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간부가 1심 재판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법원의 양형기준과 공판중심주의를 정면 비판했다.
2일 대검찰청과 서울고법에 따르면 부장검사인 김영종 대검찰청 첨단범죄수사과장은 최근 자신이 담당한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에 불복,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담당 재판부에 40여쪽 분량의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규진 부장판사)는 최근 정부 발주 사업을 수주해 주는 대가로 기업체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A(46)씨에 대해 징역1년6월을 선고했다.
김 부장검사는 항소이유서에서 "국민이 사법부를 불신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의적 양형에 있다"며 "외국에도 없는 브로커, 전관예우 등의 말이 생긴 것도 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공판중심주의가 국내에 소개되면서 '법정에서 법관에게 제출한 증거만 증거 능력이 있다'는 의미로 잘못 이해되고 있다"며 "공판중심주의는 수사기관이나 법정을 가리지 않고 어느 단계에서 수집된 것이라도 법정에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1심 재판부가 A씨의 형량을 감경한 이유 중 "죄질은 나쁘지만 피고인의 연령, 성행 등을 감안했다"는 부분에 대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자의적 양형"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장검사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항소이유서의 분량이 이례적으로 많다'는 일각의 평과 관련, "사안이 복잡한 경우 수십쪽에 달하는 항소이유서를 제출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번 일을 두고 검찰과 법원간 '양형갈등이 폭발했다'는 식의 표현은 정확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법원 측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서울고법 관계자는 "항소심이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재판부가 재판을 통해 판단할 문제"라며 즉답을 피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도 "항소심 재판부가 적법하게 판단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같은 법원의 한 판사는 법원이 공판중심주의의 취지를 오해했다는 검찰의 입장과 관련, "이는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고 받은 진술의 증거능력에 관한 문제일 뿐 공판중심주의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