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진 칼럼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자 금융·기업법 전문가인 김화진 교수가 국내외 경제, 금융, 기업, 사회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전달하는 코너 입니다.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자 금융·기업법 전문가인 김화진 교수가 국내외 경제, 금융, 기업, 사회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전달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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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초 열리는 미식축구 최대 경기 슈퍼볼은 평균 시청자 수가 1억명이 넘기 때문에 치열한 광고전이 벌어진다. 광고비가 1초에 2억원 정도다. 지난 2월2일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가든스에서 열린 슈퍼볼에선 제목이 ‘넥스트 어웨이츠’(Next Awaits)라는 현대차의 색다른 광고가 선보였다. 약 2분 길이인 이 브랜드 광고는 뒤로 가기 기법을 사용해 현대차와 현대, 그리고 한국의 역사를 보여준다. 이 광고는 마지막에 채석장에서 돌을 지고 나르는 한 청년의 얼굴을 비추면서 모든 것이 그 ‘한 사람(One Man)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열정’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그 한 사람은 바로 현대의 창업자 고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이다. 광고에는 대형 채석장이 등장하는데 실제로 아산이 돌을 나르는 막노동을 한 곳은 지금의 고려대학교인 보성전문학교 교사 신축공사장이었다. 기록으로만 내려온 아산의 당시 모습을 영상화했기 때문에 감동적이다. 미국 영화감독 단테 아리올라가 제작한 이 광고는 호평받았다. 그런데 미국 시청자들에게는 광고의 마지막에 채석장이 나오는 이유가 분명치 않았을 것 같다.
(서울=뉴스1)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서울=뉴스1)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 10일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이 시상식에서 보여준 한국식 매너는 전세계를 압도했다. 할리우드는 특히 봉 감독이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을 칭송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드러낸 데 대해 열광하고 있다. 미국 사람들도 언제나 같이 수상 후보에 오른 배우, 감독들에 대한 배려의 멘트를 잊지 않는다. 그러나 주인공의 자리를 양보할 정도로 하지는 않는다. 봉 감독은 아예 스코세이지 감독을 시상식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버렸고 각본에 없는 기립 박수를 이끌어 냈다. 이런 것은 전형적인 한국식 겸손이다. 미국 사람들이 여기에 감동했다. 시상식을 지켜보던 몇몇 젊은 (백인) 미국인들의 반응을 담은 ‘짤’을 보면 네 사람 다 감동해서 눈물을 비친다. 이들은 ‘기생충’의 선전을 기뻐하면서 봉 감독의 스코세이지 예우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달린 댓글들도 봉 감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이 오는 7월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다. 글로벌 자동차산업에 현저한 공로가 있는 인사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다. 포드, 슬론, 다임러, 페라리도 올랐다. 이 소식은 현대차의 지난해 매출이 100조원,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를 합해 전체 매출 200조원 시대가 열렸다는 소식과 거의 동시에 나왔다. 고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창업한 현대차는 1967년 탄생했다. 약 10년간 고전하다 1976년 고유모델 ‘포니’가 나왔다.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황기사(유해진 분)를 포함한 광주 택시기사들이 몬 차다. 포니는 ‘쏘나타’ 다음으로 한국 자동차산업 역사에서 큰 존재감을 가진다. 1985년에는 ‘엑셀’이 출현해서 처음으로 자동차의 ‘신의 영역’인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20년 후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지었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거의 국민차였던 ‘쏘나타’가 탄생했다. 1996년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를 맡는다. 1998년 기아차를 인수했다. IMF 외환위기로 잠시 주춤했던 현대차는 2001년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고 순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우리 현대사에서 박정희 대통령만큼 논란의 대상이고 업적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이 없을 것이다. 흔히 박 대통령의 정치는 부정적으로 보면서도 그가 한국 경제 성장의 기틀을 닦았다는 것은 인정한다. 물론 진보진영에선 그에도 인색하다. 그런데 성균관대 서중석 교수의 ‘현대사 이야기’ 제8권을 읽으면서 흥미 있는 대목을 발견했다. 서 교수는 민중사관 쪽 민족주의 성향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가장 권위 있는 학자 중 한 사람이다. 이 책은 경제성장을 박 대통령의 공로로 보는 것은 ‘위험한 착각’이라고 해설하며 오히려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아산)이 경제성장에 결정적 공로를 세웠다고 본다. 단순히 박 대통령을 부정평가하는 맥락이 아니다. 이 책은 오일쇼크 후 세계 경제가 휘청거릴 때 한국 경제는 오히려 부를 축적한 중동에 진출해 큰 전기를 마련했고 그 대목에서 아산과 현대의 활약이 두드러졌으며 그후 이어진 중화학공업 투자도 중동에서 축적한 자본과 역량이 기초가 됐다고 본다. 서 교수는 “정주영의 이때 업적이라는 건 두고두고 한국인들이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까지 했다.
