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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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째 박스만 만들었는데 남는 건 빚 뿐이네요. 부채가 25억원 정도 되는데 1~2년 사이에 5억원이 늘었습니다. 원자재 가격은 폭등했는데 납품단가는 그대로이니 방법이 있나요. 어떻게든 공장을 돌려야 하는데 자재대금은 하루만 늦게 입금해도 거래 등급이 떨어지고 단가가 올라가 버려요. 직원들 월급 주고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면 어쩔 수 없죠." 황청성(66, 원미포장 대표) 한국박스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의 하소연이다. 그는 1988년 창업해 소위 '종잇밥'을 30년 넘게 먹고 있다. 그런 그에게 최근의 원자재 가격 상승이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그의 회사는 자동차 부품용 박스를 중견·대기업에 공급해 연매출 20억~30억원 가량을 올리는 알짜기업이었다. 그런 회사가 지금 생존의 기로에 섰다. 박스업계는 제조·유통구조상 원자재 가격 인상에 민감한 업종이다. 하지만 납품단가 결정권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원재자 비중이 40~50%에 달하고 중견·대기업(제지·골판지업체)으로부터 원자재를 사서
미국 뉴욕시에서 북쪽으로 약 240킬로미터, 2시간 30분가량 차를 달려 뉴욕주의 주도 올버니에 도착했다. 뉴욕주에서 6번째로 큰 도시다. 첫 인상은 깨끗하고 조용하다는 느낌이었다. 도시의 한복판에 주정부 사무실이 밀집한 현대적인 고층 건물들이 눈에 띄었고, 그 옆에 뉴욕주 의사당이 있다. 유럽풍의 석조 건물이다. 설명을 찾아보니 로마네스크 복고주의와 신르네상스 건축양식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건물 옆쪽의 출입구를 통해 의사당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의사당 경찰이 방문객을 맞았다. 일행을 보더니 "김치 데이? 오케이"라고 하며 웃으며 들어오라고 했다. 오늘(24일, 현지시간)은 뉴욕주 '김치의 날' 제정 결의안 통과 기념 행사가 뉴욕주의회에서 열리는 날이다. 김치의 날은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2020년 한국에서 제정된 법정 기념일(11월22일)이다. 해외에선 지난해 8월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최초로 제정했고, 올해 들어서는 버지니아주(2월9일)와 뉴욕주(2월17일)가
#2019년 7월 금요일 오전 7시. 직장인 A씨는 출근하기 전에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에 들러 짐가방을 부치고, '얼리체크인' 탑승수속과 출국심사를 마쳤다. 이날 퇴근 후부터 다음주 주말까지 9박10일간 여름 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오후 6시 퇴근. 짐 없이 그대로 서울역에서 공항철도(아렉스) 직통열차에 몸을 실었다. 40여분만에 인천공항에 도착, '패스트 트랙' 전용 출국통로로 대기줄 없이 보안검색을 통과했다. 오후 7시20분 스페인 바르셀로나행 비행기를 탔다. 오는 30일부터는 코로나19(COVID-19) 전처럼 서울역에서 출국 수속을 하고 인천공항까지 40여분만에 갈 수 있게 된다. 이달 20일 공항철도 직통열차 재개를 열흘 정도 앞두고 먼저 찾은 인천국제공항 공항철도 역사는 운행 재개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날도 하루 두 차례에 걸쳐 직통열차를 시험 운행하고, 승차권 발권시스템, 수하물 관리 등을 점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4월부터 중단됐던 직통열차는 원래 서울역
"어차피 두고 갈 거면 잘 보이는 데라도 두고 가지."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청소작업반장으로 일하는 조정자씨(57)는 20일 오전 7시쯤 화단 풀숲에서 먹다 남긴 배달음식이 담긴 봉투 2개를 발견했다. 간밤에 누군가 두고 간 쓰레기인데 그 중 한 봉투에는 손도 대지 않은 떡볶이가 그대로 들어있었다. 지난달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고 이달 초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해제됨에 따라 한강공원은 활기를 찾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두고 간 쓰레기를 처리해야 한 노동자들에게 달갑지만은 않다. 음식물쓰레기와 일반쓰레기를 분류해서 버려야 함에도 쓰레기 수거용 리어카와 쓰레기통에는 먹다 남은 음식과 용기가 한가득이다. 공원 곳곳에는 치우지 않은 음식과 쓰레기들이 그대로 놓여있었다. 조씨를 포함한 이곳 청소노동자들이 청소노동자들이 하루를 시작하는 오전 7시는 이곳 공원에 널브러진 쓰레기가 가장 많은 시간이다. 전날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는 청소노동자들이 모두 퇴근하
