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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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각 상임위원회에서 가결된 법안은 본회의에 부의되기 전에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체계·자구심사를 받는다. 필자는 2013년 1월부터 2년여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전문위원으로 일한 적이 있는데, 당시 농림해양수산위원회로부터 「도서지역 대중교통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회부되어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세 차례(2013.12.17., 2014.2.24., 2014.5.1.) 심사되었으나 가결되지 못하였고, 그 법안은 결국 임기만료로 폐기되었다. 이 법안의 쟁점은 적용 범위에 제주도와 연륙 도서를 포함할 것인지 여부였다. 원안에는 이 양자가 모두 제외되어 있었으나 농림해양수산위원회의 심사과정에서 이 양자를 포함하는 것으로 수정되어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되었다. 이는 소관 부처인 해양수산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기획재정부는 양자 모두 제외하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필자는 이 법안에 대한 검토보고에서 이 법안은 육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지역을 왕래하기 위한 해
출산 이후 아기를 어린이집을 보내야 할 시기가 오면서 여러 지역의 어린이 집을 탐방했던 적이 있다. 내 아이가 적어도 반나절, 길게는 하루 종일 있어야 할 곳이라고 생각하니 시설과 선생님 표정, 프로그램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게 되었다. 필자의 거주지를 중심으로는 불행하게도 국공립과 민간 어린이집을 불문하고 접근성이 좋은 기관이 없었기에 ‘시설이라도 좋아야 내가 마음을 놓고 보내지’ 라는 보상심리도 분명히 작용했을 터이다. 하지만 의아했다. 국공립어린이집 간에도 지역별로 가시적인 시설 면에서부터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고, 선생님들의 피로감, 원장선생님의 전문성 등이 눈에 띄게 차이가 느껴졌다.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되었다. 지리적 접근성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는 내 가치관을 고수하며 시설과 프로그램은 마음에 안 드는 곳을 보낼 것인가, 아니면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아침 시간에 먼 거리로 통학을 하면서 시설의 질이 상대적으로 나은 곳에 보내야 하는가? 단순히 국공립과 민간을 선택하여야 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연속적인 도발 및 제6차 핵실험 이후 "제재와 압박을 할 때"라고 외치고 있다. 지난 11일 국회 동북아 평화협력 의원 외교단을 접견한 자리에서도 "북핵문제를 해결할 입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금은 미국의 강력한 대북 압박과 제재에 동의해줄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강조하는 문재인표 대북정책의 핵심이 '제재와 압박'에 있다고 보는 이들은 없다. 압박 역시 대화 테이블을 만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목표는 대화를 통한 남북 평화체제 구축이다. '제제와 압박'과 '평화'를 동시에 거론해야 하는 상황 자체는 문 대통령에게 딜레마다. 이같은 고민은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유엔총회 참석 후 귀국하던 길에서 잘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제재해도 도발하고, 더 강도 높게 제재하고, 이런 식으로 계속 이어져선 안 되겠다"며 "하루 빨리 여기서 벗어나야 할 텐데 그게 큰 과제"라고 말했다. 제재와 압박 국면이라
얼마전 일이다. 황리단길이 경주의 핫 플레이스로 급부상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반드시 가봐야 할 곳으로 머릿속에 저장을 해 둔 후 여행 둘째 날 아침이 되자마자 부랴부랴 황리단길로 향했다. 대릉원 옆에 수많은 허름한 가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해있었다. 남들보다는 조금 더 경주에 대해 안다고 자부했던 나로서는 몇 년 사이 변한 가게 풍경에 입이 안 다물어질 지경이었다. 인터넷에서 찾은 첫 번째 가게 앞에 다다르자 제일 먼저 보이는 문구, “No Kids Zone”(노키즈존). '그래, 애 데리고 오는 사람 말고도 받을 손님이 많겠지' 싶어서 이해하고 2순위 가게로 향했다. 다행히 표지판 앞에서 거절을 당하지 않았다. 그리고 들어가니 종업원이 하는 말, “저희 집엔 애기들 먹을 음식이 없어서요, 죄송합니다.” 우리 집에서 나가라 말라가 아니라, 죄송하다고 한다. 오히려 더 할 말이 없었다. 음식점은 개인의 주거지과 같은 개념을 가지는 장소로, 주인은 원치 않은 손님을 받지 않을 권
