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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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와 탈고립’ 호남민심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이다. 여권으로부터 정권을 빼앗아와야 한다는 ‘정권교체’의 가치는 호남의 염원이다. 5·18 민주화운동 등 고립의 트라우마를 벗어야 한다는 소망도 있다. 호남이 ‘탈고립’의 가치를 실현해줄 정치인을 찾는 이유다. 이런 호남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1번지’가 되면서 최대 격전지가 됐다. 대세론을 굳혀야 하는 문재인 전 대표 입장에서도, 뒤집기를 노리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입장에서도 ‘정권교체와 탈고립’이라는 두 입맛을 맞춰져야 한다. 후보들이 내놓은 첫 요리를 보자. 안 지시가 꺼낸 메뉴가 ‘대연정론’이다. ‘탈고립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는 메시지에 가깝다. 다만 “새누리당과도 손 잡을 수 있다”는 논리로 이어지면 상대적으로 ‘정권교체’를 뒤로 미룬 것처럼 보인다. 한 호남출신 야권 관계자는 “호남인들은 더 ‘화끈한’ 것을 원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화끈한’ 메뉴는 문 전 대표가
탄핵 정국 하에 연이어 대선 주자들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일자리 창출 공약을 내걸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심각하고도 큰 문제가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대표로 하여 노동시간단축, 4차 산업혁명 관련 미래산업 일자리 발굴, 중소기업 임금 상승, 비정규직 처우 상승 등이 포함된 일자리 정책을 전면 발표했다. 정책의 구태의연한 반복이나 실현가능성 여부를 떠나서 상대적으로 포괄적인 일자리 정책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현재 우리가 처한 문제들을 인지하고 있음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일자리 정책의 가장 핵심이 되어야 할 부분은 과연 무엇인가. 현재까지 우리는 수많은 일자리 정책을 펼쳐왔다. 그리고 일자리 정책은 빈익빈 부익부를 양산하면 안 된다는 뼈저린 교훈을 안겨줬다. 이는 곧 이중적 노동시장의 해소 방향으로 일자리 정책이 진
"보수의 소모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드디어 정치 현실을 제대로 짚어낸 말을 했다. 대선 출마 포기에 이르러서야 얻은 깨달음이라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지난 1일 반기문 전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반기문 대선캠프'에 줄을 대고 있는 정치권 인사들이 일제히 '멘붕'에 빠졌다. '이제는 정말 제대로 한번 해보자'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던 차였다.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대선 캠프 조직은 설 연휴 직후 김숙 전 유엔대사 대신 권영세 전 주중대사를 주축으로 재정비에 들어간 참이다. 오세훈 바른정당 최고위원이 '반반(半半) 행보' 대신 캠프 합류를 확정지었고 종합상황실장에 외교관 출신 전직 국회의원을 인선했다. 불출마 선언이 있기 불과 하루 전의 일이다. 캠프 관계자들뿐만이 아니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등에서 반 전 총장만 바라보던 여권 인사들은 망연자실했다.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며 황당해하기도 하고 "이렇게 결기가 없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
낭랑 18세. 저고리고름 입에 물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연정도, 그 사랑의 결실로 결혼도 허락되는 나이. 계약도 할 수 있는 나이. 부모의 법률상 부양의무에서 제외되는 나이. 입대해 국방의 의무를 져야하는 나이. 그럼에도 모든 정치적 결정은 어른들에게 미루라는 터무니없는 명령에 굴복해야하는 현행법상 선거무능력자(選擧無能力者)가 대한민국 18세이다. 선거권 행사 연령을 현행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하향하자는 논의는 꽤 오래전부터 있어온 논쟁이다. 20여 년 전 1987년 6월 항쟁 직후에도 18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문제가 신문지상을 달구기도 했다. 가까이는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다양한 논박을 거쳤다. 18세 청년을 미성숙한 인격체로 입시체제 안에 가둬 버리려는 여당인 새누리당의 몽니로 정작 현실화되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달라질까. 우선 눈에 띄는 변화로는 18세, 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전의 논의에서 정작 그 당사자인 청년들이 보이지 않았다. 흡사 어른들이 시혜적으
