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트윗 알바? 국토부, 트위터 여론조작 논란

공무원이 트윗 알바? 국토부, 트위터 여론조작 논란

김정주 기자
2012.05.02 10:33
↑트위터에 올라온 KTX 민영화 홍보 글
↑트위터에 올라온 KTX 민영화 홍보 글

국토해양부가 직원들에게 트위터를 통해 KTX 민영화를 옹호하는 글을 올리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기관계정이 아닌 개인계정을 사용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2일 '경향 신문'에 따르면 국토부는 '철도 경쟁체제 트위터 홍보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통해 소속 직원들에게 KTX 민영화 관련 홍보 글을 매일 트윗할 것을 지시했다. 해당 문서는 지난달 23일쯤 직원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서에는 "100명 이상이 근무하는 기관인 경우 매일 50명 이상이 트위터 홍보 실시", "국토해양부 계정 트윗을 실국계정이 아닌 개인계정으로 리트윗"하라는 문구가 담겨있다.

트위터 홍보실적을 오후 5시까지 철도정책과로 제출한 뒤 6시까지 장차관에게 보고하라는 지시도 적혀있다. 또 트위터에 올릴 예시 글 40개도 첨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KTX 경쟁도입은 고속철도 선로를 독점 공기업 외에 민간에도 빌려주는 것일 뿐 민영화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KTX, 민간한테 임대해주는 것도 민영화인가요? 아파트 전세 내는 걸 가지고 아파트 판다고 하는 거랑 똑같은 거네요" 등의 문구다.

실제 지난달 23일부터 트위터에는 개인계정으로 위의 예시문과 똑같은 글들이 꾸준히 올라왔다.

↑트위터에 올라온 KTX 민영화 홍보 글
↑트위터에 올라온 KTX 민영화 홍보 글

한국철도시설공단, 금강 살리기, 남한강 살리기 공식 트위터 등에도 KTX 민영화를 홍보하는 국토부(@Korea_Land)의 글이 리트윗됐다.

금강 살리기 공식 트위터(geumgang2012)에는 2일 "철도운영 경쟁체제는 KTX수익을 민간에 주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과 국가에 수익을 가져오는 것입니다", "철도운영 경쟁체제 도입으로 더 저렴하고 안전하게 철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철도경쟁운영은 국민에게 드리는 특별한 혜택입니다" 등의 홍보성 글이 리트윗됐다.

또 남한강 살리기 공식 트위터(@hanrivers)에도 지난달 25일 "서울에서 부산까지 만원 이상 저렴한 요금으로 KTX를 이용할 수 있는 철도경쟁운영체제. 국민에겐 어떤 혜택이 있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서울에서 부산까지 만원 이상 싸지는 철도운영 경쟁체제! 이제 더 안전하고 더 저렴하게 KTX를 이용해 보세요♥" 등의 국토부의 트윗이 올라와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KR15887270)은 같은 달 24일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KTX에 대한 국토부 설명자료 입니다. 참조하세요"라는 글과 함께 KTX가 민영화되면 1만5000원이 저렴해 진다는 내용의 국토부 포스터를 게재했다.

ⓒ사진출처=국토해양부 트위터(@Korea_Land)
ⓒ사진출처=국토해양부 트위터(@Korea_Land)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SNS상에는 비난 여론이 뜨겁다. 국토부가 트위터를 통해 여론 조작을 시도했다는 지적이다.

'인사이드 페이스북'의 저자인 파워 트위터리안 정광현씨는 2일 자신의 트위터(@hangulo)를 통해 "국토부는 그 뛰어난 공무원들을 트윗 알바로 전락시켰다. 자괴감을 느꼈을 그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비꼬았다.

이어 "국토부 장차관이 여론조작 전문 인터넷 마케팅 업체의 밥그릇을 빼앗았다"며 "여론조작 알바는 업체도 대놓고 하기에 좀 껄끄러운 '암흑의 세계'인데 그걸 가카의 국토부 장관이 총지휘해서 했다. 국격 떨어진다. 외신에서 뭐라고 할 지 원"이라고 비난했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mindgood)은 "국토부가 KTX민영화에 대한 불리한 여론을 바꾸기 위해 예시문까지 주면서 트윗활동을 독려했다는 것은 SNS를 소통의 도구가 아닌 일방적 선전홍보의 장으로 생각하는 것"이라며 "결국 온라인까지 명박산성을 쌓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한겨레 허재현 기자(@welovehani)는 "KTX 민영화 관련해 우호적인 글 쓰라고 직원들에게 하달한 것은 트위터의 RT(리트윗) 기능을 전혀 모르는 한심한 지시"라고 꼬집었다.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thundel)는 국토부 직원들을 겨냥해 "좋으시겠다. 근무시간에 트위터도 할 수 있고"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사진출처=국토해양부 트위터(@Korea_Land)
ⓒ사진출처=국토해양부 트위터(@Korea_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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