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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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출범한 지 한 달. '공정과 상식'을 뒷받침할 만한 아젠다(의제), 국정 과제 등은 아직이다. 인수위 이전까진 현 정부에 대한 '안티 테제'가 공정과 상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인수위 이후에도 그게 유효할 수는 없다. 특히 여건과 환경이 변한 시점이기에 요구되는 답안지 수준이 다르다. 예컨대 현 정부로부터 민심을 떠나게 한 부동산 정책을 보자. 수요·공급 억제, 세금 폭탄, 대출 억제 등 비정상적 흐름을 '정상화'하자는 데 이견은 많지 않다. 다만 환경의 변화 속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게 문제다. 부동산 가격 폭등 뿐 아니라 미분양 우려가 벌써 들려온다. 세금과 대출은 대화 주제에서 밀려났다. 그 자리를 고금리와 청약 여부가 대신한다. 새 정부가 정상화를 고민할 때 국민의 삶은 이미 또다른 걱정에 빠져 있다는 의미다. # 새 정부는 익히 경험했지만, 꽤 오랜 기간 잊고 있던, 색다른 환경에서 출발한다. 고물가·고금리의 시대. 저금리·저물가에
"정부조직 개편 문제는 인수위 기간 중 조급하게 결정해서 추진하기보다는 최근 국내외 경제 문제, 그리고 외교 안보의 엄중한 상황을 고려해 민생 안정과 외교 안보 등 당면 국정 현안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7일 아침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한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긴급 브리핑이 예고됐다. 여성가족부 폐지, 산업통상자원부의 통상 기능 외교부 이전 등을 놓고 논의가 뜨거웠을 때다. 발표 내용은 예상과 달랐다. 정부 조직 개편 방향에 대한 결론 대신 정부 출범 이후로 논의를 미루겠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새 정부 초대 내각 인선도 현행 정부조직 체계에 기반해서 추진하겠다고 부연했다. 신선했다. 새 주인이 들어오면 집 단장 부터 하고 싶기 마련이다. 정부 조직 개편안은 새 정부의 상징처럼 인수위에서 언제나 비중있게 다뤄져왔다. 인수위는 50여일 남짓에 불과한 활동 기간에 논란 거리를 최소화하면서 국정 운영의 큰 방향을 그리는데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
"150만 청년들은 인류의 자유와 영광과 대의 및 그들의 국가를 위해서 싸우는 일 이상의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1954년 7월) "모든 나라가 독립을 가질 권리가 있고, 모든 도시는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다. 모든 사람은 전쟁으로 인해 죽지 않을 권리가 있다."(2022년 4월) 전쟁을 겪었거나 잠시 휴전상태에 접어든 약소국의 대통령 둘이 국제사회에 호소하며 한 연설의 일부이다. 1954년 연설 주인공은 대한민국의 이승만 대통령이었다. 그는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뒤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휴전중인 한반도에서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을 공항에서 영접한 당시 리차드 닉슨 미국 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상원 의장 자격으로 대통령을 지켜봤다. 2022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국 국회의 영상을 통해 화상연설을 했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는 우크라이나를 이끄는 그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평화롭게 살고 있고 아이를 키우며 교육시키고
세상 모든 것의 가격이 뛴다. 아파트나 땅 같은 부동산부터 먹는 것, 입는 것 할 것 없이 공급자 우위다. 신차든 중고차든 타는 것도 다르지 않다. 가격이 안 오른 품목을 찾는 게 오히려 힘들다. 문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분명하다. 팬데믹 발생 이후 전세계적인 돈풀기로 돈이 흔해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가와 곡물값의 기울기를 가파르게 만들었다. 전염병과 전쟁의 조합이 갖는 파괴력을 극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런 시기에 빚을 많이 진 정부들은 '부채의 화폐화' 유혹을 견디기 어렵다. 숫자는 명확하게 현 상황을 드러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4.1% 올랐다. 물가상승률 4%대는 2011년 12월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석유류와 외식류의 기여도가 컸다. 물가상승의 근저에는 통화량 급증이 자리 잡고 있다. 광의통화(M2)는 2020년에 9.3%, 2021년에 11.7% 늘었다. 지난 1월에도 1년 전보다 13.1% 증가했다. 게다
