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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정상회담을 끝낸 직후 정부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가 '봉인'된 것이라고 표현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 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드는 봉인된 것으로 이해한다"며 "사드는 일단 제쳐두고 양국관계를 더 발전시켜 나가자는 것에 합의한 셈"이라고 밝혔다. 봉인은 허술한 모양새다. 연일 한·중 양국에서 사드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지난 22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사드 문제의 단계적 처리"를 언급했다. 중국 측이 사드 레이더의 중국 방향 차단벽 설치 및 사드 배치 현장조사 등을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청와대는 진화에 나섰다. 중국 측이 "중국어 '단계적'에서, '적(的)'은 한국어로 '~의'로 해석해야 한다"고 전해온 사실을 공개하며 한·중 양국의 '미래로 간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사드 레이더 차단벽 요구 보도 등에도 "병백한 오보"라고 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의 임명이 임박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0일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건을 논의하지 않았다. 청와대가 재차 보고서 채택을 요구한 기한이 이날이다. 법적으로 국회 보고서가 없어도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 국무총리 등 국회 의결이 필요한 자리와 규정이 다르다. 그래도 국회 동의 없는 임명이 자연스럽지는 않다. 홍 장관 임명엔 여러 정치적 의미가 부여된다. '홍종학'은 내년, 짧게는 연말연초 정국의 가늠자다. ◇21일 임명유력, 헌재소장 청문회에 파장= 기한이 끝나면 곧장 임명할까. 이르면 21일 임명할 수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보고서 없이 임명했다. 강경화·김상조·이효성 세 사람은 보고서 재송부 요청 시한 바로 다음날 임명했다. 김상조 위원장(6월13일)의 경우 하루뒤(6월14일) 김부겸 김영춘 도종환 장관후보자 청문회가 동시다발로 잡혔음에도 임명을 미루지 않았다. 문 대통령
2017년 국정감사가 끝났다. 올해 국정감사는 원래 겸임 상임위원회를 제외한 일반 상임위원회는 10월 12일부터 31일까지로 20일간 계획되었으나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소관 부처 장관의 불출석이나 야당의 보이콧으로 당초 계획을 변경, 11월 10일에 마지막 감사를 실시하였다. 이번 국정감사는 사상 최장의 추석연휴가 끝나고 시작됨에 따라 예년보다 매우 늦게 실시되었다. 그로 인해 예년과 달리 예산안이 11월에 들어서야 상정되어 충실한 심사에 차질이 염려되는 상황이다. 국회는 국정감사를 종래 매년 9월 10일부터 20일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던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2조를 2012년 3월 개정하여 △소관 상임위원회별로 매년 정기회 집회일 이전에 △감사 시작일로부터 3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실시하되, △다만 본회의 의결로 정기회 기간 중에 감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변경하였다. 이러한 제도 변경의 요지는 종래는 국정감사의 시기를 정기회의 특
지난 6월29일 미국 워싱턴. 오전10시만 넘겼는데도 햇살이 얼굴을 찌르듯 떨어졌다. 그맘때 워싱턴 날씨가 그렇다고들 했다. 장소는 백악관 기자회견장으로 애용되는 로즈가든. 뜨겁다못해 익을 것 같은 열기 너머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걸어왔다. 트럼프의 언사는 듣던대로 꽤 거칠었다. "북한의 독재정권…인간, 생명 존중이 없다. (중략) 수백만 주민이 아사했다." 그는 이런 말도 했다. "한국이 미국에 자동차를 파는 만큼 미국(기업)도 같은 혜택을 누려야 한다." 지난 7일 청와대. 기자는 문 대통령 미국 방문에 동행했고 이날 한·미 확대정상회담을 취재했다. 다시 만난 트럼프는 6월과 달랐다. 절제하고 자제하는 모습이 컸다. 험프리스 기지를 둘러본 일, 청와대 공식 환영식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과 한국에 감사의 뜻을 보였다. 공동기자회견과 다음날 국회연설에서 특유의 손짓과 큰 제스처를 보였지만 돌출발언이나 외교적 결례는 없었다. 