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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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언급하거나 묘사한 모든 것은 허구다. 실제처럼 보여도 우연일 뿐이다. 집이 없는데 "공급이 충분하다"며 집을 짓지 않은 어느 가상의 나라 일이다. 제 발이 저려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할 필요가 없다. 수탈공식은 이렇다. 먼저 소수를 겨냥해 세금을 물린다. 다수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안심시킨다. 지지율이 오르고 표도 얻는다. 점차 범위를 확대한다. 51%만 우리 편이면 되니 49%는 적으로 돌린다. "우리는 옳고 그들은 그르다"고 주문을 외운다. 부자들에게 걷어 온갖 지원금을 뿌린다. 대중은 받는 것에 익숙해진다. '맛 들면 중독'이고 '정 들면 지옥'이다. 사례를 보자. 이 나라는 내전 중이다. '투기세력과의 전쟁.' 명분은 거룩하다. '집을 사거나 갖고 있으면 적폐'다. 집을 사면 취득세를, 갖고 있으면 보유세를, 팔면 양도소득세를 때린다. 최초엔 법인이 타깃이었다. 종합부동산세 공제를 없애고 양도세 중과세율을 높였다. 다음은 다주택자였다. 종부세, 양도세, 취득세 등을 한꺼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 비합법적 방식, 때론 무력으로 기존 질서를 깨뜨리는 혁명과 달라서다. 개혁은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하고 사회적 합의를 수반한다. 기득권, 저항 세력을 일일이 설득하고 동참시켜야한다. 때문에 면밀한 계획과 강력한 추진력이 뒷받침 되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호만 요란하고 종국엔 흐지부지된다. 그런데 개혁이 필요한데도 하지 못하면 그 폐해는 고스란히 사회와 구성원, 국가에 돌아간다. 최근 모빌리티 분야의 난맥상은 이와 맞아 떨어진다. 정부가 모빌리티 혁신을 부르짖으며 이른바 '타다 금지법'을 내놓은지 1년 7개월이 지났지만 바뀐게 없다. 카카오T나 우티같은 모바일앱 호출이 확대됐을 뿐 시민불편은 여전하다. 실제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자 심야시간대 택시잡기 전쟁이 벌어진다. 저녁 모임, 회식을 마치고 귀가하려면 택시 호출앱 30분 대기는 기본이다. 요금이 서너배 높은 프리미엄 택시를 불러야 겨우 잡힌다. 과연 타다가 있었더라면 이같은 대란이 벌어졌을까 반
# 얼마전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해 먹었다. 잘 먹고 있었는데 작은 주방용품 조각이 음식에서 나왔다. 잠시 후 배달앱에서는 후기를 남겨달라는 알림이 떴다. '별점을 얼마나 줘야 하나?' 고민했다. 별점 테러로 고생하는 점주들, 비판글을 달았다가 보복당했다는 손님 등 여러 얘기들이 생각나서 점수를 나쁘게 주진 않았다. 하지만 이물질이 나온 건 댓글로 지적했다. 나 같은 사람들이 많아서일까. 배달앱 식당들의 별점은 대부분 4점을(5점 만점) 훌쩍 넘는다. 별점을 통해 맛집을 선별하려면 소수점까지 읽어야 한다. 변별력이 떨어진다. 지금과 같은 점수제라면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 최근 미국에서는 구글의 유튜브가 콘텐트에 붙는 '싫어요' 수치를 비공개로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에서 유튜브는 자체 실험을 통해 '싫어요' 숫자를 올리기 위한 네티즌의 공격이 있다는 것과, 소규모 창작자가 공격 대상이 되기 쉽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수치 비공개 후
#1. 가수 겸 배우 마돈나가 가장 아름답게 그려진 영화를 하나 뽑으라면 '에비타'(1996년)가 아닐까. 과거 아르헨티나의 영부인이었던 에바 페론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영화다. 주인공 에바 페론 역을 맡은 마돈나는 서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다 젊은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남미의 퍼스트레이디를 열연한다. 영화보다 유명한 게 극중 마돈나가 부른 노래 '돈 크라이 포 미(날 위해 울지마), 아르헨티나'다. 흥미로운 건 영부인이 주인공인데도 포스터엔 대통령이 아닌 체 게바라 역의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마돈나만 나온다는 점이다. 영화 포스터엔 안 나왔지만 에바 페론의 남편 후안 페론은 1946∼1955년과 1973∼1974년 두 차례나 대통령을 역임한 아르헨티나 현대정치의 핵심 주역이다. 오늘날 전 세계 어디서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의 대명사로 쓰이는 '페론주의'가 바로 그의 이름에서 나왔다. △권위주의 △반(反)외세 민족주의 △국유화 △임금인상 △복지확대를 주된 축으로 하는 페론
