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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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중순의 추석이었지만 대구 날씨는 여전히 덥게 느껴졌다. 멀리 남쪽에서 불어오는 태풍 탓인지 습도는 높았고 날씨도 흐렸다. 차례상 앞에 늘어선 남자 제관들 뒤로 여자 제관들이 서 있었고, 그 가운데 아이들 몇이 서 있었다. 차례를 지내는 동안 누군가 말했다. "몇 명 없는 귀한 아이들이다." 다른 어떤 지역보다 남자를 중시하는 대구·경북 기준으로 보자면 심각할 정도로 여자 아이들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아들 없다고, 아들 아니라고 뭐라 하시는 어른은 이미 없다. 아이들이 함께 서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제사도, 묘사(墓祀, 일 년에 한 번 5대조 이상의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문중 의례)도 이제 예전처럼 지낼 수 없음을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이런 변화를 스스로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 맘대로 변화를 막을 수도 없음을 다들 잘 알기 때문이다. 올해 추석 밥상의 화제는 단연코 지진이었다. 난생 처음 경험한 '지진이라는 것'의 공포스러움에 대해 다들 한마디씩 거들
서별관회의 청문회(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는 개최만으로도 의미있다. 국회 마비사태를 딛고 여야 합의로 성사됐다. 엄연히 존재하지만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았던 서별관회의가 이번 청문회를 계기로 공인됐다. 정책 투명성을 높인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청문회는 국민에 만족감도, 국회에 명쾌함도, 정부에 긴장감도 주지 못했다. 특히 청문회 진행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유감스런 요소들은 어렵게 성사된 청문회의 의미를 반감시켰다. ◇증인-자료-성과 없는 3無 유감=핵심 증인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은 이번 청문회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로비와 방만의 핵심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도 불참했다. 산업은행-대우조선 커넥션의 연결고리 격인 홍보대행사 대표 박수환씨도 출석을 거부했다. 증인이 없는데다 자료도 부실했다. 야당 의원들은 한 명 열외 없이 자료 제출 미비를 질타했다. 대우조선과 회계법인이 영업기밀을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했
비가 조금씩 내렸지만 토요일 낮 대구 반월당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행사 장소 근처 커피숍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동안 손님들의 주문은 계속 이어졌다. 가장 중심가라 할 중앙로역 인근에 소재한 대구시민행복센터 건물에 '청년센터', '시민공익활동센터', '사회적경제지원센터'라는 익숙한 이름의 사무실들이 입주해 있는 건 오히려 낯설었다. 행사장인 상상홀에는 1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들었다. 이날 행사는 '폭염도시' 대구(대프리카)라는 문제를 사회적 상상, 즉 소셜 픽션(social fiction)의 방식으로 풀어 보려 기획된 컨퍼런스였다. 대구시에서 이 같은 형식의 행사가 열린다는 것 자체도 신기했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대구시가 주최하고 공간과 인력, 비용도 후원한다는 사실은 더욱 흥미로웠다. 물론 가장 놀라 왔던 것은 참여한 시민들의 열정과 에너지였다. "시민은 꿈을 꾸고, 전문가는 전략을 수립한다", "더 좋은 대구는 반드시 있다, 지금 상상한다면", "우리가 상상
# 옛날 중국 송나라에 술을 만들어 파는 장씨라는 상인이 있었다. 그는 술 만드는 실력이 뛰어나고 친절했을 뿐 아니라 절대 양을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장사했다. 그런데도 좀처럼 술이 팔리지 않아 애써 만들어둔 술이 독째로 쉬기 일쑤였다. 고민 끝에 장씨는 마을의 현인으로 통하는 양천이란 노인을 찾아갔다. 장씨의 사정을 들은 양천이 물었다. "혹시 자네 가게를 지키는 개가 사납지 않은가?" 장씨가 놀라서 되물었다. "그렇긴 한데, 그게 술이 안 팔리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양천이 대답했다. "사람들이 사나운 개를 두려워하기 때문이지. 사람들이 어린 자식에게 술을 받아오라고 심부름을 시킬 때 자칫 자식을 물 수도 있는 사나운 개가 있는 가게로 보내겠나? 