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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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기자실이 폐쇄됐어요" 지난 6일 오후 쯤이다. 회사 편집국 사무실에 들어와 있던 서울시 취재를 담당하는 후배 기자의 걱정스러운 목소리였다. 다른 언론사의 서울시 담당 기자가 그날 오후 취재를 갔다가 열이 있어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았는데, 마침 그 기자가 며칠 전 대구 현지 취재를 다녀왔다는 것이다. 서울시 기자실 폐쇄 소식은 삽시간에 각 언론사로 퍼졌다. 서울시에 출입기자가 있는 언론사에 다 비상이 걸린 셈이다. 당장 회사 후배도 해당 기자가 대구를 다녀온 뒤 하루 정도 기자실에 머물렀을 때 같이 있었다고 했다. 기자실이 넓고 자리가 정반대편이어서 심각하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찜찜했다. 그러려니 하고 넘기려고 했지만 퇴근길 집이 가까워질수록 그게 아니었다. '그 기자가 확진이 되면 회사 후배도 바로 검사 대상이 된다. '만에 하나' 후배 기자가 확진이 된다면...' 마침 편집국 내 후배 자리가 바로 내 옆자리였다. 생각은 꼬리를 물었다. 10살 짜리 아들도
1. 집단 생활 모든 게 박쥐 때문이다. 박쥐는 많게는 수백만 마리가 집단을 이뤄 살기 때문에 단 1마리의 바이러스 감염이라도 집단 전체 감염으로 이어진다. 무리 지어 날아다니는 박쥐들은 그 자체가 거대한 바이러스다. 박쥐는 지구상에 무려 1240종이 존재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관박쥐 종류만 18종이다. 서로 다른 박쥐 종들이 한 동굴에서 사는 것도 쉽게 볼 일이 아니다. 박쥐 집단에 감염된 바이러스는 종과 종 사이를 넘나들며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신·변종 바이러스로 바뀐다. 개로 치면 바이러스가 푸들에 이어 치와와를 감염시키고, 다시 시추로 옮겨가며 전혀 다른 바이러스가 되는 것이다. 2002년 중국 광둥성에서 발병해 전 세계 775명의 목숨을 앗아간 감염병도 이 과정을 거쳤다. 수백만 마리의 관박쥐들 사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뒤섞이며 완전히 새롭고 강력한 잡종 바이러스가 탄생했다. 이게 바로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다. 2. 긴 수명 박쥐가 바이러스를 잘 퍼뜨리는 이유로 수명
가족이 한국에서 베이징으로 돌아온 다음 날 현관문엔 A4 한장 짜리 통지문이 붙었다. 한글과 중국어로 '사랑하는 이웃주민 여러분'으로 시작되는 이 통지문에는 가족들이 언제 한국에서 들어왔으며 14일간의 자가격리를 충실히 지키겠다는 약속이 적혀 있다. 통지문은 "모두들 합심하여 하루 빨리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라는 문장으로 끝난다. 중국에서 자가격리 중인 한국인의 집을 빨간딱지로 봉인을 했다거나, 문앞에 CCTV(감시카메라)를 설치해 감시한다거나 하는 사례를 이미 접했기에, 알록달록 예쁘게 꾸민 경고장이라 그런지 거부감이나 위화감은 조금이나마 덜 느껴졌다. 그런데 다음날 주민위원회(小區)라는 곳에서 '자가격리를 어기고 외출을 했다는 신고를 받았다'는 연락이 왔다. 아파트 한 층에 2가구가 살고 있으니 신고는 우리와 문을 마주하고 있는 앞집이 한 것이 명백했다. 오해에서 빚어진 잘못된 신고였다. 중국에서 오래 거주한 기자는 가족이 오기 전까지는 자가격
미국의 한 소도시에서 경험한 일이다. 내가 머물던 카운티의 취수장에 문제가 생겼다. 물 고갈을 우려해 공공기관은 모두 문을 닫고 학교도 학생들을 일찍 집에 보내는 조치가 내려졌다. 시에서는 마시는 물은 물론 화장실 물까지 생수를 구매해 이용할 것을 당부하는 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반복해서 보냈다. 마트의 생수 코너는 금세 비워졌다. 취수장이 언제 복구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불안이 고조됐다. 이 때 이 지역의 대형마트 가운데 하나인 ‘해리스티터’라는 곳이 나섰다. 주민들에게 생수를 무상으로 나눠주겠다는 것이었다. 지자체는 이 사실을 주민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알렸다. 저녁 9시쯤 물을 받으러 갔을 때 시의 경찰관들이 나와 주민들에게 1인당 1갤런짜리 물병 3개가 든 박스를 나눠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생수 값이 급등하는 일은 없었다. 아무도 물 때문에 고통받는 일 없이 취수장 사태는 넘어갔다. 코로나19 시국에 벌어지고 있는 ‘마스크 대란’을 바라보며 떠올린 일이다.
