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양형위 '아동성범죄 양형기준' 놓고 갑론을박

대법 양형위 '아동성범죄 양형기준' 놓고 갑론을박

류철호 기자
2009.10.26 19:58

(상보)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규홍)는 26일 임시회의를 열어 이른바 '조두순 사건'으로 논란이 된 아동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논의했다.

이날 검찰 측 양형위원들은 기본 형량이 징역 6∼9년, 가중 시 7∼11년인 13세 미만 아동 대상 강간상해·치상죄의 양형기준을 기본 8∼10년, 가중 시 10∼13년으로 상향 조정하자고 제안했다.

검찰 측 위원들은 조두순처럼 죄질이 나쁜 경우 징역 13년에서 최대 무기징역까지도 선고가 가능한 '특별가중'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반면 법원 측 위원들은 양형기준을 수정하는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일부 위원들은 "현재 양형 기준에도 가중사유로 '고의로 심신장애 상태를 야기한 경우' 등을 포함하고 있는데 아동성범죄에 대해서만 양형기준을 고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훈 대법원장도 양형기준 논란이 불거진 직후 "일시적 여론에 의해 형량이 오락가락하면 사법 신뢰가 떨어진다"며 양형기준 수정에 난색을 표했었다.

이날 양형위원들은 '심신미약'을 아동성범죄 형량 감경 요소에서 배제할지 여부를 놓고도 격론을 벌였다.

양형기준을 높이자고 주장한 위원들은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은 가중 사유로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법원 측 위원들은 "형법 10조 2항에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을 감경토록 규정한 상황에서 양형 기준에서 제외할 경우 법률에 반하는 행위가 된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이와 관련,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30여개 여성단체는 이날 오전 "범죄 당시 음주상태였다고 성폭력범죄를 가볍게 처벌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성범죄 음주감경 배제의견서를 대법원 양형위에 제출했다. 앞서 법무부도 양형위에 아동성범죄에 대한 기준 형량을 높여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양형위는 이날 논의된 내용들을 전문위원들에게 전달, 세부 검토를 거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오는 12월 정기회의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편 대법원이 지난 7월부터 적용중인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폭력범죄의 양형기준은 강제추행의 경우 2∼4년, 강제 유사성교는 4∼6년, 강간은 5∼7년, 강간상해 및 치상은 6~9년 등으로 재범 여부나 범행동기 등을 감안해 형을 가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심신미약은 감경 요소로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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