흥망성쇠. 흥하다가 망하고 융성하다가 쇠퇴하는 게 세상이치다. 수많은 제국들이 그러했고 산업과 기업도 이같은 이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제국에서는 로마제국과 몽골제국이, 기업에서는 대우가 대표적인 예다. 금융산업은 쇠퇴하는 대표 산업 중 하나다. 심지어 전통적인 금융사는 사라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지금은 돈을 잘 벌고 있지만 앞으로도 벌이가 좋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주식시장은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가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두고 다투지만 PBR(주가순자산비율)은 각각 0.5배도 안된다. 주가가 자산가치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금융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예금 금리는 낮고 배당수익률은 높다. 금융주식을 사서 배당을 받는 게 예금에 가입하는 것보다 수익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선뜻 주식을 사진 못한다. 주가가 떨어질 수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지금만큼 돈을 벌지 못해 배당을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엔 돈은 많이 벌
"눈앞의 경제논리를 이유로 국가균형발전을 외면한 이번 결정은 정부가 유지해 온 국가균형발전정책을 사실상 포기하고, 균형발전이라는 현 정부의 국정과제를 정면으로 역행하는 처사다." 2019년 2월 22일, 경북 구미시가 발칵 뒤집혔다. 전날 SK하이닉스가 10년간 120조원을 투입해 조성할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투자 의향서를 경기도 용인시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당시 장세용 구미시장은 "민관이 합심해 유치활동에 전력을 기울였으나 거대한 수도권 카르텔을 뚫기엔 역부족이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구미시청의 한 직원도 "지역 경제는 계속 어려워지고 있는데 그냥 암담한 상황"이라며 "한마디로 패닉 상태"라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구미시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유치를 위해 청와대와 정부, 국회 등을 잇따라 찾았고, 시민들도 SK 본사방문과 아이스버킷 챌린저 운동, 청와대 국민청원 활동, 손편지 쓰기, 42만개 종이학 접기운동 등을 진행했다. 지역 상공계도 유치
#. 2020년 초,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19가 세계로 퍼지기 시작하면서 당시 한국에서는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 주장이 나왔다. 국민감정도 섞였겠지만 안전을 위해 이게 최선이라는 목소리였다. 이와 관련 중국은 바이러스 통제 조치 바탕에는 과학적, 이성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WHO(세계보건기구)가 여행과 무역의 제한에 반대한다는 점도 들었다. 논리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우리 정부는 우한이 있는 중국 후베이성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만 막는 조치를 취했다. #. 이제 2년가량 지난 요즘, 중국에서는 입장이 뒤바뀐 움직임이 잇따라 눈에 띄고 있다. 일부 시민의 민감한 행동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지방정부 발표나 현지 언론 보도 내용을 보면 그 수준은 넘어섰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홍콩매체 홍콩01 등은 최근 한국에서 수입된 옷과 중국 내 오미크론 확산의 관련성을 의심하는 기사를 잇따라 내보냈다. 하루 감염자가 2만명도 넘으며 코로나 사태 초기 수치마저 넘
#1. 1990년 6월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호텔. 당시 노태우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공산당 서기장), 양국의 국가원수가 사상 처음으로 마주앉았다. '태백산'이란 암호명 아래 극비 추진된 제1차 한소 정상회담이다. 역사의 한 획을 그을 중요한 회담이었던 만큼 한국 측 배석자들은 서류를 꼼꼼히 준비해갔다. 반면 소련 측 참석자들은 서류 한 장 없이 펜 한 자루씩만 달랑 들고 회의장에 들어왔다. 회담에 동석한 김종인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자신을 소개하자 고르바초프가 김 수석이 손에 들고 있던 서류 봉투를 가리키며 농담을 던졌다. "이게 왜 이렇게 얇습니까?" 그때 소련은 우리에게서 경제적 지원을 받을 생각만 가득했다고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회고했다.(저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 그 시절 소련과의 외교는 경제협력에 다름 아니었다. 외교에 있어 경제가 군사, 문화 등 모든 분야를 압도한 대표적인 사례다. #2. 소련의 적통을 이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RB)가 지난달 드디어 금리 인상을 시작했다. 