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국민은 없는지, 수사 편의주의적 관점에서 국민을 대한 적은 없는지, 범죄 피해를 입고도 슬퍼하는 피해자를 위로하고 진정으로 함께 하려고 혼신의 노력을 다했는지 되짚어 보아야 한다.
독일·프랑스 등 대륙법 계통의 국가에서는 일반적으로 검찰이 수사권을 주도하지만 수사 인력이 부족해 현실적으로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등 영미법 계통의 국가에서는 경찰이 수사권을 주도한다. 미국과 영국은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찰이 맡는다. 일본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지고 있고 영장 청구권까지 갖고 있다.
◇민주통합당, '검찰개혁의지' 진정성은 있나
한국 검찰은 기소권, 기소재량권, 영장청구권, 수사권(수사종결권) 등을 독점하고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행사, 이는 세계 검찰제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수사·형사절차를 총지배하고 있다. 한국의 형사사법제도는 정치적·실천적 요인들로 인해 그 제도들이 본래 가지고 있던 모습이 아니라 기하학적 형태로 변형되어 있고 사법왜곡으로 인하여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검찰을 향해 10대 개혁의 칼을 빼 들었다. 공직자 비리수사처 설치, 검·경 참여 국가수사국 설치,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법무부의 탈 검찰화 및 검찰의 대통령실 파견금지 실질화, 검찰총장 국회 출석 의무화, 재정신청 대상을 불기소 처분된 고발사건까지 확대, 국민이 기소 타당성 등을 심사하는 검찰시민위원회 법제화, 검사 감찰제도 강화, 검사작성조서의 증거능력 배제 및 피의자 요구시 녹음권 보장, 공적 변호인 제도 도입으로 변호인 조력권 강화 등이다. 또한 과도한 검찰 권한의 적정화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등을 검찰 개혁의 4대 목표로 설정했다.
그러나 신설 기관에 수사권·기소권 지위를 보장 받게 하여 기소독점권을 분산시키는 방안은 의미 있으나 '검·경이 참여하는 국가수사국 설치'는 현재와 다를 바 없는 구조가 될 것이다. 또한 실천과제 목표 기간이 2017년까지로 예정되어 실현의지가 의심스럽고, 권력 균형과 견제시스템 이라기보다는 총선·대선을 바라보는 공약성인 측면이 있어 성공 가능성이 낮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민주통합당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폐지하는 방안은 18대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논의 과정에서 당시 민주당 등 야당이 주장했던 내용이었다. 하지만, 여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민주통합당이 이 같은 정책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검찰개혁의 진정성을 확보하려면 뚜렷한 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중앙일간지 한 논설위원은 “검찰개혁 없이 미래 없다”칼럼에서“더 이상 검찰 스스로 기대 할 게 없으니 답은 외부강제에 의한 검찰 권력의 대폭 축소와 분산, 인사 독립밖에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법질서 확립을 통한 사회정의의 수호가 국가가 검찰에 부여한 원래 사명이다. 이 정의 수호자를 죽여야 정의 실현이 가능해진 현실이 기막히지 않은가”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글 한 구절만 보아도 한국의 사법구조는 슬프고 씁쓸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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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행위는 사법행위가 아니다"
또한 검찰은 스스로 판사와 검사의 임용체계의 유사성에서 검사의 준사법적 지위를 도출함으로써 자신들이 ‘준사법기관’임을 내세워 통제를 정당화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검사 지위와 관련하여 검사는 공무원에 속하고 결코 법관이 아니라고 판시 한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국내 판례도 검사의 긴급수색 행위는 반드시 법원의 심사를 받을 것을 결정하면서, 그 근거로 검찰의 행위는 결코 사법행위가 될 수가 없으며, 검찰은 행정기관에 속한다고 명시하였고, 검사의 불기소처분은 법원의 판결과는 달리 처분행위로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다는 판결에서도 검찰은 행정기관임을 밝히고 있다.
현재 검찰에서는 검사의 사법경찰에 대한 수사지휘를 사법적 통제라고 표현하고 있으나, 현행의 검사의 수사지휘는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방향을 설정·지시하는 사실적 지휘행위이므로 사법적 통제의 개념이 아니다. 현재의 검사의 수사지휘는 사법경찰리에 대한 사법경찰관의 수사지휘와 마찬가지로 수사기관에 의한 수사기관의 지휘에 불과한 것이다.
심리개시와 재판의 권한이 법관에게 집중되어 있고 법원이 스스로 절차를 개시하여 심리·재판하는 규문주의 하에서의 법원과 법원 지휘를 받던 경찰 수사를 동시에 감시통제하기 위해 탄생한 준사법적 기관임을 검찰은 주장한다.
이를 근거로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를 정당화하는 논거로 사용하고 있으나, 한국의 검사제도의 모태가 된 독일에서도 우리나라와 같은 구체적 사항에 대한 간섭에 가까운 수사지휘는 행하여지지 않고 있음은 이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인기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입법을 왜곡 해석하는 행정 제도의 산물로 인한 오류를 바로 잡고자 형사소송법 개정안 발의한 것은 고무적이다. 한국의 민주법치주의의 회복을 위해선 개헌을 통한 관련 법률 등 정부조직법을 개정하여‘국가 공무원범죄수사원’설치와 형사소송법 개정 등 검·경 간 사법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이 시급하다. 아울러 한국 검찰에 집중되어 있는 수사권, 수사지휘권, 기소권, 영장청구권, 기소권 독점의 다원화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