유학생 때 미국 친구들과 모여 같이 피자를 먹었다. 피자를 같이 먹을 때 생기는 어려운 문제는 몇 조각이 내 것인지와 마지막 한 조각은 누구 것이냐다. 미국 사람들은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한 친구가 ‘공정한 몫’(fair share)을 가져간다고 했다. 이 ‘공정한 몫’의 개념은 대니얼 데이 루이스가 세 번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을 때 한 수상소감에서도 나왔다. 행운에도 공정한 몫이 있는 법인데 자신이 선을 넘은 것 같다고 겸손을 보였다. 그런데 ‘공정한 몫’의 개념에는 그에 대한 우리 각자의 생각이 다르다는 문제가 있다. 대개 내 몫은 부당하게 적고 남의 것은 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규칙을 정하고 지킬 약속이 필요한데 그러더라도 시간이 흐르고 상황이 변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한때 재계 2위였던 LG 창업자 고 구인회 회장은 1941년 창업할 때 경남 진주에서 담 하나 사이 이웃이었던 부호 허만정 패밀리와 65대35의 동업으로 출발했다. 구씨, 허씨 두 집안은 2004년 GS그룹이 분리될 때까지 그대로 약속을 지키면서 동행했다.
아산 정주영과 워런 버핏. 좀 생뚱맞은 대비다. 성공적 기업인이라는 점 외에는 어느 모로도 접점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지배구조를 연구하는 필자에게는 비교를 통한 기능적 수렴론 검증 차원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가지는 인물들이다. 기업지배구조 분야에 많은 이론과 사례도 있지만 아산과 버핏처럼 이를 현실에 구현한 생생한 실체들이 가장 좋은 교과서다. 우선 버핏은 기업지배구조를 연구하는 학자와 전문가들을 헛일하는 사람들로 만들어 버렸다. 굳이 책과 강의를 통해 공부할 필요가 없다. 버핏을 따라 하면 된다. 세계 모든 기업의 경영자가 버핏같이 유능하고 윤리적이면 지배구조 연구는 필요없다. 그런데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지배구조는 교과서에 나오는 원칙들과 반대다. 소유가 집중되고 차등의결권제도까지 채택했다. 이사회도 버핏 자신과 친한 사람 위주로 구성되고 장기 재임 고령자가 다수다. 90세 이상 3인 포함 평균 77세다. 이사회는 1년에 고작 두세 번 하고 사외이사들은 우리말로 ‘거수기’들이다.
‘현대’를 상호에 공유하는 기업들이 많다. 현대그룹 고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1915~2001)이 창업한 기업의 후예들이다. 아산 생전에는 모두 ‘현대그룹’이라는 기업집단 내에 있다가 2000년에 현대,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세 그룹으로 재편되었다. 세 그룹은 각기 다른 길을 걸었다. 이제 시간이 흘러 소유지배구조 상의 접점은 별로 없다. 그런데도 이들 기업과 사람들에게서는 공통점이 느껴진다. 아산의 후세들은 회사를 달리해도 가족들이기 때문에 당연하지만 혈연관계도 없고 다른 회사에서 일하는 현대오일뱅크 사람들과 현대제철 사람들 간에 공통점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흔히 ‘기업문화’라고 부른다. 같은 그룹의 사람들이 모여도 다른 목적과 환경에서 모이면 특유의 정체성이 생긴다. 창업 때부터 내려오는 회사의 조직과 인력은 연속성을 가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하루하루 그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유지되는 것이 기업문화다. 창업자의 품성과 개성, 기업관이 스며있다. M&A(인수·합병)로 합류한 회사들도 같다. 기업인이지만 사회적, 국가적 의미를 부여할 만한 거인들이 세계사에 가끔 있다.
