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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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벌룬 같은 거 일절 안 띄웠습니다. 공장동 실내에서 조용하게 진행하고 있어요" 삼성전자가 최첨단 3차원 V낸드 제품의 양산을 시작한 4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고덕산업단지 반도체 생산공장에서 만난 현장 관계자는 한국 반도체사(史)의 기념비적인 날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축구장 약 400개 크기(289만㎡, 87만5000평)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4세대 64단 V낸드를 본격적으로 출하하기 시작했다. 2015년 5월 공사를 시작해 2년여 만에 완공한 것이다. 고덕산업단지는 기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화성사업장(약 159만㎡)보다 두 배 가까이 넓다. 단지 내 남은 부지에 반도체 라인을 두 개 정도 더 만들 수 있다. 공장에는 축포가 터지는 등 대대적인 행사가 열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눈대중으로 봐도 얼추 100미터 이상 높이의 거대한 크레인 12대가 평소처럼 서서히 움직이며 공장동 동쪽의 외벽 마무리 공사를
''G4 렉스턴'의 성공이, 회사의 성공이고, 나의 성공이다' 28일 찾은 경기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한쪽에 걸려있는 현수막 구석에 작업자가 직접 쓴 글이다. 현수막에는 '무결점 G4 렉스턴, 하나된 우리가 할 수 있다'고 써 있었다. 지난 5월 출시한 'G4 렉스턴'에 거는 기대를 엿볼 수 있는 모습이다. 'G4 렉스턴'과 '코란도 스포츠'를 조립하는 평택공장 조립 3라인은 활기가 넘쳤다. 'G4 렉스턴' 출시 전에는 잔업이 거의 없었으나 지금은 매일 3시간 잔업과 토요일 특근을 한다. 시급으로 계산되는 근로자의 임금은 크게 늘었다. 이달 조립 3라인 목표 생산량은 5290대, 말 그대로 풀가동이다. 이 중 'G4 렉스턴'이 3200대다. 지난해 54%였던 조립 3라인 가동률(2교대 기준)은 올해 60~65%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교대로 올릴 수 있는 최대치다. 23년째 쌍용차에서 근무하고 있는 임상묵 조립3팀 직장은 "5월 'G4 렉스턴'이 생산이 시작된 이후 살이 6kg
"50톤에 달하는 특대형 칠러도 단 3일이면 만들 수 있습니다" 27일 찾은 경기도 평택시 진위2산업단지 LG전자 평택공장 생산동에서 딱 봐도 5톤 이상으로 보이는 육중한 칠러(chiller)를 소개하는 고명해 부장의 말에서 자신감이 느껴졌다. 생산동(총 8개동)은 LG전자가 주력하는 터보 칠러와 스크류 칠러, 공기조화기 등 각종 칠러를 생산부터 포장·출하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곳이다. LG전자가 2011년 LS엠트론 공조사업부를 인수하며 지난해 11월 첫 가동한 이 공장은 수십 톤에 달하는 칠러 생산기지인 만큼 부지 면적이 축구장 10배 이상인 14만8000㎡에 달한다. LG전자가 평택 칠러 공장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높이가 23미터에 달하는 생산동 하나에 '오버 헤드 트레인'이 총 11개가 설치됐다. 이름에서 가늠할 수 있듯이 20미터 크기의 이 트레인이 각 공정마다 칠러를 이동하자 대여섯 명이 달라붙어 용접작업을 한창하고 있었다. 스테인레스에 용접을 어
지난 21일 찾은 인천 송도동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HJIT). 1000TEU(1TUE=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고려해운 '써니 데이지'호에 컨테이너를 싣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일명 '갱'이라고 불리는 지상 20층 높이의 RMQC(안벽크레인)에 올라탄 작업자가 2분에 1개꼴로 컨테이너를 배로 옮겼다. 그사이 '시노코 인천'호가 터미널에 도착, 하역 준비를 시작했다.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까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보복으로 인한 물량 감소가 우려됐으나 기우였다. 박근철 HJIT 차장은 "회사도 사드 보복으로 인한 물동량 감소를 우려했으나 거의 영향이 없었다"며 "다만 통관작업이 까다로워졌다는 이야기는 들린다"고 말했다. 인천은 수도권의 주방으로 불린다. 식자재를 비롯해 각종 생활필수품과 생활소재가 인천항을 통해서 들어오고 나간다. 이에 직접적으로 교역을 제재하는 방식은 무리가 따를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실제 2만4000TEU를 야적할 수 있는 야드는