설 연휴가 시작되기 하루 전날 아침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오전 중에 '대선 불출마'를 발표할 것이라는 기사가 '단독'이라는 꼭지가 붙은 채로 인터넷에 떴다. '설마' 하면서도 '혹시' 싶어 이곳저곳 전화를 돌렸다. 역시 한국 정치에서 더 이상 '설마'는 효용을 상실한 단어였다. 주변에서 말리는 이도 적지 않았지만 시장 본인의 결심이 굳었다고 했다. 국회 정론관에서 그간 함께 했던 의원들과 몇몇 지지자들을 곁에 두고 불출마 발표가 결국 이뤄졌다. 그간 몇 차례 '사실상' 출마선언이 있었지만 출마여부에 관한 입장을 밝힌 최초이자 최후의 기자회견이 '불출마 선언'이 된 셈이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시청으로 돌아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그는 "사실 서울시장을 어렵지 않게 됐기 때문에 정치라는 것을 잘 몰랐던 것 같다"고 밝혔고, "그동안 확인된 민심을 성찰하고 새로운 시작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서울시장'으로서 달성할 목표를 분명히 밝혔다. 물론 '정권교체를 위한
"I'm your father."(내가 네 아버지다.)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대사 가운데 하나다. 1980년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을 'SF(공상과학) 명작'의 반열에 올려놓은 대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악의 화신' 다스베이더가 주인공인 루크 스카이워커에게 털어놓은 비밀에 전세계 관객들은 충격에 빠졌다.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를 뺨치는 반전이었다. 그저 그런 SF 영화에 그칠 수도 있었던 스타워즈는 이 대사를 계기로 한 가문의 기구한 운명을 그린 '우주 대서사시'로 탈바꿈했다. 스타워즈는 기본적으로 스카이워커 가문의 죄와 구원을 그린 영화다. 엄청난 '포스'(힘)를 타고나 우주를 구할 영웅으로 지목된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제다이 기사'가 돼 악의 세력과 맞서 싸운다. 그러나 결국 '어둠의 힘'에 사로잡혀 '악의 결정체'인 다스베이더가 되고 만다. 이후 버려진 그의 아들 루크도 제다이 기사가 돼 다스베이더를 상대로 싸우게 된다. 그가 자신의 아버지인
24. 충신은 간신에게 밀리게 되어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경제에만 적용되는 법칙이 아니다. 정치에도 적용된다. 나는 MB인수위 초기에 ‘아, 이들은 정권을 잡은 것이 아니라 이권을 잡았다. 내가 막을 재간이 없으니 같이 있다가는 나도 같이 쓸려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짐을 싸들고 나왔다. 쫓겨 나왔다 해도 특별히 할 말이 없다. 정권을 잡는다는 것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권력을 잡아서 이권을 누리겠는 측면이고, 또 하나는 권력을 잡아서 국정을 잘 운영하고 나라를 바로 잡아보겠다는 측면이다. 충신은 국정을 어떻게 잘 운영할까에 관심이 많고, 간신은 권력을 어떻게 잘 누려볼까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반드시 전자가 후자에게 밀리게 돼 있다. 왜냐하면 후자는 항상 밀어내고 음해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반면 전자는 일만 하다가 당해내지 못하고 밀려나기 때문이다. 그러면 지도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도자는 나라를 바로잡겠다는 부류의 사람들을 애써 등용해서 힘을
23. 대선캠프는 외양보다 실무역량이 중요. 과거 한나라당 이회창 시절의 얘기다. 자료 전달차 아침 일찍 여의도 캠프에 갈 일이 있었다. 자료를 요구한 의원이 회의중이라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회의는 오전 내내 계속되더니 점심 때가 되어서야 끝났다. 자료는 전달했지만, 도대체 무슨 중요한 일인가 궁금했다. 알고보니 이회창 총재가 새로 책을 내는데 그 책 제목을 정하는 회의였다 한다. 헐! 소위 이회창 캠프의 핵심 7인방 의원들이 모여서 몇 시간 동안 한다는 회의가 고작 그거라니. 더구나 그날 결정도 못했다고 했다. 아칸소 주지사였던 클린턴이 대통령 출마를 결심하고 처음 찾아간 사람은 당시 약관 29세의 선거전략가 스테파노폴루스였다. 그는 클린턴의 요청에 응하면서 요구한 첫 번째 조건이 ‘당신의 약점을 내게 다 털어놓세요’였다고 한다. 조지 부시 대통령 선거를 총괄한 사람도 무슨 국회의원이나 장관이 아닌 당대의 선거전략가 칼 로브였다. 칼 로브는 일관되고 과감한 집토끼 전략으로 어려