“비상경제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떤 제한도 두지 말고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적 상상력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2월18일 국무회의) “규정에 얽매이지 말고 전례없는 강력한 대응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2월 23일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 “비상한 경제시국에 대한 처방도 특단으로 내야 한다. 정책적 상상력에 어떤 제한도 두지 말고 과감하게 결단하고 신속하고 추진해야 한다”.(2월 2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문재인 대통령의 일관된 주문이다. 이후 한달 남짓 기간 동안 회의 때면 대통령의 ‘질책’ ‘질타’가 이어진다. 답안지가 만족스럽지 못한 탓이다. 받아든 결과물이 극도로 관성적이다. 위기일수록 창의적·적극적 행정이 필요한 데 현실은 반대다. 하루가 멀다하고 ‘마스크 수급 대책’을 내놓지만 창의적인 게 없다. 재정을 담당하는 경제부총리가 ‘마스크 사령탑’인데 돈으로 해결할 생각은 전혀 없다. ‘판매·유통 체계’에만 갇혀 파격을 고민하지 못한다. 우체국·농협에 이어 이젠 약국이다.
역사의 변곡점에 전염병이 있었다. 보건위생 개념이 부족했던 전근대사회에선 대규모 전염병이 창궐했다. 그때마다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했다. 전염병은 줄곧 인류와 함께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다. 스페인 군함에 실려온 두창은 아즈텍과 잉카 문명을 멸망시켰고, 의학계에선 로마제국의 멸망과 십자군의 패배도 말라리아, 장티푸스, 이질 등에서 원인을 찾는다. 나폴레옹의 이집트·러시아 원정 실패도 군내 내 퍼진 페스트와 발진티푸스 때문이었다. 전염병 중 가장 악명이 높았던 페스트는 중세 사회 봉건제도의 몰락을 초래했다. 통제 불가능했던 ‘블랙스완’의 등장으로 14세기 유럽 전체 인구의 3분의 1인 약 350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노동력 부족이 심각해지자 임금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농촌을 버리고 떠나는 농노들이 급증했다. 영주의 지배력이 약해지자 중세 농노제가 해체됐다. 페스트에 무기력했던 교회의 권위도 흔들리며 종교개혁으로 이어졌고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다. 인류는 큰 희생을 치르며 전염병을 매개
업무지침서나 안내서를 뜻하는 매뉴얼(manual)은 여러 경험과 선례 중 최선의 경우를 뽑아내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표준화한 것이다. 잘 만든 매뉴얼은 비효율이나 혼선을 방지하는데 효과적이다. 조직관리나 위기대응에서 소중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실수도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전혀 다른 조건, 다른 상황에 부닥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매뉴얼 자체가 오작동을 일으키는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 이른바 ‘매뉴얼의 함정’이다. 위기대응 전문가들이 매뉴얼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매뉴얼 만능주의’를 경계하는 이유다.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한 것은 사태 초기 청와대와 정부가 책상머리에서 매뉴얼만 붙잡고 있었던 탓이 크다. 실체가 불분명한 새로운 감염병과 싸울 때는 대응방식도 달라야 한다. 선제적이고 창의적인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청와대와 정부는 그러나 코로나19의 위력이 매뉴얼의 범위를 뛰어넘어 방역망 곳곳에 구멍이 뚫리는 와중에도 매뉴얼대로만
“가만히 있어라.” 글로벌 확산이 연일 계속되는 코로나 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과 관련해 가장 유의미한 경고다. # 코로나19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지난해 12월 초에 첫 환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1월 춘제 대이동도 시작될 정도로 중국의 초기 대응은 미진했다. 정권의 위기까지 거론되자 움직이기 시작한 시진핑 주석의 "단호하게 억제하라'는 공식적인 지시(1월 20일)가 떨어지기 전까지는. 사흘뒤 중국 정부는 전염병을 막겠다며 인구 1100만 도시 우한을 하루아침에 봉쇄했다. 2월11일에는 모든 주거 단지에 '외출 금지령'이 내려졌고 확진자나 의심환자가 있는 아파트는 동 전체가 폐쇄됐다. 그야말로 전국가적인 ‘가만히 있어라’ 지령이 우한 일대에 내려진 것이다. 확진자의 증가 추세가 조금 잦아들었지만 병원과 의료진이 제대로 확충되지 않은 상태에서 후베이성과 우한의 사망자는 2000명을 넘어섰다. # 중국에 이어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했던 것은 일본 요코하마에 정박해 있던
