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총 2,359 건
올해도 어김없이 여의도의 한 해도 저물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한·일 무역 갈등, 제약·바이오 사건 사고,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라임자산운용 환매 사태…말 그대로 다사다난했지만, 무엇보다 눈에 들어왔던 게 있다. 연초 전해진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의 ‘KPI(핵심성과지표)를 폐지’ 실험이었다. KPI가 뭔가. 직원들이 1년 동안 달성해야 할 성과 지표다. 공정한 평가와 성과를 높이기 위해 업무실적을 수치화했다. 이에 따라 고가가 매겨지고 연봉과 인센티브가 정해진다. 업권별로 무게감은 다를 수 있지만, 은행원들의 경우 속된 말로 여기에 목숨을 건다. 직급에 따라 급여가 철저하게 갈리는 탓이다. 승진을 못하면 급여가 오르지 않는다. 평가항목에 '통일'이 있으면 벌써 남과 북이 통일됐을 것이란 은행권 농담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대출, 신규카드 유치, 펀드 판매 등에 대한 압박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평가항목은 단기 실적 위주다. 과당경쟁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 그
#지난달 19일, 임기 절반을 지난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앞에 섰다. 300명의 국민과 2시간 가량 즉문즉답하는 ‘국민과의 대화’. 각본없는 타운홀 미팅 형태의 직접 소통은 어수선했지만 참신했다. 문턱을 낮추는 친근함, 경청하는 자세 등 문 대통령의 장점은 그대로 드러났다. 특히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은 김민식군 부모의 사연에는 침통한 표정으로 귀를 기울이며 공감을 극대화했다. ‘민식이법’은 곧 전국민의 이슈가 됐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다음날 언론을 도배한 것은 “경제 낙관” “집값 잡았다” 등 자화자찬뿐이었다. ‘국민과의 대화’가 있은 지 불과 보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기억나는 키워드는 없다. 집권 후반기를 맞는 ‘대통령의 생각’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권 인사들은 ‘형식’ 핑계를 댔지만 실제론 ‘내용 부재’가 분명했다. 한마디로 하반기 국정 운영의 콘셉트(concept, 개념)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이 지난 주말 읽었다며 공개한 도올 김용욕 한
대중음악과 영화, 출판, 문학 등의 르네상스 시대로도 꼽히는 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있었지만 최근에는 듣기 어려운 어휘가 있다. ‘저주받은 걸작’이 바로 그것이다. 공들여 잘 만들고도 소비자(독자, 관객, 구매자)들의 낙점을 받는데 실패한 작품이 ‘저주받은 걸작’이다. 너무 어려워 대중성이 없는 경우도 있고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처음부터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일도 있다. 사실 저주받은 걸작이 생길 일이 잘 없다는게 요새 문화계 분위기다. 시장에 풀려 악플이든, 냉정한 평가든 저주를 받는 것조차 행운이라는 회한조차 배어있다. 주말 사이 가족들이 영화를 보러 갔다. ‘남들도 다 봤다는데’ 별 생각 없이 ‘겨울왕국2’을 선택했다. 겨울왕국 영화티켓을 구하기는 쉬웠지만 지난주에 그 영화를 본 이들이 또 극장을 찾았다면 다른 선택지는 거의 없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 상영 일수) 보장 운동을 펼쳐왔던 정지영 영화감독에게도 지난달은 뼈아플 만 하
명분과 명분이 부딪칠 경우 ‘약자 혹은 서민 보호’를 외치는 쪽의 주장대로 일이 돌아갈 때가 많다. 거대기업·은행과 소비자의 이해관계가 다르면 더 그렇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DLF(파생결합펀드) 사태 이후 대책을 내면서 가장 우선한 가치도 금융소비자 보호였다. 연 4~5%의 기대이익에 비해 손실이 무한대인 상품을 판매한 것, 그 과정에서 불완전판매의 소지가 있었던 것과 내부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 등이 그 근거였다. 금융위원회는 은행의 잘못을 따지는 것과 별개로 원금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고난도 사모펀드와 신탁 상품 판매를 일괄적으로 못하게 했다. 은행 고객은 예·적금 이자를 받으려는 성향의 보수적 투자자들이므로 고위험상품을 파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논리였다. DLF를 팔지 않은 은행도 상당수였다는 점에서 판매는 자율에 맡기되 사고가 생기면 제재를 더 세게 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선택하지 않았다. 사모펀드의 최소 투자금액은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했다. 수익률이 높은
