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국 대중교통의 2가지 과제

[기고]한국 대중교통의 2가지 과제

대니얼 쿠커맨 베올리아트랜스포트 RATP 아시아 대표
2010.11.18 10:12

필자는 한때 프랑스 대학에서 경제학 교수 생활을 했다. 교편을 잡고 있을 당시 학생들에게 '아시아의 꿈틀거리는 용'에 대해 강의했기에 아시아에서 일할 기회가 왔을 때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에 오기 전 약 4년간 중국 베이징에서 아시아를 가까이 경험했고 한국에 와서 가장 빛나는 기회를 잡게 됐다.

베올리아트랜스포트가 서울지하철 9호선사업을 통해 한국 땅을 밟은 지 이제 5년이 넘었다. 그동안 접촉한 한국인들은 매우 성실하며 업무처리 수준이 높은 동시에 공동의식과 협동심도 매우 강했다.

이런 의식을 바탕으로 필자가 한국에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느낀 점은 '한국이 여러 면에서 대중교통의 모범이 되는 나라'라는 것이다. 서울시의 버스중앙차로제, 수도권 지하철 노선망, KTX 고속철도 등은 성공적인 대중교통체계로 손꼽힌다. 최근 자사와 같은 민간 전문운영사에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는 점도 발전 가능성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한국 대중교통분야에서 민간 전문운영사의 참여가 점차 활발해질 것이다. 이에 대비해 필자는 한국의 대중교통이 발전하기 위해 고려할 요소 2가지를 말하고자 한다.

먼저 장기적인 비전이다. 대부분 민자사업은 건설비용을 되돌려 받는데 중점을 두지만 인프라시설은 긴 안목이 필요하다. 수십 년간 지속될 이 사업들은 장기 관점에서 사업의 적절성과 실현 가능성이 핵심이다.

따라서 타당한 수요예측과 지속성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운영, 유지·관리비용 산출이 중요하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민자사업이 이 부분을 간과하는 것같아 안타깝다.

둘째, 효율성이다. 최근 민자 경전철사업의 모라토리엄 선언에서 보듯이 저가입찰 방식보다 효율성 평가에 집중할 수 있는 입찰방식이 고려돼야 한다. 사업자의 운영부실은 지자체의 몫으로 넘어올 것이고 결국 시민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남는다. 이제 국민의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필자는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중국의 시장들을 만날 때면 서울시의 대중교통정책과 그 역동성에 대해 말한다. 실제로 베이징시의 기반시설본부와 지하철본부는 우리를 통해 서울시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다녀가기도 했다.

인도의 첫 지하철시스템인 뭄베이지하철 1, 2호선을 준비하면서 아직 지하철시스템에 대한 경험이 없는 주요 인사들을 서울로 초청해 서울의 지하철시스템과 대중교통시스템을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이제 인도의 지하철은 서울을 벤치마킹하게 될 것이고 앞으로 서울지하철 9호선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내 욕심은 아시아국가를 넘어 세계가 한국의 대중교통을 벤치마킹할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은 여러 제약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성과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직원들은 성실하고 업무처리능력이 뛰어나며 공동체 의식도 높다.

이런 프로의식과 협동심이 자사의 경험과 노하우를 만나 빛을 발하고 있다. 지하철 9호선을 보면 타 기관의 절반 정도 인력이지만 한국직원과 유럽직원이 함께 다양한 아이디어와 개선점을 찾아내 효율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한국이 앞서 얘기한 장기적 안목과 효율성에 기반을 둔 입찰시스템을 갖춘다면 더욱 많은 성공사례와 발전이 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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