"여기에 초록빛 나물 반찬이 올라갔다면 얼마나 예뻤을까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만난 급식소 총무 강소윤씨(55)는 점심 식판을 보면 한숨을 내쉬었다. 적어도 세 종류는 제공돼야 할 반찬이 어묵볶음과 김치만 올라가 있었던 탓이다. 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강씨는 "식사가 부실해진 게 사실"이라며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식재료값 상승 탓이다. 원각사 급식소는 1992년에 문을 연 이후 이날 처음으로 반찬 가짓수를 하나 줄였다. 1년 전쯤 1800~2000만원 수준이던 한달 재료비가 이달 2300만~2500만원 수준으로 불었다. 고기 반찬은 엄두도 못 낸다. 이날 어묵볶음에도 평소보다 어묵은 적게, 양파·당근은 많이 들어갔다. 강씨는 "맘 같아선 밥 위에 계란 후라이라도 넉넉히 올려드리고 싶다"며 "하지만 물가가 곧 잡힐 것 같지는 않아 걱정"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가 겹쳐 식재료값이 전에 없던 수준으로 오르자 무료급식소들이 대책 마
"지역색이요? 20대에선 이미 많이 사라졌어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1지방선거 현장 유세에 나선 18일 전북 전주 전북대 앞. 이 대표와 함께 '셀카'를 찍기 위해 줄을 선 전북대 학생들에게서 국민의힘에 대해 달라진 호남의 시선이 느껴졌다. 이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의원 100여명과 함께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참석한 뒤 별도로 광주 선대위회의, 전남 선대위회의, 전북 선대위회의를 찾아 지방선거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전남 선대위회의에서 "제가 당 대표되고 호남을 찾은 게 오늘이 20번째"라며 "우리가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호남 지역에서 미뤄놨던 노력들, 하지 않았던 노력들이 있기 때문에 빨리 따라잡으려고 속도를 내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방선거 사상 호남 지역 최고의 성적을 낼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전남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2번 당선되신 이정현 전 대표가 전남도지사에 출마한 만큼 우리의 목표는 전남도지사 당선"
"여기에 초록빛 나물 반찬이 올라갔다면 얼마나 예뻤을까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만난 급식소 총무 강소윤씨(55)는 점심 식판을 보면 한숨을 내쉬었다. 적어도 세 종류 제공돼야 할 반찬이 어묵볶음과 김치만 올라가 있었던 탓이다. 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강씨는 "식사가 부실해진 게 사실"이라며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식재료값 상승 때문이다. 원각사 급식소는 1992년에 문을 연 이후 이날 처음으로 반찬 가짓수를 하나 줄였다. 1년 전쯤 1800~2000만원 수준이던 한달 재료비가 이달 2300~2500만원 수준으로 불었다. 고기 반찬은 엄두도 못 낸다. 이날 어묵볶음에도 평소보다 어묵은 적게, 양파·당근은 많이 들어갔다. 강씨는 "맘 같아선 밥 위에 계란 후라이라도 넉넉히 올려드리고 싶다"며 "하지만 물가가 곧 잡힐 것 같지는 않아 걱정"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가 겹쳐 식재료값이 전에 없던 수준으로 오르자 무료급식소들이 대책 마
"저 작품들은 가격이 어떻게 돼죠?" 지난 14일 찾은 '아트부산'에 마련된 가나아트 부스에 걸린 노은님 작가의 작품들을 유심히 바라보던 중년의 여성이 묻자 응대하던 갤러리스트가 "왼쪽 작품이 7200만원, 오른쪽은 3600만원"라고 답했다. 고개를 끄덕이던 여성은 이내 부스 가운데 놓인 갤러리 관계자 명함을 집어들고 찬찬히 다른 부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일단 장바구니에 '찜'했단 의미다. 이틀 전인 12일 열린 VIP 프리뷰에서 화제작들이 일찌감치 '완판'된 상황에서도 남아있는 숨은 보석을 찾기 위한 미술 애호가들의 옥석 가리기 열기가 뜨거웠다. 성별도, 나이도 제각각인 방문객들은 이날 100여개가 넘는 부스 곳곳을 누비며 작가의 이력이나 작품가를 확인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40대 이모씨는 "눈 여겨 봤던 작품이 이미 팔려 아쉽다"면서도 "재미난 작품이 있다면 꼭 건질 것"이라고 말했다.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부산 벡스코에서 나흘간 개최된 '제11회 아트부산(ARTBUSAN)'