오히려 멜라니아 여사의 손을 꽉 잡아주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방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평택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찾은 자리에서 “한미 간 논의가 미국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놓고 '통상 압박'을 시사하는 직설을 날린 것이다. 아시아 순방에 나선 트럼프의 사업가적 기질은 이미 예견됐다. '미국 중심주의', '미국 경제 부흥'의 슬로건을 들고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에게 미국의 이익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그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아베 신조 총리와의 골프 라운딩 등 이틀간 4끼의 식사를 하는 친밀도를 과시한 뒤 미·일 기업 경영자 간담회에선 자동차를 예로 "(미국과) 일본과의 무역은 공평하지 않고, 개방돼 있지도 않다"고 불평을 쏟아냈다. 이어 미일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도 '불공평한 무역 관계 해소'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일본은 대량으로 (미국산) 군사장비를 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미국은 세계 최고의 군사장비를 보유하고
“엄마, 나 저거 사줘!”, “ 엄마 나도, 나도!” 언젠가부터 일상이 되어버린 주말 아침 풍경. 뭔지 알 수 없는 TV속 장난감을 사달라는 아우성에 잠이 깬다. “저게 뭐지?” 싶은 생각에 인터넷 검색에 돌입한 나는 회사를 안 가는 주말이면 마음속 죄책감을 살짝 접고 TV 리모콘을 쥐어주던 내 모습을 곧 후회한다. 아니 뭐 이리 장난감이 여러 종류이고 비싸단 말인가, 아이들의 장난감 욕심은 어디까지란 말인가? 엄마들 사이에서는 아이들 성장 단계마다 유행하는 장난감이 반드시 있다. 태어나서는 딸랑이, 초첨책, 모빌, 좀 더 크면 사운드북(책에 각종 동물과 교통기관 소리가 나오는 버튼이 있다, 요즘은 버튼만 누르면 녹음된 목소리의 성우가 책도 읽어준다), 주방놀이, 병원놀이, 미용실 놀이, 그리고 어느 성장단계이든 필수품인 인형과 로봇, 자동차, 공룡 모형까지 그 이름도 다양하다. 일하는 엄마들은 평소에 시간을 함께 보내줄 수 없다는 죄책감에 대한 보상심리로 아이들의 장난감 욕구에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재개를 통해 숙의(熟議, deliberative) 민주주의가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숙의민주주의는 특정 이슈에 대해 일방적 표결이나 결정이 아닌, 이해 당사자들 간 대화와 논의를 통해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그 자체로 직접 민주주의적 요소를 갖고 있다. '다수결'을 바탕으로 한 대의민주주의를 근간으로 두고 있는 국내 정치권에서 익숙한 말이 아니었다. 본격 거론된 것도 10년 남짓이다. 권위주의 타파를 내세웠던 노무현 정부 후반기인 2005~2007년 사이에 조금씩 언급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발달에 맞춰 2010년 무렵부터 그 거론 빈도가 높아졌다.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 시민들이 정치적 사안에 대해 직접적으로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됨에 따라 나타난 변화였다. 2012년 무렵 숙의민주주의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승자독식' 위주의 정치 체제에 대한 대안 격이었다. 당시 대선 결과
"나는 놀러 해외로 나간 것이 아니라 입법에 참고할 정보를 얻으러 세미나에 가서 쉬지도 못하고 공부만 했는데 좀 억울하더라." 지난 7월22일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나서 몇 주 후, 한 국회의원이 이런 말을 했다. 그는 추경안 통과를 위해 열린 본회의에 불참해 일명 '문자 폭탄'을 받았다. 추경안 처리 당시 일부 의원들의 불참으로 의결 정족수가 부족한 사태가 벌어졌다. 불참 의원들에게 책임을 물으려 국민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불참 의원 명단을 유포했다. 이에 여당은 우원식 원내대표가 국회 회기 중 소속 의원들의 해외 출장을 자제시키겠다는 약속을 내놓기도 했다. 딱 석 달이 지났다. 요즘 국회는 국회의 책임 중 하나인 국정감사를 진행 중이다. 국회의원들이 국민 대신 국정의 부조리를 찾아내 고치도록 정부에 목소리를 내야 하는 시간이다. 그만큼 중요한 일이라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국감국조법)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예정된 감사 일정은 아직 일
