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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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혼란스럽네요." 20일 오전 11시쯤 인천지방법원 219호 앞. 이날 경매 법정을 찾은 김모씨는 경매 사건 번호를 한참이나 들여다봤다. 일부 사건 번호에 '기일이 변경됐다'는 빨간색 글씨가 적혀 있었다. 지난 18일 정부가 '건축왕 전세사기 사건'에 연루된 미추홀구 오피스텔에 대해 이날부터 경매 유예조치를 내리자 법원이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기일을 변경한 것. 하지만 현장에선 혼란이 일었다. 이날 인천지방법원 경매에 나온 피해 매물은 총 24채인데 이 중 4채는 예정대로 경매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예정대로 진행된 경매 중 3채는 기일연기 신청서를 늦게 제출했고 1채는 신청 자체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4채 모두 경매에 나온 물건은 첫 경매 기일인 '신건'으로, 모두 최저 입찰가가 높게 책정돼 낙찰자는 나오지 않았다. 이날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역시 혼선이 오갔다. 일부 피해자들은 "기일 변경 통지서를 받았다"는 글을 올린 반면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혼란스럽네요." 20일 오전 11시쯤 인천지방법원 219호 앞. 이날 경매 법정을 찾은 김모씨는 경매 사건 번호를 한참이나 들여다봤다. 일부 사건 번호에 '기일이 변경됐다'는 빨간색 글씨가 적혀있었다. 지난 18일 정부가 '건축왕 전세사기 사건'에 연루된 미추홀구 오피스텔에 대해 이날부터 경매 유예 조치를 내리자 법원이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기일을 변경한 것. 하지만 현장에선 혼란이 일었다. 이날 인천지방법원 경매에 나온 피해 매물은 총 24채인데 이 중 4채는 예정대로 경매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예정대로 진행된 경매 중 3채는 기일연기 신청서를 늦게 제출했고 1채는 신청 자체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4채 모두 경매에 나온 물건은 첫 경매 기일인 '신건'으로, 모두 최저 입찰가가 높게 책정돼 낙찰자는 나오지 않았다. 이날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역시 혼선이 오갔다. 일부 피해자들은 "기일 변경 통지서를 받았다"는 글을 올린 반면
흡사 어둡고 푸른 브라운관 같았다. 직사각형 모양 큰 유리 너머엔 물이 가득차 있었고, 그 앞엔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열 명씩 붙어 있었다. 어느 각도에서든 아주 편히 볼 수 있게 해뒀다. 이윽고 거짓말처럼 커다란 '벨루가(흰고래)'가 나타나자 여기저기서 기쁜 탄성이 터져나왔다. "진짜 너무 귀엽다." "기분이 좋은가봐, 빙글빙글 돌아." "야, 이거 봐. 나 완전 사진 건졌어." 기껏해야 5분에서 10분이었다. 관객이 벨루가에게 관심을 보이던 시간이 그랬다. 벨루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잠시 바라보다, 안 보이면 "그만 가자"며 빠르게 발걸음을 돌렸다. 이들은 자유로이 떠났지만 벨루가는 그러지 못했다. 위로 올라갔다가, 옆으로 갔다가, 다시 아래로 내려와야 했다. 커다란 브라운관 같은 사람들 앞으로. 그밖에 갈 수 있는 곳은 없었다. 그러면 또 다른 '10분짜리 사람들'이 다가와 웃으며 인증샷을 찍었다. 성인 3만5000원, 아이 2만9500원. 롯데월드아쿠아리움 벨루가, 이름 '
"아버지는 제가 3살 때 돌아가셨어요. 아버지 얼굴도 잘 몰라요." 19일 오전 11시쯤, 장기영씨는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에 마련된 묘비 하나를 하염없이 바라봤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들고 한참 동안 묘비 사진을 찍었다. 1960년 4월19일 서울 동대문경찰서 앞에서 총탄을 맞고 숨진 아버지의 묘비였다. 장씨는 "그 때 아버지 나이가 42살, 정말 젊은 나이였다"며 "어머니는 33살 나이에 남편을 잃고 홀로 7남매를 키우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식된 도리로서 효도 한 번 못해본 것이 많이 아쉽다"며 "매년 찾아올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4·19혁명 제63주년을 맞이한 이날 국립4·19민주묘지에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독재 권력에 항거하다가 희생된 이들을 기리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찾아왔다. 현재 국립4·19민주묘지에는 당시 희생자, 부상자, 공로자 등 총 562기가 안장돼있다. 김선화씨는 경기 의정부시에서 이곳까지 직접 찾아왔다. 김씨는 "당