현대자동차 고용안정위원회 자문위원회는 오는 2025년에는 국내 자동차 제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이 지금보다 최대 40%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대변되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조립 부문에서의 부가가치가 크게 감소할 전망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서구에서는 자동차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뿐 아니라 자동차 회사 자체도 자율주행 회사가 될 수 있다는 논의가 나온다. AI(인공지능)의 진화 때문이다. 옥스퍼드대의 존 아머 교수와 호르스트 아이덴뮐러 교수의 최신 논문에 따르면 자동차 회사뿐 아니라 크고 작게 모든 회사가 마찬가지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현대차가 AI 경영을 시작하는 그런 방식이 아니라 작은 계열회사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가장 먼저, 자율주행 택시를 운영하는 회사를 들 수 있다. 자율주행 택시의 콜과 배차는 물론이고 요금결제 같은 제반 사무를 처리하는 회사를 알고리즘이 운영하게 할 수 있는데 이 회사를 예컨대 통상적인 운송회사의 자회사로 설립해서 운영한다.
(서울=뉴스1)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 2017년 10월에 있었던 프록터 앤드 갬블(P&G) 주주총회에서는 회사 경영진과 행동주의 헤지펀드 트라이언(Trian Partners) 사이에 위임장대결이 벌어졌다. 2000년의 조지 부시 대 앨 고어 대통령 선거를 연상시킨 한 편의 드라마였다. 트라이언의 넬슨 펠츠(Nelson Peltz) 회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건이 0.2% 표차로 부결되었는데 재검표 결과 0.002% 표차 가결로 드러났다. 주주총회 결과를 놓고 양측간 승강이가 벌어졌다. 결국 12월에 타협안이 나왔다. 회사는 회사가 이겼지만 펠츠를 사외이사로 영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한다. 동시에 조셉 지메네즈 노바티스 CEO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하면서 이사회가 11인에서 13인으로 늘어났다. 미국 역사상 최대의 위임장 대결이라는 약 8개월 동안의 치열한 다툼 끝에 행동주의자 펠츠가 1.5%(35억 달러) 남짓한 지분으로 P&G 이사회에 입성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미국 연방하원 의장 낸시 펠로시는 지난 9월2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절차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1868년 앤드루 존슨 대통령,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 그리고 1974년 탄핵 직전에 사임한 리처드 닉슨에 이어 네 번째 대통령 탄핵의 주인공이 됐다. 펠로시는 트럼프에게 거침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대통령과 정면 대립하는 것은 피해왔다. 역풍의 우려가 없을 만큼의 확신이 없으면 탄핵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과거 클린턴 대통령이 하원의 탄핵 결의에도 화려하게 재기한 사례도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이번에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에서 정적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우크라이나에 사업체가 있는 그 아들의 비리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 내부고발자에 의해 밝혀지자 태도를 바꾸었다.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이 마음을 돌렸고 펠로시는 단호히 탄핵 추진을 결정했다. 트럼프는 바이든 조사에 자신의 변호사 루돌프 줄
(서울=뉴스1)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서울=뉴스1)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 미국의 대통령이 누구인가는 한국에 언제나 매우 중요한 문제였지만 지금처럼 중요했던 적은 역사에서 없었던 것 같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라는 사실은 트럼프에 대한 호불호와 관계없이 한반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트럼프가 내년에 재선에 성공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두 가지 변수가 새로 발생했다. 첫째는 미국 하원의 트럼프 탄핵 움직임이다. 그리고 둘째는 민주당 대선 주자 중 한 사람인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상원의원의 부상이다. 워런은 하버드 로스쿨 교수 출신이다. 1995년에 부임했다. 도산법 전문가로 오바마 행정부 때 소비자금융보호국장에 지명되었는데 금융계와 공화당 반대로 물러났고 2013년에 매사추세츠 주 상원의원이 되었다. 하버드 로스쿨에서는 명예교수로 남아있다. 워런은 최근까지 민주당 내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상원의원에 이어
(서울=뉴스1)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서울=뉴스1)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 올해 상반기에 중국 화웨이(??)의 주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인터넷 설문조사가 있었다. 트위터, 페이스북, 링크드인을 통했다. 그런데 이 조사는 화웨이가 한 것이다. 회사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회사가 가장 잘 안다. 그런데 회사가 무슨 설문조사를 한다는 것이며 그렇게 한들 그 결과가 답일 수는 없는데 기이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참여자의 41%가 중국 정부를 화웨이의 주인으로 본다는 결과가 나왔다. 화웨이의 조사는 미국의 제재에 직면해서 화웨이가 중국 정부 소유라는 인식을 불식시키려는 과정에서 진행되었던 것이다. 설문조사 결과와 함께 화웨이는 회사의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화웨이의 입장은 회사가 종업원들 소유라는 것이다. 2018년 연차보고서도 총 약 19만 명의 종업원들 중 9만6768명이 회원인 단체(Trade Union Committee)가 화웨이 지주회사 지분의 98.99%를 보유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