“포항 집값은 포스코 경기가 좌우하죠. 2015년에 정점을 찍고 주춤한 상태인데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면 주택시장도 자연히 좋아지지 않겠어요?”(포항 A부동산중개소 관계자) 지난 23일 낮 경북 포항은 바닷바람이 불볕더위를 식혀줘 서늘함마저 느끼게 했다. 해안에 자욱하게 낀 안개는 포항 지역경제의 중추 제철동 일대를 감싸안고 있었다. 포항은 인근 울산, 거제와 함께 ‘잘 나가는 산업도시’로 손꼽히는 지역이다. 최근 경기위축과 조선·자동차 산업 부진으로 2년여 전과 비교하면 주춤한 수준이지만 여전히 소득수준과 교육열이 높은 곳이다. 포항은 조선산업의 타격으로 경기침체에 빠진 거제와 또다른 분위기다. 포스코의 수익성이 점차 개선되면서 지역경제에도 조금씩 훈풍이 부는 까닭이다. 포스코는 2015년 매출액 58조1920억원, 영업이익 2조4100억에서 2016년 매출액 53조840억원, 영업이익 2조8440억원으로 이익이 소폭 개선세를 보였다.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대전 대덕연구단지 한국화학연구원(KRICT, 이하 화학연)에 위치한 중소기업부설연구소 육성센터. 낡은 연구동을 새롭게 리모델링해 출범한 이곳엔 각 방마다 고해상도 현미경 등 바이오기술(BT) 실험 장비가 널브러져 있다. 서류 뭉치도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복도는 마치 대학 학생회관처럼 정수기 등 필요시설만 갖춘 단출한 인테리어가 차분하고 단정한 느낌을 안겨줬다. 안내를 맡은 화학연 정현교 중소기업지원센터 협력사업기획팀장은 “기업부설연구소들이 올초 입주를 시작해 아직 정리가 안 된 곳이 많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콘텍트렌즈 제조사 인터로조 실험실 문 앞에는 가수 겸 배우 수지를 전속모델로 한 제품 포스터가 붙어 있다. 정현교 팀장은 “다들 성공하면 연예인 모델을 쓸 거라며 부러움에 찬 눈으로 본다”며 “이곳에 입주했거나 앞으로 입주할 기업 대부분이 마케팅이나 판촉 관련 컨설팅 지원을 받고 있거나 받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중 연구원 내에 중소·중견기업 부설연구소가
지난 22일 찾은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에 위치한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 과거 섬이었던 ‘영흥도’는 1250m 길이의 영흥대교가 놓이면서 사실상 육지가 됐다. 남동발전이 영흥화력을 건설하면서 1200억원을 들여 주민들에게 준 선물이었다. 다리를 건너 영흥도 남서쪽 해안가로 접어들자 높이 200m에 이르는 굴뚝(연돌) 4개가 맨 먼저 눈에 들어왔다. 영흥화력은 800㎿급 1·2호기와 870㎿급 3·4·5·6호기 총 6기가 운영 중이지만 설비효율화를 통해 연돌을 4개로 통합했다. 총 설비용량은 5080㎿로 세계 첫 3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 ‘한국형 원전(APR 1400)’ 4기 규모에 육박한다. 영흥화력은 석탄화력발전소지만 상상했던 뿌연 연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최상의 환경설비를 갖췄기 때문이다. 매일 덤프트럭 20대 분량인 4만8000톤의 유연탄을 연료로 소비하는데도 석탄가루나 석탄냄새를 느낄 수 없다. 석탄을 쌓는 기술과 밀폐된 운반컨베이어벨트 덕이라는 게 남동발전의 설명
23일 6·19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첫 분양단지인 서울 은평구 ‘DMC 롯데캐슬 더퍼스트’ 모델하우스 오픈 첫날. 평일 낮인데도 모델하우스 방문을 위한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날 서울 낮 최고기온은 32도. 뙤약볕이 내리쬐었지만 대기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대기시간이 1시간 이상 소요된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리는 방문객도 보였다. 분양 관계자는 “모델하우스 오픈 1시간 전부터 긴 행렬이 이어졌다”며 “오늘 7000명 정도 방문했다”고 말했다. 모델하우스 내부도 발 디딜 틈이 없어 관람이 쉽지 않았다. 청약통장이 없어도 신청이 가능한 ‘내집마련신청서’ 접수를 위한 행렬이 또다시 길게 이어졌다. 새 정부의 첫 부동산대책이 나온 후 첫 분양단지인 만큼 언론의 취재열기도 뜨거웠다. 한 지상파방송사는 각각 다른 프로그램에서 취재를 나오기도 했다. 모델하우스 방문객의 연령층은 다양했지만 30~50대가 주를 이뤘다. 거주지역도 다양했다. 30대 초반의 한 남성 방문객은
