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강남 경찰들이 때 아닌 '쇄신 열풍'으로 떠들썩하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강남 경찰들의 비리에 칼을 뽑아들었기 때문이다.
조 청장은 최근 강남 경찰들의 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천명한 뒤 강남권 경찰서에서 5∼7년을 근무한 장기 근속자들을 대거 물갈이하고 지역 유착 가능성이 있는 부서의 팀장을 여성으로 교체하는 등 대규모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아울러 강남·서초·수서경찰서 등 강남권 3개 경찰서를 전담하는 특별감찰팀을 오는 18일부터 본격 가동키로 했다.
강남경찰서도 이에 뒤질 새라 지난 12일 비리 근절을 위한 다짐대회를 열고 '강남 경찰 = 부패 경찰'이란 오해와 불신을 씻어낼 것을 다짐했다.
하지만 이런 경찰의 행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경찰이 자발적으로 내부 비리를 척결하고 진정한 민중의 지팡이로 거듭나겠다고 나선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그간의 전례를 볼 때 썩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실제 경찰은 내부 비리가 터져 나올 때마다 환부를 도려내겠다며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자정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일회성 이벤트에 그친 사례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뜻하지 않게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돼 '공공의 적'이 된 강남 경찰들의 수뇌부를 향한 불만이 커지면서 자칫 벼룩 잡으려다 초가산간 태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도 일선 경찰들의 사기를 해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 인만큼 보다 신중했어야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번 개혁안이 내부 반발에 부딪혀 변죽만 울리고 용두사미식으로 흐지부지되지 않을까하는 노파심이 드는 이유다.
경찰 수뇌부는 더 이상 애꿎은 강남 경찰만 탓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귀를 열고 다양한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 일련의 우려를 불식하고 조직 전반의 혁신을 이뤄낼 수 있는 진정한 개혁방안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경찰의 수장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이번 개혁안이 성과는 없고 묵묵히 본분을 지키며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일선 경찰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내부 분열만 초래해서는 안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