'작가, 영화감독, 연예인, 목수, 배관공…' 인공지능(AI), 로봇, 무인자동차로 무장한 4차산업혁명에도 살아남을 것으로 꼽히는 직업군이다. 인간의 감정과 창조성은 AI가 넘볼 수 없는 영역인 만큼 예술가 집단은 최후까지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 로봇이 대체하기 어려운, 인간의 몸이 필요한 일부 서비스업도 마찬가지다. 나무를 깎는 목수, 집을 고치는 배관공과 미장이를 대신하는 로봇은 쉽사리 상상되지 않는다. 하지만 기술 발전은 우리의 예상을 간단히 뛰어넘었다. 최근 셰프봇(Chefbot)이 공개됐다. 패밀리레스토랑에 실전 배치된 이 로봇은 국수를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한다. 손님이 국수코너에서 원하는 재료를 그릇에 담아 건네면 셰프봇이 뜨거운 물에 삶고 육수를 부어 요리를 완성한다. 1분 만에 국수 한 그릇을 조리한다. 아직 단순하고 반복적인 조리 업무만 하지만 조만간 일식집에서 생선초밥을 건네주는 셰프봇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가을이 오면'이라는 제시어에 맞춰 가을 감성 충만한
지난 11일 오전 0시(현지시간). 중국의 연중 최대 쇼핑 축제인 11월11일 쇼핑데이(광군제)가 시작되자 알리바바가 항저우 본사에 마련한 미디어센터 전광판엔 매출 규모를 알리는 숫자가 거침없이 올라갔다. 10억위안(1660억원)의 매출액은 몇초가 걸렸는지 정확히 잴 수도 없을 정도로 그야말로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 100초를 채 채우지 못한 96초만에 미디어센터를 가득 채운 기자들에게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매출 100억위안(약 1조6600억원)을 돌파한 것. 1초에 1억위안씩 팔려야 가능한 수치다. 알리바바가 1시간만 기록한 매출액 912억위안은 신세계백화점의 3년치 매출(2018년 매출 5조1875억원 기준)이다. 이날 알리바바는 2684억위안(약 44조554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광경이었다. 어쩌면 저 수치가 조작됐을 수도 있겠다는 부러움 섞인 의심도 들었다. 알리바바가 하루 동안 기록한 거래액은 미국의 아마존이 두달치
#21대 총선을 다섯 달 앞둔 2019년 11월 17일. 총선 시작을 알리는 총성이 울렸다. 예고된 출발은 아니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모두 깜짝 놀랐다. 시나리오를 짠 것은 아닌데 같은 날, 두 사람이 신호탄을 날렸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세연 한국당 의원. 비슷한 듯 다른, 다른 듯 비슷한 두 인사가 ‘출사표(出師表)’ 대신 ‘불출마’를 던지면서다. 임종석과 김세연은 중진이지만 젊다. 3선의 김세연은 한국당 내에서 유연한 인물로 꼽힌다. 합리적이고 폭이 넓다. 임종석은 ‘확장’을 상징한다. ‘2017년 문재인 캠프’ ‘문재인 정부 첫 비서실장’ 등 내용이 보여준다. 둘 다 진영 내 소리 대신 진영 밖 흐름과 호흡한다. 의도하지 않았던 두 사람의 불출마는 의도치 않게 서로를 보완해준다. #두 사람의 글은 다르다. 김세연의 ‘불출마 선언문’은 길다. 글이자 말인데 강하고 매우 세다. 자신이 몸담은 당을 향해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라며 해체를
지난 8일 서울 공평동에 있는 맥도날드 본사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임갑지 할아버지(91) 은퇴식이었다. 임 씨는 1983년 농협에서 정년퇴직을 하고, 70대 중순이던 2003년부터 17년 동안 맥도날드 강북구 미아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일주일에 나흘 출근해 네 시간 동안 일했는데 한 번도 결근한 일이 없었다. 매달 60만원을 벌어 봉사 단체 회비와 교회 헌금을 내고 손주 대학 등록금도 보탰다. 규칙적으로 일하다 보니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성인병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국내 맥도날드 매장에는 임 씨 같은 55세 이상 시니어 크루가 300여명 근무하고 있다. ‘맥잡’은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같은 일을 말하는데, ‘전망 없는 저임금 노동’이라는 의미가 내포됐다. 하지만 임 씨같은 시니어들에겐 ‘맥잡’이 삶의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번듯한 직업이다. 지난달 일자리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만9000 개 증가하고 고용률은 2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하지만 60대 이상 일자
