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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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 1월22일. 대통령 노태우가 마이크 앞에 선다. 노태우 오른편엔 통일민주당 총재 김영삼, 왼편엔 신민주공화당 총재 김종필이 나란히 서 카메라를 응시한다. 노태우는 이렇게 말한다. “민주정의당과 통일민주당, 그리고 신민주공화당은 민주 발전과 국민 대화합, 민족 통합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 오로지 역사와 국민에 봉사한다는 일념으로 아무 조건 없이 정당법의 규정에 따라 새로운 정당으로 합당한다”. 김영삼이 “구국의 결단”이라고 외친 ‘3당 합당’이다. 그 ‘야합(野合)’은 한국 정치를 변질, 왜곡시킨다. 1988년 총선 때 만들어진 1여3야의 다당 체제는 양당제로 바뀐다. 거대여당(217석)을 만든 ‘보수대연합’은 30년 보수 우위 구도의 시발점이 된다. 지역 구도는 악화·심화된다.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의 연대는 ‘영남대연합’으로 ‘호남 고립화’를 낳는다. 이 구도와 흐름이 만들어진 지 벌써 30년이다. 그 기간 갈라졌고 대립하고 싸웠다. PK 지역에서 약간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부 기자로 국회를 출입할 때다. 당시 정치권 최대 화두는 경제민주화였다. 19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시민단체 출신 의원들은 금산분리 강화, 일감 몰아주기 금지 등 경제민주화 법안을 의욕적으로 발의했다. 그들에게는 큰 산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심상정 통합진보당 의원이었다. 추진하려던 정책 대부분이 심 의원에 의해 이미 제안됐던 내용이었던 것이다. 말 그대로 심 의원의 정책집 자체가 ‘싱크탱크’나 다름없었다. 2007년 심 의원이 민주노동당 대선 예비후보로 나서 내놨던 공약만 봐도 알 수 있다. △대부업 최고 금리 40% 이하로 인하 △전월세 인상률 연 5%로 제한 △사회서비스 영역 100만개 정규직 일자리 창출 △파견제도 근절 및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등은 시대를 앞서가는 정책이었고, 이후 차근차근 현실화됐다. 그런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최근 청년기초자산제도를 21대 총선 공약 1호로 발표했다. 만 20세 청년에게 국가가 3000만원씩 지급하고, 양
IT(정보기술)기업 네이버가 최근 자회사 라인을 통해 일본에서 원격진료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환자가 1만~2만원 가량의 비용을 내면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통해 의료진과 실시간으로 상담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앞으로는 원격진료뿐 아니라 처방약 택배 등으로 의료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네이버가 국내가 아닌 일본에서 먼저 원격진료사업을 시작한 것은 해묵은 의료법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의료법상 의사가 환자와 대면하지 않고 진료하는 것은 불법이다. 김대중정부 시절 격오지를 대상으로 원격진료 시범사업을 시작했지만 의사단체를 비롯한 기득권의 반발과 정치권의 눈치보기, 관료사회의 복지부동에 막혀 20년째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일본은 2015년 원격진료를 전면 시행했다. 2018년에는 건강보험까지 적용하는 등 원격진료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역 의사 부족과 고령화에 따른 환자수 증가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2016년 원격진료를 도입한 중국은 지난해 관련 서비스 누적 이용자가 1억
쪽박 아니면 초대박. 바이오 산업 얘기다. 국내 제약 산업의 역사는 120년이 조금 넘는다. 그럼에도 왜 삼성전자 같은 신화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제조업체는 기술혁신, 시설투자, 인수·합병(M&A) 등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바이오 산업은 다르다. 기술혁신을 해도 글로벌 임상이란 큰 장벽이 놓여 있다. 돈을 아무리 쏟아 부어도 성공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 좌초되면 말 그대로 패가망신이다. 바이오 산업에 대한 인식은 제조업과 달라야 한다. 실패를 인정 않는 사회 분위기상 글로벌 바이오 업체의 탄생은 요원했다. 어느 순간 미래 먹거리로서의 가능성이 보였다. 그러자 사회적으로 합의된 제도를 통해 특혜를 줬다.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게 특례 상장을 시켜줬다. 실적이 나지 않아도 기술 개발의 싹이 보이면 높은 관문을 열어줬다. 무형의 자산을 인정해줬다. 왠만 해선 상장 폐지 위험도 거의 없다. 이렇게 특혜를 입은 기업들이 지난해 주식시장의 혼란을 초래한 미운 오리 새끼
