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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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계란 투척 사건을 계기로 탄핵 찬반 시위대가 빠져나간 헌법재판소 인근 거리가 일상을 되찾았다. 헌재를 둘러싼 경찰 차벽과 폴리스라인은 여전했지만 시위대 대신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들이 거리를 오갔다. 시민들은 조속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와 헌재 상권의 완전한 회복을 바랐다. 21일 오전 헌재 앞에서 만난 김모씨(27)는 "평소에도 이쪽에 자주 오는데 최근엔 거리가 시위대로 가득 차 있어서 지나다니질 못했다"며 "지금은 통제 때문인지 사람들이 많이 없어졌다. 이럴 거면 진작 몰아내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주 토요일에 중국인 친구와 안국역을 찾았는데 길을 지나갈 때마다 맥락 없는 중국 욕을 해서 친구에게 창피한 마음이 들었다"며 "아직도 시끄럽긴 하지만 속이 다 시원하다"고 했다. 경찰은 전날 계란 투척 사건 이후 탄핵 반대 시위자들이 헌재 앞으로 몰려들자 강제 해산 조치했다. 전날 오후에는 이재정 민주당 의원이
토지거래허가제 부활을 4일 앞둔 잠실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일부 집주인들은 가격을 낮춰서라도 거래를 성사시키려 하지만, 매수자들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며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급매가 쏟아지는 수준은 아니지만, 제한된 시간 내 거래를 완료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호가 낮췄지만 급매는 드물어"…마지막 찬스 노리는 매수자들━토허구역 재지정이 발표된 다음날인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새내역 인근 3696가구 규모 대단지 '트리지움' 아파트 단지 내 공인중개사무소들은 평소보다 분주한 모습이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단속을 피해 문을 닫아놨었지만, 지금은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 늘었다. 공인중개사들은 연신 전화를 받으며 상담을 진행 중이었다. 한 공인중개사는 "토지거래허가제가 다시 시행되면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며 "주말까지 거래를 마무리하려는 매도자들이 있지만, 급매물이 대거 나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호가를 5000만원 정도 낮춘
지난 18일 방문한 경기 시흥시 삼양에코테크 공장(시화공장). 지게차가 분주하게 폐페트(PET)병 더미를 옮기고 있었다. 마지막 공정인 '칩' 생산 라인으로 들어려면 먼지를 털어내는 '에어샤워'를 해야 한다. 공정이 깨끗해진다는 건 쓰레기였던 페트병이 새 소재로 탈바꿈한단 의미였다. 삼양에코테크는 페트 재활용 소재를 생산하는 삼양그룹 계열사로 2022년 말 삼양패키징의 재활용 사업부문이 물적분할돼 설립됐다. 시화공장은 폐페트병을 잘게 분쇄한 페트 플레이크와 이를 추가 가공한 작은 알갱이 형태의 재활용 페트칩을 생산한다. 이건호 삼양에코테크 대표는 "국내에서 페트플레이크와 재활용 페트칩을 전부 만들 수 있는 수 있는 공장은 이곳이 유일하다"고 했다. 페트를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원료인 페트 베일을 조달해야 한다. 국내에서 연간 40만톤 정도 페트 베일이 생산되는데 삼양에코테크는 5만톤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다. 국내에서 수거되는 페트병의 8분의1을 삼양에코테크가 담당한다. 삼양에코테크의
조금은 이른 감이 있지만 "우리는 인공지능(AI) 시대를 살고 있다"는 표현이 적어도 이곳에선 어색하지 않았다. 전 세계 AI 업계의 이정표로 떠오른 '엔비디아 GTC 2025'에서 18일(현지시간) 젠슨 황 CEO의 기조연설을 참관하려는 기업인들과 전문가, 금융투자자들은 행사 시작 2시간 전부터 행사장 인근 거리를 돌고 돌아 800m 이상 줄을 섰다. 행사가 시작되자 1만7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SAP 센터는 4층까지 빈 자리 없이 가득 찼다. 트레이드 마크가 된 검정색 가죽잠바를 입고 등장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2시간에 걸친 기조연설 동안 3분에 한번꼴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시장은 이날 발표 내용이 한껏 높아진 눈높이에 못 미친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현장 분위기는 "지난해 GTC가 인공지능(AI) 콘서트 같았던 데 이어 올해는 AI의 슈퍼볼 같은 행사가 되기를 원한다"는 그의 언급대로 시종일관 진지하고 뜨거웠다. 황 CEO가 AI의 궁극적인 목표로 제시한 피