'오징어게임'이 만든 K-드라마 신드롬을 '지옥'이 잇고 있다. 넷플릭스라는 전세계적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에서 전날 한국 콘텐츠가 한국 콘텐츠에 1위를 내주는 진기록을 쓴 것. "너는 몇월며칠 몇시에 지옥에 간다." 고지를 받은 사람이 마치 고릴라를 닮은 저승사자에게 처참하게 공격을 받다 마치 불탄 것처럼 재가 돼 사라진다. 이러한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벌어진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 그리고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혀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새진리회를 맹신하며 점차 광기에 젖어 드는 사람들과 인간군상, 속편을 암시하는 충격적인 마지막 장면에 이르기까지 '죄와 벌'을 소재로 철학적 담론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지옥은 영화 '부산행'과 '반도'로 한국 좀비물 흥행을 이끈 연상호 감독과 웹툰 '송곳'으로 유명한 최규석 작가가 협업해 만든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 작품은 연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으로, 공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유아
#결국은 대출이 핵심이었을까. 대출규제가 시작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확실히 변하고 있다. 매물은 쌓이고 사려는 사람은 없다. 한국부동산원의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9.6으로 떨어졌다. 100을 밑돌면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4월5일 이후 7개월만에 보는 두자리 숫자다. 부동산원 통계보다 시장을 더 적시에 반영한다는 KB부동산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15일 기준 64.9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60대까지 내려간 것은 작년 5월 이후 1년6개월 만이다. 대출 규제 하나로 모든 시장 변화를 설명할순 없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대출을 충분히 받을 수 없고, 받더라도 금리가 부담스런 수준까지 높아지면서 매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출 규제는 정부가 스무번 넘게 쏟아낸 대책에 빠지지 않고 들어간 항목 중 하나였지만 이번엔 뭐가 달랐을까. 집값 대책으로 나온 대출 규제가 다주택자를 타깃으로 했다면 가계부채 관리를 목표로 한 이번 대출
1 덴마크의 남쪽 도시 빌룬트는 비가 많이 오는 것 말고 특별히 내세울 것이 없었다. 그러다 1932년 목수인 올레 카르크 크리스티얀센이 이곳에서 세계가 놀랄 발명품을 만든다. '레고(LEGO)'다. 대공황이 휩쓸고 간 유럽에서 크리스티얀센은 가구보다 더 잘 팔릴 제품을 찾다가 레고를 개발했다. 너도밤나무 토막들을 모으면 기막힌 장난감이 되는 것이다. 크리스티얀센은 레고를 가구만큼 공들여 제작했다. 하지만 이 나무 토막들이 진정한 '레고'로 진화할 수 있던 것은 그의 셋째 아들 고트프레드 덕분이다. 1949년 고트프레드는 똑딱 단추 원리를 활용해 레고를 서로 서로 결합할 수 있게 했다. 소재도 나무가 아닌 당시로선 획기적인 플라스틱을 썼다. 이렇게 레고는 너도밤나무에서 플라스틱으로 갈아타고, '브릭'이라는 결합 개념까지 도입하며 누구도 상상 못한 혁신의 장난감이 됐다. 어떻게 이어 붙이느냐에 따라 굉장히 복잡한 형태까지 만들 수 있었다. 아이는 아이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레고로 만든
지금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기관이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 의약품청(EMA)을 난공불락의 성처럼 여긴 때가 있었다. FDA나 EMA로부터 인정받는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나라보다 높은 수준의 비용과 허가 허들(장벽)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들 기관은 사실상 전세계 의약품의 허가를 좌지우지하는 곳이었다. 가장 까다로운 허들을 넘으면 적잖은 보상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미국은 전세계 의약품 시장의 50% 이상, 유럽은 20% 정도 차지한다. 게다가 FDA 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다른 나라에서도 허가를 쉽게 받을 가능성이 높다. 신약을 팔 곳이 많아지니 상업적 성공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반대로 이들 관문을 넘지 못하면 아무리 효능이 좋은 신약을 개발하더라도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인지 10여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기업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신약허가를 받겠다고 나서면 '코웃음'부터 치는 경우가 많았다. 