#‘최장수 총리’ 이낙연 국무총리가 물러난다. 고공행진 중인 지지율 숫자로 보면 성적표는 ‘A’ 수준이다. 20%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30%에 육박한 조사도 나온다. 한때 ‘박빙’을 이뤘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격차도 꽤 벌렸다. 여권 입장에서도 만족스럽다. 유력 차기 주자를 갖고 있는 것만큼 든든한 게 없다. 국정 운영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내치에 대한 안정감은 최고로 평가된다. 아프리카 돼지 열병·구제역·산불 등에 대한 성공적 대응은 이 총리였기에 가능했다. 여권 인사는 “골프로 치면 OB(아웃오브바운드)가 없는 안정적 플레이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했다. 화려하지 않고, 조용하면서도 강한 일처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총리에 대한 강한 신뢰를 표했다고 한다. 후임자를 지명하는 자리에서도 문 대통령은 “책임 총리로서의 역할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셨고 현장 중심 행정으로 국민과의 소통에도 부족함이 없었다”고
이쯤 되면 ‘시위 한류’라 할만 하다. 해를 넘겨 이어지고 있는 홍콩 시위 현장에서는 군데군데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들린다. 자식들을 잃은 한국 어머니들의 노래라는 소개와 함께 한국어 가사로도 불려지는 것이다.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같은 후렴구가 대표적으로 가장 큰 호응이 따른다. 바다 건너 지구 반대편 칠레에서는 K팝이 시위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하철 요금 인상 등으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APEC 정상회의 등 국제적인 행사까지 취소될 정도인 그곳이다. 칠레 시위의 최초 원인에는 ‘지하철요금 50원(30페소) 인상’이 자리했는데 시위 격화의 또다른 요인으로는 정부의 섣부른 판단도 작용했다. 정부가 최근 시위 관련 소셜미디어 등을 분석한 빅데이터 보고서에서 온라인상에서 시위에 주로 영향력을 미친 5개 그룹을 제시하며 그중 ‘K팝 팬들’을 포함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칠레 내무부는 보고서를 통해 “시위 전까지만 해도 이들(K팝 팬들)은 정치·사회 이슈에 낮은 관심을
힘든 한 해였다. '황금돼지의 해'가 무색할 정도로 2019년, 기해년(己亥年) 한 해 한국 산업 어느 한 곳도 무탈하지 못했다. 4차산업혁명 거품이 빠진 반도체, 불황에 노출된 화학, 철강 등 대한민국 수출 탑3 산업의 이익이 반 토막 났다. 누가 더 어려운지 경쟁을 하는 건 아니지만 국내 산업 가운데 자동차가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국GM 군산공장이 지난해 폐쇄돼 구조조정의 서막을 알렸는데, 올해 그 징후가 뚜렷하다. 11월까지 361만377대가 생산됐는데, 이대로 라면 올해 ‘생존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400만대를 넘기가 어려워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차 생산은 2015년에 455만대로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국내 생산 차량이 400만대 이하로 떨어지면 완성차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고 부품 업체의 연쇄 도산이 우려된다. 문제는 이 위기가 단순히 경기순환 주기에 따른 불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동차 산업 구조
#2012년 5월 탄생한 ‘국회 선진화법’은 사실 정략적 타협의 산물이다.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둔 시점, 당시 여당(새누리당)은 과반 의석 확보가 어렵다고 보고 ‘선진화법’을 공약으로 건다. 선거 결과는 여당의 과반 확보. 새누리당은 슬쩍 물러서려 했지만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한마디에 당론이 정리됐다. ‘친이 vs 친박’ 갈등이 불거진 또하나의 장면이었다. 총선에서 진 야당도 당연히 반겼다. 아이러니하게도 ‘선진화법’은 박근혜 정부를 두고두고 괴롭힌다. 불평과 불만도, 주류가 된 ‘친박(친박근혜)’으로부터 나온다. “이런 법을 선진화법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코미디 같은 상황”(2013년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다수결 원칙이 있는데도 야당의 결재 없이 법안 통과가 안 되는 것이 헌법 원리에 맞냐”(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오죽했으면 여당 의원들이 헌법재판소에 선진화법 권한쟁의심판 청구까지 했을까.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을 없앤 게 '