현행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제27조의2 제1항은 “국가는 제27조제4항에 따라 위탁을 받은 아시아문화원이나 관련 법인 또는 단체에 매년 인건비, 경상적 경비, 사업비 등 문화전당의 안정적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지원한다”는 규정은 2014년 12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당초 그 조항을 신설하는 동법 개정안에 대한 심사에서 “지원하여야 한다”로 의결하였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이 소위원회 의결 직후 그걸 잘못된 입법이라고 지적하면서 이후 모든 법안심사가 중단되고 이 문제로 여·야간에 엄청난 논란이 야기되었다. 당시 정부와 여당은 예산 지원을 강제하는 것은 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그 개정안은 소위원회 의결 이후 전체 위원회에 상정도 하지 못하고 있다가 2015년 2월 임시회에서 여야 지도부의 협의를 통해 타결되었다. 현행 “지원한다”는 규정은 그 과정의 막후에서 필자가 제
"여러분들 모두를 무사히 귀환시키겠다는 약속은 할수 없다...우리가 전투에 투입될 때 내가 가장 먼저 전장에 발을 딛을 것이고 전장을 떠날 땐 내가 가장 늦게 나올 것이며, 어느 누구도 남겨 두고 오지 않겠다. 전사했든 생존했든 우리 모두는 다 함께 고국으로 돌아올 것이다" 미군의 할무어(HalMoore) 중령이 1965년 미국과 베트남과의 첫 정규군이 벌인 '이아드랑' 전투를 앞두고 병사들에게 던진 말이다. 실제 영화로도 제작되기도 했던 무어 중령의 연설은 최고의 전쟁명언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지휘관의 말은 이렇게 전멸직전의 군대를 일으키기도 한다. 어느 조직에서나 리더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중요한 이유다. 특히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안보 수장의 발언은 더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발언은 탄식을 부른다. ‘엇박자’ ‘오락가락’ ‘무개념’ 등의 평가가 이어진다. 특정 사안에 대한 장관의 소신을 밝히는 것이라면 지지한다. 그러나 송 장관의 발언은 ‘소신’이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여론'이라는 장벽에 직면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핵실험과 또다른 축이다. 문재인 정부는 최근 민심과 다소 거리가 있는 대북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CNN과 인터뷰에서 "자체적으로 핵개발을 해야 한다거나 전술핵을 반입해야 한다거나 하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핵무기 도입에 대한 국민의 찬성 여론이 70%에 달한 상황에서 나온 메시지다. 또 8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대북 지원 검토 방침을 밝혔다. 청와대는 미국·러시아 등 북핵 문제의 이해 당사국들도 참여하는 국제기구를 통한 인도적 지원으로, 대북제재와 별개의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국민 여론은 싸늘하다. 특히 북한이 15일 오전 IRBM(중거리탄도미사일)급 추정 미사일을 쏜 후 여론은 악화됐다. 청와대 관계자도 "상황이 묘한데, 정부에도 부담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정책 추진 모습과는 명백하게 반대되는 양상
법제에서 ‘의제’라는 것이 있다. 사전에서는 본질은 같지 않지만 법률에서 다룰 때는 동일한 것으로 처리하여 동일한 효과를 주는 일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민법에서 실종 선고를 받은 사람을 사망한 것으로 보는 것이 대표적이다. 개별 법률에 의제를 규정하고 있는 것을 보면 벌칙 적용에서의 공무원 의제와 인·허가 등의 의제가 가장 많다. 전자는 법률에서 정한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자를 형법 등으로 처벌할 때 공무원으로 보도록 하는 것이다. 후자는 개발행위 등에 관하여 하나의 주된 인·허가 등을 받으면 관계법률에 규정된 다른 인·허가 등을 함께 받은 것으로 보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허가 등의 의제는 다른 규정의 적용을 사실상 배제시키는 것이므로 의제가 본래 사전적 의미에서 벗어나서 변질된 의미로 쓰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014년 6월 「지역균형개발 및 지방중소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과 「신발전지역 육성을 위한 투자촉진 특별법」의 통합으로 「지역개발 및 지원에
