는 내 삶과 동네의 변화를 결정한다. 주민의 삶 구석구석에 지대하고 밀접한 영향을 끼친다. 지방자치의 힘이다. 그래서일까. 역대 지방자치와 분권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은 정권은 없었다. 대통령들은 1년에 한두 번 시·도지사 간담회를 통해 이를 보여주려 했지만, 겉만 번지르르 했을 뿐 요식 행위에 불과했다. 결과는 수도권의 지나친 집중, 이에 따른 지방 소멸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올해 1월 '제1회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주재했다.
#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금융소비자보호법)이 태동된 시점은 2000년대 중반이다. 출발은 단순히 '소비자 보호'만이 아니었다. '금융상품 판매와 거래' 관련 제도와 법을 정리하지는 게 당초 취지였다. '금융상품 판매와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처음 생각했던 제목이었다. 판매 시장에 경쟁이 없다보니 소비자 후생도 떨어진다는 진단에서 시작됐다. '경쟁'이 '소비자 보호'로 이어진다는 논리 구조를 짰다. 제조와 판매를 분리한 가전 시장의 예도 들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제품을 하이마트에서 살 수 있는 것처럼. 그래서 '금융의 하이마트법'으로 불렸다. 목적과 취지가 변질되는 것은 순간이다.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을 비판하지만 여기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민심·여론을 반영하는 것과 포퓰리즘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사건 사고가 하나 터지면 그간 논의됐던 내용은 사라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분위기가 급변한다. '금융 상품' 앞엔 '약탈적'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20여일. 곳곳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바람의 진원지는 윤 대통령 자신이다. 당선인 시절부터 김치찌개 냉면 빈대떡 잔치국수 따로국밥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일반 식당을 찾는다. 워낙 자주 가다 보니 이벤트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보여주기식' 행보에만 집중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렇게 볼 것만은 아니다. 권력자로서 이미지가 강했던 과거 대통령들은 국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권력의 문턱을 낮추고 국민들의 눈높이에 다가가는 건 어쨌든 반가운 변화다. 논란이 있었지만 대통령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긴 것도 이런 변화에 한몫하고 있다. 청와대와 달리 매일 출퇴근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국민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되고, 집무실도 미국의 백악관처럼 수석비서관들과 같은 층에 있다. 장막 뒤 권력자가 아닌 일하는 대통령의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게 하는 것들이다. 기자 입장에서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언론과의 적극적인 소통이다. 윤 대통령은 매일 출근길 대통령실 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