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개인의 폐암 발병원인은 흡연…그러나 제조사 불법행위 없어
흡연으로 암 투병을 한 환자와 그 가족들,KT&G(171,300원 ▲300 +0.18%)(옛 한국담배인삼공사)가 12년째 벌여 온 일명 '담배소송'에서 항소심 법원이 KT&G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법원은 1심 재판부와 달리 흡연을 소송 당사자들의 발병 원인으로 인정했다.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성기문 부장판사)는 15일 방모씨(62)등 암환자 7명과 그 가족이 "흡연으로 암이 발병, 피해를 입었다"며 KT&G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흡연이 폐암을 유발하는지에 있어 공해피해 소송과 같이 발병 원인에 대한 피해자들의 입증책임을 완화했다"며 "흡연과 일부 당사자들의 발병에 개별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흡연이 일반적인 폐암발병원인"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소송을 낸 방씨 등의 암 발병과 직접 관련성이 없다"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담배에 다양한 발암물질과 중독성 있는 니코틴이 포함돼 있다하더라도 담배의 제조는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법률적 사회적으로 허용됐다"며 "담배가 제조상 결함이 있는 제품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KT&G가 고의로 담배에 대한 정보를 은폐하거나 첨가제 추여나 니코틴 함량을 조작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불법행위가 없는 이상 KT&G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판결 선고 후 KT&G의 변호를 맡은 박교선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의 결론을 존중한다"면서도 "재판부가 당사자들의 폐암 발병원인이 흡연이라고 본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 "KT&G는 국민 건강에 해로운 담배로 이익을 남기는 기업이므로 흡연피해에 대한 공익재단 지원 등 사회 공헌에 힘써라"라는 재판부에 당부에 대해서도 "KT&G내부에서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흡연피해자들을 후원한 한국금연운동협회는 즉각 성명을 발표, "우리나라 법원이 중독성과 결합이 있는 담배에 대한 피해를 인정하지 않았다"라며 "즉각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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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배금자 법무법인 해인 변호사 역시 "사법부는 우리나라 국민의식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건강을 팔아넘긴긴 비겁한 판결"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30여년동안 담배를 피워 온 방씨 등은 1997~1999년 사이 폐암과 후두암 발병 진단을 받자 "KT&G가 흡연을 조장하고 국가가 이를 도왔다"며 "총 4억7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흡연과 암 발병의 관련성은 인정했으나 당사자들의 질병이 담배 때문이라는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 KT&G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