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용묵 현대엘리베이터 대표
<h5>제2회 한국CEO그랑프리- 기계정밀 부문 수상자</h5>

"원칙을 위해 싸우는 것보다 원칙대로 사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 심리학자 알프레드 에들러의 말이다. 진정으로 강한 사람은 때마다 변하는 상황이 아닌 원리원칙을 따르는 사람이다.
지난 12월 12일 열린 제2회 '한국CEO그랑프리' 시상식의 기계정밀 부문 수상자인 최용묵(59) 현대엘리베이터 대표.
그가 최고경영자(CEO)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좋은 성과를 내며 7년째 회사를 이끌어올 수 있었던 비결도 마찬가지 이치였다. 최 대표는 원리를 이해하고, 원칙대로 일하고자 항상 노력했다.
# 원리
먼저 CEO가 될 수 있었던 비결부터 최 대표에게 물었다. 그는 겸손하게 답했다. "시대와 사람을 잘 만나 무엇보다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겠죠." 과묵한 답변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요즘 사회는 CEO 자체가 브랜드화되고 CEO의 개성이 관심을 끄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 자신보다는 우리 회사의 제품과 가치가 더 부각됐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우리 현대에서 제가 아는 모든 것을 배웠습니다. 따라서 회사를 벗어난 저를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경영자를 향한 꿈은 많은 직장인들의 관심사다. 대선배의 경험담은 직장생활에서 무엇보다 좋은 보약이 된다. 이에 최 대표는 자신의 신입사원 시절을 회상해 주었다.
"공군장교로 4년을 복무하고, 1976년 공채를 통해 처음 현대건설 경리부에 입사했습니다. 신입사원 시절부터 저는 전임자가 하던 그대로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 그 일의 원리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납득한 다음 업무를 했습니다."
덕분에 일처리에 능률이 있었고 빈틈이 없었다. "그랬더니 제 상사들이 모두 좋아하시더군요. 인사고과가 좋다보니 진급도 빨랐습니다. 입사한 지 1년반만에 대리로 진급했습니다. 정말 일이 즐거웠습니다. 그랬더니 성과가 잘 나왔고 빠른 승진으로 이어졌지요."
#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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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입사한지 만 6년만에 차장(현대상선)이 됐다. 2년후엔 현대엘리베이터의 부장이 됐고 만 40세에 이사로 승진했다. "크든 작든 조직의 리더가 되면 비전을 제시해 끌고 나가는 추진력이 있어야 합니다.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내가 먼저, 모두 같이'라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다른 현대의 경영자들처럼 최 대표도 역시 고 정주영 회장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회장님께선 항상 현장을 직접 돌아보셨습니다. 지시를 내릴 때 '잘 해봐'와 같이 모호한 말은 없었습니다. 일을 시키는 목적과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이런 점을 배워 현장을 둘러보며 현장인력들과 함께 고민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인간 관계를 맺는데도 그만의 분명한 원칙이 있었다. "지금껏 어떤 특정한 목적을 갖고 사람을 만나진 않았습니다. 왜 '아삼육'이라고들 하죠. 그렇게 마음에 맞는 사람들에게 진실되게 대하려고 했습니다. 제가 쉬운 길로 가기 위해 지인들에게 해가 갈만한 부탁을 아예 하지 않았습니다. 혹 부탁을 할 때도 합리적인 방법을 제시하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오래 가는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 노사 관계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시장에서 세계적인 엘리베이터 업체들과 당당하게 경쟁하고 있다. 여기엔 탄탄한 노사화합이 밑바탕이 됐다. 지난해까지 18년 연속으로 분규없이 임금 및 단체협약을 타결해 낸 것.
"1987년 노조가 처음 생겼습니다. 그 이듬해까지 분규가 더러 있었지만, 그 이후론 단 한번도 노사분규가 없었습니다. 전 관리부장과 이사시절부터 노조와 파트너로 일했습니다만, 이 역시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노조 간부들이 매우 합리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노조와 협상에서도 원칙은 분명하게 지켰다. "동업계 동향을 고려하되, 생산성이 향상되는 범위 내에서 임금을 올린다는 원칙을 노조에게 꾸준히 설득했습니다. 정말 대화를 많이 했습니다. 임기응변은 쓰지 않는 대신, 한번 약속을 하면 지켰습니다."
노조를 설득하기 위해선 '스킨십'과 '투명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최 대표는 덧붙였다. "제가 경영자로 있는 한, 협력업체 봐주기는 일체 없었습니다. 매사를 투명하게 처리했더니 노조도 저를 믿어주더군요. 또 사내 축구팀 단장을 오랫동안 지내며 직원들과 많이 어울렸습니다. 예전 분리되기 전 현대그룹 내 축구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직원들이 저를 헹가레치며 기뻐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꿈을 물었다. "우리 회사는 후발주자로 출발, 세계적인 업체들의 기술력을 따라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제 기어없는 친환경 방식의 제품 '루젠'으로 승부를 걸어 확실한 국내 1위를 차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