그게 술이 팔리지 않고 쉬는 이유일세." 한비자(韓非子) 외저설우(外儲說右)편에 나오는 일화다. 개가 사나우면 술이 쉰다는 뜻의 '구맹주산'(狗猛酒酸)이란 사자성어가 여기서 유래됐다. 한비자는 조정에 '사나운 개'에 해당하는
"교육은 어려운 과제입니다. 국가가 책임지고 교육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문위가 모범적인 상임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6월1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첫 회의에서 이같이 당부했다. 그로부터 두달이 훌쩍 지났지만 안 전 대표의 상임위 발언은 1분 남짓한 이 발언을 끝으로 더이상 찾을 수 없다. 10번 가량의 상임위 전체회의에 안 전 대표는 대부분 출석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킨 경우는 거의 없다. 게다가 안 전 대표는 사실상 소집이 없는 청원심사소위원회 위원이어서 소위 활동이 전무하다. 전체회의에 출석한 경우에도 별도의 질의는 한차례도 없었다. 서면질의만 일부 있었을 뿐이다. 그동안 교문위는 나향욱 교육부 정책관의 '국민은 개·돼지' 발언을 비롯해 역사교과서, 학교 우레탄 트랙, 누리과정 예산 등 굵직한 현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정작 중요한 회의에선 자리를 비우면서 회의가 열리지 않을 때 홀로 상임위에 가는 엇박자 출석을 하기도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 공동대표가 지난 27일 전남 광양에서 열린 초청 강연회에 도착하자마자 양복 상의를 벗었습니다. 양복을 수행비서에게 넘겨준 후에는 셔츠 단추를 풀고 소매를 걷어올렸습니다. 팔을 드러낸 채 연단에 오른 안철수 전 대표는 마이크를 직접 손에 쥐고 약 50분 간 진행된 강연 내내 연단을 끊임없이 오갔습니다. 안 전 대표는 평소 노타이 차림을 주로 했지만 양복 상의를 벗고 소매를 걷은 모습은 처음입니다. 모범생 이미지가 강한 안 전 대표로선 나름 파격을 시도한 것입니다. 마침 이날 헤어스타일도 한동안 고수하던 귀밑까지 덮는 긴 머리에서 탈피해 귀가 훤히 드러날만큼 짧아졌습니다. 기존의 얌전하고 정적인 이미지를 깨고 보다 힘차고 활발한 리더 이미지를 염두에 둔 변신으로 볼만 했습니다. 외형적인 모습 뿐만 아니라 1박2일 간의 호남 방문 일정 역시 역동적인 '안철수'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 듯했습니다. 광양에서의 강연을 마친 후 전남 구례에서 열린 락페스티벌에 들러
"추·향·관! 추·향·관!"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결과가 27일 발표된 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일부당원들은 '추·향·관'을 외쳤다. '추·향·관'이란 추미애 당대표, 양향자 여성최고위원, 김병관 청년최고위원의 준말이다. 이미 전당대회 선거기간 때부터 '추·향·관'은 더민주 당원들 사이에서 유행어처럼 돌고 있었다. 이번 당대표 및 최고위원 경선에서 세 사람을 지지하면 된다는 뜻이었다. 추 대표는 친문 진영 핵심 지지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고 양향자·김병관 최고위원은 문재인 전 대표의 영입인사다. 그래서인지 '추·향·관'의 당선은 당내에서 당연한 일로 치부되고 있다. 현역 재선의원 유은혜 의원과 경쟁한 원외인사 양향자 최고위원의 당선 조차도 이변으로 불리지 않는다. 양 최고위원은 대의원 현장 투표에서는 47%를 득표했고 '친문' 성향이 강한 권리당원 ARS 투표에서 67%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더민주의 한 젊은 당원은 이번 경선 결과를 두고 '핵노잼'
더불어민주당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의 임기 종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김종인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분당 이후 위기에 처했던 당을 안정시키고 총선을 승리로 이끈 업적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다. 성공적인 비대위였음이 분명하다. 김종인 비대위의 성공 비결로는 '안정적인 지도부'가 손꼽힌다. 특히 지난 3월 '셀프공천' 문제로 비례대표 파동이 발생한 이후 새로 구성된 2기 비대위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당 정체성 논란 등 민감한 문제들이 불거지는 와중에도 잡음을 내지 않고 당을 굳건하게 지켰다. 지난해 문재인 지도부를 떠올려보자. 당 최고위원회는 오히려 계파 분열을 조장하고 폭발시키는 공간이었다. 최고위원간 고성은 기본이고, 당대표에 대한 흔들기성 발언이 일상이었다. 존중이 떠나간 자리에는 토론이 아닌 비방만 남았다. 정청래·주승용 최고위원 사이 막말 파동, 유승희·이용득 최고위원 간 고성 다툼 등이 벌어진 곳이 최고위 회의였다.
