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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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어, 내가 잘못했어" "뭘 잘못했는데?" "그러니까 내가 무조건 잘못했다고"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알기나 해?" 부부와 연인 사이 흔히 벌어지는 말다툼이다. 남자는 골치 아픈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잘못했다"만 반복한다. 여자는 잘못을 했으니 뉘우쳐야 하고, 뉘우치려면 뭘 잘못했는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며 따진다. 때론 더 큰 싸움으로 번져 파국으로 치닫는다. 화해를 해도 열에 아홉은 남자의 패배로 귀결된다. 4·7 재보궐 선거 후 민주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성' 릴레이가 딱 이렇다. 선거 패색이 짙어지자 터져 나오더니 이제는 초선 의원들부터 당권주자들까지 '잘못'을 입에 달고 다닌다. 그런데 무엇을 잘못했다는 건지 선명하지 않다. '영혼 없는 반성'이란 비아냥도 나온다. 원인 분석이 중요하다. 정확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해법이 나온다.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선 비교적 이견이 없어 보이지만, 조국 사태에 대한 사과는 불분명하고, 검찰·언론 개혁을 얘기한다. '남 탓'
#'불편하다. 늦다.' 지난달 25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후 현장의 혼란은 이렇게 표현된다. 금융 소비자는 체감하는 불만을 쏟아낸다. 물리적 시간이 빼앗긴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 즈음 출시된 뉴딜펀드를 가입하러 시중은행에 들른 취재기자의 경험담도 다르지 않다. 가입을 마무리할 때까지 딱 1시간30분이 걸렸단다. 상품 설명을 듣고 답할 때 '녹취' 과정도 거쳤다. 간단한 체크나 서명이 아니라 '예, 동의합니다' 등을 직접 말하는 경험은 독특했다. 비대면(온라인) 가입 때 설명서를 읽는 것과 대면 가입 때 설명을 듣는 것의 차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둘 다 형식적 절차에 불과할 뿐이니까. 금융회사도 같은 지점에 동의하며 불평을 늘어놓는데 뉘앙스가 다르다. "어쩔 수 없다"며 온갖 절차를 들이댄다. 그중 핵심은 역시 '녹취'다. 소비자 보호보다 기계적 절차만 따르면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금융회사 입장에선 그저 귀찮을 뿐이다. # 한달 가까이 들은 현장의 볼멘소리인데 사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수도 있다. 50년 가까이 충무공의 익숙한 영정을 보면서 이순신 장군의 탄신일(4월28일)을 맞는 것이 말이다. 표준영정 1호 충무공 영정은 최근 몇 년 사이 논란이 뜨겁다. 충남 아산시 현충사에 봉안된 이순신 장군 영정은 1953년 장우성 화백이 류성룡이 '징비록'에서 서술했던 이순신 용모 묘사에 기반해 그렸고 1973년 정부표준영정이 됐다. 문제는 장우성 화백의 친일행각으로 영정 지정해제가 논의되고 있는 것. 영정 지정이 해제되면 공식적인 사용이 어려워지고 100원 주화의 등장 인물 도안도 바뀔 수 있다. 해제가 어려웠던 만큼 새로운 영정 제작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한마디로 익숙했던 이순신 장군의 얼굴과는 이별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가을 국정감사에서는 의원들이 '담당 관청(문화재청 현충사관리소)이 표준영정 지정해제를 요청했는데 왜 교체되지 않고 있냐'고 질의했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문화재청장이 관련 위원회(영정동상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지정해제를
나는 가격이다. 때때로 임금, 임대료, 공시지가, 금리, 보험료 등으로 불린다. 정치인들은 지지와 인기를 얻기 위해 나를 자주 손댄다. 건들수록 탈이 날 때가 많은데 말이다. 사람들은 '임금=가격'이라는 걸 잘 모른다. 임금은 노동서비스의 가격이다. 최저임금제는 국가가 노사의 임금 결정과정에 개입해 최소한의 가격을 보장하도록 하는 것이다.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지 않고 최저임금을 확 올리면 사용자는 비싼 값을 지불하지 않는다. 고용이 억제되고 실업자가 늘어난다. 2018년 최저임금을 16.4% 높인 뒤 최저임금 적용 대상자의 취업률이 약 4.1~4.6%포인트 감소(한국경제연구원 기준)했다. 아르바이트 등 저임금 일자리가 없어지고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 등으로 대체됐다. 나를 함부로 매만진 부작용이 두드러지자 최저임금 인상률은 2020년 2.9%, 2021년 1.5%로 둔화했다. 전월세 등과 같은 임대료도 가격이다. 임대료 상한제를 하면 당장 저소득층의 주거비를 안정시