"예전엔 남자아이들이 운동장을 빽빽이 채워서 여자아이들은 뒤편에서 고무줄놀이했지요." 경남 밀양시 산내면 산내초등학교 배움터지킴이 손제주씨는 17일 오전 텅 빈 학교 운동장을 보며 이같이 말했다. 70대인 손씨는 이 학교 졸업생이기도 하다.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에 위치한 산내초는 50여년 전 입학생이 700명을 넘을 정도였지만, 현재 전교생은 18명에 불과하다. 올해 입학생은 단 1명도 없다. 학생이 급감하면서 학급이 5개로 줄었다. 3년 전 학교 인근 어린이집은 문을 닫았고, 유치원생은 7세 3명만 남았다. 산내면 주민 김모씨는 "예전에 산내초를 다녔는데 그땐 오전반, 오후반이 나뉘어 있었다"며 "마을에 장가를 못 가는 사람이 너무 많다. 누가 촌에 오려고 하냐. 나 같아도 안가겠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경남 내 신입생 없는 학교는 26곳, 신입생이 1명인 학교는 36곳이다. 지역별로는 통영·고성이 각 4곳으로 가장 많았고 밀양은 산내초와 상동초
지난 12일 찾은 의정부튼튼어린이병원 3층 병동은 소아중환자실 구축 작업이 한창이었다. 다음 달 중순부터 입원 환아를 위한 3개 병상의 소아중환자실이 이곳에 마련된다. 감염 예방을 위해 전열교환방식의 최첨단 공기 정화시설을 설치하고, 고유량 산소치료기 등 소아중환자를 위한 장비를 들였다. 공사·장비 구입 등에 약 20억원을 투입했다. 의정부튼튼어린이병원은 총 52개 병상을 갖춘 아동병원이다. 환자 수나 규모로 보면 소아중환자실을 만들어도 적자를 볼 게 뻔하다. 주변 동료들은 "미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에서 만난 최용재 원장(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은 "소아 의료체계 붕괴가 몇 년째 지속된다. 아이들을 지키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며 너털웃음을 지어 보였다. 최 원장이 소아중환자실을 구축해야겠다 다짐한 건 지난해 의정 갈등의 경험이 컸다. 코로나19(COVID-19)부터 인플루엔자(독감),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등이 확산하며 호흡기 질환자가 차고 넘쳤다. 그러나 병원에 입원한
"브랜드 성장이 곧 무신사의 성장입니다." 13일 국내 패션·뷰티 플랫폼 무신사가 서울 동대문종합시장에 새롭게 오픈한 패션 특화 공유 오피스(무신사 스튜디오)에서 만난 한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로 무신사는 기본 사무실과 재봉·패턴·샘플·촬영실, 패킹존까지 갖춘 이 스튜디오를 통해 1인 포함 국내 신진·중소 디자이너 브랜드가 샘플 제작부터 제품 생산과 판매, 유통까지 사업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K패션 생태계를 육성한다는 포부다. 이번에 선보인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종합시장점'은 1400평 규모로, 1인실부터 25인실까지 다양한 크기의 사무 공간이 마련돼있다. 스튜디오에 들어서면 널찍한 T자형 공용 공간이 펼쳐진다. 더 안으로 들어가면 회의 공간과 미팅실, 촬영 스튜디오, 패턴실이 곳곳에 배치돼 있어 입주자들이 빠르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인근 3만개 이상 원단·부자재 업체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4층에 위치한 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주민들은 이웃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 복지재단은 12일 백사마을 공터에서 '백사마을 우리들의 영원한 고향' 행사를 진행했다. '중계본동 주택재개발사업'으로 뿔뿔이 흩어진 주민들이 백사마을과 작별하기 위해 기획됐다. 떠난 사람, 남아있는 주민들 100여명이 모여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추억 회고 시간에 중절모와 검은 양복을 차려입은 최영무씨(93)는 연단에 올라 "백사마을에서 20년 넘게 살았다. 오죽하면 내가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하겠냐"며 "마음이 울컥한다"라고 말했다. 20여년간 주민을 위해 봉사했던 허기복 연탄은행 대표는 "재개발로 마을은 사라지지만 우리 마음엔 고향은 영원할 것"이라며 감사의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점심 식사를 기다리는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기도 했다. 백사마을 초입에 살고 있던 장순분씨(87)는 재개발로 상계동 임대아파트로 거취를 옮겼다.