"이 기계에 딱 기름 2통이 들어가는데 벌써 이것만 해도 10만원이에요." 서울 남대문시장 초입에서 10년간 호떡을 판매하고 있는 50대 상인 A씨가 최근 가파르게 오른 식용윳값에 혀를 끌끌 찼다. A씨가 하루에 호떡을 판매하기 위해 사용하는 식용유 양은 18L 두 통. A씨는 "최근에 18L 기름 한 통을 거의 6만 원 가까이 주고 구매했다"며 "2∼3년 전만 해도 2만 원을 안넘었는데 이제는 6만 원을 넘을 기세다. 기름 사는 게 제일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인도네시아 팜유 중지 등으로 식용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이른바 '식용유 대란'이 현실화했다. 기본 식재료로 꼽히는 식용윳값이 지속해서 상승하자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창고형 할인마트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난달 30일부터 전국 트레이더스 매장 20곳에 1인당 식용유 구매 개수를 2개로 제한했다. 외국계 창고형 할인마트인 코스트코도 전 지점 일부 식
"제복입은 경찰 손님이 늘었어요. 최근 들어 많은 사람들이 동네에 오가는 것 같아요." 11일 오전 10시30분쯤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사거리.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씨(64)가 창 바깥으로 걸어다니는 경찰 기동대를 보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원래 되게 조용한 동네였는데 사람들이 많이 오고 가니 활기가 살아나는 것 같다"며 "우리같은 상인들은 사람들이 많이 오가야 매출도 늘고 좋다"고 했다. 이날 오전 취재진이 찾은 삼각지역 부근은 두 달 전인 지난 3월 21일에 방문했을 때와 확연히 달랐다. 거리에는 형광색 조끼를 입은 경찰 기동대가 이열종대로 지나쳤다. 공무원증을 목에 건 사람들의 발길도 꾸준했다. 대통령집무실이 있는 국방부 청사 앞에는 큰 팻말을 들고 1인시위를 하는 5명을 볼 수 있었다. '용산 시대'를 맞는 주민들과 상인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오가는 이들이 늘어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와 교통체증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했다. 삼각지역에서 카페를
"오랜만에 아침 손님으로 식당이 꽉 찼습니다."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에서 10여년간 팥죽·팥칼국수집을 운영한 이모씨(59)는 11일 오후 2시쯤 국자로 식혜를 뜨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COVID-19)로 타격을 입은 시장 상인들에게서 '청와대 개방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묻어났다. 실제로 이씨의 가게는 청와대 관람이 시작된 전날 정오부터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이씨는 "청와대 개방을 마친 사람, 하러 가는 사람들로 식당이 북적였다"며 "간만에 바쁜데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전날 청와대 경내 특별관람이 허용되면서 하루 최대 3만9864명, 11일간 약 45만명이 청와대를 둘러보게 됐다. 전날 하루에만 2만6000명이 청와대를 다녀갔다. 청와대에서 약 500m 거리에 있는 청운동의 한 고깃집에는 10~11일 청와대에 다녀온 고령의 관람객들이 식사를 했다고 한다. 단체 손님도 있었다. 식당 주인 박모씨(78)는 "평소보다 점심 매출이 20% 정도는 더 나왔던 것
"이런 데서 집회하면 우리 택시기사들은 난리 나죠" 9일 오전 11시쯤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사거리. 20여년 택시기사를 했다는 김모씨(71)는 국방부 방면으로 늘어선 차들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출근 시간이 지났지만 사거리 모든 방향이 '병목'처럼 막혔다. '여기서 집회가 열리면 어떨 것 같나'란 질문에 그는 "여기는 서울 중심부와 주요 한강 다리를 잇는 길목"이라며 "서울 교통 전체가 마비될 것"이라 말했다. 오는 10일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함에 따라 상당수의 집회와 시위가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용산 일대 교통체증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유지, 교통체증...용산 집무실 일대 집회·시위 어려운 구조━9일 경찰 등에 따르면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가는 용산 국방부 주변에서 넓은 광장을 보유한 곳은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과 용산역 광장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과 용산역 광장은 집회·시위를 열기가 어려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