연준은 지난달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정책금리를 0~0.25%에서 0.25~0.50%로 25bp(1bp=0.01%포인트)인상한 후 연내 6회 정도의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작은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 2월 전년동기대비 7.9% 급등했기 때문이다. 1982년 이후 40년래 최고치다. 물가가 급등할 경우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상해 시중 유동성을 줄여 물가 압력을 낮추는 쪽으로 통화정책을 시행할 수밖에 없다. 결국 연준은 높은 물가 수준을 잡기 위해 앞으로 장기간에 걸쳐 금리인상을 지속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미국 투자은행들은 연준이 오는 5월과 6월 FOMC에서 2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포인트씩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말 미국의 기준금리는 2%에서 높게는 3%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미국은 달러가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기축통화 국가라는 점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당장 내놓을 부동산 정책은 대략 예상 가능하다. 인수위도 밝힌 것처럼 윤 당선인의 공약 중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동의없이도 시행령 개정으로 할 수 있는 조치들과 민주당도 동의하고 있는 법 개정 등이 우선 대상이 될 것이다. 추려 보면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 재건축 규제, 대출 규제 손질, 양도세 및 보유세 완화 등이다. 재건축 추진의 첫 단계인 '안전진단 규제 완화'는 재건축 규제 3종 세트(안전진단,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중 유일하게 법 개정 없이 할 수 있는 조치다. 문재인 정부도 서울 도심에 재건축과 재개발 외에 물량을 공급할 대안이 없음을 모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재건축 규제를 그렇게 강화했던 이유는 불난 집값에 기름 붓는 격이기 때문이다. 집값은 안전진단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뛰고, 재건축조합이 설립되면 또 뛰고, 각종 인가를 통과할 때마다 계단식으로 오른다. 윤석열 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을 풀어줘도 실제 입주는 빨라
"어제 점심을 같이 했는데 제가 코로나19(COVID-19) 확진을 받았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빨리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아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초 확진 사실을 알리는 지인의 목소리엔 미안함이 가득했다. 자신이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이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컸을 것이다. 불과 몇개월전만 해도 코로나19에 확진이 되면 민폐라는 인식이 컸다. 함께 식사를 했거나 회의를 한 이들에겐 어렵게 자신의 확진 사실을 알려야 했다. 코로나가 엄중한 시국에 자기관리를 하지 못했단 자책감도 느끼는 때였다. 요샌 코로나19 확진에 대한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코로나 확진을 병역을 마치는 것에 빗대 '코로나 필' 이란 말도 생겼다. 아직 확진이 안됐다면 '코로나 미필'이다. 코로나19 확진을 '훈장'처럼 여기는 사람도 있다. 확진이 되지 않은 사람은 인간관계 문제가 있단 어이 없는 이야기도 돌았다. 확진자가 1300만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4분의1을 차지하면서 생긴 변화로
처가 코로나19에 확진되고 이튿날 아이에게도 확진 문자가 도착했다. 아이는 고열과 구토 증상이 시작됐다. 집 근처 내과에 전화로 비대면 진료를 받고 격리된 처와 아이를 대신해 약을 타러 갔다. 동네 의원은 이른 아침부터 신속항원 검사를 받으러 온 이들로 아수라장이었다. 처방약을 받기 위해 간 약국 역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약사에게 약을 건네받을 때까지 기다린 시간은 30여분. 약사 얼굴이 보이자 약봉지에 적힌 처방약이 혹시 구토증상을 보이는 아이에게 적당한지 물었다. 약사는 대답 대신 뒷사람 약을 조제해야 한다며 성급하게 조제실로 들어갔다. 평소에도 그렇게 불친절한 약국은 아닐 것이다. 아이는 24시간 넘게 구토를 했다. 미음도, 보리차도, 처방약도 받아들이지 못했다. 열 살이 될 때까지 여지껏 본 적이 없는 창백한 아이의 얼굴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보건복지부 가이드라인도 식이섭취와 소변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게 24시간 이상 지속되면 대면진료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