# 박근혜 정권 시절이던 2015년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소속 여의도연구원은 포털이 야당에 편향적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네이버와 다음의 모바일페이지 뉴스 제목 5만여건을 분석한 결과 정부 여당에 대한 부정적 기사가 야당쪽 보다 8배 더 많다는 게 골자다. 이에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포털이 우리 사회와 젊은층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인데 왜곡된 정보 제공은 시정돼야 한다”며 포털에 대한 공세에 나섰다. 그런데 해당 보고서는 한마디로 '엉터리'였다. 정부 여당에 새누리당은 물론 청와대와 정부부처, 산하기관까지 모두 포함시킨 반면, 야당은 새정치민주연합 한 곳과 비교하는 오류를 범했다. 제목만으로 전체 기사성향을 판단하거나 긍정과 중립, 부정의 기준도 모호했다. 애초 정당소속 기관이 발간한 만큼 정치적 의도가 담긴 보고서였다. 연구 용역을 맡는 이는 미디어학자가 아닌 마케팅 담당 교수였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포털 길들이기'를 중단하라고 맞섰고 대다수 국민들도 이를
요즘 국제 기사들을 보면 눈에 띄는 세계적인 변화가 2가지 있다. 큰 틀을 흔들 수 있는 움직임이다. #1. 하나는 세금에 대한 것으로 "혁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이 나서면서 속도가 붙었다. 최근 미국은 국제적으로 최저 법인세율을 비교적 높은 21%로 하자고 제안했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지지 의사를 보였다. 여기에 미국은 100여개 다국적 기업에 대해 매출을 낸 국가에 세금을 내도록 하자는 의견도 꺼냈다. 이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주도로 논의돼온 소위 디지털세와 유사한 것이다. 세금이 적은 나라에 본사를 차려 조세를 회피하는 걸 막자는 얘기인데,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중시해온 소위 신자유주의적인 미국이 그 반대되는 행동을 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엄청난 규모의 인프라 부양책을 마련했다. 여기에 돈이 필요하니 자국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올리려고 한다. 국제사회에 세금 문제를 제안한 것은 이 연장선에 있다.
1961년 중국 광동성의 한 고아원에서 여섯살짜리 중국인 사내아이가 미국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이 아이를 입양한 부모는 중국계 미국인이었다. 남자는 세계 2차대전에 참전한 공로로 중국인 신부를 미국으로 데려올 수 있는 권리를 얻었고, 가정을 꾸렸다. 하지만 아이가 없어 입양을 결정했다. 아이는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근교 도시에서 평범한 미국인으로 자랐다. 1973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기술학교를 다녔고, 이후 취업한 자동차 부품업체에서 주중에는 도면을 그렸고 주말에는 레스토랑에서 웨이터로 일했다. 인생의 반려자가 될 사람을 만나 약혼했고, 드디어 1982년 6월28일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결혼 전 파티를 위해 친구들과 동네 클럽에 갔다. 그는 그곳에서 두 백인과 시비가 붙어 주차장에서 야구방망이로 무차별 폭행을 당해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4일 뒤인 6월23일 사망했다. 미국 내 대표적인 인종 증오범죄 사례인 ‘빈센트 친’ 사건이다. 가해자 두 사람은 미국 자동차 회사의 공장 직
7일은 새로운 서울시장을 선출하는 날이다. 새로 당선되는 시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서울시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서울은 이미 국내 도시들이 아닌 뉴욕, 런던, 파리 등 글로벌 도시들과 경쟁을 하는 반열에 올라 있다. 서울의 경쟁력은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최근 발표된 조사에선 서울의 도시 경쟁력이 뒷걸음질 쳤다는 얘기가 들린다. 서울은 중요한 전환기에 놓여있다. 누가 서울시장이 되더라도 주택 시장 불안, 강남북 균형발전, 코로나19(COVID-19) 방역 등 서울이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미래 먹거리 및 일자리 창출, 스마트 시티 등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면서 서울을 '과거'가 아닌 '미래'로 이끌어야 한다. 정치 과잉이 더 이상 서울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 서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겠지만 무엇보다 서울시민들이 숨 쉴 공간을 더 많이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의 생활권 곳곳에 연트럴파크(