자유한국당이 사라졌다. 김장겸 MBC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현 정부의 '언론장악시도'라고 규정하며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면서다. 닷새째 보이콧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회 내 뿐만 아니라 대중의 관심 속에서도 사라져버려 한국당의 고심이 깊다. 첫 스텝부터 꼬였다. "문재인정부의 방송장악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가장 강력한 수단인 장외투쟁을 선언했지만 북한이 미사일 수소탄 실험을 단행하면서 '안보정당'을 표방하는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 동력이 상실됐다. 결국 한국당은 외교·안보 상임위는 가동하겠다며 일부 백기를 들었다. 다당제 체제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다. 과거 양당제 체제에서는 여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하고 있지 않는한 야당이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면 국회가 멈춰섰지만 양당제 체제하에서는 달랐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등 제2·제3 야당이 정기국회 참여를 선언하면서 원내 107석 제1야당의 존재감은 무력화 됐다. 한국당은 국회 보이콧의 동력을 살려보고자 안간힘을 쓰고있다. 한국당은 보이콧 첫날
30대 엄마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보다보면 마음이 매우 불편해진다. 책 안의 지영씨 모습에 몇 년 전 아등바등 아기를 키우던 내 모습이 투영되는 건 둘째 문제였다. 지영씨를 상담해주는 정신과 의사가 ‘본인의 환자로서는 괜찮지만, 본인의 직원으로서는 임신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을 절대 채용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마무리되는 소설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그 불편함은 최고조를 달리게 된다. 굳이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이 책을 복잡하게 해석하려 들지 않더라도 현 사회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투영됨을 그냥 ‘느낌 그대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의사의 마지막 멘트에는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육아하는 여성’ 에 대한 보편적인 시각이 모두 담겨 있다. 일–가정양립이 결코 쉽지 않은 사회에서 전투적으로밖에 일 할 수 없는 여성, 엄마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를 키우는 주 책임자일 수밖에 없는 여성, 아이 돌봄에 있어서는 엄마인 너 만이 적격자라며 내 몰지
8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앞두고 지난달 29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회의 시작을 앞두고 자신의 자리를 찾아 헤매는 낯익은 얼굴이 보였습니다. 김부겸 행정장치부 장관입니다. 순간 ‘회의장을 잘못 찾아온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실은 법사위와 같은 4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김부겸 장관이 회의실을 착각할 리는 없는데….' 고개를 갸웃하며 행자부 장관이 법사위를 찾은 사연을 궁금해 하고 있던 가운데 또다른 낯익은 얼굴이 나타났습니다. 우윤근 국회 사무처장이 법사위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안부를 주고 받았습니다. 뜻밖의 인물들이 연속으로 등장해 어리둥절하던 차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 각부 부처 장관이 법사위 회의실로 들어왔습니다. '살충제 달걀 사태'로 유명세를 떨친 류영진 식약처장까지 등장했습니다. 그제야 어떤 상황인지 깨달았습니다. 법사위는 법무부와 사법부 등에 관한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에도 문재인 정부의 대전략은 변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전략적 목표'와 '전술적 대응'은 다르다고 분명히 밝혔다. 북한에 강한 압박을 넣는 '전술적 대응'을 하되 평화와 대화를 중심으로 하는 '전략적 목표'는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압박과 제재를 수단으로 활용해 대화국면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문재인 정부는 "전쟁은 두 번 다시 안 된다"는 당위적 목표와, '샌드위치' 대한민국이 운전대에 앉을 수 있는 카드는 '대화' 밖에 없다는 현실적 상황 모두를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북핵을 둘러싼 서울·평양·워싱턴 D.C.·베이징의 상황은 문재인 정부에 우호적이지 않다. 안개가 자욱해 어떤 것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선 평양을 보자. 문재인 정부의 '전략적 목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대화 상대로 염두에 둔 북한이다. 북한은 문 대통령의 취임 이후 무려 7차례에 달하는 미사일을 발사했다.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근접했고 수소폭탄 소형화·경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