역(疫·전염병 역)은 역(逆·거스를 역)을 부른다. 역병의 창궐은 흔히 경제의 역성장으로 이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방역(防疫)은 곧 방역(防逆)이다. 역병은 단순히 경제적 위협요인에 그치지 않는다.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면 한 체제나 국가를 넘어 문명의 발전에 장애가 된다. 위태롭게 하거나 파괴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역사학자 윌리엄 맥닐은 저서 ‘전염병의 세계사’에서 양쯔강 유역이 황허 유역보다 1000년 늦게 문명이 발달한 이유로 뎅기열, 말라리 등의 전염병을 들었다. 멕시코, 페루 등 아메리카 원주민의 삶과 사회를 무너뜨린 것도 스페인의 군사력이 아니라 천연두라고 했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 국경을 틀어막으며 “국가의 존망이 달린 중대한 정치적 문제”라고 규정한 북한의 조치나 “전염병이 핵폭탄이나 기후변화보다 훨씬 더 인류에 위험할 수 있다”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의 발언은 같은 맥락이다. 이는 경제나 정치체제, 국가, 문명 등을 허물어뜨릴 수 있으므로 두려워하고 대비해야
온통 마스크 천지다. 버스와 지하철, KTX를 탈 때 마스크는 필수품이 됐다. 사람이 몰리는 카페나 식당은 물론 이젠 직장 사무실에서도 마스크를 쓴다. 올해 졸업식 패션코드도 마스크다. 강당에 들어가지 못한 채 가족·친구들과 기념촬영을 하면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 훗날 졸업사진을 보며 “그때 그 망할 역병 때문에…”라고 추억하겠지. 코로나19(COVID-19)이 낳은 웃픈(?) 풍경이다. 치사율이 높았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창궐할 때도, 미세먼지농도 수치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도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쓰진 않았다. 무엇이 대한민국을 마스크에 가뒀나. #두려움 신종 바이러스가 무섭다. 대한민국을 멈춰 세웠다. 학교도 국회도 법원도 기업도 차례로 빗장을 걸었다. 빨라도 너무 빠르다. 10명 남짓하던 확진자 수가 며칠 새 900명을 훌쩍 넘겼다. 한 예배당·병동에 있던 사람들이 삽시간에 감염된다. 가짜뉴스를 믿지 않지만 “너무 걱정말라”던
도시에서 태어나 지금껏 도시에서만 살았다. 하지만 단 한번도 아파트에선 살아본 경험이 없는 ‘촌놈’(?)이다.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은 단독 주택들이 모여 있는 저층주거지다. 아파트와는 풍경이 사뭇 다르다. 1970년대 초 쯤 지어진 단독 주택에서만 40년 넘게 살고 있다. 집을 크게 고친 적이 없기에 원형 그대로 유지된 낡은 집이다. 다들 아파트가 편하다고 말한다. 따뜻한 물도 잘 나오고, 옷을 벗고 샤워를 해도 춥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한번도 아파트에 살아본 경험이 없어 비교 대상은 아니다. 크게 불편함을 느껴본 적은 없다. 겨울에 집이 너무 추워 집 안에서 이불을 덮고 있거나, 오리털 점퍼를 입고 있어야 추위가 가신다는 점 정도. 전통시장이 동네에 있어 값이 싼 농산물 등을 풍족하게 구입할 수 있다. 심지어 늦은 시간까지 회식을 해도 밤 늦게 까지 집에 오는 버스가 있어 교통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다. 매일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한 달 교통비는 6만~7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더불어민주당이 어수선하다. 집권여당이 된 뒤 2년 반 만에 들리는 소음이다. ‘일사분란’을 신조로 여기는 여당 입장에선 체면을 구긴 셈이다. 시기의 문제였을 뿐 ‘원 팀(One Team)’ 슬로건에 이미 내재됐던 위험이다. 획일은 다양과 공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작은 균열을 만든 아이템은 ‘임미리’와 ‘금태섭’이다. 두 인물 속엔 다양한 주제가 담긴다. 안철수·선거법·표현의 자유·조국·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검찰개혁…. 묵직한 게 수두룩하다. 하지만 이 주제 때문에 틈이 생긴 것은 아니다. 두 인물(로 대표되는 생각)에 대한 접근 과정에서 낯선 경험을 한 탓이다. 여당의, 나름 진보 진영의 ‘다름’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느낀 ‘낯설음’이다. 누군가는 불편함을, 누군가는 불쾌감을 느낀다. ‘다름’을 검찰 고발과 처벌 대상으로 삼는다는 발상에서 공포가 밀려온다. 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억압받았던 세력이기에, 그 억압에 저항했던 세력이기에 더 당황했다. 반대 진영이 그랬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