#출마선언은 대통령선거 정국의 주요 변곡점 중 하나다. 우선 명분 측면에서 그렇다. 스스로 출마선언도 하지 않은 사람이 대선후보 자격으로 이런저런 행보를 한다는 건 이상한 일이다. 내용 면에서도 후보의 모든 것을 압축해 보여주는 기회다. 자신의 현재 위상, 지향점, 정치철학과 공약의 얼개까지 드러낸다. 그러다보니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드러내야 한다는 고민이 따라온다.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 하면 아무 것도 전달하지 못할 수 있다. 장소는 이런 고민을 한 방에 날리는 묘수다. 가장 강렬하고 압축적으로 수많은 메시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대선출마선언은 '무엇(What)을 할 것인가'보다 '어디서'(Where)가 중요했다. # 2012년 대선의 각 정당 경선 기간에 이런 장소 경쟁이 치열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골라 출마를 선언했다. 전직 대통령의 딸, 서민과 동떨어져 '현실'을 모른다는 비판을 불식하는 목적이 컸다. 화합과 통합의 메시지였다. 문
22. 풍수지리에 약하지 않은 위인은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으로 여유를 찾은 MB(이명박 대통령)는 안국포럼 준비에 들어갔다. 대선을 향한 본격적인 도전이었다. 안국포럼 사무실은 조계사 앞 안국동에 있었는데 이와 관련해 재밌는 일화가 있다. 사무실을 구하는데 풍수지리 때문에 애를 많이 먹었다. 우리나라에서 풍수지리는 종교가 무엇이든 신앙 이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하다. 당시에 풍수가가 한 두 사람이 아니었다. 정병국, 정태근, 최시중 등이 제 각각 풍수가를 데려와 사무실 자리를 두고 ‘여기가 좋다, 저기가 좋다’ 갑론을박했다. 나중에 이노근까지 등장했다. 그때 이노근은 종로구 부구청장을 하고 쉬고 있었다. 이노근은 자신이 풍수지리를 많이 공부했다며 북악산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인왕산이 있고 왼쪽에는 낙산이 있는데 풍수적으로 봤을 때 인왕산은 바위산이라 기가 세고 낙산 쪽은 온유하고 부드럽다고 했다. 북악산에서 남쪽으로 봤을 때 오른쪽에 살던 최형우, 김현철, 이종찬,
21. 권력놀음으로 탄생한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수도이전 위헌 판결 후 노무현 정부는 수도이전의 편법으로 행복도시를 대안으로 내놓았다. 그리고 오히려 박근혜의 한나라당이 행복도시법을 주도했다. 이 와중에 박세일 정책위의장이 의원직을 사퇴했다. 나도 행복도시 특위에 들어가서 계속 반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때 특위에서 만든 1, 2, 3안이 뭐냐면, 만약에 이전 대상 부처 기관이 20곳이라면 ①다 가야 한다, ②15곳 가야 한다, ③10곳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코미디 같은 대안이 어디 있는가. 그래서 내가 대정부질문에서 다시 얘기를 했다. "어느 학교에 빵을 주는데 20개 줄까요, 15개 줄까요, 10개 줄까요 그러면 당연히 다 달라고 하지 않겠냐. 그게 무슨 대안이냐. 대안이라면 이래야 대안이다. 행복도시가 50만 자족도시를 목표로 하는 것 아니냐. 20개 정부기관이 전부 가는 것 1안, 15개 정부 기관이 갔을 때, 그 대신 여기에 기업 등 무엇을 몇 개 넣겠다가 2
20. 현 야권은 원래가 하나가 아니었다. JP(김종필) 총리를 재등장시킨 김대중 정부의 탄생은 우리의 현대 정치사에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최초로 수평적인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4·19나 5·16 등 정변이나 쿠데타가 아니라 선거를 통해서 여야가 교체된 최초의 경우였기 때문이다. YS는 평생을 야당 정치인으로 컸으나 막판에 3당합당을 통하여 여당으로 말을 갈아타고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에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라는 ‘위업’을 DJ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YS와 DJ는 둘 다 정통 야당인 민주당(이름이야 수없이 바뀌긴 했지만) 출신이었으나 1987년 대선과정에서 서로 분열하여 그 이후 계속 대립하게 되었다. 그러다 YS는 그의 말대로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한다’며 여권에 합류하여 대권을 쟁취했다. DJ는 본의 아니게 홀로 정통야당의 깃발을 들고 버티다가 결국 대망을 이루게 된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YS와 DJ의 분열이 각각의 대권욕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