'돼지가 편안하면 중국이 편안한다(저량안천하·猪糧安天下)' 오죽했으면 이말이 나왔을까. 중국인의 돼지고기 사랑은 유별나다. 중국인의 돼지고기 소비량은 연평균 5500만t으로 전세계 돼지고기의 절반 이상을 먹어치운다. 중국인들의 육류 소비 가운데 돼지고기 비중은 60%가 넘는데 1인당 연간 돼지고기 소비량이 40㎏에 이른다. 그래서 소고기나 닭고기와 달리 특별한 대접은 받는다. 중국에서 고기(肉)라고 하면 돼지고기를 말한다. 탕수육 동파육은 돼지고기로 만든 음식이란 뜻이다. 세계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프로 골프 대회를 '디오픈(the open)'이라고 부르는 느낌이랄까? 이 돼지고기값이 난리가 났다. 지난해 8월 중국 북부 랴오닝성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1억마리 이상의 돼지가 죽어나갔다.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올해는 돼지고기 생산량이 1600만톤 이상 줄어들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당연히 중국 돼지고기 값은 폭등세를 이어왔다. 작년 8월 1kg당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유행가 가사에 이의를 제기할 통계가 얼마 전 발표됐다. 통계청이 지난 9일 내놓은 ‘2016년 국민이전계정’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순수 노동소득만으로는 일생동안 평균 5억원 가까운 적자를 본다. 태어나서 26살까지 4억6098만3000원 적자를 보다 27~58세에 흑자 2억9540만4000원을 낸다. 퇴직할 때인 59세부터는 3억2596만9000원 적자다. 노동만으로는 인생은 ‘수지 안 맞는’ 장사인 것이다. 빚을 후손에게 물려주지 않으려면 ‘불로소득’이 필요하다. 여기서 ‘불로소득’이란 노동소득의 여집합을 말한다. 물려받은 재산이 없고, 나라의 신세도 지지 않으려면 흑자를 보는 기간에 투자를 잘 해야 한다. 예·적금을 넣기엔 이자가 턱없이 낮고, 주식은 불안하다. DLF(파생결합펀드) 사태에서 보듯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뢰밭을 걷는 듯하다. IMF 이후 평생직장도 사라졌고, 수명은 늘어나 일 못할 기간을 대비해 돈을 불려야 하는 이유는
서울지역 아파트값 상승세가 거세다. 규제 및 세제강화, 자금출처 조사 등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조사기관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최근 20주 이상 상승세가 지속되고 전고점을 경신한 곳이 비일비재하다. 전셋값 상승폭도 확대됐다. 방학 전 이사 수요, 정시확대 및 외고·자사고 폐지 계획 등의 영향으로 인기 학군 지역의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4만2000여가구로 올해보다 2%가량 줄지만 2021년에는 2만2000여가구로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자금으로 서울아파트값과 전셋값 상승세는 몇 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로또’ 청약대기자 증가, 추가 집값 상승에 대한 두려움 등의 수요가 늘고 공급물량 감소가 예상되면서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 등에서 매매와 전세매물 품귀현상이 나타난다. 반전세로 내놓거나 전셋값과 월세를 올려도 빠르게 소진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국민과의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는 법이 없다. 1년 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마주친 암울한 미래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당시 기자는 택시업계의 카풀 반대 집회에 참여한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고 모빌리티 혁신의 역주행을 우려하는 칼럼(2018년 11월30일, [광화문]카풀? 더 센놈이 온다)을 썼다. 그 날, 그 자리에 선 정치인들은 국민 편익이나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이 무책임한 선동 정치를 벌였다.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승차공유를 타도해야 할 나쁜 기술처럼 호도하는가 하면 승차공유의 출현이 마치 문재인정부의 업적이라도 되는 양 정권 비판에 열을 올렸다. 19세기 영국 자동차산업을 후퇴시킨 ‘붉은 깃발법’의 망령이 떠오른 것도 그때였다. ‘우리는 이미 혁신을 잡아먹는, 정치라는 붉은 깃발 아래 서 있는 것 아닌가’ 정치권이 주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 ‘택시-카풀 합의안’을 내놓은 것은 그로부터 3개월 후였다. 말이 합의안이지 평일 하루 4시간(출근 오전 7시~9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