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부하직원이 제일 무섭다"

"난 부하직원이 제일 무섭다"

박창욱 기자
2007.02.01 12:20

[인터뷰]신영주 한라공조 사장

<h5>제2회 한국CEO그랑프리- 운수장비 부문 수상자</h5>

사진=최용민 기자
사진=최용민 기자

명심보감에 이르길, "멀리 있는 물은 가까운 불을 끄지 못하고, 먼 곳의 친척은 가까운 이웃보다 못하다"(遠水 不救近火, 遠親 不如近隣)고 했다. 주위의 가까운 사람과 일부터 소중하게 대해야 한다는 가르침.

 

지난 12월 12일 열린 제2회 '한국CEO그랑프리' 시상식의 운수장비 부문 수상자인 신영주(62) 한라공조 대표도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지난 20년간 한라공조와 함께 하며 회사를 에어컨 등 자동차 공조 분야의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냈다. 그 성공의 비결은 바로 '가까운 사람을 어렵게 여기는 것'이었다.

 

# 부하 직원

 

신 대표는 "가장 무서워 하는 사람이 다름 아닌 부하 직원들"이라고 했다.

"리더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목표 달성에 대한 확신을 주는 사람입니다.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누구보다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절대 신뢰를 잃어선 안 됩니다. 그래서 저는 평소 제 부하 직원들을 제일 두려워 합니다."

 

리더라면 밑에 있는 사람들이 괜한 고생을 하도록 해선 안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었다.

"왜, 이런 우스갯소리도 있죠. 나폴레옹이 알프스 산맥을 넘어가면서 병사들보고 이 산으로 올라가라고 명령했어요. 병사들이 힘들게 정상에 도달했는데 나폴레옹이 '이 산이 아니라 저쪽 산이군' 그랬답니다. 그래서 다시 산을 내려가 저쪽 산위로 힘겹게 올라갔더니, 나폴레옹이 '아까 그 산이 맞군'이라고 했다네요. (웃음) 만약 실제로 그런 일이 있다면 그 리더는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봅니다."

 

신 대표의 합리적이면서 직원을 아끼는 한국적 경영방침을 한라공조의 대주주인 미국 비스테온에서도 높게 평가했다. 비스테온 해외 법인의 경영뿐 아니라 미국 공장까지도 운영해달라고 신 대표에게 부탁할 정도. 이를 통해 신 대표는 전 세계에 한국식 경영기업을 전파하고 있다.

 

"기존에 미국 업체들과 거래하던 기업들도 우리 회사의 서비스를 한번 받게 되면 미국 기업을 더이상 쳐다보지 않게 됩니다. 우리는 부품요청을 받으면 다음날 바로 구해서 갖다 줍니다. 이런 저런 요청이 들어와도 이유를 안 묻고 무조건 처리해줍니다. 이런 고객 중심 서비스는 똘똘 뭉친 직원들의 마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 인맥

 

신 대표는 94년부터 13년째 CEO를 맡고 있다. 오랜 CEO 생활을 통해 사회 각계각층에 다양한 인맥을 쌓았을 것이라 짐작됐다. "물론 대주주와 고객사 등 우리 회사와 관계되는 사람들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외에 정치권이나 법조계 등 다른 분야 인사들과 인맥을 쌓으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전 우리 회사와 관련된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특히 관공서에는 웬만해서 발을 들여놓지 않습니다. 저희 본사 공장이 대전에서는 가장 큰 기업임에도 업무 외적인 일로는 관공서에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과거 사례로 볼 때, CEO가 별다른 이유없이 정계나 관계에 얼굴을 내밀다 보면 좋지 않은 일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인맥이라면 우리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신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 후배 엔지니어들에 대한 조언을 부탁했다. "회사 안팎의 관계자들에게 충실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업무는 그 반대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공대 출신은 시야가 좁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매사에 넓게 멀리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또 인사나 마케팅 업무에도 평소 관심을 가져야 경영자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인재 스타일을 물었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스타일은 부정적인 직원입니다. 저는 긍정적이면서 실행력이 강한 부하를 좋아합니다. 비록 나중에 실패하더라도 일을 만들어서 하는 직원이 좋습니다."

 

# 세계 1등

 

현재 한라공조가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음에도, 신 대표는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었다. "우리가 잘 되고 있다고 자만하는 그 순간, 바로 위기가 닥쳐옵니다. 그래서 유능한 경영자는 '없는 위기도 만든다'고 했습니다. 과거의 영광에 취하면 바로 망합니다."

 

신 대표는 한라공조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자동차 공조기기 분야의 세계 2등 정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업체가 토요타의 약진에 힘입어 세계 1등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업계 상황으로 볼 때, 우리 회사 말고는 그 업체를 이길 회사가 없습니다. 자동차는 국가적인 산업이고 자동차 공조분야는 앞으로 20년 이상 성장이 가능합니다. 해외로 보다 활발하게 진출해 반드시 세계 1등의 자리를 차지하고 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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