"한 명 한 명 기억하고 싶어서 하나씩 유심히 살펴보고 있어요." 세월호 참사 9주기를 이틀 앞둔 지난 14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에 있는 '단원고 4·16 기억 교실(기억 교실)'에서 만난 김현진씨(37)가 입을 뗐다. 인천에서 이른 아침 안산을 찾은 그는 기자에게 "사고가 터졌을 때 일하고 있었는데 전원 구조라는 뉴스 보도를 본 게 아직 기억난다"고 말했다. 2014년 4월16일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해상에서 침몰해 탑승객 476명 가운데 304명이 사망한 지 9년이 지났다. 사망자 중에는 안산 단원고 학생 250명과 교사 11명이 포함됐다. 기억 교실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던 10개의 교실과 교무실을 원형 그대로 복원한 공간이다. 책상과 칠판, 교탁, 사물함은 물론 선풍기와 달력, 시계까지 보존돼 있다. 학생들이 앉던 책상마다 사진과 조화, 편지, 명찰, 방명록 등이 놓여있었다. 교실 뒤 게시판에는 '2015년 수도권 4
"전소 판정 받아도 빠르면 6~7개월 걸릴 텐데 허물고 다시 짓고 영업하려면 내년에도 어렵지 않을까요…막막합니다." 강원 강릉시에 대형 산불이 난 지 이틀째인 13일 오후, 펜션들이 다닥다닥 모여있는 강릉시 사근리 해변 일대는 이맘때쯤 늘어나야 마땅할 관광객들을 대신해 손해사정사들이 모여들었다. 영업 재개를 위해 철거·수리 등에 필요한 '견적'을 뽑아야한다. 당장 영업이 막막한 숙박업주들은 보험사로부터 화재피해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다고 입을 모았다. 안모씨는 이날 오후 안현동 자신의 펜션에서 불타버린 가재도구들을 뒤적이고 있었다. 그는 지난 11일 발생한 화재가 진화된 뒤로 부인과 함께 매일 펜션으로 돌아와 쓸 만한 물건이 남아있는지 찾고 있다. 9년 전 약 10억원을 투자해 펜션을 지었다. 지상 2층, 객실 6개 규모의 펜션은 이번 화재로 1층 전체가 탔다. 건물 외장재는 녹아내렸고 1층 내부는 기존에 놓여 있던 가구가 무엇인지 추측할 수 없을 정도로 불탔다
"40년 평생 일궈온 집이었어요. 지금은 흔적조차 없어졌으니 허망할 따름이죠." 13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만난 최호영씨(76)는 산불 피해로 집을 잃고 이곳에 머물고 있다. 그는 취재진에게 사진을 한 장 꺼내 보였다. 40년간 살던 민박집이 형태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타 재만 남은 모습이었다. 그는 "바람도 그런 바람이 없었다"며 "한 발 내딛으면 쓰러질 정도로 시속 150km의 강한 바람이었다. 잠깐 외출하고 들어온 지 30분 만에 마을이 쑥대밭이 됐다"고 말했다. 최씨는 며칠째 잠을 못자 눈은 벌겋게 충혈돼고 얼굴은 잔뜩 부어있는 모습이었다. 강릉시에서 산불이 발생한지 이틀째인 이날, 이재민 대피소에는 울음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주민들은 자원봉사자가 마련해준 음식을 받고도 몇 숟가락 뜨지 못한 채로 남겼다. 주민들 몇 명은 복도 의자에 앉아서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157개의 텐트 사이를 지나갈 때마다 "우리 집은 다 타고 없어요" "펜션
12일 서울 강남구 밀레 익스피리언스센터. 10년 경력의 양준석 셰프(34)가 윤기가 도는 오일 파스타와 잘 익은 스테이크를 선보이자 관람객들의 탄성이 터졌다. 타사의 동급 모델보다 2~3배 비싼 밀레 오븐과 인덕션을 활용해 만든 '고급 밥상'이다. 5000만원을 웃도는 고급 냉장고에서 잘 보관된 식재료를 사용했다. 양 셰프는 "요리 전문가라면 (다른 가전과) 밀레의 차이를 직접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독일의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밀레가 국내 주방·빌트인(붙박이) 가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123년 동안 쌓인 노하우와 기술력을 활용해 삼성·LG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가전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포부다. 다른 브랜드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만 오랜 수명과 탁월한 성능을 무기로 내세웠다. 이날 실제로 본 밀레 가전에는 비싼 가격에 걸맞는 고성능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90년 노하우 갖춘 밀레의 자부심…"우리는 돈값 한다"━ 밀레 제품에서 가장 이
