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익에 눈 먼 휴대폰 판매점, 초기불량 책임 고객에게 '떠넘기기' 성행

[르포]이익에 눈 먼 휴대폰 판매점, 초기불량 책임 고객에게 '떠넘기기' 성행

뉴스1 제공
2012.05.20 10:51

(서울=뉴스1) 박선우 인턴기자=

기사 내용과 무관(자료사진) News1 최진석 인턴기자
기사 내용과 무관(자료사진) News1 최진석 인턴기자

최근회사원 김모(29)씨는 휴대폰대리점 직원이추천하는 스마트폰을 개통했다. 그러나 개통 하루 만에 인터넷 연결이 안 되고 통화 끊김 현상이 잦아 다시 판매점을 찾았다.

해당 기종의 신뢰도가 떨어진 김씨는 다른 모델의 스마트폰을 바꿔달라고 요구했지만 해당 직원은 같은 기종으로만 교환이 가능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어쩔 수 없이 김씨는 개통철회를 요구했다. 관련법규와 규정에 따르면 개통 후 14일 이내에 통화품질 이상 등의 초기불량이 발생할 경우 추가비용 없이 해지를 할 수 있다.그러나 판매점은 김씨의 정당한 요구에도 개통철회를 거부했다.

김씨는 "단순변심도 아니고 품질 문제로 계약 해지를 요구했지만(휴대폰 판매점에서는) 무조건 안 된다고 하는 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같은 기종으로만 교환할 수 있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정재근 KT 홍보실 대리는 "휴대폰 개통 14일 이내에 품질 이상이 발견되면 교환해주는 게 맞다"며 "하지만 단순변심은 법령상 안 된다"고 말했다.

인터넷 스마트폰 관련 커뮤니티에도 김씨와 비슷한 경험을 한 불만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한소비자는 "통신사 고객센터 통화품질팀에서 수신 문제로 개통철회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지만 대리점에서 개통철회를 거부했다"며 "본사와 직영점에 연락을 취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고 서로 떠넘기기 바빴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불만 사항늘어남에 따라인터넷에는 '개통철회 쉽게 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게시물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스트레스받고 화나니 대리점에는 문의하지 말 것, 말해도 자기 자신만 답답하고 그쪽에서 아무런 말도 들어주지 않는다"는 말이 나와 있어 고객과 휴대폰 판매업체 간의 대화 불통의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이런 불신을 반증하듯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LG유플러스를 지옥같은 엘지라는 뜻의 헬지(HELL+G), 휴대폰 판매직원을 '폰팔이'로 표현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초기 개통철회와 관련해 가입자와 이동통신사의 마찰이 얼마나 많은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1월 31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계철)이 발표한 '2011년 방송통신 민원 주요동향자료'에 따르면 '업무처리'와 '해지 관련 불만'에 따른 민원처리 현황이 각각 2375건, 263건이 접수됐다.

가입자들이 가장 많은 불편을 느낀 부분은 판매직원의 특정 상품(단말기) 강요로 나타났다.판매직원이 추천하는 기종을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보니기계의 장·단점을 잘 알지 못하고 불만이 높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원인은 휴대폰 마진율에 있었다.

휴대폰 판매원으로서는 판매 이득을 남기려다 보니 소비자 취향에 맞춘 꼼꼼한 분석, 설명을 제시하기보다 마진율이 높은 휴대폰 기종을 우선 권유하는 것이다.

최근까지 휴대폰 판매직원으로 근무한 한모씨(31)는 "마진율이 높은 기종을 우선 판매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며 "수당을 받기 위해 고객에게 마진율 높은 기종 위주로 권유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고객이 개통철회를 하게 되면 실적 수당이 다 물거품 된다"며 "그래서 개통철회는 잘 안 해준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의 이익이 남느냐는 질문에그는 "기종마다 천차만별이지만휴대폰 1대당 적게는 5만원에서 보통20만~30만원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대해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통신사가 판매직원 고용시 제대로된 직업윤리 교육을 시키지 않은 탓"이라며 "직원 채용시본사의 통제를 받지 않는판매점에서 부당 판매, 개통거부 등의 현상이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모(19)씨는 휴대폰 판매직원으로부터 특정 기종의 휴대폰 구입을 강요받았다.

이씨가 A휴대폰 판매점 직원에게 OOO 기종을 보여달라고 하자 그는 "학생이 돈도 없을 텐데 그런 비싼 핸드폰을 사냐"며 해당 기종을 보여주지도 않고 대신 특정 기종을 보여주며 집요하게 구입을 권유했다.

이씨는 "꼭 갖고 싶었던 휴대폰이었는데 휴대폰 판매원이 돈 없는 학생은 비싼 거 사지 말라고 계속 시간을 끌었다"며 "돈을 더 내고서라도 사겠다고 했지만 말이 안 통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씨는B판매점에서휴대폰을 가입했고이 과정에서 휴대폰 판매원에게 "(특정 기종을 권하는 이유는) 기종마다 마진율이 달라 그렇다"는 설명을 들었다.

인천의 한 휴대폰 판매점에서 근무하는 조모(27)씨는 "일부 휴대폰판매점들의 횡포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휴대폰 판매업체도 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장이기 때문에 마진율이 높은 것 위주로 팔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판매원들이 판매업체에서 주는 수당을 받으려고 고객에게 특정 상품을 강요하기도 한다"며 "같은 판매원으로서 양심 없는 행동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판매업체의 수당 지급 여부는 업체 사정별로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훈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과 사무관은 "만약 판매원이 고객에게 허위정보를 제공했다면 처벌, 제재할 수 있는 관련 법이 있다"며 "피해 발생 시 한국소비자원 소비자 분쟁조정위원회에 피해구제 신청을 하면 위원회가 분쟁해결기준에 따라서 해결 방법을 제시해 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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