올해 부동산 공시가격이 발표된 이후 나오는 반발은 크게 '가격이 너무 올랐다'와 '가격이 이상하다'로 정리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공격하고 있는 야당은 '이상한 공시가'를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 하다. 제주도와 서초구는 5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한' 공시가 사례를 발표했다. 서초구가 '엉터리 공시가'라고 내놓은 '사례가 엉터리'인 경우도 있어 제시된 사례가 다 오류는 아닌 듯 하다. 그래도 정부는 일단 재점검해서 오해가 있다면 해명하고 오류가 있다면 수정해야 한다. 야당은 그렇다 치고 공시가 논란을 대하는 여당의 태도는 여당이 맞나 싶다.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는 공시가격 9억원 이하의 주택은 공시가격 상승률을 연간 10% 이내로 제한하겠다고 공약했다. 여당 지도부는 곧바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공시가격을 향후 10년에 걸쳐 시세의 90%에 도달하도록 하겠다는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의 뼈대를 흔드는 발언이다. 특정 가격대의 주택 공시가격 상승률만
베이징 특파원 시절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세 차례 취재할 기회가 있었다. 정 회장을 처음 만난 건 2017년 11월 '현대 모터스튜디오 베이징' 개관식 때다. 이어 이듬해 4월 베이징 모터쇼, 같은 해 6월 '제1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고위인사 대화'에서도 정 회장을 볼 수 있었다. 부회장 신분이었지만 정 회장이 이미 그룹 경영 전반을 챙기고 있을 때였다. 재계 총수가 짧은 기간 같은 국가를 이렇게 자주 방문하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일이다. 중국 시장에 대한 정 회장의 관심이 어느정도였는지 알 수 있다. 현대차는 위기 상황이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가 불거진 이후 현대차의 중국내 판매가 급전직하했다. 중국은 현대차 전체 매출의 5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주력 시장 중 하나다. 위기 상황과 별개로 현장에서 본 정 회장의 인상은 차분하고 학구적이었다. 베이징 모터쇼에선 현대차와 기아차 전시장 외에도 곳곳을 돌며 다양한 자동차들을 살폈다. 중국 토종 브랜드 자
1 아이작 뉴턴은 말했다. "나는 천체의 궤도는 계산할 수 있지만 인간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었다." 뉴턴도 어쩔 수 없었던 사람들의 광기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인류 최초의 주식 버블로 불리는 1720년 '남해기업(South Sea company) 버블'이다. 남해기업은 영국 정치가 로버트 할리가 1711년 설립했다. 그는 스페인이 남아메리카와 서인도 제도의 독점 교역권을 허가할 것이라며, 남해기업 투자를 유도했다. 27세에 케임브리지대 수학교수가 된 뉴턴도 평생 번 돈 2만 파운드(현 시세 20억원)으로 이 주식을 샀다. 그리고 1년이 채 되지 않아 투자 원금의 90% 이상을 날린다. 뉴턴은 1727년 사망할 때까지 '남해기업'이라는 말만 들어도 괴로워했다고 한다. 2 사실 남해기업의 인기 비결인 '남미 독점교역권'에는 함정이 숨어 있었다. 남해기업 독점교역권은 영국인들 스스로 원한 것일 뿐 당시 남미를 지배하던 스페인의 의중과는 전혀 상관 없었다. 스페인은 영국에게 독점교역권을
셀트리온과 이 회사의 창업주 서정진 명예회장에 대한 이야기는 기자수첩의 단골 소재였다. 회사나 창업주나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일 것이다. 그 당시 서 회장에 대한 평가는 '시대를 앞서가는 혁신가'와 '희대의 사기꾼'으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확실한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사업을 어느 누구도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찌보면 새로운 길을 가는 이가 감내해야할 멍에 같은 것이도 했다. 셀트리온이 걸어온 걸도 아슬아슬하기만 했다. 당국의 시판허가도 나지 않은 제품이 수천억원어치나 미리 팔린 상태였다. 만일 유럽에서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의 허가가 나지 않았다면 폐기처분이 돼야할 제품들이었다. 이런 상황은 '셀트리온이 가짜 매출로 투자자를 현혹하고 있다'는 공격의 빌미가 됐다. 10여년 전 셀트리온이 세계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의 임상시험이 한창일 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과학적으로 보면 항체 시밀러 개발에 성공할 확률이 100%는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