"일종의 뻥튀기죠. 이 안에 사용하려는 미생물을 넣으면 엄청 많아져요. 예를 들어 장에 좋은 유산균 샘플을 채취한 뒤 10톤 규모 배양기에 넣으면 약 10만명 정도가 먹을 수 있는 유산균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요즘엔 모유올리고당, 동물 영양제·백신, 간·탈모에 좋은 건강기능식품 등 안 쓰는데가 없어요"(이인재 씨엔에스 대표) 지난달 23일, 대전 대덕구 대화동 대전산단에 위치한 세포·미생물 배양기 및 분리정제장비 전문업체 씨엔에스. 선적·하적장 창고에 총 3개의 탱크를 중심으로 알루미늄과 같은 금속재료로 만들어진 각종 밸브와 파이프가 어지럽게 뒤엉켜 있는 가로·세로 3미터(m), 4m 크기의 구조물이 눈에 들어왔다. 국내 한 제철소에 납품할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제조용 미생물 배양기다. 이곳에서 만난 이인재(48) 씨엔에스 대표는 "최근 제철소에선 부생가스와 대장균을 결합해 자연에서 썩는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만드는 사업을 하고 있다"며 "대형 제철소에서 이런 설비를 구축
지난 7일 오전 11시쯤 충북 단양 한일시멘트 공장 한복판으로 들어서자 높이 약 30m 옥색 크레인과 함께 노란색 안전 난간과 계단이 복잡하게 얽힌 정체 모를 구조물이 나타났다. 구조물 중간 높이에 밝은 회색 원통형 설비가 있고 그 위에 조금 더 큰 회색 설비가 있었다. 어디선가 '웨엥' 하는 굉음이 끊임없이 들렸다. 한일시멘트 관계자가 목소리를 키우고 "중간 높이에 설비는 파이로터, 그 위 설비는 파이로클론이다"며 "모두 지난해 10월부터 다섯달 넘게 '환경개조'를 해 새로 설치한 설비들"이라고 했다. 파이로터, 파이로클론은 시멘트 생산 설비 '예열기'의 한 부분이다. 예열기는 미분말로 만든 석회석과 철질 등을 섞은 시멘트 원료를 킬른(Kiln)에 넣기 전에 1차로 가열하는 설비다. 시멘트가 물과 섞여 굳으려면 원료 속에 탄산 성분이 없어야 한다. 예열기는 원료를 850도로 구워 탄산 성분을 날려 보내는 설비다. 킬른에서는 원료를 1500도로 구워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를 제조한다
"커피머신, 쇼케이스, 그라인더, 오븐 한 번에 사면 900만원 이하입니다" 7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코엑스. 커피엑스포를 찾은 강미주씨(37)는 15평짜리 카페를 차리는 데 필요한 장비의 견적을 받았다. 강씨는 내년 개인 카페 개업을 준비하며 커피엑스포를 방문했다. 5일 개최된 '2023 서울커피엑스포'에 카페 예비 창업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국세청의 100대 생활업종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전국의 커피음료점은 총 9만3414개다. 지난해 1월 말 8만4572개보다 10.4% 늘어났다. 1년 동안 카페가 하루 평균 24곳이 생긴 셈이다. 반면 식당(한식·중식·일식·기타 외국식·분식·패스트푸드·기타)수는 61만1334개로, 전년 대비 0.7% 증가했다. 카페 시장은 포화 상태가 됐지만, 커피엑스포에는 카페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몰렸다. 엑스포에선 커피, 디저트, 커피머신, 식기구, 인테리어 등 카페 운영에 필요한 자재를 알아보고, 커피 산업 트렌드와 카페
6일 오후 2시쯤 서울 구로구 웰크론 본사 외벽 높은 데 가로·세로 7m 남짓 배우 정해인씨 침구 광고 사진이 붙어 있었다. 건물 1층은 웰크론 침구 브랜드 '세사' 매장이었다. 극세사 이불, 옥(玉) 분말을 섞어 개발한 이불 등이 진열돼 있었다. 건물 4층엔 웰크론 기술연구소가 있다. 한쪽 벽에 세탁기 3대가 연구 중이던 침구를 빠는 듯 돌아가고 있었다. 오른편 구석에 2~3평 남짓 유리 벽으로 구분된 공간이 있었다. '무균실'이라 쓰여 있었다. 안쪽 책상에 정체를 알기 힘든 흰 실 같은 물체들이 수북했다. 권은희 기술연구소장은 "상용화 마지막 단계인 인공혈관"이라고 했다. 세사과 세사리빙을 론칭해 '침구 회사'로 널리 알려진 웰크론은 2016년 국내 최초로 혈관 확장, 이른바 '스탠트'용 인공혈관 튜브를 자체 개발했다. 지금도 인공혈관 튜브를 만드는 국내 기업은 웰크론이 유일하다. 개발은 2012년 시작했었다. 당시 국내 인공혈관은 전부 수입산이었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