바이오연구소에서 일한 경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행정부에 속하지만 직무에 대해서는 독립성이 보장되는 독특한 기관이다. 공수처법 3조2항은 '공수처는 그 권한에 속하는 직무를 독립하여 수행한다'라고 돼 있다. 수사와 공소권(행정권)을 행사할 권력기관임에도 독립기관의 성격을 갖고 있어 권력분립의원칙에 어긋난다는 위헌 논란을 겪기도 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입법부와 사법부뿐만 아니라 행정부 소속 공무원도 그 수사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행정조직의 위계질서에 포함시켜서는 객관성이나 신뢰성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법 취지를 받아들여 합헌 결정을 내렸다. 같은 수사기관이지만 검찰과 공수처가 다른 게 이 부분이다. 검찰은 법무부장관의 지휘·감독을 받기 때문에 절대 독립적일 수 없다. 특히 이번 정부 들어 법무부장관의 수사 지휘가 잇따르면서 대검찰청은 정부조직법상 행정부 외청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새삼 확인됐다. 공수처에 독립성을 부여한 것은 공수처가 행정부의 통제로부터 가능한 벗어나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대선이 다가오자 '네거티브(Negative) 규제'가 또다시 공약 전면에 등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최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나 "창의와 혁신을 가로막는 관료적 규제들은 축소하거나 없애야 한다. 명확히 해서는 안 될 것 외에는 자유롭게 하고 필요하면 사후규제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도 얼마 전 스타트업 현장 간담회에서 "스타트업이 마음껏 뛰게 좋은 신발을 신겨드리고 불필요한 모래주머니를 제거하겠다"며 네거티브 규제 전환을 약속했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디지털 전환 등 4차 산업혁명이 한층 빨라진 반면 우리 기업들은 낡은 규제로 혁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에서 네거티브 규제 도입은 시급한 과제다. 하지만 규제개혁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규제 전봇대를 뽑겠다"던 이명박정부도, "손톱 밑 가시를 제거하겠다"던 박근혜정부도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2016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74세였던 버니 샌더스는 힐러리 클린턴을 상대로 돌풍을 일으켰다. 사회주의를 금기시하는 미국에서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한 샌더스. 그의 뒤에는 '밀레니얼 세대'가 있었다. 2008년 금융 위기를 겪으며 형성된 세계관을 지녔던 젊은 층은 세습 자본주의 사회의 불공정·불평등, 취업난에 분노했다. 정치불신이 극에 달했던 자신들에게 솔직하게 얘기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반(反) 월가. 그들은 기존 질서와 현실에 불만 가득했던 한 '아웃사이더'에 열광했다. 2015년 영국에서는 누구도 예상 못한 67세 노동당 당수가 등장했다. 제레미 코빈. 당시 경선에 중도파 3명이 나섰다. 후보조차 내지 못할 처지에 몰린 좌파 진영. 구색이라도 맞추려 코빈을 내세웠다. 토니 블레어의 이라크 참전 결정 등 의회에서 500번 이상 당 노선에 반대 투표했던 강성 좌파였다. 그만큼 정치적 신념이 강했고, 행동으로 실천했다. 가망 없어 보였지만, 극적 승리를 거뒀다.
#수미쌍관(首尾雙關), 일관성은 있다. 문재인 정부 초 대출 억제, 임기 말 숨 막힐 정도의 대출 규제는 대칭을 이룬다. 현 정부 출범 초 집값이 들썩일 때다. 금융당국은 "대출 억제로 집값을 잡을 수 없다"며 나름의 저항을 하지만 곧 고개를 숙인다. 참여정부 말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집값 안정에 기여했다는, 근거없는 성공의 경험이 독(毒)인 줄 모르는 여권의 압박 때문이다. 가계 부채 관리라는 명분하에 논리를 만든다. 명분, 논리가 어떻든 현실에선 대출 규제다. 젊은층이 현 정부로부터 이상 신호를 받은 게 이 시점이다. (사실 가상자산 규제, 영끌, 부동산 폭등 등은 사후추인 성격이 강하다). 잠실 아파트를 살 수 있다고 생각했던 억대 연봉의 30대 변호사 부부는 대출이 막혀 '멘붕'에 빠진다. 부부의 소득으로 원리금을 갚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높아진 문턱은 합리적 계산조차 거부한다. 반면 '부모 찬스'의 신혼부부는 대출없이 집을 산다. 여기서 공정 이슈와 만난다.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