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대생, "취업학원 다녀도 합격 한 곳 없어 좌불안석"

SKY대생, "취업학원 다녀도 합격 한 곳 없어 좌불안석"

박진영 기자
2012.11.21 06:15

본격적인 하반기 채용 열기도 한 풀 꺾인 19일. 취업활동을 지원하는 고려대학교 경력개발센터 앞은 썰렁했다. 각 기업의 채용 홍보 게시물도 이미 기간이 지나 '내려진' 상태였다.

경력개발센터의 문을 열고 나오는 이모씨(고려대 01학번)은 "하반기 채용이 끝나가는 단계인데 아직 한 군데도 합격한 곳이 없어서 마음이 무겁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학교에서 하는 취업 관련 '자기 분석' '면접' 프로그램에 신청을 하고 나오는 길"이라며 "요즘 나처럼 아직도 헤매고 있는 '장수생'들이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답답한 마음에 '취업 학원'도 다녔다. 처음에는 이런 것 까지 해야 하는지 한심스러웠지만 상반기 취업에 실패하고 나서는 '어떻게 해서든' 붙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4주 동안 1주일에 1번 2~3시간씩 진행되는 수업에서는 자기소개서를 비롯해 면접 기술 등을 봐준다. 수강료는 20만원.

이씨는 "하지 않는 것 보다 도움이 되는 것 같지만 씁쓸하다"며 "낮은 스펙도 아닌데 생뚱맞은 컴퓨터 자격증이라도 하나 더 따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사회학과에 재학중인 조모씨(고려대 05)는 "워낙 취업이 힘들다보니 채용 공고가 나오면 무조건 다 쓰고 봤다"며 "80군데 이상 업종과 기업을 따지지 않고 다 썼다"고 말했다.

조씨는 지난 여름 3박 4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학교 지원 '취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연수원에서 합숙을 하며 면접, PT 스킬 등을 배웠다. 직접 경력개발센터에 지원해야 하는데 접수가 시작되는 당일 오전 9시에 한 시간 전부터 접수를 하기위해 '긴 줄'이 늘어섰다. 채용 시작도 전에 '경쟁'이 시작됐다.

조씨는 스펙을 높여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언론사 주최 경제 시험에도 응시했다. '가산점이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80여군데 원서를 썼지만 조씨가 합격한 기업은 단 한군데. 조씨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업종이었다.

조씨는 "취업난이 얼마나 극심한지 알기 때문에 아무리 안맞을거 같아도 일단 가고 봐야된다는 생각이 든다"며 "최소한의 적성이나 희망을 고려하지도 못하고 되는 대로 가야하는 현실이 슬프다"고 토로했다.

조씨는 자신의 고민이 '배부른 고민'이라는 생각도 든다. '취업 스터디'를 하고 있는 '고대 친구' 8명 중 4명만이 겨우 취업이 결정됐다. 4명은 취업 '미확정' 상태. 경영햑과와 영문학과를 비롯해 '빵빵한' 스펙이지만 한 군데도 합격한 곳이 없어 내년을 기약하고 있다. 취업준비생 모두 '심각하다'는 반응이다.

조씨는 "최근엔 '중소기업'까지는 아니더라도 '중견 기업'이라 일컫는 곳에 가는 경우도 많다"며 "눈높이는 높지만 취업이 워낙 어려우니 '눈을 낮춰' 불가피한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세대학교에 재학중인 이모씨(법학과 07)도 취업 한파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씨는 "어렵다, 어렵다 말만 들었는데 정말 심각한 것 같다"며 "다들 기본 50개 이상 '밥 안먹고' '잠 안자면서' 원서쓰는 분위기지만 되는 친구들이 거의 없다"고 당혹스러움을 나타냈다.

취업준비생에게 스터디를 몇 개씩 하는 건 '당연한' 일. 조금이라도 스펙을 높이기 위해 자격증 취득에도 골몰한다.

이씨는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조금이라도 해 본 친구라면 중국어 자격증을 낮은 급수라도 어떻게든 따려고 하고 컴퓨터, 한자 자격증이라도 무리해서 하나라도 늘이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이씨는 "바라는 기업, 바라는 장래 모습이라는 게 있는데 그런 걸 따질 수가 없다"며 "낮출 수 있는데까지 눈을 낮춰서 한군데라도 되면 가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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