문재인정부 임기가 반환점을 돌았다. 다른 분야 평가는 차후에 하더라도 ‘반드시 잡겠다’던 부동산분야는 낙제다. 지금까지 17차례에 걸쳐 부동산대책을 내놓았지만, 서울 등 주요 부동산 가격은 이를 비웃듯 크게 올랐다. 서울 아파트는 중산층조차도 사기 어려운 고가가 됐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위치한 가격)은 역대 최고인 8억7525만원을 기록했다. 문재인정부 초기인 2017년 5월 6억635만원이었으나 약 2억7000만원(44%) 올랐다. 이전 정부 같은 기간 상승률 약 10%를 크게 웃돈다. 규제가 발표된 후 잠시 단기조정을 거치고 다시 상승하는 패턴이 반복됐고, 일부 지역 아파트값이 뛰면 다른 지역도 덩달아 오르는 현상이 이어졌다. 규제가 또 다른 규제를 부르고, 시장은 왜곡됐다. 잦은 정부 규제 발표로 시장은 내성만 키웠다. 정부 규제가 발표되는 시점이 매수 타이밍이란 역설적인 얘기가 나오고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 때문인 것으로 의심되는 폐질환 사망자가 최근 두 달 새 39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폐질환 환자는 2000명을 넘어섰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공포감이 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액상형 전자담배 퇴출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달 23일 부랴부랴 사용 중단을 권고하고 나섰다. 해외에서 사망자가 잇따르고 국내에서도 의심환자가 나오자 사용 자제를 권고한 지 한 달여 만에 경고수위를 높인 것이다. 이번 조치가 적절한지를 놓고 전자담배업계 등 이해당사자들 사이에선 말들이 많지만 정부가 예방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사용 중단을 권고한 것은 바람직하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에서 보듯 유해성이 확인될 때까지 기다리다간 화만 키울 수 있다.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질환이 처음 보고된 것은 2006년이지만 정부의 역학조사는 5년 뒤인 2011년 시작됐고 2016년에야 판매가 중지됐다. 이 과정에서 1400명
금융과 자본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나 성장을 말할 때 ‘라이선스’를 빼놓을 수 없다. 증권거래세 인하처럼 세제를 통해 투자 관련 비용을 줄여주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라이선스를 내주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더욱 중요하다. 증권사 라이선스를 엄격하게 제한했던 금융당국은 1999년~2000년 벽을 허물었다. 국내 자본시장에 최초로 뮤추얼펀드를 안착시킨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를 통해 시장에 진입, 단기간 내 대형 증권사로 성장해 대표적인 금융혁신 사례가 됐다.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다는 키움증권도 그런 경우다. 이후 중·소형사들이 잇따라 생겼다. 2010년에는 자본금 규제 등을 완화하며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를 허용했다. 자산운용사로의 전환이 막혀 있던 투자자문사들이 대거 운용사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들어와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했다. 사모펀드 시장은 성공적으로 성장했다. 이후 자본시장 쪽에선 새로운 형태의 라이선스가 계속 발급됐다. 자산운용 측면에서
한영화(韓映畫)님이 100살 생일을 맞았다. 가끔씩이지만 그를 만나기 위해 1000만명씩 모인다. 그의 생일이 바로 10월27일(1919년), 지난주였다. 영화의 날이라고도 불렀다. 마침 올해 한영화님에게 프랑스 친구가 큰 선물(칸영화제 수상)도 줬다. 사실 그가 영화라고 제 이름을 찾은 것은 채 30 ~ 40년도 채 안 됐다. 그 전에는 방화(邦畫)라고 불렀다. 환갑이나 칠순이 되기 전까지는 한서방이나 한씨 정도로 불렸다는 말이다. 자기나라 영화라는 말이었지만 방언(사투리)처럼 비하의 의미가 담겼던 것도 사실이다. 그의 생일과 나이를 가지고 말이 좀 있긴 하다. 100년 전이라 병원 시설도 부족할때였는지, 어머니가 임신 중에 제대로 못 먹었는지 첫 모습(단성사에서 연쇄극 ‘의리적 구토’ 상영일)은 핏덩이 수준이었다. 자연히 50세, 60세를 꼽는 것은 부자연스러웠다. 한씨들에게 특별한 해인 1995년(광복 50주년) 한영화씨가 76세이던 때 어설픈 잔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