"김영란법이 저에겐 기회가 될 것 같아요” 40대 중반의 여성 기업 홍보· 마켓팅 담당자가 점심 식사 중 이런 얘길 했다. 남성 중심 조직에서 20년간 이런저런 접대문화를 해왔던 그다. 업무상 여러 사람들과 접촉하면서 관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술자리, 골프 등의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었다고 한다. 오히려 접대문화가 간소화되면 본인에게는 늘그막(?)에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 ‘김영란 법’으로 통칭 되는 청탁금지법이 어느 자리에서나 화제다. 머니투데이 더300·더L도 다양한 사례에 어떻게 이 법이 적용되는지 시리즈로 내보내고 있다. 그런데 법을 들여다볼수록 어렵다. 문제투성이다. ‘입원날짜 좀 당겨달라’는 부탁을 병원 지인을 통해 했을 때, 국립병원이면 처벌, 민간병원이면 처벌받지 않는다. 또 민간병원이더라도 청탁을 들어준 의사가 교수를 겸하면 처벌받는다. 병원의 지인을 통하지 않고, 환자가 직접 부탁하면 그 환
이단아, 괴짜, 비주류, 아웃사이더의 정치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후보가 미국 정치를 흔들면서 이런 의문이 커졌다. 트럼프는 올해 대선 경선 결과 워싱턴에서 잔뼈가 굵은 정치인들을 차례로 무너뜨리고 백악관 입성에 도전하고 있다. 8월 한국 정치판에도 비주류 아웃사이더의 인생 역전 사건이 일어났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9일 예상을 뒤집고 새누리당 대표에 선출됐다. 이 대표 당선은 친박(친박근혜)의 여당 재장악이란 의미가 가장 크긴 하지만 '영남당'에서 호남·하급 당직자 출신 비주류의 1인자 등극이 국민에게 주는 메시지도 무시할 수 없다. ◇주류 엘리트 꺾은 이방인 "반란의 시대" 트럼프와 이 대표는 주류 엘리트들의 멸시 섞인 시선을 받다가 어느새 그들의 콧대를 꺾어버렸다. 트럼프는 공화당 경선에서 그나마 존재감을 보인 테드 크루즈와도 격차가 컸다. 부시 가문의 젭 부시는 일찌감치 나가 떨어졌다. 특히 젭 부시의 굴욕과 트럼프의 승승장구는 미국
연일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기록적인 폭염보다 무서운 것이 있다. 바로 ‘전기요금’이다. 국내 에어컨 보급률이 80%를 넘어섰지만, 혹시나 누진제로 인해 요금폭탄이라도 맞을까 국민들은 거실 한구석에 에어컨을 고이 모셔둔 채 자린고비 마냥 바라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가정용 전기요금의 과도한 누진율에 대한 국민 불만이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산업부는 9일 브리핑을 통해 전기요금 개편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아울러 각 가정이 알아서 전기를 아껴 쓰라는 친절한 주문도 잊지 않았다. 전체 소비량의 13.4%에 불과한 가정용 전기에 과도한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이 과연 전기소비 절약에 있어 얼마만큼의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데이터조차 제시하지 못하면서, 산업부는 그저 애꿎은 일반 가정에만 비싼 전기요금이 부담되면 전기를 아껴 쓰라고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현행 가정용 전기요금 체계는 총 6단계로, 최저 1단계(월 100kWh 사용, k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發) 국익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6명이 8일 예정대로 사드 논의를 위한 중국 방문을 강행하면서 여당은 물론, 당 내에서까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자당 초선들의 방중(訪中)에 대해 “무슨 외교를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가면 듣는 얘기는 뻔할 것”이라며 “혹시나 중국에 동조하는 발언이라도 하면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현권·손혜원 의원 등이 지난 3일 성주에서 가진 주민간담회에선 “백악관에 보내는 반대 서명 운동을 하자” “당내 대세는 (반대로) 정해진 것 같다” 등의 거침없는 발언이 나왔다. 사드와 관련해 당론을 정하지 않겠다던 더민주에서 강경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데는 당내 유력한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의 사드 관련 입장과 연관이 있다는 관측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달 13일 페이스북에 ‘사드 배치는 국익 관점에서 득보다는 실이 많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