국회의 각 상임위원회에서 가결된 법안은 본회의에 부의되기 전에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체계·자구심사를 받는다. 필자는 2013년 1월부터 2년여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전문위원으로 일한 적이 있는데, 당시 농림해양수산위원회로부터 「도서지역 대중교통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회부되어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세 차례(2013.12.17., 2014.2.24., 2014.5.1.) 심사되었으나 가결되지 못하였고, 그 법안은 결국 임기만료로 폐기되었다. 이 법안의 쟁점은 적용 범위에 제주도와 연륙 도서를 포함할 것인지 여부였다. 원안에는 이 양자가 모두 제외되어 있었으나 농림해양수산위원회의 심사과정에서 이 양자를 포함하는 것으로 수정되어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되었다. 이는 소관 부처인 해양수산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기획재정부는 양자 모두 제외하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필자는 이 법안에 대한 검토보고에서 이 법안은 육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지역을 왕래하기 위한 해
출산 이후 아기를 어린이집을 보내야 할 시기가 오면서 여러 지역의 어린이 집을 탐방했던 적이 있다. 내 아이가 적어도 반나절, 길게는 하루 종일 있어야 할 곳이라고 생각하니 시설과 선생님 표정, 프로그램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게 되었다. 필자의 거주지를 중심으로는 불행하게도 국공립과 민간 어린이집을 불문하고 접근성이 좋은 기관이 없었기에 ‘시설이라도 좋아야 내가 마음을 놓고 보내지’ 라는 보상심리도 분명히 작용했을 터이다. 하지만 의아했다. 국공립어린이집 간에도 지역별로 가시적인 시설 면에서부터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고, 선생님들의 피로감, 원장선생님의 전문성 등이 눈에 띄게 차이가 느껴졌다.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되었다. 지리적 접근성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는 내 가치관을 고수하며 시설과 프로그램은 마음에 안 드는 곳을 보낼 것인가, 아니면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아침 시간에 먼 거리로 통학을 하면서 시설의 질이 상대적으로 나은 곳에 보내야 하는가? 단순히 국공립과 민간을 선택하여야 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연속적인 도발 및 제6차 핵실험 이후 "제재와 압박을 할 때"라고 외치고 있다. 지난 11일 국회 동북아 평화협력 의원 외교단을 접견한 자리에서도 "북핵문제를 해결할 입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금은 미국의 강력한 대북 압박과 제재에 동의해줄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강조하는 문재인표 대북정책의 핵심이 '제재와 압박'에 있다고 보는 이들은 없다. 압박 역시 대화 테이블을 만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목표는 대화를 통한 남북 평화체제 구축이다. '제제와 압박'과 '평화'를 동시에 거론해야 하는 상황 자체는 문 대통령에게 딜레마다. 이같은 고민은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유엔총회 참석 후 귀국하던 길에서 잘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제재해도 도발하고, 더 강도 높게 제재하고, 이런 식으로 계속 이어져선 안 되겠다"며 "하루 빨리 여기서 벗어나야 할 텐데 그게 큰 과제"라고 말했다. 제재와 압박 국면이라
얼마전 일이다. 황리단길이 경주의 핫 플레이스로 급부상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반드시 가봐야 할 곳으로 머릿속에 저장을 해 둔 후 여행 둘째 날 아침이 되자마자 부랴부랴 황리단길로 향했다. 대릉원 옆에 수많은 허름한 가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해있었다. 남들보다는 조금 더 경주에 대해 안다고 자부했던 나로서는 몇 년 사이 변한 가게 풍경에 입이 안 다물어질 지경이었다. 인터넷에서 찾은 첫 번째 가게 앞에 다다르자 제일 먼저 보이는 문구, “No Kids Zone”(노키즈존). '그래, 애 데리고 오는 사람 말고도 받을 손님이 많겠지' 싶어서 이해하고 2순위 가게로 향했다. 다행히 표지판 앞에서 거절을 당하지 않았다. 그리고 들어가니 종업원이 하는 말, “저희 집엔 애기들 먹을 음식이 없어서요, 죄송합니다.” 우리 집에서 나가라 말라가 아니라, 죄송하다고 한다. 오히려 더 할 말이 없었다. 음식점은 개인의 주거지과 같은 개념을 가지는 장소로, 주인은 원치 않은 손님을 받지 않을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