"태양광 운영해서 수익이 나고 하면 시골에서도 나쁠 게 뭐가 있나, 사업자들이 일방적으로 땅을 매입하는 식으로 추진하니 문제지." 지난 20일 찾은 전남 순천시 주암면 문길마을. 마을 이장인 김재웅씨(64)는 태양광 발전에 대한 의견을 묻자, 고민할 것도 없다는 듯 무심하게 답했다.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막는 주범으로 주민 수용성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고 있지만, 현장 분위기는 뜻밖에 호의적이었다. 그의 말을 증명하듯 문길마을 입구에는 큼지막한 태양광 패널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대추를 키운다는 비닐하우스, 삽자루를 실은 트랙터와 나란히 선 70㎾급 태양광 발전기는 묘하게 농촌 풍경과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문길마을은 80여명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로, 주민 대부분은 60~70대 이상의 고령이다. 단감, 매실, 대추 등이 주 수입원이다. 마을 어귀를 지나자 집집 마다 지붕 위에 올려져 있는 작은 크기의 3㎾급 태양광 발전기가 눈에 들어왔다. 조용한 농촌 마을의 일상 속으로 신재생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솔크 생물학 연구소(Sal Institute for Biological Studies; 이하 솔크). 조금은 어지럽게 널려 있는 책들과 연구 자재 틈 속에서 두 명의 남성 연구원이 기자들의 급작스런 방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구에 한창이었다. 좁은 복도 양쪽으로 늘어져 있는 연구실은 딱히 구분이 없었다. 이런 식으로 55개 연구실이 몇 개 건물들에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아만틴 쉐(Amandine Chaix) 연구원은 기자들에게 "각각의 연구실은 모두 열려 있고 서로의 연구과제를 공유한다"며 "때로 아이디어를 얻고 새 과제를 만들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쉐 연구원은 언제, 무엇을 먹느냐가 대사증후군, 당뇨 비만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낸 사친 판다(Satchin Panda) 박사 연구실 소속이다. 자본을 의식하지 않는 순수 생명과학 연구, 연구 조직간 벽을 없애고 상시 협업이 가능한 구조. 세계 5대 연구기관의 하나인 솔크는 샌디에이고
‘대한민국 원전의 자존심 고리 1발전소.’ 영구정지를 앞두고 막바지 운전이 한창이던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를 찾은 지난 16일. 발전소 입구의 대형 크레인에 붙어 있던 문구는 대한민국 원전 역사가 시작된 곳임을 짐작게 했다. 두 차례나 신원을 확인하는 삼엄한 경비를 거쳐 발전소 내부로 진입하자, 옆에서 말하는 소리조차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위잉위잉’ 하는 큰 소리가 건물 내부에 울려 퍼졌다. 원자로의 열로 물을 끓여 만든 증기로 터빈을 가동하는 소리였다. 귀마개를 하지 않고는 내부에 서 있기조차 힘든 굉음이었지만, 고리 1호기의 심장이 그만큼 뜨겁게 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건물 내부 곳곳에서는 ‘정성스런 점검으로 영구정지까지 안전운전’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의 안내를 따라 고리 1호기의 모든 조작이 이뤄지는 주제어실(MCR)에 들어서자,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긴장감이 느껴졌다. 주제어실에서 근무하는 작업자들의 표
'초음속으로 움직이는 부품의 0.1g 오차도 잡아낸다.' 지난 8일 찾은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현대위아터보 공장은 초고속·초정밀의 세계였다. 2013년 10월 현대위아와 일본 IHI(이시카와)와 합작법인으로 시작해 터보차저를 생산하는 현대위아터보 공장을 기자가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터보차저는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의 압력으로 외부공기를 압축시켜 다시 엔진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압축공기로 인해 연소율이 높아지면서 엔진 출력이 크게 높아지는데, 1600cc 가솔린 엔진에 터보차저를 장착하면 최고출력이 57% 향상된다. 작은 엔진이 큰 힘을 낼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고성능·친환경 차량의 핵심부품이다. 대부분의 디젤차량은 터보차저를 장착하고 있으며 가솔린 엔진도 적용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현대위아는 지난 5월 IHI의 지분 49% 전량 인수해 터보차저법인을 독자법인으로 전환했다. 계획보다 빠른 시점으로 터보차저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기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남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