지난 6일 오전 10시 30분 태국 방콕에 위치한 한 공동주택. 흰 색 차량이 건물 현관에 위치한 주차 구역에 차를 세웠다. 운전자는 건물관리인에게 전자태그(RFID) 카드 받아들고 차를 둔 채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우리나라로 치면 일종의 발렛주차 후 받는 주차 카드인 셈이다. 운전자가 내리자 기다란 널빤지 같이 생긴 검은 철제 로봇이 차량 밑을 파고들었다. 이 로봇은 차량의 폭과 길이, 바퀴 위치를 측정한 뒤 일종의 팔을 뻗어 차량을 들어 올린 후 차고로 이동시켰다. 이어 1층부터 지상 10층까지 들어선 주차 공간 중 빈 곳을 찾아 차량을 주차했다. 다시 차를 빼고 싶으면 1층에 있는 대기실에서 전자태그 카드만 찍으면 된다. 로봇이 건물 입구까지 차량을 다시 가져다준다. 차량 출차를 위해선 안면인식과 지문, QR코드 등 다양한 방식이 활용된다. 태국 내에서도 고급 공동주택으로 분류되는 이곳은 삼표그룹 계열사 에스피앤모빌리티가 보유한 로봇주차 기술인 '엠피시스템(MPSystem)'
제주시를 벗어나 차로 1시간 정도 달리면 도 '최남단' 서귀포가 나온다. 인구가 서울의 약 2% 수준(18만명)인 이곳의 유일한 종합병원은 '서귀포의료원' 단 한 곳이다. 박현수 서귀포의료원장은 지난 7일 오전 병원을 방문한 취재진에게 "대한민국 공공의료 최전선을 맡은 곳은 모두 지방의료원"이라며 "항상 부족함을 느끼지만 지역민의 의료욕구 충족을 위해 포괄적 진료 역량을 최대한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의료원은 현재 총 258병상을 운영, 18개 진료과 내 전문의 46명이 근무 중이다. 병원은 지난해부터 중환자실과 수술실을 확충해 오는 4월 중 수술실은 기존 4개에서 5개로, 중환자실은 16개 병상에서 음압격리실 병상 3개를 포함한 22개 병상으로 확대한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검진센터·정신과 및 호흡기·급성기 병동 등 관련 병상 신관도 순차적으로 열어 서귀포 의료 불균형 해소에 나선다. 현재 병원은 중증응급의료 체계 강화를 목적으로 닥터헬기 등이 이·착륙할 수 있는 헬리포트
제주 최초의 종합병원 제주한라병원(이하 한라병원)은 도내 응급의료 '최후의 보루'다. 41년간 주민 곁을 지켜온 이곳은 2011년과 2016년 각각 권역응급센터와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된 뒤 2022년엔 닥터헬기 운영을 시작, 응급의료 '3축 체계'를 구축했다. 김성수 한라병원 이사장은 지난 6일 병원 현장을 방문한 취재진에게 "항공이송체계를 통한 중증응급환자 골든타임 확보 중"이라며 "예방가능 사망률이 지난해 5.97%로 선진국 수준을 보였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예방가능 사망률은 외상으로 인한 사망자 중 적절한 시간 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면 사망을 막을 수 있었던 가능성으로, 선진국 기준은 10% 미만이다. 한라병원은 '응급의료부원장' 조직을 별도로 신설해 그 아래 권역외상센터와 권역응급의료센터, 항공의료센터를 두고 있다. 제주 맞춤형 이송지침 개발을 주도하는 한편, 의정갈등이 본격화된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도내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당직근무 현황(28개 중증응급질환
지난달 27일 오후에 찾은 경기 평택의 녹돈영농조합법인(이하 녹돈). 4536㎡ 규모의 부지에 들어선 녹돈 가공사업부 생산공장 1층 냉동실 문을 여니 차가운 공기가 덮쳤다. 영하 18도 이하로 유지되는 냉동실엔 무항생제와 일반 원료육 등이 용도에 따라 분류돼 있었다. 이날 현장은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이하 메인비즈협회)가 녹돈을 우수기업 사례로 선정하면서 이뤄졌다. 한창 가공 작업에 진행 중인 위층에선 직원 20여명이 고기를 손질하고 있었다. 녹돈에선 원료육으로 들어온 고기를 가공·포장해 정육점이나 급식장, 식당으로 보내는 과정이 일괄적으로 처리된다. 하루 평균 20톤을 생산해 경기도 관내 학교 400여곳을 포함해 기업체와 관공서, 병원 등 단체급식장, 외식사업장 등으로 보내진다. 녹돈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생산부터 시작해 가공과 유통에 이르는 과정을 원스톱 체계로 구축하다보니 생산성이 높아 외형도 성장세에 있다. 지난해엔 매출 50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박종근 녹돈 회장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